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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구·취업·소비…한국의 '3대 절벽'

Paul Ahn 2016. 1. 1. 13:54

2016년 인구·취업·소비…한국의 '3대 절벽'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16/0200000000AKR20150916129800033.HTML?input=1179m

 

절벽 위에 서 있다고 상상해보자. 실수로 한 발짝만 헛디뎌도 바로 세상과 '안녕'이다.

암울한 사회 현상을 묘사할 때 단어 끝에 '절벽'을 붙이는 게 유행이다. 인구절벽, 취업절벽, 소비절벽처럼 말이다.

 

앞서 언급한 세 절벽은 2010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사회를 묘사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된 '절벽 시리즈' 표현이다.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는 '절벽'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트위터 38만2천643건과 블로그 43만9천911건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절벽 시리즈'는 인구절벽이다. 트위터와 블로그에 인구절벽이 언급된 횟수는 811건으로 집계됐다.

 

인구절벽이란 한 세대의 소비가 정점을 찍고 다음 세대가 소비 주역이 될 때까지 경기가 둔화하는 것을 가리킨다.

 

트위터에서는 인구절벽을 언급하며 정부의 지원 계획을 소개하는 글이 많았다는 게 다음소프트의 설명이다. '만혼'도 자주 거론됐다.

 

인구절벽에 이어 취업절벽(331회), 소비절벽(178회) 순으로 그 뒤를 따랐다.

취업절벽은 임금체계 개선과 청년층 신규고용이 상충한다는 내용으로 SNS에 많이 언급됐다. 소비절벽이라는 표현은 세월호 참사 이후 사용이 늘었다.

 

'○○절벽'이 자아내는 느낌은 어떨까. SNS에서는 '떨어지다'라는 동사와 자주 나타났다. '가파른', '아찔한'과 같은 형용사와도 빈번히 쓰였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는 "어떤 사회현상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절박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 단어 끝에 절벽을 붙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절벽'이라는 표현이 SNS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2년부터다. 그전까지는 SNS에 등장하는 절벽은 그저 자연풍경에 불과했다.

 

2011년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재정절벽'이라는 표현이 처음 쓰였으며,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 표현을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어려움을 느낄 때 단어 뒤에 절벽을 붙이는 빈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한다.

절벽 시리즈에 가장 많이 언급된 세대는 청년이다. 청년이라는 단어는 트위터에서 취업절벽이라는 표현과 함께 총 42번 출현했다.

 

취업절벽을 마주한 대학생들은 "절박하다"는 표현과 함께 "절망", "충격" 등의 단어를 함께 사용했다.

트위터에서는 '올해 대졸자 사상 최악 취업절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올해만이 아니라 만성적 취업난이라는 게 문제"라고 덧붙인 내용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절벽'과 관련해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감성은 '외로움'이었다. 2014년 외로움이 담긴 표현이 전년보다 2배로 늘어났다.

 

한 취업준비생의 고독사(孤獨死)가 기사로 알려지면서, 취업을 위해 혼자 사는 학생들의 외로움이 절벽으로 비유된 것이다.

 

절벽 시리즈는 국립국어원에도 소개됐다. 일자리절벽, 재벌절벽, 주거절벽, 창업절벽 등이 대표적이다.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