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다거(喫茶去) / 차와 다기 전문점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견지동 110-43
•한국 녹차, 오룡차, 보이차, 말차, 의흥자사호, 다구류 판매 전문.
차(茶)나 한잔 하시게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선사인 조주 스님의 차에 관한 화두는 유명하다.
한자로 '끽다거(喫茶去)'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차나 한잔 마시고 가라'는 뜻이다.
조주 스님은 자신이 수행하는 처소에 사람들이 와서 인사를 하거나 질문을 하면 늘 '차나 한잔 하시게'라고 답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제자가 "스님은 누구에게나 늘 똑 같은 말씀을 하십니까?"라고 물으니, 역시 조주 스님은 "자네도 차나 한잔 하시게"라고 대답했다.
우리가 쓰는 말에 '다반사(茶飯事)'란 말이 있는데, 이는 사실 선종에서 나온 말이다. 차 마시고 밥 먹는 일은 늘 있는 예사로운 일이라는 뜻이다. 참선 수행도 마찬가지라서 뭐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차 마시고 밥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참선 수행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차 한잔 마시는 일! 이것은 늘 있는 일상이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늘 차나 커피를 마신다. 한 때는 차가 유행이었다. 차의 종류는 수천 수백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은 평생 동안 매일 다른 차를 마셔도 죽을 때까지 다 마시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러니 차가 얼마나 많은 것 인가.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니 백차니 황차니 한다. 수년 전 중국에 갔을 때 정말 차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중국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늘 차를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고 있었다.
차 마시는 일을 '다도(茶道)'라고도 한다. 차 마시는 일이 이제 도의 경지로 승격된 것이다. 이는 아마도 조주 스님의 '차나 한잔 하시게'라는 화두와 관련이 깊지 않나 싶다. 차 마시는 일은 일상생활 그 자체이다. 늘 차 한잔 하는 것처럼 평상의 마음을 유지하라는 가르침이다. 수행의 방편을 차 한잔 하는 데서 찾는 것이 다도다. 차 한잔 하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거기에 모든 게 있다는 이야기다.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 그것도 깊은 산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을 길러와 정성껏 끊여서 우린 녹차 한잔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마치 새벽 우주의 기운이 목을 타고 내려가 뛰는 심장을 잠재우고 오장육부에 침잠하는 듯한 느낌에 젖는다. 누군가가 선뜻 차 한잔 하자는 것은 단순히 찻물을 마시자는 것이 아니다. 대화의 요청이요, 그 사람을 좋아함이요, 잠깐이라도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표현이다.
그러니 누군가와 차 한잔 한다는 것은 인격적 만남의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 평상의 마음이 곧 도(道)라고 했으니, 차 마시는 일은 도의 실천이라고 보면 마땅하다. 사람의 관계를 살펴보면 재미있다. 처음에는 차나 한잔 하자고 한다. 이에 응했을 때 대화가 시작되고 관계가 발전한다. 그러다가 밥 먹는 사이가 되면 더욱 화기애애하게 된다. 남녀 관계도 마찬가지다. 차 한잔 하는 사이에서 밥 먹는 사이로 발전하고, 나중에는 같이 사는 사이가 된다. 차 한잔이 참 중요한 계기가 되는 셈이다.
이제 조주 스님이 다시 온다면 누구에게나 '여보게, 커피나 한잔 하시게' 할 것 같다. 바야흐로 커피에서 도를 깨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16.04.28 21:01
송창희 기자 333chang@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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