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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경제 전망 / LGERI

Paul Ahn 2012. 3. 3. 14:58

2012년 세계경제 전망, 금융불안과 재정감축이 경기 압박

http://www.lgeri.com/economy/overseas/article.asp?grouping=01010200&seq=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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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는 선진국 국가부채 위기가 실물경기로 파급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지고 선진국 정부의 재정건전화를 위한 지출 축소도 계획되어 있어 내년에도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규모에 대비한 총부채 비중이 줄어드는 디레버리지가 본격화되면서 세계경제는 중기적으로 3%대 초반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재정위기는 국채만기가 몰려 있는 내년 상반기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재정규율 강화를 전제로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매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급한 불은 끌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침체로 재정적자 축소가 예정대로 이루어지기 힘들어 불안감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렵다. 미국은 최근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더블딥 가능성이 줄어들었으나 빠르게 회복되기보다는 1% 대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성장활력이 크게 낮아진 중국은 물가안정으로 긴축기조를 완화하면서 내년 8%대의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선진국이 더욱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화폐퇴장 현상이 지속되면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도 올해보다는 둔화될 전망이다. 기조적으로 선진국 화폐가 개도국 화폐에 비해 절하될 것으로 예상되나 상반기중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심화로 달러화와 엔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 유로화는 신뢰 저하 및 적극적 통화완화 등의 영향으로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 목 차 > 

1. 세계경기의 흐름
2.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
3. 주요 국가별 경제전망
4. 국제금융시장 흐름 
  
  
1. 세계경기의 흐름 
  
세계경제 하향 추세 이어질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되던 세계경제는 2011년 들어 성장활력이 뚜렷하게 저하되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중동사태와 일본대지진 등 외부적 충격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생산차질을 가져왔다. 하반기 들어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대지진에 따른 생산차질도 줄어들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전반적인 선진국의 부채위기로 확산되면서 수요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10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5%에 달했지만 2011년에는 성장속도가 3% 내외로 낮아진 상황이다(<그림 1> 참조). 

세계경기의 하향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들 국가의 국채만기가 집중되는 내년 상반기 중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와 불확실성이 큰 투자를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미루면서 수요 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선진국 정부의 재정건전화를 위한 지출 축소 노력도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향후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재정적자 축소가 불가피하다. 재정적자가 의미있는 속도로 줄어드느냐의 여부가 신뢰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척도가 되면서 유럽의 위기국들은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줄여가게 될 것이다. 미국도 국가부채 한도 상한 확대 과정에서 합의된 중장기 재정적자 축소 방안이 2012년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내년 선진국 정부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올해에 비해 약 1.3%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 참조). 

중장기적 디레버리지 본격화될 듯 
결국 2012년은 2000년대 중반 고성장기에 누적되었던 부채조정이 본격화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가계의 부채 조정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나 경제 전체의 총 부채 측면에서의 조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그림 3> 참조).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과정에서 정부부채는 가계부문에서 부채가 줄어든 이상으로 더욱 빠르게 늘었다. 그러나 정부부채 확대가 국가신뢰 위기로 이어지면서 향후에는 경제의 총 부채 비중이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부채축소 노력이 가속되는 가운데 민간부문에서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지속, 금융기관 자산건전화 등으로 부채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이제까지 경제의 총부채/GDP 비중이 줄어드는 디레버리지(deleverage)는 금융위기 발생 이후 약 2년 이후에 나타나며 6~7년간 지속되면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상황은 디레버리지가 주요 선진국에서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대외수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우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선진국의 수요 위축은 실물교역과 자본유출입을 통해 주변국으로 확산되어갈 것이다. 과거의 추이를 보면 세계교역은 선진국 경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요 개도국들은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둔화되면서 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인도 등 거대개도국들은 내수중심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경제의 급락을 막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BRICs 국들은 아직 국가부채 규모가 크지 않아 수출부문에서의 수요 위축을 SOC 투자 확대 등 경기부양을 통해 극복하면서 성장세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다. 

2012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3%로 2011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경기상황이 안좋아지면서 국가간 갈등도 커질 우려가 있다. 유럽의 경우 재정건전화가 강요되고 경기부진으로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사회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외수요를 늘리려는 노력이 커지면서 환율 및 무역갈등이 재개될 우려도 있다. 
  

2.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 
  
2012년 상반기가 유럽 재정위기의 분수령 
유럽 재정위기는 내년 상반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국으로의 위기 전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중 이탈리아의 국채 만기가 대거 몰려 있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림 5> 참조). 경제규모가 큰 이탈리아가 국채 상환에 실패할 경우 유로존 전체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충격이 커지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는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부채를 합한 것의 3배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가지고 있어 구제금융을 신청한다고 해도 필요한 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마련되어 있는 지원책을 넘어선 유럽 차원의 더 강력한 대응책이 내년 상반기 이전에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대책으로는 현재 마련되어 있는 구제금융 패키지의 재원을 확충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기존 유럽 재정안정 기금(EFSF)과 함께 유럽 재정안정 메카니즘(ESM)이 조기에 가동되는 한편 유럽 각국이 IMF에 대출을 하는 형식으로 구제금융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직 추가적인 논의의 여지가 남아있으나,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이 총 2조 유로 이상으로 추산되는 반면 현재 구제금융 패키지의 가용자금은 모두 합해도 1조 유로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히는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레버리지(각국 채권에 대해 어느 정도의 손실 보증을 해줌으로써 더 큰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어 조속히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보증 비율을 늘릴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레버리지 규모가 감소하여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재정규율 강화를 전제로 ECB 개입에 합의할 가능성 높아 
결국 시장의 안정을 위해 각국은 재정규율을 강화하는 전제 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발권력을 동원한 국채 매입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로 나서는 것으로, 투자자의 우려를 가라앉히고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는 인플레 우려 등 각국의 이해상충으로 논의가 크게 진전되지 못했으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경우 지원을 하는 국가와 받는 국가 모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독일 등 주요국의 경우 유럽 내 익스포져가 커 위기 확대 시 금융기관의 손실 규모가 클 것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독일이 유로 단일통화체제의 수혜를 입어왔다는 점에서 유로존이 해체될 경우의 손해도 만만치 않다. IMF 등을 통한 구제금융에도 결국 강력한 이행조건이 수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국의 입장에서도 유로존 내에서의 재정규율 강화 논의에 계속 반대하기보다는 문제가 심화되기 전에 합의에 나설 유인이 더 크다. 

각국의 자구적 재정건전화 계획이 마련되고 이를 감시 및 통제할 수 있는 유럽 차원에서의 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ECB는 개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내년 하반기 이후 금융시장의 불안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국채 매입에 따른 ECB의 손실 가능성이 우려될 수 있으나 유로 각국이 손실 보전을 약속하는 등 사전적 안전망을 구축하여 문제를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으로 언급되어 오던 유로본드는 시행까지 필요한 절차가 많이 남아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기 침체 등 불안요인으로 근본적인 안정은 난망 
대책 마련으로 큰 고비는 넘긴다고 하더라도 유로 지역을 둘러싼 불안감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렵다. 우선 재정긴축이 강화되면서 실물경기가 침체될 우려가 높다.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수출을 통한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은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지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 역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물경기 침체로 세입이 감소할 경우 재정건전화가 계획대로 실행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지원을 받은 국가가 재정건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우려도 있다.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는 결국 큰 폭으로 지출을 축소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의 감소를 감내해야만 한다. 독자적 환율 절하에 따른 수출 증가가 불가능하며 각국은 씀씀이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소득 감소의 고통을 각국이 감내하지 못할 경우 지원 자금으로 버텨가면서도 재정건전화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일종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등 규모가 큰 국가가 자국이 지원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할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정치적 불안요인도 산재해 있다. 2012년에 선거를 치르는 프랑스, 스페인 등을 둘러싸고 강한 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실물경기 침체 및 도덕적 해이 등으로 재정건전화가 지연될 경우 이는 다시 유로 전체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근본적인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유로를 둘러싼 불안이 재점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금지원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재정 양호국의 부담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로 각국은 재정강화에 대한 구속력 있는 기구 도입 및 장기적 재정통합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대책을 모색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책 마련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그 이전까지는 유로존을 둘러싸고 비슷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불안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3. 주요 국가별 경제전망 
  
미국, 더블딥 우려 완화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개선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소매판매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생산이 늘고 고용상황도 추가적인 악화가 멈춘 상황이다.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은 유가 안정에 따른 인플레 압력 완화, 그리고 일본대지진에 따른 자동차 생산차질의 해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분기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던 미국 가계의 실질소득이 10월중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한 자동차 판매도 9월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 9~10월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분중 자동차 부문의 기여율이 약 40%에 달했다(<그림 6> 참조). 이와 같은 지표의 반등에 힘입어 8월 이후 크게 위축되었던 소비자심리 지표도 완만하게 호전되고 있다. 

미국은 8월 신용등급 하락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더블딥 우려는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면서 유사시 3차 양적 완화정책을 시행할 여지가 생겼다. 주택가격도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고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주택매매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아직 압류주택 매물이 많아 주택가격의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2012년 중에는 하락 추세가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일본 세계경기 이끌어가기는 어려울 것 
그러나 최근 경기 반등추세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비증가가 고용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소득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나타나야 한다. 실질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저축률은 3.5%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0년의 5%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그림 7> 참조).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고용과 투자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출부문의 매출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감축 계획으로 인해 정부부문은 지속적으로 실물경기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미국경기는 꾸준히 회복되면서 세계경기를 주도하기보다는 등락을 지속하면서 1% 대의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대지진으로부터의 복구수요가 기대되는 일본도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가 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높은 국가부채가 지진 복구 과정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 정부는 대지진 복구를 위해 올해 3차 추경 예산으로 11.5조엔의 부흥채를 발행했고 엔고 저지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15조엔의 단기 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국가 부채는 현재 GDP의 220%에 달하는 상황이다. 일본의 국가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대지진 복구를 위한 재정지출이 제약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엔고 현상도 일본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12년중 2%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1년 마이너스 성장을 고려할 때 빠른 반등이라보기는 어렵다. 

긴축기조 완화로 중국경제 8%대 성장 유지 
중국은 고물가에 따른 긴축기조로 성장속도가 하반기 들어 뚜렷이 낮아지는 모습이다.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중 5~6%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도 급등하면서 중국 정부는 올해만 5차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긴축을 강화한 바 있다. 이는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급냉시켰고 여기에 선진국 경기부진으로 수출도 위축되면서 3분기 성장세가 전기비 연율 7%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그림 8> 참조). 

다만 최근 들어 농산물 공급차질이 개선되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부동산 가격도 상승을 멈추고 있어 중국정부가 긴축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 10월 물가 상승률이 5%대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자 중국정부는 곧바로 지준율을 0.25%p 인하한 바 있다. 중국경제가 그 동안 9~10%대의 고성장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8% 이하로 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받게 될 경제충격이 클 것이다. 중국정부는 실업 증가를 억제하고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서 최소 8% 이상의 성장은 유지하려 할 것이다. 

중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이 27%로 낮은 수준이고 외환보유고도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12년까지는 중국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 부문별로 보면, 우선 수출의 둔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의 유럽 수출의존도는 18%에 달하고 있어 유럽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도 임금 등 가구소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최근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성장기여도가 단기간내 크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전하향 등 소비부양책이 올해 일단락되는 점도 소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는 2012년에도 중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갈 주요 부문이 될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향 추세가 지속되면서 민간 건설투자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주도의 고정투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12차 5개년 규획’에 따라 지속되어온 SOC 투자는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서부 내륙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되어온 도로, 철도 등 SOC 사업이나 서민용 임대주택 확충과 같은 도시기반시설 사업의 경우 크게 늘릴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투자주도 성장이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투자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공기업 및 지방정부의 부실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물론 정부의 재정여력 등을 감안했을 때 내년 중 관련 리스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신뢰 저하 등 불안감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기타 브릭스국, 유럽위기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 
기타 BRICs 국들도 세계경기 둔화로 성장세가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최근 경기가 뚜렷하게 하락하고 있는 인도, 브라질은 외국자본의 유출로 자국 통화가 절하되면서 인플레 압력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다만 경기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금리인하, 세금감면 등 긴축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이 크며 국가 주도의 SOC 투자도 이어지면서 성장률의 급락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다. 무역과 자본 측면에서 유럽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성장률 둔화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동유럽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유럽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비중이 커, 위기가 전염되며 성장세가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 외채부담이 높고 국내 대출규모가 큰 국가들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유로존 신용경색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높은 이들 국가에서 우선적으로 자금이 이탈할 경우,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외채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헝가리는 지난 11월 이미 구제금융을 신청했으며, 슬로베니아, 라트비아 등 다른 국가들도 외화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은행 부실이 가시화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크다. 

중남미 국들은 유럽과 미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과 직접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통화정책 및 재정지출 등을 통한 경기부양의 여력이 있어 성장세가 완만히 낮아질 전망이다. 
  

4. 국제금융시장 흐름 
  
선진국 통화 완화기조 강화, 위험 회피 경향으로 효과는 제한적 
선진국은 2012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경우 글로벌 신용경색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점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게 하는 요인이다. 낮은 수준의 금리 정책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유동성 공급 등의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2012년 중 현재의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추가적 완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감축안 시행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통화완화 정책에 더욱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둔화로 미국 경제가 1% 대의 성장에 그칠 경우 8~9%의 고실업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책의 실효성 및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등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나 혹은 초과지준금리 인하 등의 대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은 더욱 적극적인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금시장 경색 가능성 및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짐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은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를 단행할 전망이다. 동시에 금융기관 대출 및 취약국가 채권 매입 등을 통한 유동성 공급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강한 통화 완화정책을 시행해 왔다는 점에서 추가적 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미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많고 금리도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시중금리를 더 낮춘다고 하더라도 소비나 투자가 진작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통화 공급보다도 통화의 유통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예비적 목적의 자금 확보 및 보수적인 자금 운용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화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유통되지 못하고 한 켠에 쌓여가는 화폐퇴장(hoarding money)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역시 통화완화 정책의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 제한적일 전망 
신흥국도 성장세 둔화 및 물가상승 압력 완화에 따라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일부 국가의 경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만 사태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기회복 속도 차에 따라 나타났던 통화정책의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약화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금리 차 확대 추세가 멈출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 기조는 유지되더라도 그 규모는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세 자체가 크지 않을 수 있을 뿐더러, 위험기피 경향이 강화될 경우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해외 금융기관의 자금 확보가 본격화될 경우 오히려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될 우려도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통화 완화의 국면에서 국제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 대거 유입되었던 것과는 다른 상황으로, 향후 금융불안이 진정되기 전에는 신흥국 자산가격이 과거와 같이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통화의 전반적 약세 가운데 단기적으로 달러, 엔 강세 전망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확대 및 각국의 정책에 따라 주요 통화들의 가치도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먼저 전반적으로 선진국 통화는 신흥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심화로 달러화와 엔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그림 14> 참조).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불안이 줄어들 경우 선진국 통화의 약세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진원에 해당하는 유로화는 신뢰 저하 및 적극적 통화완화 등의 영향으로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선진국 통화 간 환율은 유로/달러의 경우 2011년 평균 유로 당 1.39달러 수준에서 2012년에는 1.29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와 더불어 엔 캐리 자금의 청산으로 단기적으로 수요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엔화 환율은 2011년 평균 달러당 80엔 수준에서 2012년 평균 달러당 78엔 수준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는 절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 및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등으로 절상 폭은 축소될 전망이다.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도 높아, 위안화 절상은 완만한 속도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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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0094304 2012년 세계경제 전망, 금융불안과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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