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산물 유통 전망과 이슈
유통시장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과거 상품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던 시기에는 유통은 상품을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만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소비자의 권리가 향상되고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유통시장의 중심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의 유통은 소비자가 어떠한 상품과 서비스를 원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유통의 대상인 상품에 적용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수산물에 소비자의 동향을 살펴보고 수산물 유통시장의 각 단계인 산지시장, 도매시장, 소매시장별 수산물 유통 분야의 중요한 이슈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시장에 대한 전망을 하고자 한다.
@소비동향 : 수산물 소비의 감소세 지속
2007년까지 우리나라의 수산물 국내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2002년 343.4만톤이었던 수산물의 국내 소비량이 2007년에는 462.5만톤으로 상승하여 5년 사이에 34.7%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7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하여 2013년에는 364.2만톤으로 감소하여 2003년 수준으로 후퇴하였다.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도 2006년의 56.5kg을 정점으로 하락하여 2013년에는 53.8kg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국민 생선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어와 조기의 소비는 2011년 12만 6,435톤과 8만 7,213톤에서 2013년에는 각각 7만 5,136톤과 6만 3,057톤으로 감소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육류의 소비량은 2002년에는 171.1만톤에서 2014년에는 231.6만톤으로 35.4% 증가하였다. 1인당 육류소비량도 2002년의 33.3kg에에서 2014년에는 45.1kg으로 증가하였다. 이와같은 수산물의 소비 부진은 수산물 유통 전반에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경기 부진과 함께 수산물 보다는 육류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산물의 소비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산지유통시장 :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의 본격 운영 시작
2000년대 후반 이후 산지위판장의 수산물 거래량은 약 150만톤 내외에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수산물의 총생산량인 260만톤 대비 약 57%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업별로 구분해 보면 어선어업은 액 80% 이상의 계통판매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양식어업은 20% 가량에 불과한 상황이다.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던 위판금액도 2011년의 4조 1,341억원을 정점으로 하여 하락하여 3조 8,000억원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의 생산량 중 천해양식 수산물의 생산량이 일반해면 수산물 생산량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통판매율이 20%에 불과한 양식수산물의 계통 출하 확대가 없이는 산지위판장을 경유하는 계통판매율의 제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지시장으로서 산지위판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산지위판장의 식품안전성 확보와 상품화 능력의 확대가 중요한 사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산물 산지시장인 산지위판장의 해묵은 문제점 중의 하나는 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식품안전성 위협 가능성이다. 수산물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고, 어체(魚體)가 약해 외부 오염물질에 의한 상품의 변질 가능 성이 매우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산지위판장에서부터 온도관리와 외부 오염물질의 차단이 가능한 수준으로 위판장 시설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현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산지위판장의 시설이 산지시장의 상품화를 추진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상황이다.
시설개선을 통하여 산지위판장의 수산물 수집 및 분산 기능을 회복하고, 상품화를 통하여 산지 부가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이다. 지난 2015년 4월에 속초수협과 한림수협의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가 완공되었으며, 올해에는 경주시수협과 완도금일수협의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세터가 완공될 예정이다. 산지위판장의 식품안전성과 상품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현재 가동되고 있거나 올해 완공 예정인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는 모두 가공기능이 중심인 시설이지만 영덕북부수협에서 추진중인 유통기능 중심의 중소형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가 올해 완공되면 보다 많은 산지위판장의 수집 및 분산기능이 확대될 수 있는 모델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유통시장 : 도매시장의 위상 회복이 가능할까?
최근 수산물 도매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도매시장 거래물량의 감소와 도매시장의 현대화이다. 2012년 42만 8,000톤의 거래량을 기록한 이후 거래량이 감소세로 돌아서 40만톤 아래에서 거래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에는 2013년 대비 5톤 가량 거래량이 증가하였으나 2012년과 비교할 때 9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공판장의 거래량도 2014년에는 10만 2,699톤에서 2015년에는 7만 200톤으로 31.6% 감소하였다. 도매시장의 거래량 부진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도매시장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산물도매시장의 기본적인 기능은 값싸고 우수한 수산물의 대량유통에 있으나, 도매시장의 시설이 노후화 되어 원활한 도매거래 기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물류센터, 직판장, 할인점 등의 성장으로 수산물도매시장의 유통가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게하기 위하여 추진되고 있는 것이 정가수의거래의 확대 등을 통한 거래방법의 다양화와 시설의 현대화를 통한 도매시장 기능의 회복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수산물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으로는 노량진 수산물시장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현대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수산물 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을 통하여 기대하는 것은 수산물의 저장 및 비축 기능과 소포장 및 가공기능 등이 대폭 강화된 종합 물류기지형 도매시장으로의 변신이다. 2016년은 노량진수산시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현대화된 노량진수산시장이 기대에 부응하여 도매시장으로서의 가능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향후 수산물 도매시장의 거래활성화와 시설현대화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매유통시장 : 대형마트와 온라인 시장의 식품분야 진출 확대
소매유통시장의 업태는 크게 점포소매상과 무점포소매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점포소매상을 대표하는 것은 대형마트이며, 무점포소매상을 대표하는 것은 온라인쇼핑몰이다. 2014년의 전체 소매유통시장의 거래규모는 약 369조이며, 재래시장을 포함한 일반 소매상이 102조, 대형마트가 46조, 수퍼마켓이 37조, 백화점이 31조 등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쇼핑업은 43조의 매출액을 기록하였다.
최근 소매유통시장의 특징은 대형마트의 성장세 정체와 온라인쇼핑의 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2002년 20조의 매출액을 기록하였던 대형마트는 2014년에는 46조를 기록하여 약 2,3배의 배출액 성장을 기록하였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의 매출액은 6조에서 43조로 증가하여 약 7.2배의 고속성장을 기록하였다. 2015년 온라인쇼핑시장의 규모는 5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시장의 성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시장이다. 2013년에는 PC인터넷쇼핑몰의 배출액이 31.9조, 모바일쇼핑몰의 매출액은 6.5조원 이었으나, 2015년에는 PC인터넷쇼핑몰의 매출액이 26.5조로 감소한 반면 모바일쇼핑몰의 매출액이 26.8조원을 기록하여 PC인터넷쇼핑몰의 매출액을 넘어섰다. 2016년에도 모바일쇼핑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형 유통사들이 모바일과 오프라인은 연계하는 옴니채널을 확대할 계획을 지니고 있어, 모바일쇼핑시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올해 소매유통시장의 특징 중의 하나는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유통업체 등 소매유통시장의 주요 업태들이 공동적으로 식품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는 성장세의 부진을 식품시장과 모바일사업으로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은 최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간편식시장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특히 최근 각 대형마트에서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PB(Private Brand) 간편식을 중심으로 사업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라는 PB간편식 브랜드를 런친하였으며, 홈플러스가 ‘싱그즈 프라이드’를 선보였으며, 롯데마트는 최근에 ‘요리하다’라는 PB 브랜드 간편식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형마트 사이에 치열하게 진행되는 PB 간편식 시장 진출로 인하여 연간 약 2조원으로 추정되는 간편가정식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들은 신선식품 등을 신속하게 배달하는 서비스를 도입하여 모바일사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유통업체들도 식품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전문유통업체들은 기존에 취급하던 서적, 가전제품, 의류 등에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며, 보다 복잡하고 물류 역량을 지녀야 하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G마켓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의 상품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곡물 과실류, 축산, 수산 등 신선식품의 비중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백화점들은 백화점 식품관의 프리미엄화를 통하여 젊은 층의 ‘스몰 럭셔리’트렌드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은 백화점 식품관에 전국의 유명 제과점과 맛집의 입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편의점은 오프라인 유통업태 중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나타나는 분야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편의점 시장의 성장률은 전년 대비 약 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의점 업계 최대 성장률이었던 2011년의 21%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점포수도 2015년 말 기준으로 29,000개로서 2014년 보다 3,000여개 늘어났으며, 3만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도시락, 샌드위치, 즉석조리식품 등 간편식품 시장이다. 도시락의 경우 2015년 6월 현재 편의점 주요 3사의 도시락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세븐일레븐이 87.6%, GS25가 41.0%, CU가 38.9%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의 내용에서 나타나듯이 소매유통시장의 각 업태가 주목하는 식품시장은 대부분 농산물을 기반으로 형성되고 있다. 수산물이 소매유통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식품소비 니즈인 조리의 간편성, 소비의 수월성, 식품의 안정성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여야 할 것이다.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유통은 생산자가 생산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상품이란 생산자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에 소비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산물 유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수산물이 과연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냐 이다.
현재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산물은 조리가 간편하고, 포장 단위가 나의 소비행태와 부합하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이다. 그러나 현재 수산물 시장에서 유통되고 잇는 수순물들이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수산물 뿐 아니라 최근의 유통시장에서의 주도권은 생산자와 유통업자에게 있지 않고 소비자가 지니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생산된 수산물을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이동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소비자의 손에 도달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상품화이고,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2016년은 수산물 유통이 소비자 관점에 부합하는 유통시스템으로 전환하여 정착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월간 해양정보, 201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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