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단독주택 전시장을 가다.
우리나라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할까.
그냥 보기에는 공원이있는 전원주택단지라 해도 좋을 것 같다. 가족과 함께 산책하며 주택 견학 및 이벤트 등 여러 행사를 즐길 수 있고 집 짓기 위한 세미나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일본에는 도시마다 10동에서 50동 규모의 단독주택 전시장이 있다.
신뢰도 높은 주택 전문 업체들의 견본주택을 통해 주거문화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수 있으며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알기 쉽게 안내한다.
일본 주택 대부분의 제품은 규격화되어 있다.
규격화, 표준화된 자재를 적용한 주택은 테라스, 발코니, 옥상정원, 주차장, 담장, 조경 등 익스테리어까지도 완성도를 높여준다. 더 나아가 멋진 주택단지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건축설계 단계부터 제품 규격을 반영한 덕분에현장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반영한 제품을 모두 구입해 조립만 하면 주택이 완성된다. 주택 건축에 필요한 모든 규격화된 제품은 카탈로그에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백과사전처럼 집을 짓기 위한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고 하면 될까.
일본 주택을 둘러보며 공통적으로 느낀 것 중 하나는 작은 규모의 공간이라도 아주 짜임새 좋다는 것이었다.
'아이디어가 놀랍다'싶을 정도로 이곳저곳 수납공간과 벽면 선반이 특히 돋보였다. 평면적이고 심플한 공간구성으로 수납공간에 목말라하는 우리나라 아파트 주부들이 만약 봤다면"갖고 싶은 집"이라 말했을 것이다. 또한 실과 실을 연계하는 공간 그 중간에 가변형 슬라이딩 도어 적용으로 필요에 따라 실을 분리하거나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 가능한 짜임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연계도 눈에 띄었다.
거실, 주방, 응접실, 침실 등의 내부공간과 테라스, 정원, 중정 등 외부공간을연계해 단독주택이 가질 수 있는 개방감을 잘 활용하 있었다.
우리 주택과 달라서 유심히 살펴본 공간은 욕실이었다.
일본의 욕실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하나의 욕실이 세면실, 화장실, 샤워실로 각각 분리돼 있으며 공간을 모두 합하면 우리나라 일반적인 욕실보다 더 넓은 느낌이다.
이처럼 용도에 따라 분리돼 있어 장점이 많아 보였다. 두 식구가 각자의 볼일을 편하게 볼 수 있으며 정리정돈이 한결 편하고 미관상 깔끔한 면도 있다.
이처럼 보이는 부분에서도 감흥이 컸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 즉 구조와 성능에 대해서도 시대에 발맞춰 꾸준히 연구 개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진에 대한 성능 테스트, 환기, 단열 고려 등 주택 업체마다 새롭고 발전된 공법으로 완성도 높은 주택을 제안하고 있었다.
특히 그들만의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거공간을 만들기 위한 자부심이 나에게도 전달됐다. 많은 건축 과정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도 전후 공정을 생각하며 세심하게 집 짓기에 참여하는일본 주택 건축 시스템을 알고 있었기에 현장에서 받은 감흥은 더했다.
2012-03-13
글·사진 김종대<공간왕단독주택연구소 소장>
〈일본의 주택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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