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리스(Brandless) / $3 생활용품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Brandless' 실패 요인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Brandless'(브랜드리스)가 올해 초 문을 닫았다. 2017년 창업한 브랜드리스는 구글 벤처,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억4000만 달러(약 280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가 5000억원에 달하는 등 '좋은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브랜드리스. 하지만 지금은 90%의 직원을 해고했고, 웹사이트는 껍데기만 남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브랜드리스는 이마트 노브랜드, 코스트노 Kirkland 제품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생필품, 가공식품 등 300여개의 친환경 PB제품(자체 제작)을 판매했다. 멤버십 고객들에게는 배송비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즉, 가격 거품을 뺀 '3달러 정찰제' 정책이 브랜드리스를 대표한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브랜드리스의 초기 비전대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 다량의 제품을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1인 가구가 아닌 소비층에게는 브랜드리스의 데일리 제품 구매가 부담스러워졌다.
◇소프트뱅크, 또 스타트업 투자 실패… 반복되는 이유 관심
제품 대부분이 소모품이었다는 점도 브랜드리스의 폐업을 앞당겼다. 소모품은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화장지, 건전지, 샴푸, 식용유 펜 등의 소모품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미끼에 불과하다는 걸 아마존, 월마트 같은 대형업체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브랜드리스로부터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브랜드리스 또 다른 실패 요인으로는 소홀했던 마케팅 및 브랜딩을 꼽을 수 있다. 브랜드리스는 마케팅이나 광고 없이 제품의 본질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처음에는 이런 포부가 통했다. 하지만 입소문은 한계가 있었고, 브랜드리스가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에 기반해 소비층을 다양화하기 위해선 마케팅과 광고가 필수였다.
하나의 브랜드로서 '낮은가격' 외에 내세울 게 없던 브랜드리스의 경쟁력도 패착이었다. 아마존의 아마존베이직(AmazonBasics), 코스트코의 Kirkland도 기존에 아마존, 코스트코가 가진 브랜드 효과를 본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2020-03-10 16:15
노경조 기자 felizkj@ajunews.com
브랜드 없앴더니 … 생활용품 ‘3달러 혁명’
http://news.joins.com/article/21858863
‘유기농 딸기잼, 무독성 청소 세제, 항산화 바디로션, GMO 프리(free) 치약….’
미 온라인 스토어 ‘브랜드리스’
고품질 균일가로 돌풍 일으켜
로고·디자인·광고 군더더기 싹 빼
2017년 7월 11일 오픈한 미국의 온라인 스토어 ‘브랜드리스(Brandless)’가 판매하는 품목들이다.
브랜드리스는 식품부터 가사용품, 화장품, 조리도구 같은 생필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통업체다. 그런데 이 회사가 구글 벤처스를 비롯한 대형 투자자들로부터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주요 언론들은 브랜드리스의 영업 개시일에 맞춰 일제히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생필품의 민주화’를 기치로 내건 미국 균일가 온라인 스토어 ‘브랜드리스’의 창업자 티나 샤키(왼쪽)와 이도 레플러.
브랜드리스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에 있다. 모든 제품을 균일가 3달러에 판다. 유기농 식품부터 셰프용 부엌칼까지 평균 이상의 품질을 보장하는 상품인데도 모두 3달러다. 단가가 낮은 물건들은 묶어서 3달러에 맞춰 판다. 여기서 3달러는 최소 가치와 최고 품질의 중간 값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소비자들이 고민하지 않고 마음 편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하다.
취급하는 상품군은 200개 가까이 되지만 각 품목은 단 하나의 엄선된 제품으로만 구성한다. 맛·안전·친환경성 등 까다로운 조건으로 소수 정예 협력업체를 선별했으니 고객은 혼란과 피로감 없이 필요한 물건을 카트에 담으면 된다. 패키지에는 큰 로고나 화려한 디자인 대신 제품의 기본 특성을 정직하고 정확하게 표기한다. ‘브랜드리스’라는 이름조차 넣지 않았다. 군더더기를 빼고 가격까지 통일시킨, 단순함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략이다. 수많은 종류의 상품을 다양한 가격대에 제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힌 아마존과는 정반대다.
창업자 티나 샤키와 이도 레플러는 브랜드리스를 통해 ‘생필품 시장의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말한다. 양극화·계층화되는 시장에서 생필품만큼은 소비자들이 더 나은 상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평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다.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푸드뱅크 기관인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를 통해 기아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지원하는 사회적 가치도 더했다.
브랜드리스의 등장은 시장 환경 변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비롯됐다. 세제·치약·면도기 같은 생활용품은 부모가 사용하던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그런데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부모의 소비패턴과 브랜드를 무조건 답습하지 않는다.
개성이 강하고 정보력이 뛰어난 이들은 단순히 유명하거나 익숙한 브랜드가 아닌 본질적인 가치,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 제품을 선호한다. 밀레니얼의 소비 성향은 오히려 기성세대에 영향을 미쳐 시장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너무 높은 품질은 의미 없이 가격만 올린다’는 ‘이케아식 사고’가 다양한 연령층과 소득층으로 확산됐다.
브랜드리스는 이렇게 더 붙는 가격을 ‘브랜드세(Brand Tax)’라고 정의한다.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리스는 브랜드세를 제거해 고객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전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온오프라인 경쟁업체와의 분기별 가격 비교를 통해 고객이 실제로 브랜드세를 얼마나 절감하는지를 증명해주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브랜드세는 빅 브랜드 입장에서는 ‘체면 유지’를 위해 치러야하는 이름값이기도 하다. 질레트의 광고에는 타이거 우즈부터 엑스 페케까지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등장한다.
글로벌 기업의 광고 각축장인 미국 슈퍼볼의 2017년 평균 광고비는 500만 달러에 이른다. 반면 달러 쉐이브 클럽은 CEO가 직접 등장한 4500달러짜리 유튜브 동영상만으로 32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질레트는 달러 쉐이브 클럽을 쫓아 면도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고 제품 가격도 20% 인하하는 처지가 됐다.
전통적인 대량 마케팅을 고수해온 켈로그·크래프트하인즈 등 대형 식품 브랜드들도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나 포지셔닝이 뚜렷한 소형 브랜드의 기세에 밀려 성장이 정체됐다.
영국의 시장조사 업체 퍼네즈 마케팅 그룹이 몇해 전 전 세계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CEO의 73%가 마케팅에 대한 신뢰가 낮고 기업 성장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응답했다. 예술적이고 화려한 광고만 양산해 경영 원칙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컸다. 경영진의 회의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80% 이상의 마케터들은 여전히 스타일을 중시하고 인지도 높이기에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식의 괴리가 커지면 마케팅 무용론이 제기될 지도 모른다.
중앙일보
2017.08.21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2017년 7월,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한 스타트업에 주목했다.
http://www.1234way.com/sub02/sub02_view.html?number=1593&Ncode=webzine
바로 $3 생활용품 스타트업 ‘브랜드리스(Brandless)’다. 브랜드리스를 창업한 티나 샤키와 이도 레플러는 “생활용품의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로 창업에 뛰어들었고, 결국 구글 벤처스를 포함한 대형 투자자들로부터 약 560억 원을 투자받는데 성공했다. 한국의 노브랜드 열풍, 일본 무인양품의 성공에 이어 미국 브랜드리스까지 폭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최근 유통업계는 브랜드 없는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리스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저가격
첫 번째로 브랜드리스는 가격 하나로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브랜드리스에서 파는 200여개의 제품은 모두 균일가 $3다. 단가가 $3보다 싼 가격의 제품들은 여러 개를 묶어서 $3에 맞춰 판다. $3라는 명확한 가격 제시는 브랜드리스가 신생 업체임에도 이름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창업자 샤키와 레플러는 “3달러는 최소 가치와 최고 품질의 중간 값이라는 의미”라며 “소비자들이 고민하지 않고 마음 편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②고품질
가격이 싸다고 품질까지 저렴하다면 소비자는 두 번 방문하지 않는다. 이에 브랜드리스는 엄격한 품질 보증 과정을 거친 제품만 들여 놓는다. 이를 위해 맛·안전·친환경성 등 까다로운 조건을 설정하고 이 기준을 충족한 소수 협력업체만을 엄선해 거래한다. 그리고 제품에는 화려한 디자인을 입히는 대신 제품의 기본 특성을 크고 정확하게 표기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군더더기를 빼고 가격까지 통일시킨, 단순함의 정수”라고 평가했다.
③밀레니얼 세대 공략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도 브랜드리스의 성공 비결이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 이후 출생한 이들로 부모의 소비패턴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과 정보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단순히 브랜드 이름보다 제품에 담긴 의미를 중시하는 이들에게 브랜드리스가 내세우는 “거품을 빼자”는 구호는 흥미롭게 다가왔고 이는 이들이 브랜드리스의 충성 고객이 되는 큰 동력이 됐다. 전문가들은 “일관된 철학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고객들이 반응한다”며 “거품을 빼고 이름값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17-10-30
윤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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