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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꽃을 피우려고 태어난다”

Paul Ahn 2025. 3. 16. 21:27

“모든 사람은 꽃을 피우려고 태어난다

헤럴드경제

 

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희망출간

교황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정치적 갈등·민주주의 약화 우려사회적 약자에 관심

 

온유한 사랑은 결코 나약함이 아닙니다. 진정한 힘입니다. 가장 강인하고 용감했던 이들이 바로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여러분도 이 길을 걸어가십시오.”

 

 

현대 사회는 정치·사회·경제적 갈등이 만연해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대립 속에 타인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드러내는 일이 흔해졌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개인은 점점 편향되고 극단으로 치닫는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이 더 강하게 여겨지고, 목소리가 낮은 사람은 무시되곤 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립이 아닌 연대를 이야기한다. 그는 6년간 직접 집필한 자서전 희망에서 혼자서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라며 “‘공동체라는 말은 그 의미가 무엇이든 우리에게 따스함을 전해 줍니다. 기업이나 사회는 나쁠 수 있지만 공동체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공동체는 언제나 선()입니다라고 말한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2013년 가톨릭 교회의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자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으로 그 자신이 희망의 여정을 걸어 왔다.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조상과 전쟁의 아픔을 겪은 부모의 밑에서 여러 굴곡을 체험하며 성장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제의 길을 택한 후 예상치 못하게 교황으로 선출되기까지 그는 열정과 사랑, 용기와 희망의 삶을 살았다.

 

바티칸 기밀 문서 유출 및 폭로 사건인 바티리크스와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 이후 바티칸 개혁의 책임을 안고 교황 자리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속주의와 부패 척결을 위해 노력했다. 교황청 관저에 머물지 않고 사제관 건물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거주하고, 교황의 상징인 빨간 신발을 신지 않고, 흰 바지 대신 자신의 검은 바지를 그대로 입은 모습은 그의 겸손함과 소탈함을 드러낸다.

 

그는 가난한 이들의 교황이라 불릴 정도로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교회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며 가톨릭에서 배제해 온 이혼한 사람, 동성애자, 성전환자도 모두 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여성의 권리에도 주목해 교회 참여를 늘렸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힘을 잃어 가는 세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인기 영합주의나 개인 숭배를 경계하며 발 벗고 나서서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랑과 자비에 가장 대립하는 것은 무관심이라며 방관하는 자세로 있지 말고 손을 내미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있고, 그렇기에 우리의 관계를 치유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는 호소다.

 

당초 교황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던 이 책은 가톨릭 교회의 희년을 맞이해 특별히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출간이 결정됐다. 희망이 필요한 시대에 전 세계인들이 사랑과 용기를 품고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진정한 희망이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을 밝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힘이라는 교황의 이야기는 절망과 불신이 가득한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종교에 상관없이 위로를 준다.

 

희망/프란치스코 교황·카를로 무쏘 지음, 이재협·김호열·이창욱·가비노 김 번역/가톨릭출판사

 

2025-03-16 10:11:21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