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온라인 커머스 ‘커스터마이징’ 부상
http://www.apparelnews.co.kr/daum/dview.php?iid=64281
클릭 몇 번으로 나만의 맞춤복 직접 주문
“정보 많아질수록 큐레이션 욕구 커진다”
온라인 커머스가 나날이 진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주문 맞춤제작)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맞춤 서비스는 일부 고가 명품의 전유물이었지만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대중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자신만의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아디다스, 운동화 맞춤 서비스 확대
코오롱의 패션잡화 ‘쿠론’은 올해 ‘쎄스튜디오’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방 디아이와이(DIY·손수제작)를 내세운 쎄스튜디오는 핸드백, 지갑 등을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마우스 클릭만으로 가방의 색상, 재질, 디자인을 선택한다. 주문에서 배송까지는 20일 가량이 소요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색상과 프린트, 엠블럼 등 개인 취향에 맞춰 1만5000여개의 가방을 다르게 디자인할 수 있다. 반응이 좋아 남성 지갑에 대한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셔츠바이시리즈’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시행중이다. 아직은 간단한 커프스와 칼라(깃), 단추 등에 한정되어 있다.
지난 달 16일에는 남성복 ‘캠브리지멤버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MTM(Made To Measure) 앱을 내놨다. 미리 매장에서 측정한 신체 사이즈를 바탕으로 앱을 통해 슈트와 재킷, 셔츠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마이 아디다스’라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확대하고 있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행해 온 서비스를 온라인에 확대 적용한 것이다.
축구화, 농구화, 러닝화 등을 취향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소재나 디자인 패턴부터, 갑피, 안감, 힐, 깔창, 끈까지 원하는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이름이나 숫자 등을 삽입할 수도 있다. 제작 기간은 4~6주, 가격은 기성 제품보다 10~15% 정도 높다.
아이디어를 무기로 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는 중소 업체들에게 유리한 사업이다. 카카오의 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kakao.com)’는 제조회사가 샘플을 공개하고 주문을 받는데, 미리 정한 최소 수량을 넘기면 생산에 착수한다.
◇가격 경쟁 넘어 서비스 고도화로
제작이 확정되면 카카오가 제조업체에 생산비용을 미리 지급한다. 개인이 직접 주문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소수만을 위한 제품을 소량생산한다는 점에서 진화 내지 변형된 커스터마이징이라고 볼 수 있다.
판매 품목은 매주 화요일마다 갱신되는데, 독창적 디자인의 가방, 의류, 머그컵, 아트토이 피규어 등 다양하다. 대부분이 개성 넘치는 작은 회사의 제품들로,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주문한 물품에 대해서만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고, 소비자는 재고비용을 뺀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 ‘마플’은 완성된 옷뿐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의류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함께 판매하는 곳이다.
미국의 ‘스레드리스(Threadless)’가 SNS를 통해 공모한 디자인을 상품화한다면 ‘마플’은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과 컬러를 제안한다.
온라인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디자인을 편집, 미리보기가 가능하다. 400개가 넘는 카테고리로 분류된 디자인 콘텐츠가 매일 업데이트 되며, 텍스트나 컬러 선택도 자유롭다. 옷의 종류와 컬러, 프린팅 방법까지 고려하면 탄생할 수 있는 디자인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원하는 디자인을 클릭하고 티셔츠의 종류와 컬러를 선택한 뒤, 결제를 마치면 길어도 2~3일 안에 티셔츠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네이버 커머스콘텐츠사업팀의 이윤숙 상무는 “고객이 경험하는 방식을 먼저 상상하고 그걸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현해낼지 고민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온라인 커머스가 가장 원초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성장했다면 향후 미래에는 고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션 큐레이션의 대표 주자 ‘유어스타일리스트’
전문 스타일리스트 실시간 소통
쇼핑 피로감 해결, 만족도 높아
현재 패션 업계의 대표적인 큐레이션 커머스는 세정의 ‘유어스타일리스트’다.
유어스타일리스트(www.yourstylist.co.kr)는 세정그룹이 2015년 시작한 2030 남성을 위한 온라인 쇼핑 서비스다. 6명의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이 다양한 상품을 준비해 놓고 소비자들에게 맞춤 스타일링을 제공한다.
심플/베이직, 트렌디/영캐주얼, 액세서리 등 컨셉별, 아이템별로 엄선된 20여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고객들이 자신의 신체 사이즈 등 기본 사항을 입력하면 해당 스타일리스트가 실시간 소통을 통해 착용 장소 등을 파악, 가장 적합한 상품들을 모아 상의, 하의 등 총 5벌을 발송한다.
고객들은 제품을 받아보고 마음에 드는 상품만 구매하면 된다. 결제도 상품 수령 후 이뤄지며 배송과 반송도 무료다.
런칭 1년차에는 시스템과 서비스 개선, 홍보에 주력했고, 런칭 2년차인 지난해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도 6만 명에 달한다.
유어스타일리스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객들의 쇼핑 피로도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메신저를 통해 스타일리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함으로써 적중도도 높다.
세정 관계자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큐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강해진다”며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크게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 국내 역시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패럴뉴스
2017년 01월 05일
임경량기자, lkr@apparelnews.co.kr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2017년 11월 스티치픽스(Stitch Fix)라는 미국의 온라인 의류 쇼핑몰이 나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상장일 장 마감 기준 15억 달러이던 스티치픽스의 기업 가치는 2주 만에 약 25% 증가했다.
매출 전체를 온라인 채널에 의존하고 매출 기반도 미국 내에 한정된 의류 업체가 창업 6년 만에 2조원을 웃도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상장 2주 만에 기업 가치 25% 증가
(그래픽) 권민정 기자
스티치픽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옷을 입은 모델의 사진은커녕 의류 제품 사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그 대신 회원 가입 과정에서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신체 치수, 선호 패션 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등에 관한 간단한 질문들이다. 또한 소셜 쇼핑에 많이 이용되는 핀터레스트(Pinterest.com) 정보 이용 동의를 받는다.
스티치픽스는 이를 통해 약 50종의 회원별 데이터를 수집한다. 회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알고리즘이 개인별 선호 예상 의류를 추천하면 회사가 보유한 3000여 명의 스타일리스트가 이 중 다섯 가지를 선정해 배송해 준다.
다섯 가지 추천 의류를 받아보는 데 드는 비용은 20달러다. 이 중 하나라도 구매하면 구매 비용에서 20달러를 깎아 준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은 반품하면 된다.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에 전문가의 감각을 절묘하게 결합한 스티치픽스의 추천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온라인 쇼핑에 지친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80%의 고객이 추천된 옷 중 최소한 한 가지를 구매한다. 또한 80%의 고객이 첫 구매 후 90일 이내에 재구매에 나선다.
그 덕분에 스티치픽스의 매출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6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1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는 각 소비자별 정보 확보 및 강화, 고객 관계 강화, 매출 극대화 측면에서 모든 사업자의 궁극적 지향점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하는 데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고객의 세부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데 드는 비용,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대응하는 데 필요한 생산 및 재고 비용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비용을 극복할 수 있는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 사례는 고가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고가의 맞춤형 정장이나 호텔의 컨시어지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업체는 고객관계관리(CRM) 활동을 통해 각 업체가 보유 중인 제품들을 많이 지속적으로 팔기 위해 시도하기도 한다.
스티치픽스의 성공은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암시하는 바가 크다. 패션 의류는 개인 취향 판단을 위한 고려 요인이 지나치게 많다. 제품의 형태와 사이즈 등의 편차가 커 다양한 소비자의 특성에 대응하기 위해 요구되는 프로세스가 매우 복잡하다.
사업을 위해 보유해야 하는 재고량도 엄청나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기존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티치픽스의 사업 모델이 완전히 검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업력이 길지 않고 사업 규모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확보 가능 여부 등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상장을 통해 1차 검증은 통과했다.
◆아디다스, 3D 프린터로 맞춤형 제품 판매
안경 등의 일부 패션 소품이나 속옷·양말 등 상대적으로 제품의 폼 팩터가 유사한 아이템은 고객이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의 특성을 등록하거나 제품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일부 있다. 하지만 그 기업들의 수익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온라인 안경 판매 업체인 와비 파커(Warby Parker)는 잠재 구매자가 선택한 5개의 안경 샘플을 고객에게 무료로 배송해 착용해 보도록 한다. 고객이 착용 후 마음에 드는 안경을 주문 받아 제조 및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온라인 기반의 안경 사업을 운영 중이다.
와비 파커는 창업 7년 차인 올해 약 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 구축의 어려움을 혁신적 기술을 통해 극복하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생산 방식의 혁신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한다.
유명 스포츠 용품 제조업체인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은 수년 전부터 일부 운동화 라인업에 대해 소비자가 색상·패턴 등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툴을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디자인의 운동화를 주문할 수 있다.
특히 아디다스는 개인 맞춤형 운동화 생산 및 판매에 적극적이다. 올해부터 3D 프린팅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제품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실리콘밸리의 3D 프린팅 스타트업 카본(Carbon)과 파트너십을 맺고 소비자 개개인의 발 모양을 반영, 밑창 부분까지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퓨처크래프트(Futurecraft) 4D’ 운동화 라인업을 론칭했다.
아디다스는 올해 5000켤레, 2018년에는 10만 켤레 판매 목표를 세웠다. 카본의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약 90분이 소요되던 밑창 부분 프린팅을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아마존, 구매 이력 바탕 맞춤형 상품 제시
(사진)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최근 각광받고 있는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AI) 기술 또한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비즈니스에 주로 적용된다.
넷플릭스는 각 회원의 시청 패턴을 분석, 이를 바탕으로 초기 페이지의 추천 콘텐츠를 각 회원별로 최적화해 보여주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가입자가 기존에 열람한 상품, 입력한 탐색 키워드, 구매 이력 등을 종합해 해당 가입자가 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광고나 배너 등의 형태로 제시한다. 향후 기저귀·식수 등 주기적 구매가 필요한 생필품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자동 주문해 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스티치픽스가 회원에게 정보 제공 동의를 구하는 사이트인 핀터레스트는 개인이 핀(Pin)하는, 즉 자신의 온라인 담벼락에 모아 놓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이미지와 링크를 바탕으로 개인의 상품 선호 성향을 파악한다.
핀터레스트는 이를 통해 관련성이 높은 이미지와 링크를 각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상품을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와의 링크 연계 등을 통해 중계 수익을 얻는 사업 모델을 강화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의 확산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향과 취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싫어할 소비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 자신도 때때로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정의하기 힘든 때가 있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헤맬 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소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유되는 정보의 양이 늘면서 구매 의사결정이 더욱 힘들어졌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 맞춤형 제품, 서비스가 싼값에 제공된다면 기꺼이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이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스티치픽스 또는 이와 유사한 사업 모델이 제대로 시장에 안착된다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이 디지털 콘텐츠나 온라인 유통 영역뿐만 아니라 일반 상품 관련 비즈니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다.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가 제공하는 소비자 가치를 감안하면 우리가 익숙한 오프라인 매장 기반 B2C 사업의 모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이에 대비하거나 선제적으로 변화를 이끄는 사업 마인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한경비즈니스 칼럼
허지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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