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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과 선택〕뷰리단의 당나귀

Paul Ahn 2020. 2. 25. 15:17

〔판단과 선택〕뷰리단의 당나귀

 

- 어리석은 당나귀 -

http://www.cwpark.co.kr/

 

뷰리단의 당나귀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뷰리단은 14세기의 프랑스 철학자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의 저작물(著作物)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옛날부터뷰리단의 당나귀로 알려져 유명합니다.

 

매우 허기진 당나귀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건초(乾草) 더미를 발견하였는데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동시에 두 개의 건초 더미를 보았습니다.

 

좌우에 있는 두 개의 건초 더미는 아주 꼭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당나귀는 헷갈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쪽 건초 더미를 먹을까, 조금은 어리석은 망설임입니다만 당나귀는 헷갈리고 헷갈렸습니다.

 

우측 더미를 먹으려고 생각하고 우측을 향하여 2, 3보 걸으면 좌측 쪽이 더 맛있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좌로 가면 이번에는 우측이 더 맛있게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이튿날 아침 당나귀는 두 개의 건초 더미 중간에서 아사(餓死)하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뷰리단의 당나귀이야기입니다.

 

‘어리석은 당나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리석은 망설임이라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참말로 당나귀는 바보였을까요?

 

당나귀가 바보라면 이와 같은 미혹(迷惑)에 빠져 있는 인간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나는 이전에 어느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면서 때때로 학생들에게 인생 상담(人生相談)을 하는 교수를 알고 있습니다

 

이 교수로 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상담 내용은 그 대학을 그만두고 다른 대학에 전학하는 것이 좋은지 어떠한 지 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그 교수는 학생에게 질문을 합니다.

자네는 참말로 이 대학에서 이대로 있어도 좋고, 다른 대학에 가도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는그렇다고 대답합니다.

 

몇 번 되풀이하여 다짐을 하여도 대답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 주사위를 흔들게, 홀수가 나오면 여기에 남고, ‘짝수가 나오면 전학이라고 결정하면 되네

 

교수가 이렇게 말하면 대개 학생은 화를 낸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로 고뇌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놀리지 마십시오

 

교수는 놀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지 같은 것이라면 빨리 어느 쪽을 결정하여 자기가 결정한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좋은 것이라면 우물쭈물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사위에 의한 결단을 권합니다.

 

어느 쪽이든 좋은 것이라면 우연에 의한 택일도 현명한 것이라고 교수는 생각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생 쪽에서는 인생의 모든 문제에정답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망설임에 대하여 지혜로운 인간이라면 정확한 충고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에게 상담을 하는 것은 그 충고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생에정답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 저것 두 개의 길()을 걸어 보고, 어느 쪽이 좋았더라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인생의 길()은 자기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을 착실하게 걸어가는 것밖에 없습니다.

 

나는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위와 같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살아보고 다시 살 수도 없다.

지금 현재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고민만해서 해결될 것이라면, 어차피 그대로 두어도 해결될 것이었고,

 

고민을 해서도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어차피 어떻게 해서도 해결되지 않을 일이니 결국은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 인생은 관객으로 망설일 시간이 많은 한가한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며, 당신이 주인공으로 매 순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길을 가는 정답 없는 역사극이다.-

 

 

(이제광님이 보내주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