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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푸드〕인식 개선·식문화 반영한 식품 개발 필요…

Paul Ahn 2019. 9. 10. 08:31

〔케어푸드〕인식 개선·식문화 반영한 식품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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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요양원·식품기업 협업에서 해답 찾아야

 

 

일본에서 실버푸드를 부르는 이름은 ‘개호식’이다. 올해부터 편의점에서 개호식을 판매하면서 시니어가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직접 확인해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버푸드를 고령친화식이라고 부른다. 아직은 건강기능식품, 특수용도식품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그럼에도 아직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이 크게 발달하지는 못했다. 실버푸드만 해도 업체에 따라 그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버푸드는 일반적으로 소화기능이나 저작기능 등 시니어의 특성을 고려해 만든 식품을 일컫는다. 따라서 해당 품목에는 건강기능식품과 특수용도식품이 포함된다. 건강기능식품은 시니어의 신체 건강 유지를 위해 섭취하는 식품이며, 특수용도식품은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또는 대사할 능력이 제한되거나 손상된 사람을 위해 특별히 제조, 가공된 제품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건강기능식품, 특수용도식품, 두부류 및 국류, 전통 발효식품, 인삼·홍삼제품을 실버푸드 카테고리로 정하고, 시장 규모를 파악했다. 그 결과 국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으로 최근 5년간 54.8% 성장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따라 기업들도 대처하고 있다. 실버푸드를 타이틀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령인구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를 이유로 기업들도 실버푸드에 준하는 제품이나 환자식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식문화에 맞는 실버푸드 구현 필요

 

박재훈 푸드머스 헬스앤케어 영업부장은 “우리가 기존에 실버푸드로 인지하고 있는 식품보다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식품군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액티브시니어에 대한 의견이다.

 

현재 한국의 실버푸드는 시작단계다. 일반적으로 65세가 넘으면 실버푸드가 필요한 연령으로 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으로는 80세가 넘어야 특수용도식품 등 실버푸드로 구분된 식품군을 찾는다. 저작과 연하능력에 따른 식품군 개발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시니어가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일도 실버푸드의 역할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자. 국내 실버푸드는 일본의 개호식품과 일맥상통한다.

 

저작·연하식 자체가 일본 개호식품을 따르고 있다. 1단계는 원물을 좀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식품군, 2단계는 원물을 한 번 가공해서 부드럽게 만든 식품군, 3단계는 적당한 크기로 잘게 다진 식품군, 4단계는 죽처럼 곱게 간 식품군이다. 초기 일본의 개호식품은 대부분의 수요가 3, 4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20년 가까이 지난 최근에야 비로소 1, 2단계 식품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개호식품이 아닌 스마일케어식으로 실버푸드 명칭을 변경했다. 스마일케어식의 단계를 신호등색으로 구분해 청색은 나이로 인해 부족해진 영양소를 채워주는 식품이다. 황색은 기존 4단계 개호식에서 더 세부적으로 5단계로 나눴다. 적색은 특수용도식품으로 3단계로 나뉜다. 신호등 표시는 실버푸드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청색에서 황색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박재훈 부장에 따르면 일본은 약 20년 전 민간기업이 주도해서 개호시장을 열고, 일본 정부는 이후에 개입했다. 박 부장은 그러나 한국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먼저 확실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실버푸드의 기준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연하식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양강화식품 등 기준을 분명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일본과는 다르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간편한 덮밥문화인 일본과 국·찌개·반찬 문화인 한국과는 저작·연하식으로 구현해야 하는 식품군도 차이가 있다. 일본을 벤치마킹하고는 있지만 식문화의 차이로 벤치마킹 후 국내에 적용하는 것이 더 어려운 현실이다.

 

 

실버푸드로 인한 HMR 시장 확대 여부는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고령사회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일본은 초고령사회로 배달 시장이 소폭이나마 성장하고 있다.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시니어용 식사배달 서비스의 시장규모는 956억3000만엔이었으나 2020년에는 2170억엔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실버푸드가 시설에서 가정으로 확대되고, 가정에서 도시락 등의 레토르트 시장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성장 발판 될 것

 

실버푸드가 필요함에도 시장이 확대되지 않는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요양원에 대한 인식의 문제다. 시설 등에서는 식비예산을 여유 있게 사용하지 못한다. 정부가 쉽게 개입할 수 없는 것도 애로사항이다.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는 나라에서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데 반해 시니어는 상대적으로 덜하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실버푸드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면 품질에 더욱 신경 쓰는 등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버푸드 시장의 성장은 무엇보다 병원이나 의료, 재활 쪽에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 식품기업만 움직일 수는 없다. 또 식품기업에서 병원과 협업해 환자식을 개발했는데, 해당 병원 외에는 수요가 없다면 연구개발은 더딜 수밖에 없다.

 

교육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일본에서는 대학교에서 식품을 전공하면 UDF(저작·연하식) 교육이 반드시 포함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 식단을 관리하는 영양사들의 인식이 높지 않다는 점도 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전체 시니어에서 저작·연하식이 필요한 시니어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65세 이상의 시니어 중 20%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요양원 등에서는 원 내 한두 명에 불과한 시니어를 위한 실버푸드를 갖추기를 꺼린다. 시니어들도 일반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실버푸드 산업이 이를 당장 극복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각도에서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