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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신세화(新世華)백화점* / 1992-2006, 식품부문이 강했던 부산의 향토백화점

Paul Ahn 2017. 6. 21. 08:09

■ 부산 신세화백화점 1992-2006

 

• 위치 : 부산 광안동, 괴정동

• 운영 : 1992-2006

 

1992년에 광안점 개점을 시작으로 1996년에 괴정동에 괴정점까지 세우면서 확장하는  나름대로  나갔다. 그러나 IMF 무리한 사업확장이 겹쳐 2001년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이후 2006년에 폐업. 광안점은 건물은 그대로 서호병원이라는 병원이 들어서 있으며 괴정점은 뉴코아에서 사들여서 뉴코아아울렛 괴정점으로 남아 있다.

 

1996년 신세화백화점 괴정점 오픈 당시의 모습 / 부산일보DB

 

 

1992년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신세화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부산일보

 

이 당시만 해도 광안동이 남구에 속해 있을 시절입니다. 이곳은 운영 기업이 ()세화수산과 세화유통이다 보니, 이 백화점은 다른 백화점에 비해 식품 판매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게다가 광안동엔 백화점이 없어, 인근 주민들이 자주 찾는 백화점이었는데요. 1996년엔 사하구 괴정동에 2호점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대기업 백화점의 부산 진출 이후 운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2006년 문을 닫습니다.

 

 

부산의 마지막 향토 백화점, 신세화백화점을 운영한 ()세화씨푸드 배기일 회장

부산일보

 

배 회장의 말처럼 세화백화점은 모기업이 ()세화수산이다 보니 수산물 쪽에 확실한 강점을 보였습니다. 또 배 회장이 식품 쪽 전공을 하다 보니 다른 백화점보다 식품관이 월등히 뛰어났다고 하네요.

 

세화백화점의 전신은세화유통이었습니다. 배 회장은 세화백화점을 시작하기 전, 1985년 동래구 온천동 럭키아파트 상가에 세화유통이라는 슈퍼마켓을 운영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합니다. 세화유통뿐 아니라 함께 운영하던 세화수산도 수출 1000만 불을 달성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죠.

 

유통업에 관심이 많았던 배 회장은 세화유통의 규모를 키워 1992년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신세화백화점을 열게 되는데요. 지상은 백화점으로, 지하에는 세화유통이 들어갔습니다. 신세화백화점은 건물 외관에 한자로신세화(新世華)’라고 써뒀는데요. ‘새로운 세화의 뜻과 함께세계화의 의미도 담았다고 하네요.

 

당시 남구, 수영구 인근의 유일한 백화점이다 보니 장사도 꽤 잘됐다고 합니다. 특히 명절 대목에는 하루 매출이 수십억을 기록할 때도 있었다고 하네요. 1996년엔 신세화백화점 괴정점도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1995년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범일동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물리적 거리가 있긴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주요 브랜드가 빠져나간다는 거였습니다. “롯데백화점이 생기고 나서키 테넌트(상가나 쇼핑몰에 고객을 끌어모으는 핵심점포)’가 대부분 빠져나갔죠. 롯데·현대 백화점은 비유하자면 바다 생물을 한꺼번에 빨아들이는정치망같았습니다.”

 

거대자본이 소비자를 빨아들이면서 신세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향토 백화점이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 향토백화점이 운영난에 허덕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은행 대출도 막히는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부산의 1등 백화점이었던 태화백화점마저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태화백화점의 회장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일은 배 회장에게도 아주 큰 충격이었습니다.

 

‘맞설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을 직감한 배 회장은 결국 고심 끝에 2005년 신세화백화점을 매각하게 됩니다. “흐름이 워낙 거세서 이길 수 없더라고요. 세화수산만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매각할 수밖에 없었죠.”

 

배 회장은 아직도 그 당시 재벌 자본으로 인해 향토 백화점이 스러졌던 그 순간들이 아쉽습니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그 결정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그 시절 세화유통, 신세화백화점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좋은 곳에서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것입니다. 배 회장에게는 고배를 마신 사업이긴 하지만, 그 시절의 신세화백화점을 기억해주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산 광안리나 괴정, 온천동 쪽에 살던 분들은 아직도 신세화백화점, 세화유통 얘기를 많이들 해요. ‘특히나 식품이 좋아서 많이 갔다는 이야기 들으면 아직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 당시에 세화유통, 신세화백화점 이용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