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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마케팅〕고객 자녀 가르치고, 칼 갈아주고…

Paul Ahn 2019. 3. 29. 13:31

〔생활밀착형 마케팅〕고객 자녀 가르치고, 칼 갈아주고…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14/2013071401633.html

 

불황일수록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부드러운 이미지, 소비자에 심어야
귀에 쏙 들어오는 통장이름으로… 금융권, 신규 고객 유치 나서
큰돈 안들이고 스스로 해결하는 홈 인테리어·홈 스쿨링 등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잇단 개설

 

불황으로 꼭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꽁꽁 언 심리를 녹이기 위해 기업들이 '생활 밀착형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상 속의 친근한 소재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알뜰족을 겨냥한 것이다.

 

친근한 소재로 소비자 눈길 잡아

포스코 건설은 지난 3월 경기 화성 동탄 2신도시 커뮤니티 시범단지 내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분양에 앞서 이색 마케팅을 펼쳤다. 생활 밀착형 마케팅의 일환으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 '칼갈이 서비스'를 진행한 것. 칼갈이 서비스는 동탄 1신도시 일대 아파트를 다니며 진행했다.

 

고객들이 몰려 하루 동안 1000자루가 넘는 칼을 갈았다. 센트럴시티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의미와 함께 포스코 건설의 자존심을 걸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사업이니만큼 실제로 칼을 간다는 비장한 의미를 동시에 담았다"고 말했다.

내수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설업계는 입주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과외, 입시 강연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업들은 불황 타개책으로‘생활 밀착형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대학생 교육 기부단 소속 대학생들은 초등학생들에게 미술과 수학 등을 가르치고(맨 왼쪽), 하영구 씨티은행 행장은 콩나물 통장의 높은 성과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콩나물 요리를 만들어 줬다(가운데). 포스코 건설은 분양 마케팅 일환으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 칼을 갈아줬다. /삼성물산·한국씨티은행·포스코건설 제공

 

삼성물산은 지난 6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견본주택에서 '래미안 튜터링 서비스' 체험 행사를 열었다. 래미안 튜터링 서비스는 삼성물산이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연계해 선발한 래미안 장학생(대학생)이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에 무상으로 거주하면서 입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교육 기부를 하는 서비스다. 행사에선 '대학생 교육 기부단' 소속 대학생 9명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초등학생 48명을 대상으로 창작미술, 창의수학, 창의사회 등을 가르쳤다.

금융권에서는 친근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통장 이름과 마케팅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에서 출시한 '쑥쑥 자라는 콩나물 통장'은 상품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명으로 화제다.

 

콩나물처럼 금리가 쑥쑥 자란다는 의미로 이름을 붙인 이 상품은 예치 기간 9주 동안 매주 0.45%씩 금리가 상승한 후 약 3개월간은 3.6%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출시 두 달 만에 수신액 7000억원을 올렸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씨티은행 수신방카부 김록태 부부장은 "상품의 특징을 잘 전달하는 독특한 이름과 고객 관심사를 접목한 상품 특징은 제품 인지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SK카드는 지난 5월 스마트폰 원격제어를 통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 관리, 유해 콘텐츠 차단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자녀 안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700만개에 이르는 음란·폭력 사이트 접속, 유해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차단하고, 자녀의 스마트폰 수신·발신 메시지에서 학교 폭력이 의심되는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부모에게 통보해주는 것이다.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도 생활 밀착형으로

 

유행에 민감한 백화점 문화센터도 불황을 맞아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미술, 역사 등 예술, 인문학 관련 강좌가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홈 인테리어, 홈 클리닉, 홈 스쿨링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지식을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강의가 인기다. 큰 비용 안 들이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하려는 알뜰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아카데미는 역술과 홈 클리닉, 홈 인테리어, 자녀교육법 등 고객들의 관심을 끌 만한 불황형 생활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고객이 없는 오전에 강좌를 열어 주부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연스럽게 백화점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 밀착형 강좌는 주부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KCC도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홈씨씨 인테리어 아카데미'를 최근 현대백화점과 제휴해 개최했다. 홈씨씨 인테리어 아카데미는 홈씨씨 온라인 회원과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주부와 사업자 등이 대상인 인테리어 전문 강좌로 올해 처음 실시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서 알뜰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 백화점과 손잡고 강좌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생활 밀착형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