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산업〕미세먼지 줄여주는 첨단 청정 아파트가 뜬다.
가구 환기구에 헤파필터 장착
실내외 공기 순환 시스템 도입
출입구·현관에 에어 샤워기 설치
의복에 붙은 미세먼지 털어내
주방앤 후드-환기 연동 시스템
미스트 분수 만들어 세정 효과도
“최근 침체된 주택분양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미세먼지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의 말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주택분양시장이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을 제외하고는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증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 ‘재건축 연한 강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청약 및 입주물량 증가’ 등 악재(惡材)가 넘친다. 주택시장 전망이 밝지 못하다 보니 건설사들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미세먼지로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시행하는데도 거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광범한 지역, 다양한 오염원, 기후변화로 인한 미세먼지 증가, 중국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설사의 의지만 있다면 아파트 단지에서의 미세먼지 저감은 충분히 가능하다. 단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이 첨단기술인 만큼 대형 건설사 외에는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있다. 첨단기술에 투자하면 분양가격도 올리고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기에 대형 건설사들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대형 건설사들 첨단기술에 적극 투자
최근 분양에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들의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D건설은 아파트 내외부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5가지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외부 미세먼지 관리 패키지, 세대 환기 시스템, 주방 후드-환기 장비 연동 시스템, 현관 에어 샤워 시스템, 자동 배기 시스템 등이다. 쾌적한 공기 질을 유지시키는 세대 환기 시스템은 각 가구 내 환기구에 헤파필터를 장착한 기술이다. 헤파필터는 일반 필터보다 더욱 촘촘한 필터로 적정 풍량을 내도록 성능을 개선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내부로만 공기순환이 이뤄지는 제한된 환기 방식이 아니라 외부 공기와 실내 공기를 순환시킨다. 이 개념은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뉴욕 BOA 빌딩이 좋은 평가 받는 이유
미국 뉴욕에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빌딩은 입주자 평가에서 가장 건강한 빌딩으로 평가받았고, 미 건축학회에서 최고 등급의 빌딩으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실내외 공기의 적절한 환기가 있었다. 건설사는 입주자들이 사무실에서 공기의 흐름과 환기를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건물 안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해 입주자들에게 환기나 공기청정기 가동 정보를 제공했다.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강력한 필터로 95% 이상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공조기를 연동시켰다. 아마도 이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들은 외부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현관 에어 샤워 시스템을 개발했다. 외출 후 옷과 머리카락에 붙어 실내로 유입될 수 있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게 했다. 이 경우 주민들은 동 출입구에 설치된 에어 샤워기로 1차로, 가구 현관에 설치된 에어 샤워기의 바람을 통해 2차로 미세먼지를 털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외출한 뒤 돌아온 사람의 의복에, 또 아파트 외부에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나쁜 미세먼지가 많이 묻어온다는 것으로 볼 때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이 건설사는 입주민들이 단지 내의 미세먼지 수준을 쉽게 알 수 있고 또 대처할 수 있는 시설물을 제공한다고 한다.
놀이터 부근에는 미세먼지 신호등이 설치된다. 신호등은 현재 미세먼지 상태가 어떤지를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또 각 가구 내 월패드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안개 입자 같은 물방울을 분사하는 미스트 분수를 설치한다. 안개 입자의 미세먼지 세정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손 세정대도 설치해 아이들의 몸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내고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도록 했다.
◇IoT 기술에 기반한 AI형 공기청정 시스템
실내에서는 조리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시설을 제공한다. ‘주방 후드-환기 장비 연동 시스템’을 설치해 음식물을 만들 때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주방 후드 가동과 함께 환기 장비와 주방의 보조급기가 자동으로 작동한다. 회사 관계자는 “차별화된 가구 내 환기 시스템과 미세먼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토털 솔루션 기술로 더욱 쾌적하고 고객들이 안심하며 지낼 수 있는 청정아파트 단지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D건설은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5ZCS’ 시스템을 통해 주차장과 엘리베이터, 각 가구 등의 미세먼지를 통합 조율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G건설은 사물인터넷(IoT)에 더해 인공지능(AI) 시스템까지 도입해 음성인식과 대화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IoT 기술에 기반을 둔 AI형 공기청정 시스템에까지 최신 기술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숲세권으로 오세요”
자금력 한계 있는 중소 건설사들
산·공원 등 주변환경 적극 활용
대형 건설사들은 엄청난 자금력으로 최첨단 시스템 개발 역량을 갖고 있다.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 건설사들은 숲세권 홍보로 미세먼지에 대응하고 나섰다.
중소 건설사들은 녹지 조성과 산·공원 등 인근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실제 측정을 해보면 공원이나 숲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도심보다 크게 낮다. D건설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동남지구의 ‘대성베르힐’ 분양 과정에서 인근의 원봉·중앙공원 완공 등을 강조하고 있다. J건설은 경기도 시흥시 장현지구 내 ‘제일풍경채 에듀&센텀’이 “지구 내 근린공원과 군자산 등이 인접한 숲세권”이라고 홍보한다. 집은 본질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첨단 미세먼지 저감시설을 채택할 수 없고 숲의 효과로라도 건강한 공기가 만들어진다면 좋은 것 아닐까?
국방일보
2018. 07. 28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일러스트=반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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