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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사람이 싫어서’ 뜨는 트렌드

Paul Ahn 2020. 2. 26. 08:11

언택트 ‘사람이 싫어서’ 뜨는 트렌드

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20559

 

‘편한 단절’을 선택…

침묵이 가득한 편리한 도시는 과연 행복할까

 

배달앱을 사용하면 배달업체와 전화통화 없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미리 입력해, 따로 목적지를 말하지 않아도 택시기사가 알아서 데려다 준다. 한 화장품 브랜드는 매장 앞에 두가지 쇼핑바구니를 마련해 뒀다. 하나는 ‘혼자 볼게요’라는 문구가, 또 다른 하나엔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문구가 각각 붙어있다. 종업원 응대가 불편하거나 매장 안에서 방해 받지 않고 쇼핑하고자 하는 이용객이 많아서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방안에 앉아서 계좌개설, 체크카드 발행 등 각종 금융거래가 가능한 비대면 금융 그리고 식당에선 무인주문시스템으로 주문하고 결제하면 음식이 나온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쇼핑도우미 로봇을 도입했다. 사무실에서도 적막은 계속된다. 말하지 않아도 SNS메신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언텍트(Untact)마케팅’, 최근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마케팅 트렌드다. 사람과의 접촉(콘텍트 contact)을 지양하는 언텍트마케팅인 O2O, 비대면거래, 무인숍 등이 신기술 발전과 함께 특히 주목 받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 전망 서적 ‘트렌드코리아 2018’에서는 언텍트마케팅을 내년 유통트렌드를 이끌 키워드로 꼽았다.

 

‘초연결 시대’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은 기계와 ‘초연결’된다. 편리하다. 말로 인한 오해와 감정소모를 경험하지 않아도 원하는 바를 쉽게 수행할 수 있으니 인간이 주는 피로를 덜 수 있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세상.

 

다음소프트 송영길 부사장은 최근 열린 한 강연회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사람이 싫어서’ 란다. 사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이유가 ‘사람이 사람을 싫어해서’라니 아이러니긴 하지만, ‘불편한 소통’ 대신 ‘편한 단절’을 선택하는 소비트렌드가 추세임은 확실하다.

 

침묵이 가득한 편리한 도시는 과연 행복할까. 물론 경제적인 현상의 한 단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웃들과 눈 한번 맞추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씁쓸하다. 연말이다. 오랜 친구들과, 떨어져 사는 가족들과 눈 맞추고 목소리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더 가져야겠다.

 

중기이코노미.

2017-12-1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