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언택트•Un-Tact를 움직이는 4가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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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흐름 속 부족한 감성, 인간소외 문제점도
소비자와 판매자가 마주치지 않는 언택트(un-tact) 시대가 도래했다.
사물인터넷을 덧입은 무인 자판기가 속속 등장하고 식당, 금융권 심지어는 공항까지 ‘무인시대’에 가세하고 있다. 언택트 바람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아마존고 무인 슈퍼마켓. 유튜브 화면 캡처
▦ 비용 절감
인건비 절감을 고민하는 사업자들에게 무인화 바람은 반가운 소식이다. 농협이 무인 축산물 자판기를 내놓은 배경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재 농협은 20여종의 고기를 300g 단위로 진공 포장해 판매 중이다. 농협중앙회 안심축산분사 관계자는 “스마트 판매기 자체가 점포다. 정육점이든 대형마트든 이전에는 모두 대면판매 밖에 없었다”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판기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판기에 IoT 스마트 판매시스템을 적용해 사무실에서도 재고, 가격변경, 적정온도 등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는 2대뿐이지만 내년에는 500~600대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 24Hrs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은 언택트 마케팅의 큰 이점 중 하나다. 특히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물리적‧시간적 제약 없는 서비스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전자상거래기업 이베이(ebay)는 마이어(Myer)백화점과 제휴해 세계 최초의 VR백화점을 호주에 오픈했다. VR기기만 있으면 소비자는 1만2500가지 제품을 검색할 수 있으며 가격 및 제품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다.
이케아가 선보인 VR익스피리언스(Experience) 어플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다.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쇼룸을 경험하고 가구를 배치해 볼 수도 있다. 직접 매장을 가지 않아도 안방에서 홈퍼니싱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서비스다.
▦ 프라이버시
대부분의 사회가 젊은층일수록 개인화 성향이 강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온라인 공간과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이 그렇다. 이 때문에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무인택배 보관함, 무인 호텔 등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일본의 남성 불임 진단 캠페인이다.
병원을 방문해 불임테스트를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남성들을 위한 어플 ‘Seem’을 제작, 집에서도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록 간이 측정 기구를 이용해 간단한 테스트만 진행했지만, 비대면으로 병원진료까지 받는 가능성을 제시해줬다는 평가다.
▦ 관계피로
콜포비아(call phobia·통화 공포증)는 메신저나 문자에 익숙해 전화통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을 뜻한다. ‘페친’과 ‘팔로어’에 익숙한 세대들은 특히 누군가로부터 간섭을 받는 걸 싫어한다. 개인화된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관계 맺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SNS라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되다 보니 구매 행위의 습관도 달라졌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시에도 도움의 손길이 반갑지 않다. 이니스프리가 ‘혼자볼게요’와 ‘도움이 필요해요’ 등 두 개의 바구니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이유이다.
이니스프리의 두 종류 바구니. 이니스프리 제공
◇피할 수 없는 미래, 하지만…
언택트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변화로 인한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우선 사람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제 패스트푸드점이나 영화관에 가면 요즘은 주문을 받는 직원보다 키오스크가 더 많다. 머잖은 미래에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불안감이 현실화되는 징표다.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택트 기술로 인해 지금과는 다른 인간소외를 경험할 수 있다. 기술을 따라갈 수 없는 고령층이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큰 불편을 겪게 되면서 정보소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은 “사람들의 일을 기계가 대체하면 아무래도 환경이 드라이해지게 돼 있다”며 “언택트의 가장 큰 단점은 사람의 마음을 터치해야 하는 ‘부족한 감성’이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의 감성을 터치해야만 구매 행위 혹은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측면도 있는데, 기계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완벽히 대체되기 보단 서로 공존하는 형태로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난도 교수도 <트렌드 코리아 2018>를 통해 “비대면 접촉도 궁극적으로는 인간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기술로 대체하더라도, 대면접촉이 필요한 곳에는 인력을 재배치하는 ‘기술’과 ‘방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이 발달에 맞춰 이러한 변화가 당연한 흐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진국 배재대 기업컨설팅학과 교수는 “우리는 이 시점에 영국의 ‘적기조례(Red Flag Act)’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증기자동차를 개발했다. 증기기관 버스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게 된 마부들은 자동차 앞에 기수를 세워 일정속도 이상을 내지 못하게 하는 ‘적기조례’ 교통법을 통과시켰다. 결과적으로 이 규제는 마부들의 일자리는 지켰지만, 영국의자동차 산업을 후퇴시키고 후발주자인 독일과 프랑스에게 앞을 내어준 결과를 낳았다.
김 교수는 “대세는 막을 수 없다. 그건 손으로 태양을 가리려는 것”이라며 “무인화의 흐름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유익해질지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남는 시간을 어디에 활용해서 삶의 질을 높일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저작권자 © 더피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2.20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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