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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보코와 오뎅

Paul Ahn 2018. 6. 21. 10:30

가마보코와 오뎅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kki0505&logNo=221296613623

 

2018년 5월 29일, 이토 치나미(伊東ちなみ)와 미타니 아카리(美谷朱里).

치나미는 미소 오뎅(おでん)을 먹고 있고, 아카리는 곤약을 먹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모두 크루즈 그룹(クルズグル)의 소속이다.

 

 

제1장 가마보코(어묵)에 대하여

 

'가마보코(蒲鉾; かまぼこ)'는 어묵이다. 생선을 연육해서 먹는 음식으로서, 16세기 이전부터 일본의 전통음식으로 존재했다. 반면에 중국이나 북유럽 등지에선 완자 형태의 어환(鱼丸)을 즐겨 먹었다. 영어로는 피쉬볼(Fish ball)이라 하고, 일본에선 츠미레(; つみれ)라고 한다.

 

가마보코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가운데가 빈 원통형 모양이었는데, 그 모양이 부들()을 닮아서 '가마보코'라고 불렸다. 그러다 판 가마보코(板蒲鉾)가 등장해 이게 가마보코를 대표하게 됐다. 흰 도미살을 으깬 뒤 판 위에 올려놓고 찌는 방식이다. 본래의 원통형은 '치쿠와(竹輪; ちくわ)'라는 이름으로 따로 불리게 됐고, 오늘날엔 보통 미리 구워서 나온다.

 

고급음식이던 가마보코는 에도 시대에 노점상에서 판매하면서 기름에 튀긴 가마보코(げかまぼこ)로 대중화됐다.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대구, 상어 등이 도미살과 같이 쓰였다. 규슈 가고시마 현 지방에서 유래한 유탕 어묵 '사츠마아게(薩摩揚)이나, 동그란 어묵인 마루텐(まる) 등도 튀긴 어묵에 속한다.

 

찌는 가마보코 중에선 한펜과 나루토마키도 즐겨 먹는다. 생선에 마를 섞어 찐 다음에 삼각, 사각, 원형 등의 모양으로 빚어낸 흰색 어묵을 한펜(はんぺん)이라고 한다. 라멘(라면)에 많이 들어가는 소용돌이 무늬 어묵은 나루토마키(鳴門)라고 불린다. 구운 가마보코 중에서는 미야기 현의 대표음식인 사사 가마보코(かまぼこ)가 유명하다. 나뭇잎 모양에 흰색이라는 특징이 있다.

 

 

판 가마보코


 

치쿠와

 

 

한펜

 

 

나루토마키가 들어간 미소라멘

 

 

제2장 오뎅(어묵탕)에 대하여

 

'오뎅(御田; おでん)'은 가다랑어포, 다시마, 간장 등으로 맛을 낸 국물에 여러 재료를 넣고 끓인 요리를 말한다. 즉, 오뎅은 어묵이 아니라 어묵탕을 말하며, 꼬치안주나 어묵꼬치 등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에도 시대의 오뎅은 두부를 넣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게다가 에도 시대에는 오뎅에 두부를 넣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어묵이 대중화되면서 메이지 시대 이후에는 어묵이 주재료가 되기 시작했다. 들어가는 재료는 지역색에 따라 다르지만, 치쿠와, 한펜, 무, 삶은 계란, 곤약, 유부, 간모도키, 킨차쿠 등은 거의 일본 전역에서 공통으로 들어간다.

 

*곤약(コンニャク)은 구약나물 뿌리의 전분을 묵으로 쑨 걸 말한다. 먹기 좋게 실곤약으로 해서 먹기도 하는데, 이걸 시라타키(しらたき) 또는 이토곤약(こんにゃく)이라고 한다.

 

*유부는 두부를 기름에 튀긴 것인데, 일반적인 유부를 아부라아게(油揚)라고 한다면 두껍게 썰어 겉만 튀긴 유부를 아쓰아게(厚揚)라고 한다. 오뎅엔 보통 아쓰아게를 넣는다.

 

*간모도키(がんもどき)는 으깬 두부에 야채를 섞어 튀긴 요리를 말한다. 킨자쿠(巾着)는 돈주머니를 말하는데, 음식을 말할 때는 주머니 형태의 유부 안에 속재료를 채운 걸 말한다. 보통 안에 찹쌀떡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치킨차쿠(餅巾着)라고도 한다. 

 

*그 밖에도 오뎅에는 치쿠와 모양을 한 생면인 치쿠와부(ちくわぶ), 어묵에 소시지를 말은 비엔나마키(ウィンナ), 달걀말이(玉子; 타마코마키), 소 힘줄(すじ; 스지), 나루토마키, 사츠마아게, 마루텐, 츠미레, 문어, 표고버섯 등이 들어간다. 소시지를 그냥 넣는 경우도 있다. 일본 편의점에서 파는 오뎅만 해도 이런 재료들이 잔뜩 들어간다.

 

 

*오뎅캔

 

오뎅을 캔으로도 판다. 덴쿠칸츠메(天狗缶詰)의 통조림 음식인 오뎅캔(おでん)도 유명하다. 아키하바라를 바삐 돌아다니던 오타쿠들이 간단하게 자판기에서 파는 오뎅캔을 먹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삼호F&C에서 나온 삼호어묵이 워낙에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오뎅캔이 끼어들 틈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로손에서 판매하는 오뎅.

하얀 찐빵 같이 생긴 게 한펜이고, 주머니 모양은 모치킨차쿠다.

맨 왼쪽 윗열에 비엔나마키도 보인다.

그리고 어묵이 아니라 무가 메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가 맛이 잘 배어서 참 맛있다.

 

 

자판기에서 팔고 있는 오뎅캔

 

 

제3장 한국의 어묵과 어묵탕

 

1719년 쓰인 『진연의궤』에선 생선숙편(生鮮熟片)이라는 음식이 나온다. 이것을 어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해당 문헌에선 조리법이 나오지 않아 정확히 어떤 음식인지 알 수 없다. 1720년 경에 이시필이 지은 『소문사설』에는 가마보곶(可麻甫串)이라는 요리가 나오는데, 아마도 가마보코를 말하는 것 같다. 주영하 교수는 『식탁 위의 한국사』에서 가마보코가 이미 18세기 왜관을 통해 스키야키(すき; 일본전골), 우동(; 가락국수)과 함께 전래됐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먹는 어묵은 기름에 튀기는 사츠마아게(薩摩揚)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묵이 본격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을 길들이기 시작한 건, 1876년 부산 개항 이후였다. 1910년대에는 가마보코 행상이 등장했다. 국내 어묵 산업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동광식품은 1945년 설립됐고, 1953년 삼진식품이 그 뒤를 이었다. 60년대가 되면 동광과 삼진에서 나온 기술자들이 대거 독립하면서 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미도식품, 영진식품 등도 이때 생겨났다. 1985년에는 대기업 삼호F&C(2006년 CJ가 인수했음)가 어묵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상품은 삼호 부산어묵과 즉석식품인 오뎅 한 그릇이었다.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이 포장마차에서 유행한 건 90년대가 된 이후였다.

 

 

*게맛살

 

그 밖에도 게맛살은 일본어로 '카니카마(カニカマ)'라고 하는데, 이것도 어묵의 일종이다. 1972년 일본의 식품회사 스기요(スギヨ)에서 처음 개발했다. 1982년부터는 오양수산에서 맛살을 만들기 시작해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어육 소시지

 

어육 소시지(魚肉)는 어묵을 소시지 형태로 만들어 파는 가공식품을 말한다. 혼합 소시지라고도 한다. 1949년 에히메 현의 협동조합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1954년 비키니 환초에서 일본 참치 어선이 피폭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참치 소비가 급감하자 재고들을 어육 소시지로 생산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계란 부쳐서 도시락용 전으로 많이 해먹는 그것이다. 치즈향을 넣은 간식형 소시지는 어육 소시지의 아종이다. 한국에선 1985년 진주햄에서 '천하장사 소시지'가 처음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천하장사는 롯데햄의 키스틱, CJ제일제당의 맥스봉 등과 경쟁하고 있다.

 

 

*어묵 고로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어묵 고로케(ロッケ)는 90년대 일본 사가 현에서 처음 상품화한 것이다. 민치텐(ミンチ)이란 제품이 유명하다. 한국에선 2010년대 이후 삼진어묵의 어묵 베이커리(부산 영도구 봉래2가 39-1)에서 어묵 고로케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국식 어묵의 원조가 된 사츠마아게


삼호 F&C의 대표적인 상품 '삼호어묵 오뎅 한 그릇'. 이걸 농심 생생우동에 섞어 먹으면 나름 풍성하게 먹는 느낌이 난다.

 

출처 : 식생활 열전 / 가마보코와 오뎅

참조 : 주영하, 『식탁 위의 한국사: 메뉴로 본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 (주)휴머니스트 출판그룹, 2013년.

2018. 6. 11.

작성자 : 불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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