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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북한의 상품유통 실태

Paul Ahn 2019. 6. 12. 09:22

〔유통〕북한의 상품유통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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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 통일부 경제사회분석과(02)2100-5881~8

 

1. 개요

 

북한은 유통을 생산적 및 소비적 목적을 위하여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로 넘어가는 노동생산물의 운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북한에서 유통은 생산에 선행하는 생산요소의 구입단계와 생산이 진행된 후에 이루어지는 생산물의 판매단계를 포함하고 있다.

 

이로부터 북한의 유통형태는 국영 기업소에서 생산된 생산재(이하 자재)와 소비재(이하 상품)의 유통과 협동단체나 개인이 생산한 재화의 유통으로 구분된다.

 

북한에서 유통은 국가의 유통계획에 의해 생산된 재화를 국가유통망을 통해 계획적으로 분배된다. 그러나 2002년 7.1 조치 및 2012년의 '6.28 방침' 2013년 '5.30 담화' 시행 이후 시장화 진전에 따라 유통업에도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2. 자재공급체계

 

북한에서 자재공급이란 생산에 필요한 원료, 자재, 설비 등을 국가가 보장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자재공급체계는 중앙에서부터 생산현장에 이르기까지 자재공급계획에 의해 자재를 공급해주는 시스템이다. 중앙기업에서 생산한 주요자재는 성 자재상사를 거쳐 수요자기업에, 기타자재는 분상사 혹은 지구공급소를 거쳐 수요자 기업에 공급된다.

 

7.1조치 이후 자재유통은 중앙집권적 공급체계인 자재상사를 통한 자재공급과 물자교류시장 등을 통한 자율적 유통으로 이원화되었다. 물자교류시장은 관리단위에 따라 중앙교류시장과 지방교류시장으로 구분한다.

 

〈최근 북한의 자재유통 체계〉

 

 

3. 자재유통 실태

 

가. 전통적 자재유통체계의 마비

 

북한에서 자재유통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재공급계획과 자재배정계획에 의해 진행된다. 공급자기업은 법적과제인 자재공급계획을, 수요자기업은 법적과제인 자재배정계획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는 국가의 자재배정 및 공급계획에 기초해 자재공급계약을 맺게 된다.

 

1990년대에 들어 전력난 →공장가동율 저하→생산재 감소→수요자 기업의 생산 감소 등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자재공급체계가 사실상 마비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공급자기업들에서는 일부 생산된 자재를 자재상사의 담당자들과 결탁하여 시장에 유통시키거나 뇌물을 받고 공급하기도 하였다. 자재공급체계의 마비로 생산이 침체되고 이에 따라 생산재 및 소비재생산이 감소되어 생산물의 판매단계인 설비유통과 상업유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나. 이원적 자재공급체계 도입

 

북한은 국가공급의 부족을 보충하고 자재유통에서의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7.1 조치 이후 자재를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물자교류시장을 신설하였다. 이는 불법적인 기업 간 자재거래를 합법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여 진다. 전반적으로 볼 때 7.1 조치 이후 생산자와 수요자가 시장을 통해 직접 교류하거나 시장을 통하지 않는 기업 간의 직접유통도 일부 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타 부문의 계획적 유통체계가 폐지된 것은 아니며 그 역할이 약화되었을 뿐이다. 이원적인 유통체계에서 자율적인 자재유통이 자재 상사를 통한 유통체계의 운영을 전국적으로 보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4. 상업유통체계와 상품유통실태

 

가. 상업유통체계

 

북한의 상업유통은 내각 상업성과 도·시·군(구역)인민위원회 상업행정 부서, 실무를 담당하는 상업유통기관들로 조직되어 있다. 내각 상업성에는 도매 상업을 지도하는 도매 관리국과 소매 상업을 지도하는 지방상업 지도국이 있다.

 

각 도 . 시 . 군 인민위원회에는 상업국(상업과)이 있다. 상업유통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기관에는 도매유통 및 소매유통기관이 있다. 도매관리국 하부 단위로는 중앙 도매소와 도()출하 도매소, 지구도매소들이 조직되어 획일적 도매상업체계를 이루고 있다.

 

지방상업 지도국은 지방 인민위원회 상업 부서들을 지도하고, 시·군 인민위원회 상업부서는 소매상업 기관인 상업관리소와 백화점, 시장관리소의 상품유통을 직접 지도한다. 상업관리소는 시, 군(구역)에 위치해 있으면서 도매 상업으로부터 상품을 배정받아 상점을 통하여 관내 주민들에 대한 상품공급 기능을 수행한다.

 

상점은 상업관리소에 속해 있으면서 지역 내 주민들의 주문을 수시로 접수하고 상품을 직접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시장관리소는 종합시장을 통해 시장이용자들의 상품의 공급과 판매가 국가의 요구대로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북한의 상업유통체계〉

 

 

 

나. 상업유통실태

 

[상업유통체계의 점진적 마비(1985~1995)]

 

1980년대에 들어 소비재생산이 부분적으로 감소되기 시작하면서 주문에 의한 주민공급은 물론 세대별로 주어진 상품공급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도시와 군 소재지의 주민들에 대한 공급은 일부 진행되었으나 농촌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공급은 거의 중단되었다.

 

국가는 상품 부족 해결을 위해 상업유통기관들에서 자체로 상품을 가공하여 공급하도록 조치하였다. 이로부터 상업유통기관이 생산, 가공, 소매유통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1985~1995년 소매상업 유통체계〉

 

[상업유통체계의 마비(1996~2002.7)]

 

1990년대 중반 들어 상품생산이 거의 중단되면서 상업유통체계는 사실상 마비되었다. 도매상업기 관들은 생산기업에서 인수할 상품이 절대적으로 축소되면서 도매유통기능이 대폭 축소되었다. 국가의 묵인 하에 개인들에게서 수입상품, 가공 상품 등을 대량으로 넘겨받아 시장가격과 유사가격으로 자율 판매하는 방법으로 주민들에 대한 상품공급을 진행하였다.

 

북한 당국은 상업유통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을 극복하고 국가공급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7.1 조치 이후 상업유통체계를 변화시켰다.

 

[상업유통체계의 제도적 변화(2002.7.1조치 이후)]

 

우선 소매상업유통은 도매소로부터 배정받던 상품을 소매 상업기관이 직접 지방기업에 상품을 주문하고 운반하여 판매를 주관하는 시스템으로 변화시켰다. 2003년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농민시장을 종합시장으로 개편하면서 종합시장을 상품유통의 일환으로 인정하였다.

 

이로부터 시장상업유통이 국영상업유통을 대체하였다. 대도시에는 대규모의 종합시장을 신설하고 시, 군 (구역)에는 규모에 따라 시장을 확장하거나 신설하였다. 개인은 물론 국영기업소, 협동단체들도 시장에서 상품을 팔수 있도록 이용범위를 확대하였다.

 

이 같은 조치로 북한 내 시장영역은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나, 시장 확산이 계획경제 영역을 침식하고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유도하는 등 각종 부작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북한은 2007년을 전후하여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