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편의점 결산 및 2019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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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점 호황기 마감 -
◇가맹점 챙겨 내실 다진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근접거리 출점제한, 미니스톱 인수전까지. 지난해 편의점 업계는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성장률이 둔화된 편의점 업계는 내실 경영으로 질적 성장에 주력했지만, 고객니즈를 100% 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출점 호황기를 마치고 고수익 중심의 점포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올해 가맹점의 이익 창출이 전제된 규모의 경제로 업태 진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2018년 편의점 시장에서는 시장 포화기를 맞아 성장 둔화 징조가 포착됐다. 통계청 발표자료에 기반해 지난해 편의점 시장 전체 매출 규모를 추정해보면, 전년 대비 10.1% 성장한 25조 원대로 전망된다. 두 자릿수 성장률은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 간 과다 출점으로 인한 경쟁 격화로 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당분간 신규점에 의한 성장이 어려워 올해 성장률은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10.3% 상승, 점주들 반발
2018년 최저임금은 2017년 대비 16.4% 오른 7,530원이었다. 올해는 여기에 10.3%가 더 오른 8,350원으로 확정됐다. 그러자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편의점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측이 반발했고, 편의점 전체 휴업도 불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5인 미만 사업장 차등 적용, 최저임금 동결 등을 요구하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모습이었다. 추가로 가맹수수료 인하, 카드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제한 등 점포 운영에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요구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가맹점주의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카드 수수료 인하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가맹본부 차원에서도 점주를 위한 매출 향상 노력을 계속했다.
CU는 개점시 예상 매출, 점주 수익 등 기준을 15% 높여, 가맹점이 충분한 수익을 내도록 돕고 있다. 또한 ‘편의점 주치의(Clinic For CU)’ 솔루션을 점주들에게 제공, 전문가들이 점포 매출을 올릴 방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왔다. 가맹점과 점주 간 함께 성장하면서도 점포 하나하나의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의 변화를 꾀했다. 향후 편의점의 방향을 프레쉬 푸드 스토어(FFS; Fresh Food Store)로 정의하고 도시락 같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종합 생활 편의 공간을 지향한다. 그 일환으로 현재 전국 100여 개 점포를 카페형 편의점으로 전환했다. 일반 점포보다 객수와 객단가가 40~50% 높은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7대 행복 충전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자녀 학자금 지원, 자녀 채용 우대 등 가맹점주를 지원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으로 무인화 바람
지난해 편의점 업계에서는 최저임금에 대응하기 위한 무인화 전략이 이슈로 떠올랐다. 가맹점주와의 상생 그리고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쇼핑 경험 선사를 위한 편의점의 전략이었다.
무인 편의점 사업은 코리아세븐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2017년 처음 선보인 핸드 페이 기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첨단소재 내 최초의 가맹점을 냈으며 울산시티호텔에 두 번째 가맹점을 오픈했다. 또한 세븐일레븐은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VENY)’도 공개했다. 브니는 인공지능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갖춰 고객과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역시 핸드 페이를 지원한다. 기존 가맹점의 보조 점포 기능을 수행하는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는 200여 개 상품을 취급하는 자판기형 편의점으로 빌딩, 학교, 호텔, 오피스텔 등에 설치해 점주가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한편, GS25는 LG사이언스파크에 ‘스마트 GS25’를 선보였다. 이 점포는 스마트 스토어 솔루션을 테스트하는 공간으로 안면인식 입장과 결제, 이미지 스캔 방식 등을 통해 무인 편의점으로 운영된다. GS25는 실제 매장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이곳에서 테스트해본 후, 스마트 GS25를 가맹사업으로 펼치거나 각각의 솔루션을 가맹점에 적용할 계획이다.
CU도 새벽 시간대에만 한시적으로 무인으로 운영하는 편의점을 가동 중이다. BGF리테일의 결제 앱 ‘CU바이셀프’를 켠 뒤 출입구 단말기에 스캔하면 입장 가능하다. 상품 결제는 스마트폰을 활용, 바코드 스캔 후 결제하는 방식이다. 인건비가 가중되고 매출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 무인으로 운영, 점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활한 근접출점 제한 자율규약
편의점 업계가 예년처럼 점포 수 늘리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나선 가운데 후발주자 이마트24만이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렸다. 지난해 CU가 648개, GS25가 656개, 세븐일레븐이 322개 그리고 미니스톱이 불과 76개를 늘린 것과 달리 이마트24는 985개점을 늘려 총 3,637개 매장을 구축했다.
이마트24의 점포 증가는 이른바 ‘3무(無)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4시간 영업, 변동 로열티와 폐점 위약금이 없는 3무로 이마트24 가맹점주가 24시간 영업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면 된다. 본사는 변동 로열티 없이 고정 로열티만 받으며 폐업시 위약금도 받지 않는다. 이런 차별화 전략은 새롭게 편의점을 시작하려는 점주들뿐 아니라 기존에 경쟁업체에서 가맹점을 운영하던 점주들도 이마트24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다만 올해부터는 이마트24도 신규 출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30일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1994년 제정됐지만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부당한 공동행위금지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고 중단한 지 18년 만에 부활했다. 자율규약에 담긴 근접출점 자제 방안은 이제 다른 브랜드 간에도 적용된다.
이 규약에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원사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는 물론 비회원사인 이마트24까지 6개 가맹본부가 참여했다. 앞으로는 출점 예정지 인근에 자사는 물론 타사 브랜드의 편의점이 있을 경우 주변 상권의 입지와 특성, 유동인구,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출점 기준은 50~100m로 자치구에 따라 다르다.
한편, 자율규약에는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금지 조항과 영업위약금 감경·면제 등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 방안도 포함됐다.
◇미니스톱 인수전, 업계 지각변동 예고
지난해 미니스톱이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업계 판도변화가 예고됐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한국미니스톱의 지분 76.06%를 보유한 최대주주 일본 이온을 포함, 대상그룹(20%)과 일본 미츠비시(3.94%)의 지분까지 전량 매각한다. 매각주관사는 노무라증권이며 본입찰에 코리아세븐, 이마트24 그리고 사모펀드 글랜우드 PE가 참여했다. 미니스톱 인수전 결과는 올해 편의점 업계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다.
만약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면 세븐일레븐 9,953개점에 미니스톱 2,538개점을 더한 12,491개점을 확보해 단숨에 편의점 업계 선두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GS25와 점포 수 차이를 600개 가량으로 좁힐 수 있다. 지난해 적극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가던 이마트24에게도 이번 인수가 중요하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점포수 확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단기간에 몸집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인수가 최선이다. 이마트24도 미니스톱 인수시 6천 개 넘는 점포를 확보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글랜우드 PE는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니스톱을 그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니스톱 인수가 확정되더라도 안정화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하는 점주를 잡을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인접 점포에 대한 상권 조정도 해야 하며 브랜드 교체 비용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편의점 질적 성장 시대 돌입
편의점 시장은 2017년을 기준으로 사업 성숙기로 전환돼 출점 속도가 둔화됐다.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도 승인된 만큼, 올해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등 사회 환경적 요인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인구와 업계 트렌드 등 사회 구조적 요인이 편의점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인 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편의점을 이용하는 연령층이 중·장년층까지 확대됐다. 접근성이 유통 채널의 중요한 부분이 됐으며 O2O 전략의 핵심 플랫폼으로 편의점이 지목됐다. 편의점 내 신선식품과 HMR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도 했다.
질적 성장 실현을 위해 편의점은 먼저 자동화, 디지털 요소를 도입해 점당 매출과 이익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CU는 VR로 상품 진열과 매장 레이아웃 정보를 제공하는 ‘VR상품진열안내’를 통해 가맹점주들이 쉽게 최신 소비 트렌드와 계절 변화에 맞춰 매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규 서비스 확대가 예상된다. 편의점 집객을 위해 타 업종과 전략적 제휴에 적극적이다. GS25는 주요은행과 손잡고 ATM기 수수료를 없앴고, 하이패스 충전서비스를 시작했다. 세븐일레븐도 BNK부산은행 자동화 코너에 점포를 내 복합 편의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차별화된 콘셉트의 매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색다른 매장으로 고객 관심을 끌고 집객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마트24는 지난해 편의점 최초로 ‘바리스타가 있는 편의점’을 선보이는 한편, ‘동작 구름·노을카페’를 오픈해 고객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CU는 점포입지 특성에 맞는 컨설팅을 통해 쇼핑공간형 편의점, 휴식공간형 편의점, 식사공간형 편의점 등으로 매장을 차별화해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올해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둔화가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점당 매출액을 확보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과제다. 신규 출점이 제한되기도 했지만 편의점 시장은 이미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편의점 가맹본사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차별화 전략을 펼쳐 가맹점주와 상생을 통한 성장을 모색해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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