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Service/@Baker & Donuts

⊙서울 베이커리 맛집 20곳

Paul Ahn 2007. 7. 12. 13:52

서울 베이커리 맛집 20곳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7/2017011701039.html?pmletter

 

고소한 냄새에 촉촉한 빵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일 것이다.

빵 전문가들이 추천한 서울에 새로 생긴 베이커리 20곳을 찾아갔다.

덧붙여 서울 시내 빵집 정보가 담긴 ‘대동빵지도’까지 소개한다.

 

정유년 새해, 해돋이 구경 가는 사람 못지않게 바쁜 이들이 있다. ‘빵의 나라’ 프랑스에서 새해에 먹는 빵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를 찾아 나선 빵 마니아들이다. 인스타그램에 빵 사진을 올리는 일명 ‘빵스타그램’엔 새해 ‘빵빵’하게 살기 위해 숨은 빵집으로 달려가는 이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SNS에서 소문나고, 전문가들이 추천한 서울 시내 새로운 동네빵집 20곳을 뽑았다..

 

따끈한 동네빵집

 

“세상이 내 빵을 기다리거든.” “빵은 세상을 구원하니까.”

 

오누마 노리코의 소설 ‘한밤중의 베이커리’에서 주인 구레바야시와 제빵사 히로키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두 사람은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한밤중에만 문 여는 빵가게 ‘블랑제리 구레바야시’를 운영한다.

 

입구 옆 선반에는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바게트부터 결이 촘촘하고 반드러운 호밀빵과 식빵, 맞은편 선반으로 눈 돌리면 팥빵, 멜론빵, 시나몬롤, 아몬드 크루아상 같은 달콤한 빵까지. 정성으로 구워낸 빵들이 쉴 새 없이 빵 마니아들을 ‘구원’한다. 소설 속 얘기만이 아니다.

 

우리 곁에도 맛난 빵으로 무장한 빵집이 널려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타고 소문난 빵집, ‘빵 덕후’로 불리는 음식 전문가들이 추천한 ‘꼭 한 번 가볼 만한 빵집’을 찾아갔다. 서울 시내 구석구석에 있는 빵집 정보가 담긴 최신 버전 ‘대동빵지도’는 덤이다.

 

맛도 모양도 예술… 빵집 덕분에 동네가 떴어요

빵만큼 커피도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

“인테리어도 예뻐 빵먹는 즐거움 두배”

프랑스·독일·일본 빵 전문점

마들렌·프레첼·멜론빵 등 본고장의 맛 즐겨

 

“예쁜데 맛도 있네?” ‘비주얼 빵’ 파는 인테리어 빵집

 

 

요즘 SNS에서 주목받는 성수동 베이커리 카페 ‘어니언’, 미스터페이튼, 아우어 베이커리. /조현호 영상미디어 기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인스타그램에 빵 사진을 올리는 일명 ‘빵스타그램’이 뜨면서 ‘예쁜 빵’이 인기다. 똑똑한 빵순이들은 단순히 ‘예쁘다’고 열광하지는 않는다. 맛있으면서 예쁜 ‘비주얼 빵집’이 곳곳에 숨어 있다.

 

‘작은 빵집이 맛있다’의 저자 김혜준씨가 추천한 서울 성수동 어니언(070-7816-2710)은 요즘 SNS에서 주목받는 베이커리 카페. 여의도·이촌동 유명 동네 빵집 ‘브레드05’ 강원제 오너 셰프와 종로 카페 ‘뎀셀브즈’ 출신 이효재 바리스타가 함께 운영한다.

 

얼마 전까지 금속 부품공장이던 ‘신일금속’ 건물을 골조만 남긴 채 바꿨다. 낡은 벽, 녹슨 철문이 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보여준다. 인테리어는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가 맡았다. 매일 옥상 ‘빵 공장’에서 20여 가지 빵을 구워낸다. 슈거파우더가 가득 뿌려진 팡도르(5000원)는 시각적으로도 예쁘지만 건포도 발효종을 저온 숙성시켜 3일 걸려 만들 정도로 정성이 담뿍 담겼다.

 

서울 한남동 미스터페이튼(02-792-2668)은 파란색 외관이 인상적이다. 문 열고 들어서면 영화 ‘노팅힐’의 한 장면이 오버랩된다. 입구 쇼케이스에는 통딸기가 수북이 쌓인 타르트, 눈처럼 하얗게 뿌려진 빵들이 진열돼 있다. 테이블은 6개가 전부. 회색 빛깔 인테리어에 대리석 테이블, 독특한 식기들이 눈길 끈다. 해방촌 유명 케이크 카페 ‘해크니’ 대표가 지난해 문 연 곳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옛날 빵집에 온 것 같다. 미팅하러 온 직장인, 친구와 수다 떨러 온 여성들이 접시에 담긴 빵을 나이프로 썰어 먹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지난주 인스타그램을 보고 왔다가 빵 맛에 반해 다시 왔다는 직장인 최루디아(36)씨는 “일반 카페에선 빵이 별로고 빵집은 커피가 약한데 두 가지 다 만족스럽다. 게다가 인테리어도 예뻐 빵 먹는 즐거움이 두 배”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우어 베이커리(02-545-5556)는 곳곳에 식물을 둬 가든 느낌을 살린 빵집이다. 스타일리스트 서한영과 CNP푸드 노승훈 대표가 의기투합해 만든 곳. 자칭 ‘빵돌이’인 두 사람이 친구들과 소소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인기 빵은 ‘더티 초코’(4000원)와 ‘누텔라 바나나 크루아상’(4500원). 더티 초코는 오전 12시 30분, 오후 3시 30분 하루 두 번 나오는데 오전 11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다.

 

 

골목 지키는 건강한 ‘동네 빵집’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주택가 골목까지 들어왔지만 여전히 건재한 동네 빵집이 있다. 인정과 맛, 개성으로 승부하는 집들이다.

 

“빵 하나도 안 남았어요?” “죄송해요, 고객님. 다 팔렸어요!” 지난 12일 오후 5시 서울 우면동 소울브레드(070-4235-4748). 빵이 다 팔렸다는 주인의 말에 손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주인 권순석씨는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빙그레 웃었다. 음식작가 임선영씨는 “소울브레드 때문에 우면동 주변 땅값이 올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곳”이라며 “건강한 빵을 찾는다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라고 했다.

 

앉은뱅이통밀, 우리 밀에 천연발효종(사워도우)을 이용해 무반죽 빵을 만든다. 이스트를 넣지 않고 날마다 자가 제분해 생산한다. 특유의 ‘심심한’ 맛과 쫄깃한 식감이 중독성 있다. 당뇨 환자도 부담 없이 먹고 평생 빵을 입에 대지 않았던 노인들도 자주 찾는다. 평촌에서 온 서승환(50)씨는 “보통 빵이 달고 짜고 느끼한데 여기 빵은 자극적이지 않고 먹어도 속이 불편하지 않아 소화가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우면동 ‘소울브레드’, 망원동 ‘오브니’. /조현호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망원동 오브니(02-6053-2242)는 문 연 지 막 한 달 넘은 ‘신상’ 빵집이다. 벽돌 건물에 갈색 톤으로 꾸민 인테리어가 그윽한 빵 냄새와 잘 어울린다. 건물 밖에 붙은 ‘빵’이라는 한 글자가 아우라를 뿜어낸다. 주인 황동현(34)씨가 매일 혼자서 10여 가지 빵을 만든다. 하루 150~200개씩 파는데 이제까지 재고가 남은 적이 없단다. 황씨는 “동네 분들이 비싸고 종류도 얼마 없다고 투덜대시지만 맛있으니까 또 오세요(웃음).”

 

고대생들의 사랑을 받은 동네 빵집 ‘디어브레드’의 김태하 오너 셰프가 서울 상도동 상도두산위브1차아파트 상가에 브레드덕(070-8827-0008)이라는 빵집을 열었다. ‘브레드 덕후’의 줄임말. 매장 여기저기 귀여운 오리가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디어브레드처럼 젊은이들이 북적거리지는 않지만 동네 주민의 만족도가 크단다. 손님들에게 갓 구운 바게트를 주면서 시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인이 계산대를 지키며 손님 한 명 한 명과 정겹게 대화 나눈다.

 

 

 

작은 빵 공장, 아담한 테이크아웃 빵집

 

셋이서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아담하다. 테이블도 없다. 올 사람만 알아서 오라는 듯 자부심 가득하다. 떡집처럼 빵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작은 빵 공장’ 같은 느낌이다. 요즘 하나둘 생기고 있는 ‘테이크 아웃 빵집’ 얘기다.

 

 

아담한 망원동 식빵 전문점 ‘lapin’. /조현호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망원동 lapin(02-322-2678)은 남유재 베이커가 3년 전 문 연 식빵 전문점. 문을 열고 닫기도 어려운 작은 공간이지만 식빵 사러온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11일 오후 반포와 분당에서 온 60~70대 주부들이 있었다. 이들은 “요즘 커피로 장사하는 빵집이 많은데 앉을 자리도 안 둔 걸 보니 빵 품질엔 자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방배동 베이커로드(02-532-0920) 오른쪽 진열대에는 식빵·캄파뉴·치아바타가, 중앙에는 앙버터·단팥빵·멜론빵·스콘 등이 진열돼 있다. 흰색 톤 인테리어가 따뜻한 빵 색깔을 더 부각시킨다. 매장 안에 테이블은 딱 하나 있지만 대기 손님용이다. 여기 앉아 빵 먹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테이크 아웃으로 빵을 사간다. 결혼 4개월 차 베이커 부부 김홍연·강진아씨가 운영한다.

 

동네 주민들 사이 ‘정직한 빵집’으로 소문났다. 일본 도쿄제과학교 유학 시절 만난 두 사람은 유학을 마치고 롯데호텔 베이커리, 나폴레옹 제과점 등 유명 베이커리에서 일했다. 지난해 5월 자신들만의 빵집을 열었다. 호주산 청정 유기농 밀가루에 쌀 발효종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40여 가지 빵을 만든다. 직장인 이시은(38)씨는 “겉은 바싹한데 안은 촉촉한 바게트가 특히 맛있다. ‘나만 알고 싶은’ 소소한 동네 빵집”이라며 웃었다.

 

서울 송파동 르빵(070-8973-7004)은 동네 빵집 불모지였던 잠실의 ‘빵순이’들에겐 구세주 같은 빵집이다. 회원 수 3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빵소담’에서 지난해 ‘이슈 동네 빵집’으로 소개했다. 송파동 작은 매장에서 시작해 롯데월드몰·명동성당·망원점까지 매장을 확장했다. 대표 빵은 공주 통밤이 빼곡히 들어 있는 ‘밤식빵’(4200원). 각 지점당 하루 5개만 파는 ‘맘모스(6500원)’도 인기다. 빵 사이 찰떡과 수제 커스터드, 버터크림, 크림치즈, 호두, 아몬드, 피스타치오, 크랜베리가 들어간다. 쟁반이 꽉 찰 정도로 빵 크기가 어마어마해 가성비 좋은 빵으로 꼽힌다.

 

 

일본 빵·독일 빵·프랑스 빵… 본고장의 맛 파는 빵집

 

프랑스에서 먹던 마들렌, 독일에서 먹던 프레첼, 일본에서 먹던 멜론빵을 동네 빵집에서 본고장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서울 옥수동 카터알망(070-7736-6289)은 상암동 유명 동네 빵집 ‘브레드B’ 윤찬 대표가 새로 문 연 빵집이다. 홍신애 요리연구가는 “독일 대사관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독일식 프레첼과 베이첼을 사갈 정도로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라며 “밀싹, 케일, 레몬, 생강, 사과로 만든 ‘그린주스’와 곁들이면 좋다”고 했다.

 

서울 서교동 아오이하나(02-325-0409)는 문 연 지 한 달 되는 빵집. 홍대 동네 빵집 ‘아오이토리’의 일본인 제빵사 고바야시 스스무가 2호점 격으로 냈다. 월간 ‘파티시에’ 강소라 수석 에디터는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다양한 일본 스타일의 빵을 파는 곳”이라고 했다. 종류는 70여 가지. 일본 빵집에 가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야끼소바빵’(2500원), ‘멜론빵’(1500원)을 비롯해 ‘명란바게트’(2600원), 치아바타 사이 치킨이 들어간 ‘카라아게 치아바타’(3700원) 등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인기 있는 바게트 반죽에 소금과 버터를 넣어 만든 ‘시오빵’(1600원)도 판매한다.

 

 

용산동5가 ‘교토마블’의 식빵을 사려고 줄지어 선 사람들. ‘교토마블’의 대표 빵인 64겹 데니시 교토식 식빵. /교토마블 제공

 

서울 용산동5가 교토마블(02-3785-2002)은 교토에서 유명한 64겹 데니시 교토식 식빵을 선보인다. 문 연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빵이 나올 때면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린다. 데니시 식빵은 정성껏 만든 반죽을 자르고 접는 과정을 100번 넘게 반복해 64겹 이상의 결을 살린다. 매일 오후 6시 빵 반죽을 시작해 12시간 수작업 공정을 거쳐 다음 날 오전 6시 오븐에서 빵이 구워져 나온다.

 

서울 방배동 ‘메종엠오(070-4239-3335)’는 한일 파티시에 부부 오오쓰카 데쓰야·이민선씨가 운영하는 프랑스 전문 디저트 가게. 서래마을 주거 지역에 있어 동네 주민이 자주 온다. 기본 ‘마들렌(2000원)’부터 프랑스 발로나사의 다크초콜릿에 겔랑드 소금을 넣어 구운 ‘소금초코 마들렌(3500원)’, 신선한 레몬 주스와 레몬 제스트로 마들렌 표면을 가볍게 코팅한 ‘마들렌 글라쎄(3100원)’, 칼바도스를 넣어 오랫동안 구워 사과향이 나는 ‘까눌레 칼바도스(3800원)’ 등 구운 과자류가 인기다. 오후 2~3시만 되도 제품이 많이 빠진다.

 

 

아몬드·크루아상·팥마차 식빵…

소문 난 빵집 투어 떠나볼까

 

그 밖에 가볼 만한 동네 베이커리

 

 

2017.01.17

이수연 기자, 편집=문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