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립식 주택의 매력에 빠지다.
- 전통적인 주택 건설에 비해 경제적이면서도 높은 품질 제공
- 스마트홈 통합, 세컨하우스 용도 극대화,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맞춤형 등 다양한 조립식 주택 등장
조립식 주택은 전통적인 건설 방식과는 다르게 공장에서 미리 조립된 부품을 현장에 배송해 빠르게 설치하는 주택 유형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조립식 주택은 기술 발전과 함께 품질과 다양성이 향상돼 전통적인 주택 건설에 비해 경제적이면서도 높은 품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굳건히 형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개발되는 조립식 주택은 스마트 홈 기술이 통합되거나, 세컨하우스 용도를 극대화하거나,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맞춤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집주인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진화하는 맞춤형 스마트 조립식 주택 / Dvele
사실 조립식 주택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스마트 홈 개념을 더한다면 기존과는 다른 조립식 주택이 된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기반을 둔 건축업체 Dvele가 생산하는 스마트 조립식 주택이 그 대표적인 예다.
Dvele의 조립식 주택은 건물 상태와 에너지 효율성을 모니터링 및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을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택 거주자의 생활양식을 학습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자사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Dvele는 31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705ft² 규모의 소형 주택부터 105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침실 4개, 욕실 4.5개의 3957ft² 규모 중대형 주택에 이르기까지 약 20가지 종류의 다양한 맞춤형 조립식 주택을 제공,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미국 소비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Dvele의 스마트 조립식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는 샌버나디노 지역 인근 공장에서 제작한 주택을 ‘배송’받게 된다.
<Dvele의 스마트 조립식 주택의 모습(좌)과 스마트 홈 소프트웨어 DveleIQ(우)>
Dvele의 스마트 조립식 주택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는 해당 집의 거주자와 건축물 자체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지구의 건강까지 최적화하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는 일종의 자가 학습 시스템이다. 진정한 ‘스마트 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주택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변화가 주택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별도의 센서이고,
두 번째는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거주자가 입력하는 다양한 설정값을 통합하고 스스로 학습해 거주자의 행동 및 외부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는 시스템이다.
즉,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집으로 스스로 업그레이드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Dvele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스마트 조립식 주택에는 실내 공기 질, 에너지 소비 및 가정 건강과 관련한 모든 실시간 정보를 AI 소프트웨어(DveleIQ)로 통합해 전달하는 300개 이상의 센서가 장착돼 있다. DveleIQ는 해당 센서들을 통해 곰팡이부터 이산화탄소까지 집의 다양한 측면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스스로 기능을 최적화한다.
또한 DveleIQ는 조명, 온도 조절기, 잠금 치, 오디오 등의 스마트 홈 기기들과 연동이 쉽고,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를 통해 단일 앱에서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다. 일례로, 거주자는 추운 겨울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이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전혀 없다. DveleIQ는 거주자의 일상을 추적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샤워기를 켠 후 몇 초 안에 적절한 온도의 물로 샤워할 수 있도록 물을 선제적으로 순환시켜 둔다.
또한 샤워기 시설뿐만 아니라 조명, 창, 실내 온도, 수면 패턴 추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능적으로 자동화하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패턴을 학습하고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사용 전략을 스스로 제시한다. 더욱이 DveleIQ는 기술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거주자 역시 주기적으로 집을 ‘업데이트’해서 사용할 수 있다. 마치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Dvele는 이렇듯 거주자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거주자의 생활양식에 맞춰 스스로 진화하는 진짜 스마트 홈을 제안하고 있다.
◇세컨하우스의 로망은 조립식 주택이 채워준다. / Haus.me
경제 상황, 주택 시장의 상태 및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세컨하우스(별장)에 대한 수요는 주기적으로 변동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늘어나면서 휴양지나 기후가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세컨하우스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도시 중심에서 벗어나 더 평화로운 지역에서 생활하며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세컨하우스는 좋은 선택지이다. 하지만 세컨하우스를 새로 짓거나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그리 만만하지 않고, 마련 후에도 유지 및 관리를 위한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
시애틀에 기반한 Haus.me는 세컨하우스를 마련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직면하고 고민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Haus.me는 극한의 기후를 견딜 수 있고 쉽게 이용가능하며 독립형 기능을 갖춘 새로운 3D 프린팅 고급 스마트 홈을 판매하고 있다. 완전 자율형 Haus.me는 전적으로 태양에너지로 구동되며 정화시스템에 연결된 공기-물 생성기와 오수 처리를 위한 생체 활성 하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덕분에 Haus.me는 구매자가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거의 모든 곳에서 살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한다.
<Haus.me의 독립형 스마트 조립식 주택>
Haus.me는 제품 출시 전부터 전 세계에서 1만 건이 넘는 구매 예약이 완료됐다고 밝혔으며, 수년간의 연구와 프로토타입 제작 끝에 우크라이나에 첫 납품을 시작으로 판매를 개시했다. 우선 Haus.me의 제품은 기존의 조립식 주택과 차별되는 부분이 많다. 일반적으로 집을 짓기 시작할 때 프레임부터 시작해 단열재로 이동하지만, Haus.me는 단열재부터 설계하고 그 위에 프레임을 짓는다. 특히 건물 벽 용도의 건축 자재로 3D 프린팅이 가능한 복합 폴리머 단열재를 개발하고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Haus.me는 현재 세 가지 모델: 120ft² 규모의 Microhaus, 1개의 침실과 부엌을 포함하는 400ft² 규모의 mOne, 그리고 침실 2개를 포함하는 800ft² 규모의 mTwo를 제공하고 있다. Haus.me는 세계 어느 곳에나 설치할 수 있고 고품질 마감재, 천연 목재, 고가의 전자제품, 내장 가구, 스마트 가전 제품 등을 내장하는 고급 주택이자 별장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Haus.me가 제공하는 조립식 주택 모델(상), Haus.me 주택을 차로 배송하고 직접 설치하는 모습(하)>
◇도시 재개발에도 효용성이 높은 조립식 주택 / Connect-Homes
조립식 주택은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에서도 효용성이 높다. 현재 미국에서는 과거와 현재에 걸쳐 수많은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프로젝트는 개별 부지에 대한 소규모 주거 개발부터 도시 전체 또는 인근 지역을 재편하는 대규모 복합 용도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국에서 도시 재개발은 기존 도시 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도시 지역, 일반적으로 공터나 저이용 토지에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기존 건물에 구조물을 추가하는 개발 전략을 말한다. 즉, 난개발을 통해 도시 면적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존 도시 환경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Connect-Homes는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맞춤형 다세대 조립식 주택 모델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개발자는 Connect-Homes의 제품 메뉴에서 원하는 모델과 개수를 선택하고, Connect-Homes는 사이트 계획과 예산을 생성한다. 물론 이때 다양한 외부 마감재, 경사진 지붕, 차고, 데크 등을 갖춘 다양한 크기의 부착식 또는 분리식 주택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Connect-Homes 측에 따르면 조립 라인을 통해 하루에 한 채의 집을 지을 수 있으며, 정해진 시간과 예산에 맞춰 90% 완성된 상태로 현장에 주택을 배송한다.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맞춤형 다세대 조립식 주택을 제공하는 Connect-Homes>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에 조립식 주택을 사용하면 프로젝트를 더 빨리 완료할 수 있고, 이웃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공사로 인해 이웃과 교통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도시 환경에서는 현장 시공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립식 주택이 유용하다. 또한, 공장 생산의 효율성으로 인해 잠재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제된 공장 환경에서 조립식 주택을 만들기 때문에 자재 사용을 최적화하고 폐기물을 줄여 환경 지속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도시 계획/개발자 입장에서는 높아지는 주택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바, 이런 측면에서 조립식 주택은 도시 재개발에 점점 더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으로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22년 하반기에는 신규 주택 건설 건수는 급락했고, 경기 불황이 예고되며 주택 가격도 폭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현재 미국 집값은 오히려 오르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기에 집을 구입했던 집 주인들은 낮은 이자율로 집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금리가 높은 이 시기에 집을 팔려고 내놓지 않으면서 기존 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고,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을 받지 않고 현금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도심이 아닌 교외에 더 넓은 집을 소유하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런 현상에 비추어 봤을 때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스마트 기술과 디자인을 겸비한 데다, 비용과 시간 면에서도 경제적인 조립식 주택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부동산 개발업에 종사하는 P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건설산업이 노동집약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요즘은 집의 재산적 가치보다는 주거문화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트렌드도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비춰볼 때 조립식 주택은 주택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조립식 주택의 시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1인 가구와 노령인구 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의 중요성 대두, 에너지 및 건축 소재 혁신 등의 요인도 향후 조립식 주택의 시장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우리 관련 기업들 또한 성장을 지속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활발하게 진출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자료: Dvele, Haus.me, Connect-Homes, Dwell,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2023-09-01
트렌드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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