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망갸또(Amangateaux) / 베이킹 스튜디오
• 위치 : 서울시 금천구 두산로 14길4(독산동) 성화빌딩 3층
파티셰 엄마 피윤정씨와 딸 서은이의 달콤한 하루
http://media.daum.net/life/living/wedding/newsview?newsId=20140709220410316
'마망갸또'는 엄마(Maman)가 만들어주는 과자(Gateau)란 뜻의 디저트 카페로 다양한 색깔의 카페들이 즐비한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도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룬다. 오너 셰프 피윤정씨(41)는 홍대점, 강남역점 카페 외에 베이킹 교육과 베이킹 제조사업부도 함께 꾸리고 있다.
이쯤 되니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이뤄낸 성공적인 커리어에 슬그머니 샘이 날 지경이다. 더구나 엄마를 닮은 밝고 예쁘장한 딸 서은이를 보니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잘 맞춘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엄마 같은 파티셰가 될래요! 피윤정씨의 둘째 딸 서은(13)이는 파티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언니 채은(16)이도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서은이가 귀띔해준다. 일하는 엄마, 그것도 바쁜 엄마를 둔 아이들은 대개 엄마의 직업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엄마의 일이 무척 힘들어 보여서 나중에 절대로 같은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엄마가 아주 멋져 보여서 자신도 엄마처럼 되고 싶다는 것이다. 서은이는 후자 쪽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시간을 쪼개서 바쁘게 지내는 엄마이지만 엄마의 일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아닌 호감을 보인다.
가로수길 마망갸또 베이킹 스튜디오에서 만난 서은이는 엄마의 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카페의 신메뉴 개발을 위해 레시피를 연구하는 엄마를 도와 적극적으로 빵 만들기에 도전했다. 아직 어린 손길이라 서툴기는 해도 끝까지 손을 놓는 법 없이 이것저것 질문해가며 애쓰는 모습에서 파티셰가 꿈이라는 말이 허투루 하는 것이 아님이 느껴졌다.
"워낙 하는 일이 많아서 제가 일일이 신경 써주지 못할 때가 많은데도 딸이 저처럼 되고 싶다고 하니까 정말 뿌듯하네요. 일하는 엄마로서 그 어떤 칭찬보다 보람된 말이에요. 아, 물론 아직 어리니까 꿈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르겠지만요(웃음)!"
피윤정씨는 파티셰로서 마망갸또의 신메뉴 개발을 책임지는 한편, 매주 열리는 베이킹 클래스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친다. 카페가 잘 돌아가는지 수시로 3개 지점을 드나들면서 확인하는 것도 그녀의 몫.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엄마로서, 한 가정의 안주인으로서 가족 식사와 아이들 공부를 챙기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다.
보통 아침에 아이들이 등교를 하자마자 가로수길 마망갸또의 베이킹 스튜디오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빵을 만들고, 수업 준비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와중에 도저히 짬이 날까 싶은데 부지런한 성격답게 자투리 시간을 알뜰하게 이용해 「엄마표 과자」, 「엄마표 아이스크림」, 「마망갸또의 홈 베이킹 스쿨」을 펴냈다.
아이 키우며 취미로 시작한 빵 만들기 피윤정씨가 일궈낸 성공이 놀라운 것은 순전히 지독한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베이킹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대학에서는 법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금융회사에서 일했다.
그러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회사를 나와 첫아이를 낳고서는 여느 엄마들처럼 육아에 파묻혀 정신없이 지냈다. 그런데 아이가 돌이 지날 무렵부터 일상이 너무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으로 무언가 만들기를 즐기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동네 학원에서 베이킹을 조금씩 배우다가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에쿠치 제과학원에 등록했다.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수업시간에 배운 아이템을 집에 돌아와서 매일 만들어보곤 했죠. 근데 그것만으로는 성에 안 차더라고요. 그래서 배운 레시피와 비슷한 유형의 빵을 찾아서 만드는 것까지 하기 시작했어요. 배운 내용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잘된 작품을 가져가 내밀면 선생님도 깜짝 놀라시곤 했죠(웃음)."
아이를 들쳐 업고 밤마다 반죽하는 데 열을 올렸다. 파티셰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취미생활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클래스의 그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에 임했다.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 하는 것을 못 견뎌하는 성향 때문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빵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1년 반 정도를 보냈을 즈음, 어느 날 그녀를 가르치던 에쿠치상이 "이제는 하산해도 되겠다"라며 동네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쿠킹 클래스를 열 정도의 실력이 됐다고 격려해주었다.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붙였다. 3, 4명을 모아놓고 집에서 첫 쿠킹 클래스를 열었다. 수업에 재미를 붙여갈 때쯤 둘째 딸 서은이를 가졌다. 수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몸은 쉬고 있었지만 마음속 불씨까지 꺼진 것은 아니었다. 한 번 배우기 시작한 일, 끝을 보고 싶었다. 서은이가 세 살이 됐을 때 수업을 재개한 그녀는 좀 더 욕심을 내보기로 하고 르 꼬르동 블루 숙명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취미로만 하라던 남편도 그녀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뭐든지 열심히'가 몸에 밴 그녀는 그곳에서도 가장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고, 수석 졸업생이 됐다.
이후 아파트 상가의 허름하고 작은 점포를 얻어 '맘스컬러쿠키'를 오픈했다. 엄마가 구운 유기농 쿠키라는 점에서 일단 반응이 좋았다. 베이킹 클래스도 병행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작은아이는 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을 때라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할 때였다.
수업하랴, 쿠키 만들랴, 아이들 돌보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그래도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몇 번의 이전과 확장을 거쳐 지금의 '마망갸또'가 탄생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도 마망갸또에 합류해 인력, 세무, 행정, 경영 쪽 업무 전반을 맡아 그녀를 지원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생활이 무료해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임하다 보니 다음 목표, 또 그다음 목표가 자연스레 생겨 여기까지 왔어요. 파티셰를 꿈꾸는 주부들이 있다면 누구보다 지독하게, 치열하게 배우고 만들어보길 권합니다."
파티셰 엄마도 식습관 교육은 어려워! 피윤정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서은이가 스튜디오 구석으로 가더니 부스럭 부스럭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곁눈질로 보니 알록달록 화려한 포장지에 싸인 그것은 짜고 강한 맛으로 유명한 시판 과자였다. 엄마가 인터뷰로 바쁜 동안 서은이는 과자 한 봉지를 깨끗이 먹어치웠다.
문득 딸이 있는 쪽을 돌아본 피윤정씨가 과자 봉지를 발견했다. 둘 사이에 잠시 투닥투닥 실랑이가 있었다. 먹지 말라는 엄마와 먹겠다는 딸의 대립은 여느 집과 다를 바가 없었다. 피윤정씨는 빵과 과자를 직접 만드는 전문가로서 시판 제품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시판 과자나 간식에는 합성보존료, 합성착색료, 합성유화제 등 온갖 첨가제가 들어가니까 되도록 못 먹게 하는 편이긴 하지만 통제가 잘 안 돼요.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만든 것만 먹일 수 있었는데,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니까 어디 그게 되나요?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과자나 아이스크림도 먹게 되더라고요. 쫓아다니면서 말릴 수도 없고 매일 실랑이를 하죠(한숨)."
그녀는 마망갸또에서 만드는 제품은 최대한 건강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다른 엄마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 밀, 유기농 설탕, 100% 우유버터, 무항생제 달걀, 천연 파우더 등 좀 비싸긴 해도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이유다. 두 딸을 키우면서 직접 만들어주던 레시피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엄마의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날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든 '바나나 오믈렛'도 서은이가 어렸을 때 즐겨 먹었던 메뉴다. 빵 만들기, 베이킹 클래스 진행 등 바쁜 파티셰 엄마와 하루를 함께한 서은이가 이윽고 엄마와 마주 앉았다. 엄마가 직접 만든 케이크 접시를 앞에 놓고 모녀는 조잘조잘 수다를 이어나갔다. 모녀의 오붓한 티타임으로 달콤한 파티셰의 하루가 마무리됐다.
오늘 엄마와 함께 만들어본 '바나나 오믈렛'은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빵 중 하나예요. 그때는 먹기만 했는데 오늘 엄마랑 직접 만들어보니까 이 빵이 더 좋아졌어요! 손목 힘과 호흡을 조절해야 돼서 도우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그런데 엄마는 제가 비뚤게 만들어놓은 것도 금방 고쳐놓으시는 걸 보니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수업을 하는 엄마의 모습은 멋있어 보였어요. 사람들이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도 재미있고요. 나중에 커서 엄마처럼 빵도 잘 만들고 사람들도 잘 가르치는 멋진 파티셰가 되고 싶어요!
Tip 파티셰 엄마가 짚어주는 엄마라면 알아야 할 인공 식품첨가물
1. 방부제 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내 세포에 독성을 끼쳐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통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어묵 등 일부 제품은 2, 3%의 과산화수소액을 순간적으로 사용해 표백 효과를 얻는다고 알려졌다. 식품 중의 과산화수소는 비교적 장기간 남아 있기 때문에 사용 기준을 정해 잔존량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은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2. 표백분ㆍ차아염소산나트륨은 유지, 전분 등의 표백과 음료, 채소 등의 살균 소독에 사용되는데 무기질이나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해 해로운 화학물질을 생성한다고 한다. 비타민 E를 파괴하거나 우리 몸에 유익한 장내 세균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3. 인공 식용색소는 빙과류에 많이 들어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합성색소는 31종 정도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공색소로는 적색 4호(소시지), 황색 4호, 황색 5호(젤리, 초코볼), 아질산나트륨(햄), 청색 1호(겨자가루) 등이 있다.
4.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대표적인 식품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콜라가 있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소화 기능을 촉진하지만 계속 카페인을 찾게 만드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카페인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불면증, 두통, 구토, 정서적 불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profile 피윤정씨는…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열혈 워킹 맘. 엄마표 베이커리로 유명한 '마망갸또'의 오너 셰프이자 베이킹 스쿨 원장을 맡고 있다. 숙명여대 법학과 졸업 후 금융회사에 근무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베이킹을 시작했다.
에쿠치 제과학원과 르 꼬르동 블루 숙명아카데미에서 제과와 제빵을 수료했으며, 현재 수제 쿠키 쇼핑몰과 함께 베이킹 스쿨 & 디저트 카페 마망갸또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홍대, 강남역에서 운영 중이다. 최근 책 「마망갸또의 홈 베이킹 스쿨」을 펴냈다.
레이디경향 글 / 정성민(프리랜서) 사진 / 김성구
2014.07.09 22:04
마망갸또 www.mamangt.com
02-704-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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