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마켓〕시니어 이색 취미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63172
20대 못지않은 노인들…73조 거대시장 주무른다
젊은층 전유물 격한 스포츠부터 이색종목까지…관련시장 규모 급속 팽창
▲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시니어들의 스포츠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과거 바둑, 낚시 등 정적인 활동에 국한돼 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축구, 배드민턴 등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산책에 나선 시니어들 ⓒ스카이데일리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시니어들의 취미 생활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바둑, 낚시, 정원가꾸기 등 비교적 정적인 활동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활동량이 많은 스포츠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주로 즐기는 종목들에 도전해 노익장을 과시하거나 신설된 이색스포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2세로 조사됐다. 20년 전에 비해 10년가량 높은 수치다. 내년에는 우리나라 65세 인구 비중이 전체 국민의 14%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뒀다는 점에서 노인중심의 스포츠산업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20대 못지않은 승부욕 활활…활동량 많은 구기 종목 즐기며 삶의 활력
높은 체력이 요구돼 청장년층 위주의 스포츠로 분류됐던 축구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한국장수축구협회는 설립된 지 약 10년여 만에 37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단체로 거듭났다. 70대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는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단기간 내 전국구 조직으로 성장했다.
협회는 각 시·도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매달 약 8회 안팎의 경기를 진행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체력과 나이 등이 걸림돌이 돼 축구를 즐기고 싶어도 즐기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았는데 협회가 설립된 후 노인들이 손쉽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됐다”며 의의를 설명했다.
매주 2번 이상 축구경기에 참여한다는 회원 이철호(남·72) 씨는 “운동을 할 때만큼은 청춘이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20·30대처럼 왕성하게 운동장을 누비진 못하지만 공을 쫓으며 선수들과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리고 있다”며 “승부욕은 여전히 20대 마음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또 기대수명은 늘어가고 있지만 시니어들이 취미활동을 즐기기 위한 사회적인 기반이 부족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노인들 위주의 동호회도 적고 대회는 더욱이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축구뿐 아니라 많은 종목들에서 노인들을 위한 단체가 신설되고 이를 중심으로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대한장수축구협회는 70대 이상만 가입이 가능한 대한민국 최초의 시니어 축구단체다. 기존의 사회인 축구 대회는 연령제한이 있어 시니어들의 참여가 어려웠다. 하지만 대한장수축구회는 시니어를 위한 축구대회를 개최해 시니어들이 마음껏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축구를 즐기는 시니어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동호인 수를 보유한 스포츠 종목인 배드민턴도 노인들이 즐기는 종목 중 하나다. 흔히 약수터 공원에서 치는 배드민턴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정해진 규격 코트에서 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배드민턴연합회 김진웅 사무장은 “경북 안동에서만 약 100명의 70대 시니어들이 정식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별도로 집계된 자료가 없어 정확한 노인 배드민턴 인구를 추산할 순 없지만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드민턴뿐 아니라 스포츠는 사회적 활동이 줄어든 시니어들에게 교류의 장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사회 전반에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들 위한 ‘한궁’과 ‘스포츠테스킹’…시니어 이색스포츠도 각광
‘한궁’은 우리 전통놀이인 투호와 국궁 그리고 서양의 양궁·다트가 합쳐진 스포츠다. 팔의 근력과 유연성, 그리고 집중력을 기르는데 유용한 생활체육으로 소개되면서 시니어들 사이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한궁은 1점부터 10점까지 구성된 양궁과녁과 비슷한 표적에 한궁핀을 던져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핀과 표적은 자석으로 돼 있어 안전하다. 투구기회는 총 10회다. 특이한 것은 왼손과 오른손으로 각각 5회씩 던져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서 신체밸런스와 집중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한궁협회 김동현 주임은 “격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시니어들이 실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 탓에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동호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궁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다는 박원근(남·77)씨는 경로당에서 처음 접한 이후로 한궁을 꾸준히 즐기고 있다. 그는 “단순해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운동이다”며 “한궁을 시작한 후부터 양팔의 근력과 집중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는데 치매예방 등에도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스태킹’도 실내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노인들 사이에서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흔히 ‘손으로 하는 육상경기’라 불리는 스포츠스태킹은 총 12개의 컵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쌓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그 기록을 측정하는 종목이다.
▲ 한궁은 실내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이색스포츠다. 투호·국궁·양궁·다트 등이 혼합돼 국내에서 고안됐다. 세계한궁협회 측은 한궁은 가벼운 운동이지만 승부욕을 자극하고 팔의 근력과 집중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한궁 대회에 출전한 시니어의 모습 [사진제공 = 세계한궁협회]
온라인쇼핑몰 G마켓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60대 이상 고객의 스포츠스태킹 제품 구매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또한 두뇌개발 등을 이유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보여 손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점차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집에서 스포츠스태킹을 즐긴다는 강점영(여·72)씨는 “무기력하게 나이만 먹어가다 스포츠스태킹을 통해 활력을 얻게 됐다”며 “집에서 손녀와 함께 하며 시간을 재거나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돌아가며 스포츠스태킹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는 2020년 시니어 시장 73조 육박 예상…“씀씀이 큰 시니어 잡아라”
취재 중 만난 시니어들은 하나 같이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연히 시설이 부족해 참여인구도 제한적이라 동호회가 신설되거나 성장하기 어렵다는 의미였다.
대한장수축구회 관계자는 “시니어의 스포츠 활동을 돕기 위해 국회와 연계해 다양한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며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해 노인들의 건강 증진과 활력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열악한 스포츠인프라와 달리 구매력이 높은 노인들은 스포츠업계에서 주요 고객으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자연히 시장규모 또한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스포츠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고령친화산업환경 변화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노년층 건강·레저·스포츠·문화 등 관련산업 규모가 오는 2020년 72조830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10년 27조3800억원보다 약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실제 시니어들은 타 연령대보다 높은 구매력을 자랑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들의 월평균 신용카드사용액은 177만원으로 124만원과 136만원을 기록한 30·40대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시니어들의 스포츠상품 소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 상품군 소비에 50대 이상 고객의 구매단가가 30대 고객의 구매단가를 앞질렀다. 스포츠매장에서 200만원 이상 구매한 장년층 고객 매출도 2010년에 비해 130% 올랐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60대 고객의 스포츠 의류·운동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대의 매출 증가율(15%)보다 높은 수치다.
2017-07-21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Trend & Issue > @Gen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레이 크러시〕'인기쟁이' 할매할배들, 유통업계로 몰려온다. (0) | 2018.04.21 |
---|---|
〔시니어마켓〕 실버 세대 소비 패턴은 '다이내믹' (0) | 2018.04.21 |
〔시니어마켓〕헬스케어 3.0 '건강수명' 시대의 도래 (0) | 2018.04.20 |
〔시니어마켓〕고령화 사회 ‘노인 옷’은 거부한다 (0) | 2018.04.20 |
〔시니어마켓〕대한민국의 시니어, 그들은 어떤 소비자일까 (0) | 2018.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