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쉽〕통솔하는 리더십의 마법 동정·투사·동일시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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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정·투사·동일시가 핵심 -
◇지휘가 아닌 통솔 : 리더의 공감능력
사회와 마찬가지로 리더십은 조직 목표 달성의 중추다. 리더십은 세계 각국 군대의 교과서인 야전교범(Field Manual ; FM) 체계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항목이다.
우리 군에도 [리더십] 야전교범이 있다. 지금은 리더십으로 쓰지만 예전에는 '지휘통솔(指揮統率)'이었다. 지휘와 통솔을 구분하면서 전자는 이끄는 것이고 후자는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의 오기 장군의 일화는 정으로 감화시켜 스스로 따르도록 하는 통솔의 대표적 사례로 인용되곤 한다.
군막을 순찰 중이던 오기 장군은 등에 난 종기로 고생하는 병사를 보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오기 장군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왜 쓰지 않고 고생하게 두느냐며 직접 병사의 등에 입을 대고 고름을 빨아내었다. 그리고 그 덕인지 병사는 곧 완치되었다.
한편 이 일은 널리 퍼져나갔고 병사의 고향에까지 오기 장군에 대한 칭송이 자자했다. 그런데 소문을 들은 병사의 늙은 노모가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장군이 병사의 등에 난 종기를 빨아주었다니, 이제 내 아들은 다음 전투에서 목숨을 돌보지 않고 싸울 것이 아니겠소."
한편 이 통솔을 다른 말로 하면 공감능력(empathy)이다. 심리학에서는 공감능력을 세분화하여 동정(sympathy), 투사(projection), 동일시(identification) 등으로 설명했다.
동정은 타인의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주관적인 반응이다. 헐벗은 이를 보고 외투를 벗어주고 싶다고 느끼는 것이다. 투사는 자신의 느낌, 생각 등을 타인에게 귀인시키는 행위다. 사고로 누워 있는 환자를 보면서 '보는 내가 다 아프다'고 느끼고 말하는 것이다. 동일시는 대상과 하나임을 느끼고 같이 가는 과정이다. 오지에서 고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신부님의 마음자세다.
◇공감능력이 뛰어났던 한 지휘관의 다음과 같은 일화도 있다.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비가 오는 어느 날. 병사들이 진흙구덩이에서 땅을 파고 있었다. 한켠에는 장교로 보이는 이가 작업을 감독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옆을 지나가던 중년의 신사가 장교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전투를 대비해서 참호를 파는 거요." "당신은 왜 작업을 하지 않는 겁니까?" "나는 장교요. 나는 지휘감독하는 사람이지 병사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오." "무척 힘들어 보이는데 혹시 나도 함께 일해도 되겠소?" "그건 맘대로 하시오."
그 중년의 신사는 병사들과 흙투성이가 되어 참호를 파는 작업을 마치고 올라왔다. 이번에는 장교가 말을 걸었다.
"하겠다니 가만 두긴 했소만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요?" "나요? 이런 일이 있다면 언제나 병사들과 함께할 사람이지요. 내 이름은 oo ooo이라고 합니다."
그 'oo ooo'에 들어갈 이름은 바로 독립전쟁에서 대륙군 총사령관이었고 후일 미국의 초대대통령이 된 조지 워싱턴이다.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 승리를 이끌고 세계 최강국 미국의 토대를 다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통솔의 세 가지 요소인 동정, 투사, 동일시였다.
2017.02.07
남보람 국방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파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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