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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그리스의 눈물’ 경제위기에 자식 버리는 부모 급증

Paul Ahn 2017. 7. 24. 12:54

〔포퓰리즘〕‘그리스의 눈물’ 경제위기에 자식 버리는 부모 급증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120110004830&subctg1=&subctg2=

 

“오늘 안나를 데리러 오지 않을 거예요. 돌볼 수가 없네요. 안나를 잘 부탁해요. 죄송합니다.”  (안나 엄마)
한달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그리스 아테네의 유치원에는 이런 메모가 전해졌다. 유치원을 다니던 4살짜리 여아의 엄마가 두고 간 쪽지였다.

 

이 유치원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자선단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젊은 부부가 영양실조에 걸린 쌍둥이 갓난아이를 두고 사라졌다. 엄마가 음식을 잘 챙겨먹지 못한 탓에 모유를 제대로 먹지 못한 아기인 듯했다.

교회에는 두 달간 4명의 아이가 버려지기도 했다.

 

‘그리스의 눈물’이다. 유럽 문명을 떠받치던 한 축인 ‘헬레니즘의 고향’ 그리스는 재정위기가 불러온 긴축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는 얼마 전만 해도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 다음으로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리스에서 부모가 아이를 버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경제위기 고통의 실상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영국 BBC는 10일(현지시간) 경제위기로 그리스 부모들이 자식의 양육까지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선단체에 맡기는 아이도 기하
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자선단체 ‘SOS 아이들의 마을’에 맡겨진 어린이만 수백명에 달한다. 그리스는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는 유럽국가 가운데 그리스가 단연 앞서왔기 때문이다.

한 아테네 교회의 성직자인 안토니오스는 “얼마 전만 해도 부모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아동학대 문제가 발생할 때만 아이를 맡겼다”며 “경제위기 이후 많은 부모들이 돈과 집, 먹을 것이 없어지면서 아이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선단체 ‘아이들의 웃음’의 대표 소피아 쿠히는 “먹을 것이 없는 부모도 어쩔 수 없이
구호단체에 아이를 맡기고 돌아서는 것”이라며 “돌아가는 그들치고 통곡하지 않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스테파노스 알레비조스는 “경제위기로 그리스는 지금 가족 해체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 부모와 강제로 떨어져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폭력보다 더한 고통이 이어진다”고 했다.

2010∼2011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그리스 국민의 삶은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 미코노스 섬 등 중요한 문화유산을 팔기로 한 상태다. 이들 문화유산은 국제시장매물로 나와 있다.

 

세금인상, 복지혜택 축소와 같은 혹독한 긴축도 이어지고 있다. 이전 포퓰리즘 정권이 뿌려놓은 씨앗은 눈물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연금혜택이 사라지자 많은 그리스 국민은 빈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도 그리스 정부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긴축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스는 지난 3일 2차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유로존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부채탕감 협의를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스는 오는 3월 144억유로(약 21조원)의 국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갚지 못하면 그리스는 국가부도 사태에 빠진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