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설마•雪馬 http://blog.daum.net/jib17/998592 눈처럼 흰 말 눈 속에 사는 말 눈 속을 달려가는 말 설마 그런 말이 있기는 하랴마는 눈처럼 흰 설마를 찾아 눈 속으로 나 홀로 헤맨다 한들 설마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만 말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말 달려가는 요란한 소리만 들려올 뿐 한평생 허위허위 걸어온 길이라 해도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아 막막하니 말꾼 찾아 마량•馬糧을 준비할 일인가 오늘 밤도 눈 쌓이는 소리 창 밖에 환한데 설마가 사람 잡는다 해도 나를 비우고 지우면서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설마를 찾아 길 없는 밤길을 나서네. - 「비밀」 (2010, 우리글) *홍해리 시집 『홍해리洪海里는 어디 있는가』 (2019, 도서출판 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