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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커피시장 3大 관전 포인트

Paul Ahn 2008. 5. 9. 09:03

요동치는 커피시장 3 관전 포인트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7&no=835354

 

-투썸 ‘약진’ 스타벅스 ‘주춤’ 블루보틀 ‘상륙’

커피전문점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CJ의 투썸플레이스가 롯데의 엔제리너스를 제치고 이디야, 스타벅스(신세계)에 이어 새로운 3강 체제를 구축했다(가맹점 수 기준).

 

기세를 몰아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에서 분사, 독립법인으로서 이디야, 스타벅스와 진검승부를 펼친다는 복안이다. 내년 3월에는 글로벌 신흥 브랜드인 ‘블루보틀’이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다.

 

그간 대형·중소형 커피전문점 시장을 양분해온 이디야와 스타벅스로선 안팎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업계에선 2018년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관전 포인트로 다음 3가지를 꼽는다. ‘투썸플레이스의 약진’ ‘이디야와 스타벅스 성장 지속 여부’ ‘국내 상륙 앞둔 블루보틀의 파장’ 등이다.

 

 

디저트 경쟁력을 앞세운 투썸플레이스가 업계 5위에서 3위로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사진은 투썸플레이스 매장 전경.  

 

2017년 11월 말 기준 커피전문점 업계 상위 3사는

이디야(매장 수 2122개), 스타벅스(1100개), 투썸플레이스(926개)다.

 

▶약진하는 투썸플레이스

1년 만에 5위→3위…1000호점 ‘눈앞’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3분기 말까지만 해도 매장 수 758개로 엔제리너스(당시 889개)와 카페베네(당시 850개)에도 밀려 업계 5위권에 불과했다. 그러나 월평균 12.5개씩 공격적 출점을 이어가며 단숨에 업계 3위로 도약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약진은 가성비 열풍으로 대형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고전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 실제 지난해까지 업계 3·4위였던 엔제리너스와 카페베네는 올 들어 매장 수가 각각 150개점 이상 줄어들며 한 계단씩 하락했다.

 

아메리카노가 4000원 이상으로 고가인 데다,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지 못한 게 패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토종 대형 커피전문점 중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결이 뭘까. 회사 측은 ‘나만의 작은 사치를 즐기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로 포지셔닝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케이크 등 디저트 종류만 200여종이 넘는다. 젊은 층에서는 ‘투썸케이크’라는 말이 고유명사처럼 회자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디저트와 샌드위치 등을 포함한 식품류 매출이 전체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또 다른 브랜드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불편한 원목 의자를 쓰지만, 투썸플레이스는 안락한 고급 소파를 구비해 머물고 싶은 고급 인테리어를 적용한 것도 주효했다”고 자랑했다.

 

투썸플레이스는 현재도 월평균 10~15개씩 매장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 중 10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발군의 성장세를 보이자 회사 측도 투썸플레이스를 분사, 독립시켜 전사적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그동안은 투썸플레이스가 번 돈으로 다른 적자 브랜드를 지원해왔지만 ‘투썸플레이스가 번 돈은 투썸플레이스에 재투자하는 게 맞다’는 게 경영진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 이디야는 매장 포화도가 높아진 데다 블루보틀 상륙 등 경쟁이 치열해지며 내년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이디야(위)와 스타벅스(아래) 매장 전경. 

 

 

▶이디야·스타벅스 성장 지속될까

매장 포화·매출 감소에 출점 둔화 우려

 

투썸플레이스가 약진하고 있지만 업계 1·2위인 이디야와 스타벅스도 꽤 빠른 속도로 달아나고 있다. 양 사의 월평균 신규 출점 건수는 26개, 9개로 매년 300개, 100개 이상 점포가 늘고 있다. 이디야는 2020년까지 3000호점을 달성한다는 원대한 포부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2018년 들어 이디야와 스타벅스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고성장을 이끌어온 대량 출점이 더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스타벅스는 서울 시내 주요 사거리의 모퉁이마다 매장이 있는 것은 물론, ‘드라이브 스루’ 매장도 120여개나 출점했다. 하지만 투썸플레이스, 맥도날드 등 경쟁 브랜드도 속속 드라이브 스루 매장 출점에 나선 데다, 유망 상권 포화도가 높아짐에 따라 내년에는 출점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전국적으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숙한 커피 문화 속에서 소비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각각의 색깔과 개성을 가진 브랜드들이 커피 시장의 ‘파이’를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고 본다. 업체별로 차별성이 두드러지면서 고객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며 다소 ‘동문서답’을 해왔다.

 

이디야도 경고음이 나온다. 신규 매장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기존 점주들은 오히려 매장을 줄이는 분위기다. 이디야 관계자는 “이디야의 지난해 폐점률은 1.54%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1%대의 낮은 폐점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온 건 가맹점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상생경영’ 방침이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진 듯하다. 주요 커피 브랜드 중 동일 점주가 가맹점을 2개 이상 운영하는 다점포 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건 투썸플레이스가 유일했다. 지난해 61개에서 64개로 3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디야는 다점포 수가 598개에서 568개, 엔제리너스는 368개에서 162개로 각각 30개, 206개 감소했다. 기존 점주들이 이디야와 엔제리너스의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점포 정리’에 나섰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내 상륙 앞둔 블루보틀 파장은

‘커피의 애플’…스타벅스 천적 될까

 

 이디야·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의 각축전도 뜨겁지만, 새해에는 이들에게 ‘공공의 적’이 등장할 예정이다.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 2018년 3월 삼청동에 1호점을 낼 것으로 알려진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에 참석해 한국 커피 시장 진출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본 블루보틀 매장에 가면 한국 고객들이 꼭 서너 명씩 자리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블루보틀을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도 한국 고객”이라며 “(한국 시장이) 굉장히 매력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건 스타벅스다. 직영점 직원들의 적극적인 환대(hospitality) 서비스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 등 스타벅스와 비슷한 강점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비해 약점으로 꼽히던 자금력과 브랜드 관리 역량도 최근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에 인수되면서 해소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네슬레가 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한 킷캣 플래그십스토어는 이례적으로 홍보비만 1억원 넘게 쓴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네슬레가 블루보틀을 출점하면 국내 커피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이코노미 제1938호

2017.12.20~12.26일자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