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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세대〕한국의 30대

Paul Ahn 2017. 3. 10. 09:24

〔S세대〕한국의 30대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1&no=192195


2011년 대한민국의 20대. 양극화와 무한경쟁, 취업난과 고용 불안, 치솟는 학비ㆍ월세에 괴로워하는 그들에게 닥친 제1 명제는 생존(Survival)이다. 삶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할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스펙(Specification) 쌓기에 몰두하고 끊임없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Struggle) 있다. 경쟁의 고단함 속에 그들은 자연스레 조직이나 사회보다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우선하는 성향(Selfish)을 보인다.

동시에 디지털ㆍ글로벌 마인드로 충만한 그들은 영민한(Smart) 젊은이들이기도 하다.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가치가 있다 여기는 일에는 헌신하며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실력(Specialty)을 쌓고 있었다.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어서는 힘(Stand-up)도 갖고 있었다.

매일경제신문이 창간 45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20~29세 500명의 사회의식과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이 시대 20대들은 이 같은 키워드로 규정할 수 있었다. 그들은 `S세대`다.

S세대는 한국 사회 양극화 정도를 묻는 질문에 사실상 응답자 전체인 98% 이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빈곤의 주원인으로는 10명 중 9명이 `사회구조ㆍ시스템의 문제`를 꼽았다.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10명 중 5명은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비관적이란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또 절반은 치열한 자기계발에 힘을 쏟는다고 답해 의지와 열정으로 희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남북한 긴장관계를 직시하고 해병대 자원입대자가 줄을 잇는 등 이들의 바뀐 국가관ㆍ대북관도 확인됐다. 남북한 통일은 `전제조건이 충족된 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70% 가까이 됐다.

인맥(Social Network) 관리 측면에서 이들은 `호모 네트워쿠스`(Homo Networcus)로 칭할 만했다. S세대는 디지털 감성으로 인맥 범위를 글로벌 영역까지 확장하는 능력을 가졌다.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세계인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1980년대 초ㆍ중반~1990년대 초반 호황기에 태어난 이들은 유ㆍ청소년기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몇 해 전엔 글로벌 금융위기 시련을 겪었다. 당당함과 자신감, 충만한 열정을 갖고 있지만 양극화와 취업난에 힘겨워하는 S세대의 `두 얼굴`, 그들의 모순은 그렇게 생겨났다. 그들은 `G20세대`이기도 하고 동시에 `88만원 세대`이기도 한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연초 신년기획을 통해 한국 사회의 미드필더로 부상한 `X+세대`(30ㆍ40대로 성장한 X세대)를 조명했다.

이들보다 10년 젊은 S세대는 사상 최악의 고용 여건과 양극화 스트레스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심리학과 교수는 "20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말뿐인 기회가 아닌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과 사회가 힘을 모아 진정한 가시적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이호승(팀장) / 이재철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김유태 기자] 

 

◆ 매경 창간45주년 / 한국의 20대 `S세대` ◆  

 

386세대의 20대는 `민주화 열망`으로 설명된다. 고(故) 리영희 교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나 `자본론` 등 금서를 숨어 읽고, 거리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독재에 저항했다.

X+세대의 20대는 `자유와 개성에 대한 욕구`가 지배했다. CD플레이어에 서태지 음반을 넣고 `우리 안의 파시즘`을 손에 들었다. 대중문화와 소비문화를 처음 향유했고 일상의 권위주의를 거부했다.

지금 20대인 S세대에겐 저항할 무기나 뚜렷한 타도 대상이 없다. 자유와 개성을 표출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치열한 입시경쟁이 끝난 뒤 `고4`가 된 그들은 `토마토 스피킹`(토익 말하기 시험 교재)을 들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취업과 생존을 위한 진짜 전쟁은 마치 이제부터라는 듯 곧바로 공무원시험과 취직 준비로 분주해진다. 간혹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정도로 지친 이들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집어들고 잠시 위안을 얻기도 한다.

네트워킹 방식도 다르다. 386세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속한 공동체에서 집단주의를 익혔다. 고등학교도 그랬고 대학 때 학회도 그랬다.

X+세대는 386세대의 몰개성적 공동체 형성 방식에 반기를 들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동호회`를 통해 공동체를 조직했다.

반면 S세대는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에서 스쳐가는 만남을 지속했고 가족과 친한 친구 외에는 잘 만나지 않았다. 사실 만나기도 어려웠다.

곽동수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통신학부 겸임교수는 "이들 세대는 어릴 때부터 학원 등 여기저기 공부하러 다니느라 주위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적고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친구들도 앞 세대만큼 많지 않다"며 "주로 아는 사람끼리만 대화하다 보니 말이 길 필요가 없어 말도 줄여 쓰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살벌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S세대에게 낯선 이들은 경계 대상이 됐는지도 모른다. X+세대가 PC통신에서 즐겨 쓰던 `즐팅`(즐거운 채팅하세요)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던 단어 `즐`은 `KIN`으로 바뀌어 `꺼져버려라`는 의미가 됐다. 생존경쟁의 장, 링에 아예 오르지도 못하는 젊은이들 중 일부는 대한민국 최초의 `은둔형 외톨이`가 돼 스스로 방에 갇혔다.

하지만 최근엔 변화 움직임이 보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란 도구가 생겼다. 각자 방에서 `원래 아는 사람`만 만나던 이들이 잘 모르는 사람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함께 `논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들에게는 `소셜커머스`도 놀이고 `투표 인증샷`도 놀이다.

놀이가 사회성을 획득하는 순간 놀이는 정치ㆍ사회적인 힘을 갖게 된다. 정치와 사회, 경제, 문화 각 분야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그들의 에너지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S세대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 이호승(팀장) / 이재철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김유태 기자]

 

영어·모바일 능통 `글로털 세대`

세계와 실시간 소통하며 국경 넘나들어

 
◆ 매경 창간45주년 / 한국의 20대 `S세대` ◆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1&no=192225
대학생 정세영 씨(가명ㆍ22)는 스위스에 유학 중인 중국인 친구 유 모씨(21)와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2007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머물며 정씨와 친해진 유씨는 지금 스위스 한 호텔경영전문대학에 재학 중이다.

정씨는 "(유씨가)최근 스위스 학교에서 팀 발표를 마쳤는데 마음에 드는 애가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며 같은 대학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소소한 일상 얘기들을 수시로 주고받는다"고 전했다.

S세대는 전 세계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X+세대가 1988년 외국여행 자유화 조치로 배낭을 멘 채 비행기를 타고 어학연수를 떠나며 글로벌화에 시동을 걸었다.

S세대는 디지털 마인드를 범지구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에 디지털 엔진을 장착한 `글로털 세대`인 이들이 온ㆍ오프라인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조기유학을 떠나 북미나 호주 등지에서 살고 있는 중학교 동창과는 모처럼 애틋한 편지를 주고받는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친구의 친구, 친구의 친구의 친구로 무한 확장되는 SNS 연결고리를 통해 전 세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 상황 속에서도 일본 내 친구들과 SNS로 실시간 소통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유년 시절부터 PC를 접한 `모태 디지털 세대`인 이들은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스마트폰+일반폰) 가입자는 30대(975만여 명ㆍ19.2%)가 20대(782만여 명ㆍ15.4%)보다 많은 반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20대(254만여 명ㆍ35.1%)가 30대(213만여 명ㆍ29.4%)를 앞선다.

S세대는 이처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전 세계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게 됐을 뿐 아니라 액정 밖 오프라인에서도 국적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1년 14만9933명이던 한국인 국외 유학생은 지난해 25만1887명으로 1.7배가량 늘었고 외국인 국내 유학생도 2001년 1만1646명에서 2009년에는 6배 이상인 7만5830명으로 급증했다.

[특별취재팀 = 이호승(팀장) / 이재철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