Life Service/@Multiplex

■ 애관극장 / 1895, 130년의 역사 현존 가장 오래된 영화관

Paul Ahn 2024. 9. 22. 17:56

애관극장 / 1895, 130년의 역사 현존 가장 오래된 영화관

 

위치 : 인천 중구 개항로 63-2

설립일 : 1895

대표자 : 탁경란

 

극장 구성 : 5개관 (좌석수 1 403, 2 114, 3 112, 4 98, 5 81) 

공간 구성 : 상영관 5, 매점 1, 휴게실 3 (1관 휴게실 50, 2~3관 휴게실 26)

 

일반적으로 인천을 포함한 한국 사회 극장의 역사는 1895년 조선인 정치국(丁致國)이 설립한 협률사(協律社)를 출발점으로 본다. 협률사의 등장에 앞서 인천에 일본인을 위한 공연장이 존재하지만, 협률사가조선인이 설립한 최초의 극장이라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다. 인천의 협률사는 경기도 인천부 경정 238번지에서 개관한 국내 최초의 옥내극장으로 평가된다. 협률사는 1910년대 초반 축항사(築港社 또는 築港舍)로 명칭을 변경하고 1920년대 초반 애관( 또는 愛館)으로 이름을 바꿨다.

 

 

1895년에 개관한 애관극장은 조선인이 세운 최초의 극장이자 13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장이다. 한국 근대 문화예술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조선 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공연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란 점에서 애관극장의 연혁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895, 인천의 사업가인 정치국이 애관극장의 전사인 협률사를 설립했다. 협률사는 서울 정동에 지어진 동명의 공연장인 협률사보다 7, 종로의 영화관인 단성사보다 12년 앞선 시기에 세워진 극장이다.

 

 정치국은 현재의 애관극장 터에 벽돌 건물을 쌓아 올렸고 협률사를 <박첨지> <흥부놀부전>과 같은 인형극부터 창극, 신파연극, 남사당패 등의 공연을 올리는 공연장이자 영화관으로서 활용했다. 이곳을 중심 무대로 활동했던 배우 서일성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에서까지 명성이 자자했으며 그를 중심으로 구성된 ‘7면 구락부는 우리나라 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극작가 진우촌과 함세덕 그리고 연출가 정암을 배출했다.

 

1911, 협률사는 개항장 인천의 이미지에 맞춰 잠시 축항사로 이름을 바꿨다가 1921년경에 애관으로 개명했다. 이때부터 애관은 연극과 영화의 상설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로 인해 한동안 애관극장 부근의 경동거리는시네마 천국과 다름없었다. 1927년 애관극장은 관객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르네상스식 건축물로 증축됐으며 이 건물에서 1930, 인천 최초로 발성영화인 <야구시대>가 상영되었다. 1935년에는 애관극장의 한 해 입장객이 총 15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남겼다. 1950 6.25전쟁이 발발했고 인천상륙작전 때 함포사격으로 인해 인천의 경동 일대가 폐허가 됐다. 경동에 위치한 애관극장 또한 피해를 입었다. 사람들은 극장이 무너진 자리에 임시 건물을 올려 영화를 계속 상영했고, 1960년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 지금의 애관극장이다.

 

1972년에는 현 애관극장 대표인 탁경란 씨의 부친 탁상덕 전 대표가 애관극장을 인수했다. 1989년에는 인천 최초로, 그리고 전국에서 네 번째로 70mm 상영관이 개관했다. 이는 현재 애관극장의 1관이다. 1관은 영화 상영관인 동시에 나훈아, 하춘화 등 유명한 가수들이 돌아가며 공연을 펼친 무대였다. 당시 애관극장에 걸린 공연과 영화를 보고 박정자, 한명숙, 최불암, 전무송 등의 가수와 배우들이 꿈을 키웠다. 2000년에는 현 애관극장 대표인 탁경란 씨가 극장을 인수했다. 탁경란 대표는 멀티플렉스 극장에 대항할 목적으로 2004 5개관으로 증축했다.

 

 

동인천역에서 신포역 방향으로 15분 정도 걸어 내려간 뒤 개항로로 좌회전해 올라가면 좌측에 파란색과 노란색의 구조물이 번갈아 놓인 애관극장이 나타난다. 애관극장의 본관 입구로 들어서면 1관과 휴게실, 작은 매점 등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애관극장은 본관과 신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본관에는 1, 신관에는 2~5관이 위치한다. 특히 1관은 공연장처럼 1, 2층으로 나뉘어 있으며 스크린 아래에 큰 무대까지 마련되어 있는데 한때 공연장으로도 활용됐던 애관극장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본관과 신관은 긴 복도를 통해 이어져 있다. 해당 복도에는 애관극장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연표, 신문 기사, 포스터, 사진 등의 자료가 걸려있다. 한때 오락기가 놓여있던 신관의 휴게 공간도 현재는 오락기를 빼고 그 자리에 극장 관련 자료를 걸어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023-06-14

by.조현나(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