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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산업〕 76조원 한국 힐링산업, 과제는?

Paul Ahn 2019. 10. 28. 08:42

76조원 한국 힐링산업, 과제는?

http://www.straigh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247

 

76조원 한국 힐링산업 과제.docx

 

글로벌 산업 된 ‘힐링’, 한국은 시장 형성 단계

슬로푸드, 슬로비족→보보스→웰빙→힐링 진화

국내 힐링산업 시장규모 75조9,800억 원 추산

최소 6조8,670억 원 규모로 성장한 힐링투어

뷰티(5조5,000억), 푸드(7조4,500억), 의학(3조)

 

세계 최고의 자살율과 이혼율, 음주율, 저출산율, 세계에서 가장 빠른 1인 가구 확산 및 고령화 진전 속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행복지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다. 산업화는 경제적 풍요의 대가로 정신적 여유와 안정을 앗아갔다.

 

성과주의사회(Leistungsgesellschaft)는 인간을 능력으로 평가하고, 무한경쟁사회는 현대인들을 끊임없는 자기계발 전선으로 내몬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가족이나 친구, 공동체로부터 일상적인 배려와 공감, 위로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삶에 대한 의욕 따위는 잊은 지 오래다. 사회에 의한 개인 소외다.

 

성과주의사회가 낳은 대표적 질병, 소진증후군(자료:talentculture)

ⓒ스트레이트뉴스

 

이런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한국인의 긍정적인 경험이나 사회적 신뢰도, 사회에 대한 관용은 OECD 평균치를 밑돈다. 고단하고 버거운 삶, 바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Risikogesellschaft)’와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Müdigkeitsgesellschaft)’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실상이다.

 

당연히 ‘잘 살고(well-being) 싶다’는 생각,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조화된 건강한 삶에 대한 갈망, 내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욕구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힐링(Healing)의 정의다.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한 ‘힐링’

 

1980년대 중반 유럽에서 시작된 슬로우푸드(slow food) 운동은 90년대 느리게 살자는 슬로비족(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 부르주아(Bourgeois)의 경제적 실리와 보헤미안(Bohemians)의 정신적 안정을 추구하려는 보보스(bobos) 운동을 거쳐 2000년 무렵 복지와 행복, 안녕을 포괄하는 웰빙(well-being) 개념으로 발전했다.

 

★슬로우푸드 전시 매장

 

1980년대 중반 유럽에서 시작된 슬로우푸드(slow food) 운동은 지금도 테라푸드, 컬러푸드 등 힐링푸드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엄마와 아이가 미국 콜로라도 덴버시의 한 슬로우푸드 전시 매장을 구경하고 있다.(자료:slow food USA)

 

유럽 다음으로 웰빙 추세를 받아들인 국가는, 1985년 이후 누적되던 자산버블이 90년대 초에 붕괴돼 장기적 저성장으로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됐던 일본이다. 슬로우푸드와 보보스는 일본 특유의 힐링 비즈니스인 ‘릴랙세이션(relaxation)’으로 재탄생했다.

 

각종 힐링 음료와 산소발생기 같은 힐링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왔고, 마사지 살롱, 산소 bar 등 힐링 개념을 도입한 상업시설들이 생겨났다. 현재 일본인 4~5명 중 1명이 릴랙세이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2007년 2조 엔(20조 원) 정도이던 시장은 2020년이면 14조 엔(138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명상의 선(ZEN) 개념이 도입된 비즈니스 미팅 룸

 

일본의 힐링 비즈니스인 ‘릴랙세이션(relaxation)’은 직장힐링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명상의 선(ZEN) 개념이 도입된 비즈니스 미팅 룸(자료:Flickr)

 

미국으로 건너간 웰빙 추세는 웰니스 산업(Wellness Industry)으로 불리며 2007년 5천억 달러(559조 원), 2012년 1조 달러(1,117조 원) 등 연간 15%가량 성장하는 신산업으로 자리매김, 2017년에는 전 지구적으로 4.2조 달러(4,718조7,000억 원)의 거대시장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힐링은 ‘흔치 않은 것’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일시적인 것’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사치스러운 것’에서 ‘일상생활의 가치’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 힐링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

 

 

◇시장 형성 단계에 진입한 한국 힐링산업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0조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이다. 힐링산업의 법적 가치는 바로 이 헌법조항에 의해 부여받을 수 있다.

 

웰빙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2003년 무렵 우리 사회에 열풍으로 다가왔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치유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다가 2010년 무렵 ‘힐링(Healing)’이라는 트렌드 코드로 자리 잡았다. 경제가 어려울 때 생존에서 행복으로 관심이 전환되면서 등장한 산업인 셈이다.

 

 

★강남역 주변에 위치한 힐링수면카페 ‘쉼스토리’

 

 

서울 강남역 주변에 위치한 힐링수면카페 ‘쉼스토리’의 내부 모습. 피로에 지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헤드셋으로 수면용 음악을 듣고 TV를 시청하며 잠들 수 있다.(자료:쉼스토리)

 

아쉽게도 한국의 힐링산업은 2015년경부터 시장 형성 단계로 진입한 탓에 전체적인 시장 규모에 대한 연구는 물론이고 산업의 세부 영역(category) 분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웰니스(Wellness) 관련 단체에서 건강과 휴식, 치유를 합한 국내 힐링산업의 시장규모를 75조9,800억 원으로 추산한 적이 있다. 국내 총생산(GDP)의 7% 규모다. 추산에 따르면 힐링 관련 사업체는 19만4,200여 개소이고, 종사 인원은 86만9,000여명이다.

 

하지만 산업 영역 분류에 대한 연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은 수치다. 그럼에도 개별 산업군이 제시한 정보들과 함께 살펴보면 대략적인 시장 규모와 트렌드, 시장별 특성 및 발전방향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는 관련 업계와 유관기관, 정부 각 부처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세부 영역을 힐링투어, 힐링뷰티, 힐링푸드, 힐링의학,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힐링부동산, 직장힐링, 문화힐링 등 10개 영역으로 구분했다.

 

 

① 힐링투어: 6조8,670억 원 시장+

 

힐링투어는 스파와 휴양, 뷰티 등의 요소가 포함된 관광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다. 미국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 이하 GWI)의 최신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 규모는 힐링산업군 중 세 번째인 6,390억 달러(718조 원)다.

 

★강원도 ‘치유의 숲’에서 힐링투어

 

강원도 ‘치유의 숲’에서 힐링투어를 즐기는 국내 여행객들(자료:한국관광공사)

 

2018년 7월 현재,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힐링투어 시설은 14개 광역지자체에 총 33개소가 있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시장의 반응과 수요를 살펴가면서 한국 힐링투어 브랜드를 정립하기 위해 힐링투어의 테마를 ▲한방, ▲힐링(치유)ㆍ명상, ▲뷰티(미용)ㆍ스파, ▲자연ㆍ숲 치유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지역별 관광지 25선’을 선정했다.

 

또한 올해 5월에는 힐링투어를 국정과제로 지정, 국내 힐링투어 거점을 육성하기 위한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 대상지역으로 경상남도(산청ㆍ함양ㆍ합천ㆍ거창ㆍ통영ㆍ거제ㆍ고성)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방 항노화 힐링투어(산청ㆍ함양ㆍ합천ㆍ거창), 해양치유관광(통영ㆍ거제ㆍ고성), 동의보감촌(산청), 산삼휴양밸리(함양) 관련 시설들이 건립됐거나 신축 중이다.

 

아쉽게도 힐링투어 시장 규모에 대한 예측은 아직 없지만, 지난해 ‘웰니스 관광 25선’을 방문한 관광객이 전년 대비 13%가량 늘어난 1,000만여 명이었다는 문체부 발표에서 대략적인 흐름은 읽어낼 수 있다.

 

이 수치에 여행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한국여행업협회 의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내관광 동향조사 결과치(예상 여행 기간 2.12박, 예상 여행비용 236,700원/1인)를 대입해 보면, 한방과 힐링(치유)ㆍ명상, 뷰티(미용)ㆍ스파, 자연ㆍ숲 치유가 포함된 국내 힐링투어 시장은 대략 2조3,67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개최한 럭셔리 트래블 마트(KLTM, 2018 Korea Luxury Travel Mart)에서 비즈니스 상담(B2B) 중인 바이어와 셀러들(2018.09.18)(자료:뉴시스) ⓒ스트레이트뉴스

 

이밖에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사장 안영배)는 ‘한국형 럭셔리-힐링-뷰티-한류 여행’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에도 럭셔리 트래블 마트(KLTM, 2018 Korea Luxury Travel Mart)를 개최하는 등 1일 평균 지출액이 1,000유로(130만 원)에 달하는 럭셔리관광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2011년 60만 명에서 2017년 600만 명으로 늘어나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캠핑 및 글램핑 시장도 엄연한 힐링투어 시장이지만, 문체부가 지정한 힐링투어 테마에서는 빠져 있다.

 

빠진 것은 또 있다. 여행지에서 직접 요리나 공예, 레저ㆍ스포츠, 공연, 미술 등을 체험하는 ‘액티비티(activity) 투어’다. 현재 에어비앤비, 야놀자, 하나투어(모하지) 등이 액티비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액티비티 투어 시장 규모는 80조 원을 넘어섰고, 국내 액티비티 투어 시장도 3조 원대 규모다.

 

캠핑 및 글램핑 시장과 액티비티 투어 시장만 추가한다 해도, 국내 힐링투어 시장 규모는 6조8,670억 원대로 늘어난다.

 

 

힐링투어의 주요 시장인 캠핑시장과 액티비티 투어시장, 템플스테이시장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여기에 2002년 월드컵 당시 해외 관광객을 위한 숙소가 부족해 개방하면서 급성장한 템플스테이시장을 더하면 힐링투어시장은 단숨에 전체 힐링산업 중 1위로 부상할 수 있다. 스파시설을 포함한 스파경제시장과 열천/광천수시장을 힐링투어의 하부 시장으로 포함시킬지 여부도 향후 과제다.

 

 

② 힐링뷰티: 5조5,000억 원 시장+

 

지난해 4,648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화장품시장은 2021년 4,871억 달러(551조 6,400억 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미국의 힐링뷰티시장은 약 600조 원, 올해 한국 화장품 시장은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제조판매업자는 12,000여 개소이고, 수출액은 49억 달러다.

 

이중 미백 화장품시장은 22조 원대, 나머지 5조 원대 시장 중 기능성 화장품군이 4조4,039억 원(중앙일보.2018.09.27)을, 안티에이징 화장품군이 5,961억 원을 나눠가졌다(2019 화장품 시장 이슈와 전망 컨퍼런스, 2018.11.08).

 

이 분야에도 빠진 부문이 있다. 올해 국내 시장 규모가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다(글로벌 시장 규모는 5조 원). 뷰티 디바이스는 요즘 TV 광고나 드라마에 가끔씩 보이는 ‘하얀 가면’을 떠올리면 된다. 얼굴에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드는 기기다.

 

뷰티 디바이스시장은 개인용 홈케어 상품뿐 아니라 전문적인 미용ㆍ의료기기까지 모두 포괄한다. 그만큼 시장이 넓다는 얘기다. 기능성 화장품군을 포함한 힐링용 화장품시장에 뷰티 디바이스시장만 추가해도 힐링뷰티시장은 5조5,000억 원 규모로 확대된다.

 

★LG전자의 가정용 에스테틱 기기인 프라ㆍ엘 델마(Pra.L Derma) LED 마스크

 

LG전자의 가정용 에스테틱 기기인 프라ㆍ엘 델마(Pra.L Derma) LED 마스크를 비롯한 힐링뷰티 기기들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힐링뷰티 범주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는 안티에이징시장이 꼽힌다. 각종 피부재건기기와 비만치료기기는 물론, 심지어 심신 피트니스와 가정용 러닝머신까지도 이 범주로 분류되지만, 아직 정확한 시장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스트레스 관리와 피부 미용을 결합한 ‘에스테틱 스파’ 분야도 마찬가지다.

 

 

③ 힐링푸드: 7조4,500억 원 시장+

 

힐링푸드시장은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식사와 영양,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 시장을 포괄한다.

 

국내 다이어트시장만 해도 내년이면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가정간편식(HMR) 열풍에 따른 샐러드, 간편 과일 등 신선ㆍ편의식품시장도 가세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발표한 ‘가공식품 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601억 원이던 신선ㆍ편의식품시장이 2015년 956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현재 1천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쉬번(Ashburn) 신선식품 특별매장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애쉬번(Ashburn) 신선식품 특별매장(자료:Ashburn)

 

 

★싱가포르 로롱 키라트Lolong Kilat 지역에 위치한 한식전문식당 Woorinara

 

한국의 대표적 건강식인 비빔밥(자료:싱가포르 로롱 키라트Lolong Kilat 지역에 위치한 한식전문식당 Woorinara)

 

대표적 건강상품인 1조3,500억 원 규모의 홍삼시장도 있다(2014, 한국인삼공사). 이 세 시장을 합치면 힐링푸드시장의 규모는 7조4,500억 원대로 늘어난다. 그러나 이 영역에도 테라푸드, 컬러푸드, 우리 고유의 발효음식으로 균형식을 제공하는 전통&향토 음식 등 빠진 분야가 많다.

 

 

④ 힐링의학: 3조 원 시장+

 

힐링의학의 범주에는 예방&개인의학, 전통&대체의학 등이 포함된다. 미국 등 일부 국가는 공중보건 분야까지 이 범주로 취급한다. 평균 525억 달러(59조 원) 규모의 글로벌 의료관광(Global Healthcare Resources)과 2022년이면 4,053억 원 규모로 성장할 DTC(개인 의뢰 유전자분석)시장도 이 범주다.

 

그러나 예방&개인의학, 전통&대체의학 등 국내 힐링의학시장의 전체적인 규모에 대한 조사 역시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인도 케라라(Kerala) 지방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 처치

 

힐링투어객이 인도 케라라(Kerala) 지방의 한 의료시설에서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 처치를 받고 있다.(자료:greenhaventours)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건기식(건강기능식품)시장도 예방적 측면에서 힐링의학의 범주에 포함된다. 건기식이란, 기억력과 혈행 개선, 갱년기 안면홍조나 발열,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예방, 안구관리 등 각종 예방적 힐링 요구에 맞춰 출시되는 건강기능식품군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 1조4,820억 원이던 건기식 시장은 연평균 11.2%의 성장을 구가하다 지난해 3조 원을 돌파했다. 예방의학시장과 전통&대체의학시장의 규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의료관광과 연계된 수술 및 재활센터 등 힐링의학의 제반 요소들이 추가된다면 국내 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힐링(Healing)’은 ‘킬링(Killing)’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일시적 회피와 망각을 제공하는 치유 관련 상품을 구매하면서 힐링이라는 판타지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 따르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힐링산업을 통해 ‘치유 소비재’를 구매하면서 “힐링됐다”고 믿지만, 그저 잠시간 결핍을 해소한 것에 불과하고, 따라서 힐링은 거짓 믿음으로 지속적인 회피를 조장하는 산업이다.

 

명상 또는 선(ZEN)의 관점에서, 크게 틀린 시각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특집기사 첫머리에서 살펴봤듯이,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소진증후군(burnout syndrome), 개인소외와 같은 상처의 근본 원인은 위험사회, 피로사회로 대표되는 사회구조적 모순에 있다.

 

사회로부터 기인한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힐링산업을 향해 “왜 시스템 문제를 건드리지 않느냐”고 질타할 수도 없다. 시스템 문제를 건드리는 순간, 힐링은 투쟁을 수반하는 ‘파이팅’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모순된 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 즉 ‘방편’으로서의 힐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 기사에서는 국내 힐링산업 중 힐링투어(6조8,670억 원+), 힐링뷰티(5조5,000억 원+), 힐링푸드(7조4,500억 원+), 힐링의학(3조 원+) 분야를 둘러봤다. 이번 기사에서는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힐링부동산, 직장힐링, 문화힐링 분야를 살펴본다.

 

 

⑤ 산림치유: 3,405억 원 시장+

 

산림치유는 국내 치유관광의 첫 테이프를 끊은 산업이다. 법령과 제도가 정비된 1990년대 이후, 2,00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산림복지서비스의 혜택을 받았다. 2009년 처음으로 전국 12곳에 조성된 ‘치유의 숲’은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간다.

 

이 수치에 여행 전문 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한국여행업협회 의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내관광 동향조사 결과치(예상 여행 기간 2.12박, 예상 여행비용 236,700원/1인)를 대입해 보면, 국내 산림치유시장은 대략 2,367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남 장성군 국립방장산자연휴양림 내에 설치된 ‘숲속의 집’

 

전남 장성군 국립방장산자연휴양림 내에 설치된 ‘숲속의 집’(자료:국토환경정보센터)

 

여기에 80년대 유명산과 대관령부터 조성을 시작해 현재 전국 42개소에서 운영 중인 국립자연휴양림도 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공개한 2018년 5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용객(입장객+숙박객)은 340여만 명, 수입금은 168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장기체류객을 위한 국립종합산림치유시설도 건립돼 이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산림청은 2022년까지 총 75곳에 ‘치유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라서 치매예방과 숲 태교 전문 산림치유지도사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공립 산림복지지구로 지정된 강원도 동해시 비천 산림복지지구, 경북 봉화군 문수산 산림복지지구,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 산림복지지구 등을 이용하는 방문객으로 인해 87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003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현재 산림치유시장은 치유의 숲 이용객 지출액 2,367억 원에 국립자연휴양림 수입금 168억 원, 산림복지지구 방문객에 의한 87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합한 3,405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구를 통해 국공립 이외의 일반시설 통계가 추가되면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⑥ 치유농업 : 2조4,400억 원 시장+

 

치유농업(Agro-healing)이란, 동식물이나 환경과 같은 농촌자원과 농작업을 통해 자폐, 불안장애 등 정신적ㆍ육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 약물 중독자, 치매 노인, 장기 실업자 등에게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말한다.

 

 

★영국 서폴크(Suffolk) 지방에 위치한 데프덴 케어팜(Depden Care Farm)

 

영국 서폴크(Suffolk) 지방에 위치한 데프덴 케어팜(Depden Care Farm)에서 일상을 보내는 정신적ㆍ육체적 건강 약자들. 데프덴 케어팜은 “우리는 모두 함께 자란다”는 슬로건 아래 양과 돼지, 염소, 당나귀, 거위, 오리를 사육하고 야채 등 작물을 재배한다.(자료:DCF)

 

 

정서 함양을 위해 데프텐 케어팜에서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자료:DCF)

 

 

유럽에서는 네델란드 1,100개소, 노르웨이 1,100개소, 벨기에 595개소, 이탈리아 700개소, 프랑스 500개소, 오스트리아 250개소, 독일 162개소 등 ‘그린 케어(Green care)’로 통칭되는 치유농장(Care farm, Social farming)들이 치료와 재활, 교육,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만큼 활성화된 산업이다(‘네덜란드의 그린 케어 및 케어팜 정책사례와 시사점’ 국립산림과학원, 2013).

 

유럽의 치유농장들은 농장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동물 먹이주기, 산책, 수공예, 목공예, 승마, 음식 만들기, 달걀 포장하기, 정원 가꾸기, 레스토랑 운영과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농장의 생산물을 판매해 대략 연간 5~10억 원 수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농업이 먹거리 생산을 넘어 치유의 영역으로 확장된 셈이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2013년 유럽 사례를 벤치마킹해 식물과 동물, 음식, 자연경관 등 농업과 농촌자원을 활용하는 건강증진 활동을 ‘치유농업’으로 정의한 후, 지난해까지 도입단계를 마무리했으며, 올해부터 2022년까지 근거법률 제정, 부처별 협업체계 구축, 치유농업 자격제 시행 및 인력양성에 주력하는 정착단계로 들어갔다.

 

현재 우리나라 치유농업의 시장 규모는 1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2013, KM+컨설팅, 농촌진흥청). 여기에 대략 4,400억 원 규모인 학교텃밭, 도시민을 위한 농업체험교육과 힐림팜, 원예치료, 동물매개치료와 같은 시장도 있다. 따라서 치유농업의 전체 시장규모는 2조400억 원 수준이다. 이 시장은 향후 5년 내에 2조4,4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⑦ 해양치유: 시장 규모 추산 불가

 

해양치유란, 해수와 해양기후, 해니(갯벌), 모래 등 해양생물자원이 가진 보건의학적 가치를 활용해 호흡기 질환 완화, 면역 증진, 재활, 심리적 안정 등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제반활동을 말한다. 관광 및 바이오산업과 융합할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큰 신산업이다.

 

해양치유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310조 원(GWI)에 이르는데, 주로 유럽이 선도하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는 100여 년 전부터 이미 의료 및 관광산업과 융ㆍ복합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탈라소 테라피(Thalasso therapy)’라는 의료용 목욕법을 개발해 해양치유센터와 해양병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 등이 입주한 클러스터를 구축한 상태다. 현재 해양치유기관들의 연합체인 ‘프랑스 탈라소(France Thalasso)’가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83개 이상의 해양치유시설이 국내외 이용객들을 맞고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 트루빌(Cures Marines Trouville) 호텔의 탈라소 테라피 스파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 소재 해양치유 전문 트루빌(Cures Marines Trouville) 호텔의 탈라소 테라피 스파(자료:telegraph)

 

 

★독일 하노버(Hannover)의 크랙의 스파(Krack's spa)에서 쿠어오르트(Kurort) 머드 힐링스파

 

독일 하노버(Hannover)의 크랙의 스파(Krack's spa)에서 쿠어오르트(Kurort) 머드 힐링스파를 즐기는 시민들(자료:GAF) ⓒ스트레이트뉴스

 

독일은 1880년대부터 ‘쿠어오르트(Kurort)’라는 치유휴양단지를 설립하기 시작해 현재 350개소에 이르며, 이중 해양치유욕 및 해수욕 쿠어오르트는 32개소다. 쿠어오르트의 치유 서비스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다. 독일의 해양치유산업은 연간 45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웃 일본도 프랑스식 해양요법을 벤치마킹, 1990년 오키나와현에 도입하면서 해양치유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도입단계에 들어섰다.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지난해 ▲태안 천일염, ▲완도 해조류, ▲울진 염지하수, ▲고성 굴을 해양치유 우수자원으로 선정하면서 ‘해양치유자원 실용화 연구’를 시작했다. 이중 완도군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완도군은 해양치유 전문인력 양성, 제품생산 공정 확립 및 산업화 모델 개발, 해양치유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에 2022년까지 연차별로 국비 433억 원과 지방비 454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법률 제정, 비즈니스 모델 개발, 종합 로드맵 수립 등 사전작업에 착수한 데 이어 2020년부터 해양치유 시범지구를 지정해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설 방침이라, 아직 우리나라 해양치유시장의 규모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

 

 

⑧ 힐링부동산: 13조7,000억 원 시장+

 

힐링부동산산업은 주거공간과 사무공간 등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건물 내외부에 디자인(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재료, 건물 내 편의시설, 프로그래밍과 같은 힐링의 제반 요소들을 철저한 계획 하에 통합하는 분야를 말한다.

 

세계시장 규모는 1,340억 달러(150조6,000억 원) 정도다(GWI).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건물의 외관(exterior)부터 힐링의 요소를 도입하면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테리어를 포함한 홈퍼니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빈티지 스타일과 스칸디나비아식 휘게(Hygge) 인테리어로 꾸며진 아파트 실내(자료:searchome) ⓒ스트레이트뉴스

 

홈퍼니싱시장 중 인테리어 디자인 영역은 최근 주택 자체를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여기며 실용성과 품질 중심의 북유럽 감성 및 생활양식을 담아내는 ‘휘게 라이프(Hygge life)’ 개념이 이끌고 있다.

 

침대 및 리클라이너 소파(2,000억 원 규모)를 포함하는 가구, 인테리어 등 홈퍼니싱시장은 2010년 8조 원 규모에서 지난해 13조7,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특히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 들어설 프리미엄 주거공간인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은 단지 내에 스포츠존(실내수영장, 다목적 실내체육관, 조깅트랙, 클라이밍), 커뮤니티존(북카페, 자전거카페, 테마 휴식공간), DIY공방, 펫케어센터, 북한산을 조망하며 힐링타임을 보낼 수 있는 최상층 스카이라운지 등 전문적 힐링 요소들이 대거 배치될 예정이어서 힐링부동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⑨ 직장힐링: 시장 규모 추산 불가

 

직장힐링이란 기업이 직원들의 건강을 사내에서 직접 관리함으로써 심신의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기하는 제반 활동을 말한다. GWI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직장힐링시장의 규모는 475억 달러(54조 원) 정도다.

 

국내에서는 간혹 사내에 체중감량 클리닉을 운영하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인식 부족과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직원이 동네 헬스장에 등록할 경우 비용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관련 시장 정보는 없다.

 

 

★구글(google) 시드니(Sydney) 오피스에 설치된 직원용 낮잠 포드(nap pod)

 

구글(google) 시드니(Sydney) 오피스에 설치된 직원용 낮잠 포드(nap pod)(자료:decoist)

 

 

★페이스북 시애틀(Seattle) 오피스에 설치된 직원용 낮잠 포드(nap pod)

 

페이스북 시애틀(Seattle) 오피스에 설치된 직원용 낮잠 포드(nap pod)(자료:decoist) ⓒ스트레이트뉴스

 

그런데 최근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직장힐링에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07년, 구글(google)이 ‘내면 찾기 프로그램’을 직장힐링 교육 과정으로 처음 도입한 이후, 인텔(intel)과 페이스북(facebook) 등 거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리 IT 기업들의 움직임도 있다. 삼성전자는 영덕연수원에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LG디스플레이는 경북 문경에 임직원용 ‘힐링센터’를 개설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HDC그룹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힐링 프로그램은 평소 업무를 보는 장소가 아닌 연수원용 프로그램이라 진정한 의미의 직장힐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직장인의 소홀한 건강관리로 인해 세계경제 생산량의 10~15%가 감소한다고 밝힌 만큼, 직원들의 건강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직장힐링산업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⑩ 문화힐링: 7조6,510억 원 시장+

 

문화힐링은 콘서트와 영화, 서적, 향기, 반려동물 사육 등 문화생활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활동의 총칭이다. 역시 관련 산업에 대한 집계는 없다. 다만, 이른바 ‘꿀잠산업’으로 불리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가 문화힐링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향기산업 및 반려산업과 함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는 잠(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잠이 모자라는 현대인들이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돕는 신산업 영역이다. 호텔 등 레저업계의 수면 컨설팅, 전문 브랜드와의 협업에 따른 침대 및 침구서비스, 점심시간에 푹신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낮잠카페나 만화카페, 극장의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휴식을 취하는 CGV의 ‘시에스타(Siesta)’ 등이 포함된다.

 

슬리포노믹스산업의 시장 규모는 미국이 20조 원대, 일본이 6조 원대, 한국이 2조 원대로 추산된다(OECD).

 

 

★CGV 여의도 7관(프리미엄관)의 시에스타(SIESTA)

 

CGV 여의도 7관(프리미엄관)에서 월~목요일 정오부터 1시간 동안 운영하는 시에스타(SIESTA)의 홍보자료. 이용료 만 원에 담요 및 슬리퍼와 함께 시에스타 티(tea)와 아로마향, 힐링음악이 제공된다. ⓒ스트레이트뉴스

 

문화힐링산업 중 가장 두드러진 분야로는 방향제, 향초 등을 포함하는 향기산업을 들 수 있다. 향기산업은 심신 치유는 물론 기념일 선물, 제습과 탈취, 기분 전환 등 다양한 효과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2조5,000억 원 규모이던 향기산업 시장은 향초(불을 붙여서 사용)와 디퓨저(스틱을 꽂아 사용), 양키캔들 같은 기존 제품군에 공기정화 기능 방향제, 할로겐 조명으로 발향되는 방향제 등 다양하고 스마트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올해 말이면 3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산업통상자원부).

 

반려동물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사육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현재,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펫미족(pet+me)이 등장하고, 펫러닝(pet+learning), 펫부심(pet+자부심), 펫셔리(pet+luxury)와 같은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면서 문화적 코드로 부상했다(‘2018 반려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소비트렌드’, Innotion Worldwide). 관련 시장은 2015년 1조8,994억 원에서 2018년 2조6,51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슬리포노믹스시장과 향기산업시장, 펫산업시장만 합산해도 문화힐링시장의 규모는 7조6,510억 원대에 이른다. 향후 힐링 콘서트, 힐링 무비, 힐링 서적, 작은 힐링(컬러링북, 캘리그라피, 반려식물, 힐링패션) 등이 합해지면 시장 규모는 훨씬 더 확대될 것이다.

 

 

◇국내 힐링산업의 과제, 정확한 자원조사와 지원책 마련

 

이 기사에서는 힐링산업의 세부 영역을 힐링투어, 힐링뷰티, 힐링푸드, 힐링의학,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힐링부동산, 직장힐링, 문화힐링 등 10개 영역으로 구분했고, 산출한 시장 규모는 대략 46조9,485억 원이다.

 

이 추정치에는 해양치유 분야와 직장힐링 분야가 통째로 제외됐고, 그 외에도 빠진 산업군이 많다. 해외에 없는 찜질방 문화와 한식, 둘레길 트레킹 코스, 캠핑ㆍ글램핑, 액티비티 투어, 스파경제, 열천/광천수시장, 피트니스, 전통음식, 대체의학, 해양치유와 연계된 바이오산업, 힐링 콘서트나 힐링 서적과 같은 문화힐링 요소 등이 그런 산업군이다.

 

그럼에도 이 추정치는 한 웰니스 단체의 시장규모 추정치(75조9,800억 원)와 함께 2015년부터 시장 형성 단계에 진입한 우리 힐링산업이 100조, 200조 원 시장을 향해 본격적인 성장 채비를 갖출 수 있는 출발선으로써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해진 시절이다. 그래서 힐링이다. 힐링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조사 용역을 통한 정확한 산업군 분류가 필요하다. 산업군이 분류되면 어느 부분까지 힐링투어에 포함시킬 것인지, 어디까지 힐링푸드에 포함시킬 것인지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 각 시장별 규모 산출도 중요하고, 정부 각 부처나 해당기관, 단체마다 달리 편성된 힐링 관련지표도 표준화해야 한다.

 

이후 힐링산업협회와 힐링 관련 업체, 유관기관들은 후속 연구를 통해 건강성과 경제성, 다양성을 포괄하는 힐링 콘셉트 및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각 산업군별 힐링자산 개발에 나서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한국 고유의 힐링산업을 발굴하고 산업별 스타 프로그램을 개발해 발전시켜야 하며, 힐링산업의 ‘가치 사슬화’를 위해 클러스터화 등 복합 및 이종 산업 간 연계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초 연결, 초 융합의 4차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웨어러블 힐링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스마트 힐링 어플리케이션, 디지털 테라피, 힐링 가상현실(VR) 등 힐링의 소프트파워 측면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또한 한류 콘텐츠 예산, 마이스(MICE) 예산, 홍보 예산 등을 통해 힐링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힐링산업의 궁극 지향점인 ‘사회적 힐링의 일상화’를 위해 ‘생활밀착형 정신건강 힐링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정부 각 부처별로 신산업 성장에 걸맞은 장기 지원책을 마련,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스트레이트뉴스

2018.11.14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76조원 한국 힐링산업 과제.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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