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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라(Sidra) / 눈으로 마시는 술, 스페인 사과주

Paul Ahn 2006. 8. 25. 13:13

⊙시드라(Sidra) / 눈으로 마시는 술, 스페인 사과주

(mashija.com)

 

시드르는 사과를 발효한 술을 말한다. 프랑스에서는 시드르(Cidre), 영어로는 사이더(Cider), 스페인에서는 시드라(Sidra)라고 부른다. 포도가 재배되기 힘든 프랑스 북부지역, 영국 등에서 사과를 발효 시켜 술로 마셨고 이 술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더는 술이 아니라 음료다.

한국에서 술이 아닌 음료 ‘사이다’가 된 이유는 1884년 시드르가 일본을 거치면서 알코올과 사과 향이 빠진 ‘사이다’로 개발되었고, 한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프랑스나 독일, 영국 등에서 정통 시드르를 마셔보고 국내에서도 시드르를 찾는 마니아층이 늘어났다. 덕분에 국내 사과로 만든 시드르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사과로 웬 술이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포도로도 술을 만드는데 사과라고 못할 건 없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과거 로마인들이 했다

 

일설에 따르면 와인을 좋아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로마인들이 당시 갈리아 서쪽 지역,  그러니까 오늘날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과 그 인근 스페인 바스크 지역을 정복했을 때다.

 

로마인들은 늘 그래 왔듯 와인을 현지에서 조달하고자 정복지마다 포도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지역은 포도를 재배하기엔 기후가 좋지 않았고 대신 원래부터 그 지역에서 남아돌던 사과를 이용해 와인을 만들어 본 것이 사과주의 시초가 됐다

 

 

◇바스크의 사과주

다른 스페인 지역과도 다른 바스크의 사과주

 

중세 시대, 프랑스 부르주아 패밀리의 자산 목록에는 사과나무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11세기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을 오가는 순례자들은 수많은 사과나무 사이를 걸었고, 이 지역 사람들이 사과주를 즐겨 마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사과 수확량은 19세기에 들어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로컬 마켓에서 판매되어 과일로 소비하는 사과는 해안을 따라서 재배되고 사과주를 양조하기 위한 사과는 내륙으로 구획이 정리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스크의 사과주를 만들기 위한 사과는 대개 산도가 매우 높으며, 이는 노르망디나 스페인의 아스투리아스 지역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바스크 사과주에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품종은 Extika 그리고 Mamula이며, 쓴맛보다는 타닌이 느껴지는 맛입니다.

 

Anisa라는 품종도 쓰이는데, 앞서 소개한 두 개의 품종과 달리 생과로 먹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맛과 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당도도 있어 향료나 젤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헬륨 사과의 종류에 속하는 Peatxa, Amuna, Douloumia, Ondomotxa, Gordin Xuria, Eri Sagarra 등이 양조에 쓰입니다.

 

첫 사과 수확은 사과의 품종에 따라 9월 말에서 10월 중순에 먼저 진행되고, 가장 늦은 수확은 10월 말에서 11월 중순에 이뤄집니다. 사과주를 만들기 위해 사과를 선별, 세척 후 압착해 주스를 만들고, 그다음 여과를 거쳐 양조를 위한 사과 주스를 농축하기에 좋은 조건을 만듭니다.

 

3개월에서 5개월에 걸쳐 최대한 천천히 발효하는데, 이는 사과의 아로마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바스크 지역의 사과주는 기포가 없거나 아주 미세한 기포가 있어 육안으로도 다른 지역의 사과주와 구별이 가능합니다.

 

당도는 드라이하거나 세미 드라이한 타입에 페일 옐로우에서 골드 컬러까지 다양한 컬러, 그리고 약간의 타닌이 코에서 느껴지고 입에서는 꽤 높은 산도가 느껴집니다. 알코올 도수는 5도에서 11도까지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겨울을 끝내고 봄을 여는 바스크 사과주의 계절

매년 1월,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 지역에서는 사과주 시즌이 시작됩니다. 사가르도아(Sagardoa)는 바스크 언어로 사과주를 뜻하고, 바스크지역에서는 연간 1300만 리터의 사가르도아를 생산해 바스크 지역에서 대부분 소비합니다.

 

이 지역의 사과주 하우스에서는 특정 기간 긴 대형의 테이블에 여러 사람들이 어깨를 마주하며 앉아 염장 대구 오믈렛, 립아이 스테이크 등 풍성하게 차려지는 음식을 즐깁니다. 그러다 초크(Txotx)라는 외침이 있을 때면, 사과주 배럴로 달려가 배럴에서 최대한 멀리 그리고 컵을 낮게 내려 사과주를 멀리서 받는 솜씨를 뽐냅니다.

1월에서 4월까지 항상 붐비는 바스크의 양조장

 

스페인에서 사과주는 약 800여 년 가까이 바스크와 아스투리아, 그리고 나바라 지역에서 양조하고 즐겨왔습니다. 하지만 셀러 안에서 사과주와 음식을 즐기는 전통은 약 40년 전 바스크의 대표적인 한 양조장에서 시작되었고, 매년 1월부터 4월까지 이 지역 약 80여 개의 양조장들은 800,000여 명의 손님을 받느라 연중 가장 바쁘고 붐비는 시기를 보냅니다. 무료는 아니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사과주 양조장들이 사과주와 푸짐한 바스크 전통 음식을 무한정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바스크 사과주 양조장에서 제공되는 음식

양조장은 자신만의 사과주를 만들고, 조금씩 떨어져 있지만 이 안에서 제공하는 메뉴는 거의 동일합니다. 염장 대구 오믈렛, 튀긴 대구와 구운 고추, 직화에 구운 티본 스테이크를 순서대로 내고, 디저트로는 모과 젤리를 곁들인 양젖 치즈와 호두를 푸짐하게 냅니다.

 

몇 시간에 걸쳐 음식을 즐기고 망치로 호두를 깨서 그 대미를 장식하기까지, 입장할 때는 모르는 사이였던 한 테이블에 앉은 이들과 건배하며 친구가 되어 나가는 파티 같은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초크Txotx / 디저트 후 테이블

바스크의 사과주 배럴을 뜻하는 단어로, 양조장에서의 만찬을 즐기는 사람들이 달려 나와 사과주를 받아 가도록 외치는 말이자, 건배를 위한 말이기도 합니다.

 

초크가 뜻하는 모든 과정이 사과주를 바스크에서 가장 맛있게 즐기기 위한 하나의 의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사과주에는 탄산이 없기 때문에 배럴에서 길게 쏘듯 떨어지도록 입구를 열면 컵에 사과주가 도착해 공기와 컵의 마찰로 사과주에 기포가 생기고 더 산뜻 복잡 미묘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 세바스티안 / 양조장 방문과 미식 여행을 위한 도시

2018년 작고한 유명 미국인 셰프이자 작가, 티브이쇼 진행자 앤서니 보르덴(Anthony Bourdain)과 몇몇 미식계 인물들의 애정과 적극적인 홍보에 의하여 산 세바스티안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미식의 도시이자 유명 관광지가 된, 산 세바스티안은 서서 즐기는 한 입 거리 음식, 핀초스는 물론 근교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육해공의 풍부한 식재료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을 충분히 기쁘게 할 만한 도시입니다. 지방의 작은 도시답지 않게 세련되고 잘 정돈된 도시의 풍경과 교통편을 갖춰, 양조장으로의 이동은 물론 산 세바스티안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페트리테기(Petritegi) / 대표적인 사과주 양조장

전통적인 사과주 양조장은 일반인에게 매년 1월 초에서 4월 말까지 개방됩니다. 그 중 Petritegi라는 Astigarraga에 위치한 양조장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연중 내내 꽤 좋은 품질의 사과주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니, 앞에서 언급한 시기에 상관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유럽의 여느 레스토랑이나 바와 같이, 일요일에 문을 닫는 곳이 많으니 영업시간을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과주 하우스들은 산 세바스티안에서 차로 이동 시 약 30분 이내에 위치합니다. 산 세바스티안 시내에서는 운행 시간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겠지만 버스나 택시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혹은 스페인 내 다른 근교의 도시에서 방문을 원한다면 차량을 대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프랑스의 사과주

사과 함유 100%여야 칭할 수 있는, 프랑스의 시드르

 

프랑스에서 사과주는 와인의 그림자 같은 존재로 크레프(Crêpe)를 먹을 때 곁들이는 정도의 음료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와인 업계를 크게 위협한 필록세라가 창궐한 19세기 후반에는 와인의 부재가 가져온 사람들의 목마름을 대신 채우기도 했습니다.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과주 생산국이며, 영국인들은 인구당 가장 많은 사과주를 소비합니다.

 

반면 최대의 소비국인 영국은 사과주에 들어가는 사과 함유량에 대해서는 덜 까다로워 보입니다. 그 이유는 영국에서는 원료의 35% 이상이 사과로 만든 음료를 사과주로 부를 수 있는 반면, 프랑스에서는 원료의 100%가 사과 주스여야 시드르(Cidre)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Duché de Longueville이나 Loïc Raison 같은 대규모로 생산되고 납품되는 사과주마저도 프랑스의 엄격한 사과 함유량 관련 조건을 따라야 하는 것은 예외가 아니며, 프랑스에서는 한 병의 사과주를 생산하기 위해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사과를 사용합니다.

 

대표 산지인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와 브르타뉴의 사과주 역사는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2차세계대전까지 가장 즐겨 마셨던 주류가 사과주였으나, 전쟁 기간 동안 많은 사과나무를 잃고 생산량 또한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프랑스에서 시드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100% 사과 함량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중 50%는 농축사과주스를 쓸 수 있지만, 나머지 50% 이상은 사과주를 만들기 위한 특정한 품종의 사과로 만든 주스만을 사용합니다.

 

프랑스의 사과주는 대체로 다른 나라에 비해 당도가 높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편입니다. 샴페인 병과 유사한 형태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지요.

 

•시드르 두(Cidre doux)는 당도가 높은 스타일로 3도 가량의 알코올 함량을 가지며,

•시드르 드미-섹(demi-sec)은 당도가 덜하고 알코올도수는 5도까지 올라갑니다. ••시드르 브뤼(Cidre Brut)는 드라이한 타입의 사과주로, 알코올 도수가 5도 이상을 가지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시드르를 만들때는 키빙(Keeving)이라 불리는 기법을 사용하여 사과 주스의 양분을 일정량 제거하여 천천히 발효시킵니다. 이 방식으로 좀 더 달큰하고 과실향이 많이 나며 알코올 함량이 더 적은 스타일의 사과주를 만듭니다.

 

* 노르망디 지역은 사과주를 증류해 만든 브랜디인 깔바도스도 생산합니다.

 

*프랑스에서 시드르를 맛보려면 크레프리로 가자

프랑스 현지에서 사과주를 즐기는 방법은 어느 동네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크레프 전문점에 가는 것입니다.

 

크레프리에서는 항상 찻잔 모양의 잔에 마시는 시드르

 

와인을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브르타뉴에서 온 분식 같은 크레프를 먹을 때는 시드르를 잔이나 병으로 자동 주문하게 됩니다. 덕분에 대부분의 크레프리에서 우리가 원하는 용량으로 시드르를 주문할 수 있고 와인 리스트처럼 다양한 시드르 리스트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바위와 돌로 된 대서양의 반도 지형에서 다른 프랑스 지역과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위치에 있는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두 지역에서는 그들이 가진 셀틱의 역사를 사랑하고, 사과주와 그 증류주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영국의 사과주

영국 펍에서 즐기는 사이다

동부와 서부 스타일로 나뉘는, 영국의 사이다

 

영국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절반 이상이 사과주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시골의 작은 펍에서부터 대량생산하여 특정 상표가 붙는 사과주까지 다양한 사과주가 만들어지고 유통됩니다. 영국의 사과주인 사이다는 신선한 사과를 사용할 때도 있고 농축된 사과 주스를 사용할 수 있어, 프랑스에 비해서는 사용할 수 있는 원재료의 형태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는 사이다를 만드는 두 가지 전통적인 방식이 있습니다. 서머셋이나 데본과 같은 서부지역에서는 비터스위트(bittersweet)와 비터샤프(bittersharp)라 불리는 품종을 쓰는데, 보통 사과농축주스가 아닌 신선한 사과로 사과주를 만듭니다.

 

탄산이 없으며 타닌의 맛이 강하고 최소 6도 이상의 도수를 가진 이들의 사과주는 매우 드라이합니다. 영국 동부의 앙글리아와 켄트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주는 달콤한 사과 품종을 씁니다. 양조용이 아닌 생과로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을 품종으로 만든 사과주에 다른 과일을 넣어 또 다른 캐릭터를 입히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가볍고 달콤하며 과실의 느낌이 강한 사과주가 많습니다.

 

 

◇미국의 사과주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미국의 사이다

 

이미 미국 전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 크래프트 양조장의 성장에 힘입어, 사과주가 조금씩 그 자리를 넓혀간다고 합니다. 예전에 영국식 사과주를 수입하여 소비하던 미국은 좋은 사과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달큰 쌉쌀한 사과를 생산하기 시작하며, 맨해튼의 레스토랑을 비롯한 저도수의 주류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미국의 크래프트 사과주가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농축사과주스를 주원료로 만들었지만, 전통적인 사과주 산지와 달리 특별한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는 현대에 이르러 사과주를 만들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 방식과 현대의 방식을 섞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사이다의 프로필을 만들기도 하고, 3도에서 11도까지 알코올의 함량을 자유자재로 쓰는 등 구대륙의 사과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의 사과주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꼭 가야 할 곳이 미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사과주는 미시건, 뉴 잉글랜드, 오레곤 등지에서 생산됩니다.

 

 

◇국산 시드르 3종

(mashija.com)

 

★요새로제 / 흥을 돋우는 상큼발랄한 시드르

 

요즘 사람들, ‘요새 로제 사이더 마신다던데’라는 말을 줄인 <요새로제>. 예쁜 패키지에 반하고, 진홍빛 색상에 반하고, 오미자와 사과의 단맛과 상큼함에 세 번 반하는 ‘예쁜’ 로제 애플 사이더다.

 

<요새로제>는 충주 사과에 오미자, 라즈베리를 첨가한 댄싱사이더 컴퍼니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출시되었다.

 

댄싱사이더 컴퍼니는 우리나라의 진짜 ‘사이더’를 만들고 싶어 미국 유수 양조사들로부터 사이더 기술을 전수받았다. 최고 품질의 충주 사과즙을 발효시키고 인공색소나 착향료, 설탕을 사용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실험적인 레시피와 센스있는 네이밍으로 댄싱 사이더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

 

요새로제 외에도 근엄한 아버지를 춤추게 한다는 <댄싱파파>와 <스윗마마>, 청사과와 홉이 만난 <더 그린치> 역시, 샴페인을 대신할 축하주로 분위기를 띄우기 좋은 사과술이다.

 

 

★레돔시드르 / 사과 본연의 맛을 담은 내추럴한 시드르

 

도미니크 에어케 씨와 소설가 신이현 씨 부부는 2016년부터 충주 한 과수원을 빌려 시드르를 만들어 왔다. 시드르의 브랜드명은 에이케 씨의 애칭을 따 <레돔>, 농업법인회사 이름인 <작은 알자스>는 에어케 씨가 살던 고향의 이름이다.

 

<작은 알자스>에선 원재료 외에 다른 것을 거의 첨가하지 않는 내추럴 와인 스타일로 술을 생산한다. 과일만을 사용하여 맛을 내고, 야생효모로 발효를 시키는 프랑스 농가의 전통기법 그대로다.

 

와인 제조 과정만 유기농이 아니다. 농사단계부터 유기농 방식으로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인공적이라곤 가미되지 않은 자연의 맛, <레돔 시드르>는 천연 기포와 누룩향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레돔 시드르>는 어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헤베 / 드라이한 시드르의 재발견

 

경북 의성에서 대대로 과수원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년 넘게 사과주를 만드는 한국애플리즈. 시드르, 애플 브랜디, 사과 와인, 소주 등을 꾸준히 내놓았으며, 그 노력을 인정받아 2016년에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었다.

 

한국애플리즈는 해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대단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경북 의성까지 찾아올 정도였다.

 

최근 한국애플리즈에서 100% 국내산 사과 원액을 발효해 만든 <헤베>를 출시했다. 헤베는 그리스 신화 속 젊음의 여신으로,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마시며 신들은 젊음을 유지했다고 한다.

 

기존에 출시된 시드르도 있지만, <헤베>는 당도가 거의 없는 드라이한 맛에 사과의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당도가 높아 시드르를 멀리하셨던 분이라면, <헤베>를 적극 추천해 드린다. 단, 시드르 치고 도수가 높아(9도) 가볍게 마시다간 앉은뱅이 술이 될 수 있음에 주의하자.

 

겨울철엔 정향이나 시나몬 등의 향신료나 시럽 등을 넣은 후,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따뜻하게 마셔보시라. 시드르를 재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Sunjoo Kim

2021년 1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