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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세대〕 한국의 30대마던트 "Mother + Student"

Paul Ahn 2017. 3. 10. 09:27

〔S세대〕 한국의 30대마던트 "Mother + Student"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617979

지난 16일 서울특별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베이커리 창업 심화과정을 듣는 주부 수강생들이 제과ㆍ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다.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절망감이 `나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으로 변했어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 가면 열심히 공부(열공)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찾고 있는 주부들로 북적거린다.
이곳의 최고 인기 과목인 베이커리 창업 심화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백창임 씨(38). 결혼 11년차 주부로 초등학생인 아들과 딸을 둔 그는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느라 취미생활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2년 전 `아이들 간식이나 만들어 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제과제빵 수업을 듣기 시작한 것이 백씨에겐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숨겨진 재능이 꽃을 피우면서 열심히 노력한 끝에 수업을 들은 지 1년 만에 전문강사로 변신했다. 지금은 초ㆍ중ㆍ고교 3곳에서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도 활동한다.

백씨는 "처음에는 아이들 간식이나 해주려는 마음이었는데, 전문강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내가 만든 간식을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줄 때마다 자부심이 생겼고, 더 배워 보자는 의욕이 생겨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하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살림만 하다 보니 어느새 꿈도 사라지고 `나`를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며 "제과제빵을 배우면서부터 `나`라는 존재가 되살아났다"고 다소 흥분했다.

그는 요즘 시장 조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교를 돌며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제과제빵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많은데 이들을 수용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알게 돼 이를 창업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참이다.

그는 "평일에는 일반 카페처럼 운영하고, 주말에는 제과제빵을 가르치는 형식으로 운영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월향 씨(51)는 며칠 후 어엿한 `사장님`이 될 생각에 들떠 있다. 평소 요리가 취미였던 최씨는 한식 조리과정을 이수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제과제빵 수업을 듣게 된 것을 계기로 창업까지 결심했다.

쿠키나 컵케이크처럼 발효과정이 없어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디저트를 주메뉴로 하면서 김밥 같은 간단한 분식도 함께 파는 가게다. 종업원 없이 혼자서 운영할 생각이라 10평 남짓한 소규모 점포로 정했다.

최씨는 "결혼 후 줄곧 전업주부로만 살다가 내 사업체를 꾸리려니 두려움이 앞선다"면서도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균수명이 길어져 앞으로 50년을 더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경제활동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성능력개발원에서 5년째 강사로 활동하는 박록희 씨(43)는 "예전보다 젊은 엄마들이 수강하는 비율이 늘었다"며 "창업 같은 목적을 갖고 수업에 참여하는 주부들도 많다 보니 말 한 마디만 하면 곧바로 따라 할 정도로 학습 성취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손정주 여성능력개발원 사업운영부장은 "자기계발을 위해 개발원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수업을 들으며 열공하는 엄마들을 가리켜 우리끼리 `마던트(Modent)`라고 한다"고 했다. 마던트란 엄마(Mother)와 학생(Student)을 합친 말이다.

여성능력개발원과 그 지부 격에 해당하는 여성발전센터 4곳과 여성인력개발센터 15곳에서 시행되는 강좌에 참여한 인원은 지난해 5만7604명. 수료율은 83.3%나 된다. 그만큼 마던트들의 학습 열기가 뜨겁다는 증거다.

이들 가운데 자격증을 취득한 인원은 1만259명,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1만7146명이나 된다. 결혼 후 오랫동안 경력이 단절됐던 주부들이 대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35.7%의 취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