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PA 브랜드의 시장동향
토종 패션 '탑텐' SPA 브랜드 1위 등극…자라·H&M도 약진
유니클로·자라 제친 탑텐, 토종 SPA 최초 1위 등극
'자라·H&M' 해외 SPA 패션도 매출 회복세
제조·유통 일괄(SPA) 업계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탑텐·스파오 등 토종 SPA 브랜드의 약진은 물론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외 SPA 브랜드 자라·H&M의 매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기업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의 매출이 SPA 브랜드 1위로 올라섰다. 탑텐은 지난해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유니클로·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단숨에 제쳤다. 토종 SPA 브랜드가 업계 매출 1위에 올라선 것은 이례적이다.
탑텐은 2019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반사이익을 얻은 직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매출 성장을 올리고 있다. 2019년에는 매출 3340억원을, 2020년과 지난해에는 4300억원·5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랜드가 전개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도 2년 연속 3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토종 SPA 브랜드 약진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 규모를 거둬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신사의 자체(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도 국내 SPA 업계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2020년에는 온라인 판매로만 11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부터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별도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홍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슬랙스 등 일명 '기본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매출이 크게 반등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국내 패션 시장을 주름잡던 유니클로의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 SPA 브랜드 최초로 '1조 클럽'에 입성하며 부동의 1위를 굳혔지만, 노재팬 여파와 더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 다만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외 패션 SPA 브랜드의 약진도 돋보인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국내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법인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36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 법인 아이티엑스코리아는 1411억원을 달성했다. 두 법인의 합산 매출은 482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8.9% 늘어난 수치다.
눈에 띄는 것은 코로나19 직후 자라의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다.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의류를 구매하기 시작해서다. 2019년 878억원 규모에 머물렀던 온라인 매출은 코로나19 촉발 첫해인 2020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온라인 판매 법인 매출은 1411억원을 올렸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인 H&M을 전개하는 한국 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도 지난해 29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3%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아이돌그룹 있지(ITZY)를 모델로 발탁하고 협업 컬렉션을 선보여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더욱 주목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억눌린 소비 심리가 폭발하면서 패션업계 매출이 전반적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며 "특히 올해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오프라인 판매 업장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SPA 브랜드 매출이 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2022-05-04 07:00
배지윤 기자 jiyounbae@news1.kr
⊙SPA 시장규모 / 국내 5조원, 세계 40조원 (2018년 기준)
세계 정상의 4대 패션 리테일러 ‘흔들’
인디텍스, H&M, 패스트리테일링, 갭
매출 감소는 물론 순익 70-90% 감소
온라인·스포츠에 밀리고, 중국은 포화
1월 말 결산 스페인 인디텍스(자라)를 끝으로 스웨덴 H&M,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유니클로), 미국 갭 등 패션 리테일러 빅4의 지난 1년 성적표가 나왔다.
입을 모아 팬데믹 때문이라고 변명들을 하지만 과거의 우등생 면모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초라한 내용이다.
우선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인디텍스가 전년보다 28% 줄어든 242억 8,000만 달러, H&M은 20% 줄어든 219억 5,800만 달러를 마크했고, 패스트 리테일링이 -12.3%의 184억 2,000만 달러, 갭은 –15.8%를 기록했다.
각기 결산 기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에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추세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판매 외형만을 놓고 보면 1위 인디텍스의 마이너스 폭이 너무 커서 2위 H&M과의 간격이 20억 달러 선으로 좁혀졌고, 3위 패스트 리테일링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는데도 불구하고 200억 달러 선 밖으로 밀려난 것을 알 수 있다.
2019회계년도 매출 337억 달러로 미국 스포츠웨어 나이키의 391억 달러를 50-60억달러 간격으로 뒤쫓던 인디텍스의 이번 결산 실적은 스포츠웨어 2위 독일 아디다스의 236억5,400만 달러와 비교된다.
인디텍스의 외형 경쟁 상대였던 나이키가 130억 달러 이상의 거리를 벌이며 앞서 나가고 아디다스와 막상막하의 순위를 다투기에 이른 것이다.
스포츠웨어의 강세와 패스트 패션의 약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출 20조 엔이 넘는 패스트 리테일링 매출이 200억 달러 이하로 밀린 데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약세도 한 몫 했다.
이익 부문을 보면 빅4가 지난 한 해 얼마나 고전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인디텍스가 전년 대비 –70%인 13억1,000만 달러의 이익금을 올렸고, H&M은 –90%의 1억4,560만 달러, 패스트 리테일링 –44.4%인 8억2,800만 달러에 비해 갭은 전년 3억5,100만 달러 흑자에서 6억6,500만 달러의 적자로 추락했다. 10억 달러가 넘는 갭이다.
인디텍스는 최근 시가 총액 기준으로 패스트 리테일링에 밀렸고 이익금도 전년보다 70%나 줄었지만 아직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에 비해 H&M은 매출 감소 폭이 인디텍스보다 작은데도 불구하고 적자 폭이 커졌는데, 그만큼 할인 판매를 많이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억4,500만 달러 선의 흑자 기조로는 주주 배당도 어려워 보인다.
H&M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 말까지 2021회계년도 1분기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1% 줄어든 46억9,400만 달러에 그쳤다.
패스트 패션 1,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인디텍스와 H&M의 이 같은 실적 저조는 팬데믹이라는 최악의 조건에 더해 소비자들이 쇼핑 트렌드가 패스트 패션에서 캐주얼로 바뀌고 있는 데다 ASOS, 부후, 쉬인, 잘란도, C&A 등 온라인 패션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또 스포츠 웨어 브랜드들의 협공이 만만치 않으며 그동안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던 중국 시장도 지금은 포화상태다. 중국 브랜드들과의 경쟁도 점점 격해져 최근에는 중국에서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해온 갭이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인디텍스는 버쉬카와 폴앤베어,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철수하기로 했다. 4개사 모두 디지털화에 앞날의 명운을 걸고 있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
2021년 03월 17일
장병창 객원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유니클로 벗고 탑텐·스파오 입어…약진하는 토종 SPA
국내 패션 시장점유율 1위 이랜드그룹은 지난 17일 ‘로엠’ 등 6개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담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만든 다음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들 브랜드의 지난해 총 매출만 약 30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매각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보유한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SPA) 브랜드 ‘스파오’에 더 투자할 여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2015년 약 2400억원이었던 스파오 매출은 지난해 32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3500억원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스파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 10년 내 연매출 3조원짜리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재팬’ 덕에 국산 브랜드 급성장
1위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비틀
자라·H&M은 뻔한 디자인 피로감
코로나에도 패스트패션 수요 회복
가격 거품 덜한 신토불이 옷 인기
스파오를 비롯한 토종 SPA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패션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에잇세컨즈’, 신성통상의 ‘탑텐’ 등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탑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약 34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하면서 스파오를 제쳤다. 두 브랜드 역시 올해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크게 두 가지 배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는 국내 SPA 브랜드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일본 ‘유니클로’의 질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대적 불매 운동으로 멈춘 데 따른 반사이익이다. 국내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2조원 달성까지 바라보던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이 약 9750억원(전년 대비 31% 감소)에 머물렀고 적자 전환(영업손실 20억원)했다.
그 대체재 수요를 토종 SPA 브랜드가 파고들고 있다. 예컨대 탑텐이 만드는 겨울용 발열내의 ‘온에어’와 여름용 인견내의 ‘쿨에어’는 각각 국내에서 인기 많던 유니클로 ‘히트텍’과 ‘에어리즘’의 대체재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다른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코로나19 탓에 외출·치장이 줄면서 전반적인 패션 시장은 위축된 반면, SPA 브랜드 수요는 회복되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 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 2000억원에서 2010년 1조2000억, 2014년 3조4000억, 2018년 5조원으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급성장했다.
해외에선 통상 ‘패스트패션’이라 칭하는 SPA 브랜드는 디자인 등 기획부터 생산과 제조, 유통과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기업이 맡는다. 이 때문에 따로 제조·유통되는 일반 의류에 비해 가격 경쟁력으로 우위를 점할뿐더러,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거나 유행이 지난 디자인도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닌다.
이에 소비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밀레니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사로잡고 세계 패션 산업의 대세로 부상할 수 있었다.
2018년 세계 패스트패션 시장 규모는 350억 달러(약 39조원)에 이르렀다. 유니클로 외에도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미국의 인기 SPA 브랜드 ‘포에버21’이 경영난으로 파산을 신청하고, 자라·H&M 등의 오프라인 신규 매장 확대나 실적 성장도 둔화되면서 정체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일부 대형 SPA 브랜드의 획일적 디자인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데 따른 피로감, 경기 불황에 따른 패션 시장 전반의 소비심리 위축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 등의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외출복 수요와 달리 내의 등 일상복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SPA 브랜드가 강점을 지닌 분야다.
여기에 실내 운동이나 사람 접촉을 최소화한 등산·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일상복 느낌의 가벼운 스포츠웨어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도 인기다. SPA 브랜드가 많이 만드는 일명 ‘후리스(fleece)’나 레깅스가 대표적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5000억원이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토종 SPA 브랜드는 이렇게 달라진 시장을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서도 제대로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파오는 지난 2월 레깅스 등 40종으로 구성된 ‘액티브’ 라인을, 탑텐은 같은 달 요가·필라테스용 ‘밸런스’ 라인을 각각 새로 선보이면서 애슬레저 라인업 강화에 힘썼다.
이들은 비대면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커진 것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그 결과 에잇세컨즈는 올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온라인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26% 증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명품 외에는 가성비를 더 깐깐하게 따져보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가격 거품이 상대적으로 덜하면서 한국인 체형에 잘 맞는 사이즈 등으로 무장한 토종 SPA 브랜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선데이
2020.11.28 00:20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SPA 시장 점유율 싸움 올해도 계속된다.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64780
올해도 한국 패션 시장을 놓고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의 점유율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스파오와 탑텐, 에잇세컨즈 등 국내 SPA들의 확장도 주목된다. 올해 공격적인 출점을 계획 중이다.
오는 3월 H&M그룹의 프리미엄 SPA ‘앤아더스토리즈(&otherstories)’가 국내에 상륙하는 것을 비롯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클로’도 대규모 출점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0개 매장을 새롭게 여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22개씩 출점했다. 현재 매장 수는 179개.
이 같은 행보라면 올해 200개점 도달이 예상된다. 특히 로드사이드와 대형마트는 향후 3~4년 유통 전략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로드사이드 매장은 2012년 5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20여개점이며, 대형마트는 47개점이다. 대형마트는 최근 3년간 31개나 여는 등 가장 집중하고 있는 유통으로 올해도 적극적인 출점을 계획 중이다.
H&M그룹은 ‘H&M’과 ‘코스(COS)’에 이어 한국에서 3번째로 선보이는 ‘앤아더스토리즈’의 시장 안착에 주력한다.
앤아더스토리즈는 2013년 런칭한 브랜드로 여성의류는 물론 슈즈와 가방, 액세서리, 코스메틱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고 있다. 전 세계 10개국에서 36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아시아 시장은 한국이 처음이다. 그만큼 스웨덴 본사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첫 매장은 종전 ‘H&M’ 압구정점으로 3월 2주에, 2호점은 하남 스타필드로 3월 3주에 오픈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상권에 진입한다.
‘H&M’은 현재 27개점이며, ‘코스’는 9개점을 운영 중이다.
‘자라’의 세컨 브랜드들도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마시모두띠 8개, 풀앤베어 5개, 버쉬카 6개, 스트라디바리우스 2개, 자라홈 3개, 오이쇼 2개 등 세컨 브랜드들의 매장 수만 26개에 달한다. 대부분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기 때문에 전국 주요 상권으로 유통망을 늘릴 계획이다.
‘자라’는 최근 4~5년간 매장 수 변동이 크게 없는 상태다. 지난해 말 43개 매장에서 최근 대전 엔비점을 철수하면서 42개를 운영 중이다.
‘아메리칸이글’의 행보도 주목된다. 재작년 6월 1호점을 시작으로 2년이 채 안된 현재까지 19개 매장을 구축했다. 상당히 빠른 확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 계열로 사업권이 넘어가면서 공격적인 출점을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스파오와 탑텐, 에잇세컨즈 등 국내 SPA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 SPA 사업은 글로벌 브랜드들에 비해 사업 시기가 짧고 노하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와 빠른 벤치마킹을 통해 불과 5~6년 만에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랜드는 ‘스파오’ 매장을 지난해까지 70개 구축했고, 3,000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타 유통사 진입까지 시도하면서 본격적인 유통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10개 내외로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잇세컨즈’도 올해 10여개 매장을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35개 매장을 열었으며 1천억원 중반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상품 기획 및 영업, VMD 등을 통합 지원하는 IMD(인 스토어 머천다이징)팀을 신설하면서 현장중심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 그 성과가 기대된다.
‘탑텐’은 가장 탄력적으로 유통을 오픈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135개점을 구축했다. 올해 역시 공격적인 출점을 통해 점유율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어패럴뉴스
2017년 02월 13일
오경천기자, okc@apparelnews.co.kr
글로벌SPA 진출11년, 모든 것이 바뀌었다.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63797
시장 점유율 5%의 3대 SPA … 패션 소비 대전환을 이끌다
@2005년 9월 일본을 대표하는 SPA‘ 유니클로’가 국내에 진출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인천점, 롯데마트 월드점 등 3곳에 200평대 규모로 문을 연‘ 유니클로’의 모습은 그 자체로 위풍당당 했다.
창고식으로 쌓아놓은 수많은 옷들, 저렴한 가격, 정갈하게 움직이는 수십명의 판매사원, 매장당 계산대만 4~5개, 계산대에는 길게 늘어진 줄.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의류 매장의 풍경이다. 이 3개 매장이 9월 한 달간 올린 매출은 16억5천만원. 10월에는 18억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글로벌 SPA의 한국 시장 진출이 시작됐고,
@2008년 자라,
@2010년 H&M이 줄줄이 입성하며 한국의 패션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지난 9월로 글로벌 3대 SPA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만 11년이 지났다. 이들 3개 브랜드의 매출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패션연구소가 내놓은 2016 패션시장 전체 규모 전망치 38조329억원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점유율도 점유율이지만 이들이 바꾸어 놓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이들이 소비자들에게 주는 가치와 전략은 국내 패션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가치소비의 확산
지난 10여년 패션 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가치소비’의 확산이다. 백화점과 브랜드라는 예쁜 포장을 중요시하던 소비자들은 점점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소비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가방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을 들고 다니지만 옷은 자라나 H&M 등 비교적 저렴한 브랜드를 선호한다.
실제 백화점에서는 저가와 고가로의 소비 쏠림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해외명품 신장률은 2013년 7.8%, 2014년 10%, 2015년 18.1%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도 17.2%를 기록했다. 백화점 자체 신장률을 훨씬 웃도는 실적이다. SPA도 마찬가지.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기에는 소비자들이 상향 소비를 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중요시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브랜드’보다는 ‘합리성’을 중요시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소비 패턴은 더욱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SPA들은 이러한 합리성을 가장 잘 갖추고 있다. 수백평대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과 빠른 트렌드,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품질도 우수하다. 때문에 전 세계 소비자들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도 이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SPA 빅3 성장 어디까지
유니클로, 자라, H&M의 한국 시장 매출 실적 추이(표1)를 보면 3개 브랜드 모두 후진 한 번 없이 전진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는 2012년까지 매년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고, 국내 시장 진출 10년 만인 지난해 ‘패션 단일 브랜드 1조원 매출’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국내 패션 역사상 최초다. 지금도 유통망 확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8월(회계연도) 마감 기준 155개에 11월말 현재 179개로 증가했다.
자라와 H&M도 큰 폭의 성장은 아니지만 유통망을 꾸준히 넓혀가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자라는 43개 매장에서 290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들어서 점포당 20~30%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H&M은 유니클로와 자라에 비해 확장 속도는 늦다. 지난해까지 27개 매장을 열었고, 현재 28개다. 올해는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무난하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니클로의 ‘프로덕트 마케팅’
유니클로는 뛰어난 광고 전략이 강점이다. 그 중 ‘프로덕트 마케팅’과 ‘주입식 광고’를 살펴보자.
‘히트텍’은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든 대표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누계 판매량이 4000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히트텍은 유니클로를 경험하게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트텍을 통해 유니클로를 경험하게 만들고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프로덕트 마케팅은 패션에서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다.
MLB와 게스, 지오다노가 오랜 기간 캐주얼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것도 모자는 MLB, 청바지는 게스, 셔츠·면바지는 지오다노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심어줬기 때문이다. 카이아크만이 최근 몇 년 동안 겨울 시장을 장악했던 것도 야상점퍼라는 확실한 아이템을 쥐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니클로의 이러한 매개체는 히트텍만이 아니다. 캐시미어, 후리스 등 시즌별로 특화 아이템을 꾸준하게 개발 중이다.
◇주입식 광고 전략의 승리
주입식 광고는 저돌적일 만큼 공격적이다. 유니클로는 한국 진출 첫 해부터 매출의 5~6%를 광고비로 쏟아냈다. 국내 기업들의 2~3% 수준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다. 지난해에도 359억원을 광고비로 사용했다.
특히 TV광고와 옥외광고를 통해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주입시키듯 알리고 있다. 버스쉘터를 일례로 들 수 있는데 서울시내 버스쉘터는 2400여개 면으로 ‘유니클로’는 매 시즌마다 수백개의 면을 사용하고 있다. 한 때 900면, 40% 가까이 사용하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10정거장을 가는 동안 ‘유니클로’ 광고를 4번은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광고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어떠한 글로벌 기업도 이런 투자는 없었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유니클로가 자연스럽게 각인될 수밖에 없다. ‘유니클로’라는 네이버 키워드 검색 건수는 월 300만건을 훌쩍 넘는다. ‘유니클로 히트텍’, ‘유니클로 후리스’ 등 관련 검색어까지 합치면 400만건에 달한다. 대중적 문화인 ‘영화’가 90만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패스트 패션을 넘어 '패션의 새로운 공식’으로
자라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패스트(Fast)’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는 시즌 전 수요와 니즈를 미리 예측해 선 기획을 진행하지만 자라는 전 제품의 15~20% 정도만 선 기획하고 나머지 75~80%는 매장에서의 반응과 의견을 반영해 2주 단위로 상품을 공급한다. 오늘의 트렌드를 내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이것은 ‘자라’만이 가진 힘이자 경쟁력이다.
자라코리아에 따르면‘ 자라’의 시즌 판매율은 90%, 정상 판매율은 80%에 달한다. 굳이 세일을 안 해도 소비자들이 망설임 없이 구매를 한다는 얘기다.
어떤 인기 상품도 추가 공급을 안 하기 때문에 ‘오늘 안사면 내일 살 수 없다’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소비자들은 ‘이 디자인은 흔치 않아’라는 희소성의 가치마저 느낄 수 있다.
자라의 재고회전율도 한 번 보자.(표 참조) 재고회전율은 패스트 패션의 경영지표라고 할 수 있다.
자라는 패션의 가장 큰 위험 요소인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다.
자라코리아의 재고회전율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평균 19.2회전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23.3으로 크게 높아졌다. 국내 패션업체들은 평균 3~4회전 수준이다.
그만큼 자라의 상품회전율이 빠르다는 소리다. 때문에 타브랜드의 고객들은 연 3~4회 정도 매장을 방문하지만 자라의 고객들은 10회 이상 방문할 정도로 빈도수가 높다고 한다.
◇‘매장’ 그 자체의 광고
H&M은 규모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2010년 2월 H&M은 명동 눈스퀘어에 800평의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후 2014년 10월 제2롯데월드몰에 20호점을 열기까지 평균 600평대 규모를 고집해왔다.(자라와 유니클로는 200~300평대를 기본으로 열어왔다)
H&M은 어느 국가의 진출이건 초반 20개까지 매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비자들에게 H&M이 어떤 브랜드인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충분한 자본력을 갖췄음에도 국내에서 20개 매장을 열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이 매장에는 남성, 여성, 키즈, 잡화까지 2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낸 풀 컬렉션이 다 들어가 있다. 다양한 컨셉과 아이템, 합리적인 가격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SPA ‘신의 한수’ … 명품 콜라보레이션
소비자들이 H&M에 열광하는 또 하나 이유는 캡슐 컬렉션이다. 여기에는 시즌의 메인 트렌드를 보여주는 스튜디오 컬렉션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포함된다. 전 세계 주요 매장에서만 동시 발매돼 판매가 끝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제품들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희소성의 가치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그 중 콜라보레이션 라인은 H&M의 연중 대표 행사가 됐다. H&M은 2004년 패션업계의 거장 칼 라거펠트와 업계 최초로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당시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개념도 없었을 뿐더러 하이엔드 패션과 SPA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패션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결과는 대박.
H&M은 이후 매년 1~2회씩 당대 최고의 인기 브랜드 또는 디자이너와 함께 하고 있다. 그 동안 발망, 알렉산더왕, 메종마틴 마르지엘라, 꼼데가르송, 지미추, 이자벨 마랑 등 세계적인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H&M’과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반응은 폭발적이다.
‘메종마틴 마르지엘라’ 제품은 3시간 30분 만에 품절되며 ‘전 세계 최단 시간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세웠고, ‘알렉산더왕’ 제 품은 발매 48시간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지난해 발망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대란이 일어났다. 일주일 전부터 매장 앞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매장마다 수백명씩 긴 줄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발망대란’이었다. 물론 차익을 보고 되팔려는 리셀러(reseller)들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H&M이 보여주고 있는 콜레보레이션 전략은 소비자들을 충분히 흥분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겐조’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고 이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갈 길 먼 토종 SPA … 관건은 ‘시스템’
국내 기업들의 반격도 주목된다.
그 중 가장 공격적인 곳은 이랜드다. 이랜드는 2009년 스파오 런칭을 시작으로 미쏘(여성), 슈펜(신발), 루켄(아웃도어), 버터(생활용품), 라템(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전카테고리에 걸쳐 SPA를 개발 중이다.
이 기간 후아유(캐주얼)와 유솔(아동복)을 SPA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랜드의 SPA 매장은 500개점을 돌파했다. 국내 387개, 해외에 117개 등 504개 매장이다. 해외는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대만, 미국 등 5개국에 진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2012년 선보인 ‘에잇세컨즈’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상하이 중심부에 3630㎡(1,1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난 10월에는 첫 편집형 매장이라는 새로운 시도도 내놨다.
‘에잇세컨즈’의 대표 아이템을 선보이는 공간과 함께 K패션, 인디 온·오프라인 브랜드를 복합 구성했다.
유니클로와 자라, H&M 등 글로벌 SPA들을 국내 기업들이 단숨에 따라 잡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들은 지금의 지배력을 갖추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십 년의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왔다.
국내 기업들의 SPA 사업은 이제 시작이다. 글로벌 SPA들이 겪어왔던 과정을 고스란히 겪고 나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선두주자의 시행착오와 전략들을 빨리 습득함으로써 시간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어패럴뉴스
2016년 12월 01일
오경천기자, okc@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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