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vs 소셜커머스, 양보없는 영토전쟁
http://media.daum.net/digital/all/newsview?newsid=20151221033238476
쿠팡은 오픈마켓 사업모델인 '마켓플레이스' 열어..
이베이코리아는 '로켓배송'에 도전장
마지막 남은 성장의 땅,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을 둘러싸고 기존 강자인 오픈마켓과 신흥세력인 소셜커머스가 치열한 영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태가 다른 두 곳이 무리한 확장정책을 펴면서 기존 장점을 잃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온라인 쇼핑시장은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우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모바일 합산) 거래액은 2010년 25조2030억원에서 2012년 34조680억원, 지난해 45조2440억원으로 최근 4년간 연간 16%대 성장을 기록했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사업모델 교집합 커져=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세지만 한정된 내수시장을 놓고 홈쇼핑, 백화점, 각종 소비재 업체까지 온라인 영업을 강화해 경쟁이 불붙고 있다. 특히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서로의 영역까지 침범하며 영토 확장을 꿈꾸고 있다.
소셜커머스 선두업체인 쿠팡은 지난 9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빠르게 상품 카테고리를 채울 수 있고 안정적인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사업모델에 추가한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고 판매자도 채널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오픈마켓의 주요 사업모델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오픈마켓도 쿠팡의 로켓배송을 닮은 빠른 배송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직접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후 매달 20~30%씩 물량이 늘고 있다.
스마트배송은 이베이코리아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일정 비용을 내면 상품 입고부터 포장, 배송, 재고관리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오후 6시 이전 주문 시 당일 발송해 익일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좋은 반응을 얻자, 오픈마켓도 배송전쟁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11번가도 곧 비슷한 배송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욕심 vs 혁신, 문제는 없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마켓 플레이스' 서비스가 기존 사업모델인 '리테일 서비스'와 상충돼 개인 판매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개인 사업자가 쿠팡이 직사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 상품과 경쟁할 경우 살아남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한킴벌리 하기스 기저귀. 온라인 시장은 외출하기 어려운 맘(Mom) 고객이 많아 유아용품이 판매율이 높다. 그중에서도 기저귀는 소셜커머스 '핫딜'이 뜰 때마다 날개돋친 듯 팔렸다. 이에 쿠팡은 유한킴벌리와 직거래해 대리점 도매가격 수준에 기저귀를 판매했고 결국 해당 제품을 팔았던 중소상인들은 쿠팡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업 볼륨을 키우고 취급 품목을 다양화하기 위해 '마켓 플레이스'를 도입했지만 잘 팔리는 판매자 제품을 직매입해 '로켓배송' 상품으로 저렴하게 판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과 중개업 상품이 겹치면 잘 팔리는 상품은 쿠팡이 직매입해버릴 수 있다"며 "심판은 심판만 봐야지, 선수까지 하면 공정한 경기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픈마켓도 소셜커머스와 유사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배송서비스까지 강화하고 있다. 이 역시 자유로운 '장터'에서 벗어나 '보이는 손'으로 시장 개입에 나선다는 측면에서 오픈마켓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판매장소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택배사업자를 선정하는 것도 판매자 고유 권한이지만 이베이코리아가 물류서비스까지 오픈하면서 완전한 자유는 어려워졌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선택적으로 배송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강제성은 없다"며 "소비자는 다양한 제품을 묶음 배송할 수 있어 편하고 판매자도 물량이 폭주할 때 창고를 더 임대하거나 포장인력을 더 쓸 부담이 줄어 장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2015.12.21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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