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Management

〔리더쉽〕涸澤之蛇(학택지사) / 물마른 연못의 뱀

Paul Ahn 2018. 1. 4. 10:11

〔리더쉽〕涸澤之蛇(학택지사) – 물마른 연못의 뱀

http://winsys.tistory.com/610

 

- 행림 이용호 회장이 2018년 시무식 신년사에서 인용하신 글 - 

 

涸澤之蛇(학택지사)

 

중국 전국(戰國)시대 제()나라에 전성자(田成子)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 군주 간공(簡公)을 살해하고 나라를 잠시 찬탈하였다. 그 사건 가담자에 치이자피(鴟夷子皮)라는 자가 있었다.

 

치이자피가 전성자를 섬기고 있었는데, (일이 실패하여)전성자가 제()를 떠나 도망쳐서 연()으로 갈 때, 치이자피는 통관감찰[관문 통과 증명패]을 짊어지고 따랐다. 국경 근처 마을에 이르자 자피가 말하였다.

 

"당신은 혼자만 저 '학택의 뱀[涸澤之蛇]' 이야기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연못에 물이 말라 그곳에 살던 뱀들이 장차 옮겨가려고 했습니다. 작은 뱀이 큰 뱀에게 말했지요.

 

'자네가 앞서 가고 내가 뒤를 따른다면 사람들은 (보통)뱀이 지나가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여 필시 자네를 죽이려고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서로 (꼬리를) 입으로 물고 자네가 나를 등에 업고 간다면 사람들은 우리를 신령님으로 알고 겁낼 것이다.'

 

이에 (두 마리 뱀은) 서로가 입으로 물고 등에 업고 큰 길을 건너갔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피하며 말하기를 '신령님이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훌륭해 보이시고 저는 추하게 보입니다. 여기서 당신을 저의 윗사람으로 모신다면 작은 나라의 임금[千乘之君] 정도로 보일 것입니다만, 만일 당신을 저의 시종으로 삼는다면 큰 나라의 정승[萬乘之卿]으로 보일 것입니다. 당신이 저의 시종인 듯이 위장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성자가 통관 감찰을 짊어지고 그를 수행하여 여관에 이르렀다. 여관의 주인이 (그들을 귀인이라 생각하여) 대접을 크게 하려고 술과 고기까지 바쳤다.

 

鴟夷子皮事田成子田成子去齊, 走而之燕, 鴟夷子皮負傳而從至望邑, 子皮曰:

 

"子獨不聞涸澤之蛇乎? 澤涸, 蛇將徙有小蛇謂大蛇曰: '子行而我隨之, 人以爲蛇之行者耳, 必有殺子者子不如相銜負我以行, 人必以我爲神君也'乃相銜負以越公道而行人皆避之, : '神君也

 

'今子美而我惡以子爲我上客, 千乘之君也; 以子爲我使者, 萬乘之卿也子不如爲我舍人"

 

田成子因負傳而隨之至逆旅, 逆旅之君待之甚敬, 因獻酒肉

 

위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의 ‘설림(設林)’ 편에 나오는 ‘학택지사(涸澤之蛇)’라는 고사입니다. 학택(涸澤)은 ‘물이 바짝 마른 연못’을 의미합니다. 한비자는 물이 말라 버린 연못 속의 뱀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섬김의 리더십을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이 고사에 나오는 큰 뱀처럼 리더가 팔로어를 떠받드는 것은 리더의 권위를 실추시키지 않습니다. 오히려 리더와 조직의 명예와 권위를 드높여주는 것입니다.

 

이 고사는 리더들이 어떻게 팔로어들을 대해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사실 조직 안에 리더보다 뛰어난 팔로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능력이 출중한 부하라면 리더의 자리에 올라섰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자신보다 부족한 부하를 존중하며 잘 대접해 준다면 세상 모든 사람은 그 조직에 경외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또 팔로어들의 작은 능력도 인정하고 기운을 북돋워준다면 팔로어들의 조직에 대한 애정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조직의 생존능력은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리더의 안목은 보통 사람들보다 높고 넓어야 합니다. 체면이라는 허울에 휩싸여 보통 사람들의 안목과 상식 정도로 조직을 이끈다면 진정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나보다 못한 팔로어를 잘 존중해 주고 그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인정해 줬을 때 사람들은 그 리더의 사람 보는 눈과 부하를 예우하는 능력에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작은 뱀을 등에 업고 거친 들판을 건너가는’ 섬김의 리더십이야말로 ‘학택지사’가 던지는 역발상의 메시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2011.01.04

韓非子(한비자) 說林(설림)上篇

 

 

한비(韓非, b.c.280∼233) / 중국 전국(戰國)시대 말기

 

한()나라의 공자(公子) 법치주의(法治主義)를 주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