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유 전성시대
https://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20190326063007219
부동산시장에 공유경제 바람이 거세다. 재임대 방식으로 여러 사업자에 공간을 빌려주는 공간공유 비즈니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 국내외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사업 유형도 오피스를 비롯해 주택, 주방, 상점 등으로 다양하다. 공간공유업체들이 임대차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건물주들이 모시기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빠르게 진화하는 공간공유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봤다.
①공유오피스 임대면적 1년새 3배↑…
공유주방·주택·상점 등으로 사업 진화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이달말 공유오피스로 회사를 옮긴다. 사무실 몇 개를 임시로 빌리는 게 아니다. 전체 직원 200여명이 사용할 신사옥으로 공유오피스 한 지점을 통째로 쓰기로 했다. 일반 공유오피스에 없는 임원실과 부서별 업무공간 등을 사옥처럼 맞춤형으로 꾸몄다. 전용 네트워크 서버 구축, 유지·보수를 포함한 운영관리 서비스까지 제공받기로 했다. 직원들은 업무용 노트북PC만 가지고 입주하면 된다. 메쉬코리아 측은 “회사 성장속도에 맞춰 사옥을 늘려야 하는데 건물을 직접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것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간공유 비즈니스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공유오피스다. 최근 1년 새 시장규모가 3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특히 1인 창업자나 10명 미만 소규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들까지 공유오피스로 몰린다. 일반 기업 사옥처럼 사용하는 ‘커스텀 오피스’(맞춤형 사무실) 형태가 가능해서다.
◇공실 채우는 공유오피스…‘커스텀 오피스’로 발전=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50여개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사용하는 사무실 면적은 2017년 14만㎡ 에서 지난해 약 39만3000㎡으로 늘어났다. 이는 서울 강남과 강북의 초대형 프라임 오피스인 강남파이낸스센터(21만3000㎡)와 그랑서울(17만3000㎡)의 전체 사무공간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메쉬코리아 외에도 커스텀 오피스로 사옥을 바꾸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영어교육업체 ‘야나두’와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말 스파크플러스로 본사를 옮겼다. 국내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공급하는 ‘베스핀 글로벌’도 500명 이상 규모로 커스텀 오피스를 이용 중이다.
커스텀 오피스는 임대공간을 회사 성장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개별 기업의 특성에 맞도록 바꾼 사무공간부터 업종별 시설 인프라를 제공한다. 팀 단위 회의가 잦은 회사에는 소규모 회의공간을 더 늘리거나 보안정보를 다루는 회사에는 폐쇄형 사무실을 제안하는 식이다. 원하면 사무용품 구입·관리, 식음료(F&B) 서비스, 통근버스나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 등 대기업 못지 않은 여러 복지혜택도 제공받는다. 종합적인 면에서 커스텀 오피스 입주 시 자체 사옥 대비 20~30% 비용절감 효과가 생긴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목진건 ★스파크플러스 대표는 “과거에는 비즈니스센터처럼 단순 업무공간인 ‘일반 오피스’를 제공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의 공유오피스들은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콘텐츠뿐 아니라 생활패턴에 맞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017년 600억원에 불과했던 공유오피스 시장이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2022년 77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간공유 비즈니스 주택·주방·상점 등으로 진화=
공간공유 비즈니스는 주택·주방·상점 등 다른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유오피스와 마찬가지로 임대·관리비 등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공유주방은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한국 진출을 선포한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창업자들에게 주방공간과 부대시설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한다. 국내 1호 공유주방 사업자로 꼽히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위쿡’부터 ‘★심플키친’, ‘★키친서울’ 등 관련 스타트업만 이미 10여곳 넘는다. 올해는 칼라닉이 만든 ‘★클라우드키친’까지 가세하면서 시장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유주택은 기존에 개별적으로 운영됐던 단계를 벗어나 주요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우주’는 국내 최대 규모 공유주택 플랫폼으로 꼽힌다. 직영점뿐 아니라 기존 주택들의 위탁 운영도 맡고 있다. ‘★커먼타운’은 압구정동, 청담동 등 고급 주거지에 공유주택을 도입했다. ★코티에이블은 서울 주요 대학교 커뮤니티와 연계해 글로벌 대학생 기숙사를 운영한다.
공유상점은 떠오르는 차세대 공간공유 비즈니스로 꼽힌다. 주로 지방자치단체나 비영리단체 사업으로 운영됐다. 최근 ‘★얼론투게더’ 같은 민간 사업자가 등장했다. 15~20여개 개별 브랜드들이 최소 사용료만을 내고 상점 공간을 나눠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간공유 비즈니스는 2010년 초반 처음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해 최근 저성장 국면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남는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여러 형태로 발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몇백만원이면 외식창업…
공유주방 황금알 낳을까
②공간공유 '2라운드' 공유주방…글로벌·토종 브랜드 경쟁 본격화
배민키친 외부 전경 /사진제공=배달의민족
공유오피스에 이어 공유주방이 ‘황금알’을 낳을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15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배달시장과 교통·인력 등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인프라가 풍부해서다. 올해는 공유주방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성장속도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유주방 스타트업들은 ★위쿡, ★심플키친, ★먼슬리키친, ★배민키친 등 10여곳에 달한다. 여기에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가 세운 ‘★클라우드키친’이 빠르면 다음달 한국에 1호점을 열면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유주방은 한 사업자가 매장을 통째로 임대하는 대신 여러 사업자가 월 사용료(임대료)를 나눠내는 방식이다. 외식창업 폐업에 가장 큰 요인인 임대·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1억원씩 드는 창업비용이 보증금 몇백만 원으로 해결된다. 주방공간뿐 아니라 부대시설과 필요한 서류작업, 식자재 구매, 배달서비스도 제공받는다.
운영 형태에 따라 크게 배달전문형과 식품제조형으로 나뉜다. 배달전문형은 테이블 없이 배달영업만 하는 형태로 ★위쿡, ★클라우드키친, ★심플키친, ★배민키친 등이 있다. 보통 배달음식점 10~20개가 입점한다. 배달주문·대행업체와 연계 서비스를 같이 제공한다. 대부분 배달 주문 수요가 많은 강남 A급 상권에서 건물 지하 같은 B급 입지에 자리를 잡는다.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유명 맛집을 입점시키거나 일부는 아예 자체브랜드를 개발해 공유주방 형태로 운영한다.
위쿡 사직점 내부모습 /사진제공=심플프로젝트컴퍼니
식품제조형은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이나 매장 내 유통·판매가 가능한 공유주방 형태다. 식품제조 인증을 획득한 조리공간과 설비를 갖췄다. 초기 시설자금이 부족한 식음료(F&B) 스타트업들이 주로 이용한다. 기존 유명업체들의 신메뉴나 새로운 브랜드의 테스트 무대로도 활용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유주방을 도입한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운영하는 ‘★위쿡’이 대표적이다.
정부도 다른 분야보다 발 빠르게 제도를 정비하는 모습이다. 공유주방이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가장 먼저 그동안 업계에서 공유주방 사업모델의 걸림돌로 제기한 ‘1주방·1사업자’ 규제부터 개선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선 식품제조업·판매업·가공업 등 외식업사업자에 ‘독립된 작업장 시설’을 갖추도록 명시한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제36조)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는 동일한 장소에서 둘 이상 영업자가 영업신고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실제 공유주방을 이용하는 식음료업체들은 정식으로 영업신고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는 규제 완화에 맞춰 민간 사업자들의 자체 '가이드라인' 도입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국내 위쿡 사업을 진행했던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공유주방은 초기 투자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 F&B 창업자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이 성장하면서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여러 사업 형태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플키친 역삼점 내부 /사진제공=심플키친
'1층 스타벅스, 2층 위워크’…
랜드마크 꿰찬 공유오피스
③도심권 대형빌딩 곳곳 확산…
공실률↓·건물가치↑ '일석이조' 효과
서울 종각역 앞 종로타워 전경. 최상층부에 건물에 입주한 공유오피스 브랜드 위워크가 달려있다.
/사진=유엄식 기자
#강남파이낸스센터(GFC), 서울스퀘어 등 서울 시내 대표 프라임급(연면적 10만㎡ 이상) 오피스 빌딩 저층부엔 보통 스타벅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있다. 주변 유동인구를 흡수해 건물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검증된 까닭이다. 최근엔 공유오피스가 이런 역할을 한다. 건물 3~4개 층을 통째로 빌려 1인 기업이나 스타트업 종사자들의 업무공간으로 제공하는데 입주 수요가 늘면서 도심 랜드마크 빌딩 여러 곳에 자리 잡았다. 단순히 공실을 메우는 수준을 넘어 건물 가치를 높이는 ‘효자’가 됐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위워크(Wework) 등 12개 업체가 서울 프라임 오피스 연면적의 약 2%인 15만1300㎡를 공유오피스로 운영 중이다. 권역별 비중은 종로, 광화문 등 도심권(CBD)이 57%로 가장 많고 이어 강남권(GBD) 30% 여의도권(YBD) 13% 순이다.
특히 도심권 공유오피스 면적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도심권 오피스 빌딩 순흡수면적은 10만3000㎡인데 이 중 절반이 공유오피스 임차 수요로 파악된다. 더케이트윈타워·서울스퀘어·종로타워 등에는 ★위워크가, 시그니쳐타워엔 ★패스트파이브가 공유오피스 지점을 열었다.
업체들은 보통 빌딩 3~4개 층을 통째로 빌려 공유오피스로 운영하기 때문에 건물 공실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평균 11.4%인데 공유오피스가 입점한 주요 랜드마크 빌딩 공실률은 이보다 낮다.
일례로 최근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서울스퀘어는 평균 공실률이 2%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HP빌딩도 위워크가 7개 층을 사용하면서 공실률을 대폭 낮췄다.
공유오피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엔 도심 오피스 빌딩에 대학생이나 청년층이 많이 오가면 부정적으로 봤지만 최근 들어선 유동인구 증가로 건물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입주한 외국계 기업과 시너지를 내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공유오피스가 건물 가치를 높인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진원창 리서치팀장은 “미국 오피스 임대 자료를 보면 공유오피스가 건물 면적 30% 이상 차지하면 매각 가격 산정 시 평가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권관리(MD) 업계 분위기도 바뀌었다. 과거엔 공유오피스 업체에서 먼저 입점을 문의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MD운영사가 입주를 제안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빌딩의 경우 운영 초기 단계에서 공실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를 먼저 찾아간다”며 “갑을관계가 바뀌다 보니 공유오피스 업체 측에서 렌트프리(임대료 감면) 기간 연장 등 요구 조건이 깐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대기업들도 공유오피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그룹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이 가장 적극적이다. 자체 공유오피스 브랜드 ‘★워크플렉스’(Workflex)를 만들고 올해 1월 강남N타워에 1호점, 2월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2호점을 열었다.
이주원 롯데자산개발 상무는 “워크플래스 시설은 국내 최고 수준이며 임대료도 위워크 등 경쟁사와 비교해 적정하다”며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30년까지 국내외에 공유오피스 50호점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선 앞으로 공유오피스가 도심 프라임 오피스 외에도 홍대, 성수동 등 젊은층이 많은 지역의 중대형 빌딩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기업도 속속 진출…
'협업·시너지' 노린다
④사옥·자본력 무기로 진출…
협업으로 그룹사 시너지까지
(위쪽부터) 롯데그룹의 '워크플렉스', LG서브원의 '플래그원',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 현대카드의 '스튜디오 블랙' /사진=각사 홈페이지
공유오피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기업들도 공유오피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옥 일부를 공유오피스로 활용하는 등 자본력을 무기로 전문 공유오피스 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공유오피스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은 롯데그룹, 한화생명, LG서브원, 현대카드 등이다. 이들은 기업 특성에 맞춰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은 물론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 1월 강남 테헤란로 N타워에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 역삼점을 출범했다. 입주기업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엘캠프’처럼 롯데그룹 계열사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다른 계열사인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에 오픈한 공유오피스 ‘★빅에이블’도 ‘워크플렉스’로 이름을 단일화하며 브랜드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그룹의 계열사 서브원도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영역을 매각하고 공유오피스 ‘플래그원’ 등 부동산관리와 레저·건설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호점인 플래그원 강남캠프는 강남 서브원 빌딩에 들어섰다. ★플래그원은 LG계열사만 이용할 수 있는 임직원몰·리조트 할인·건강검진 등 복지혜택을 강화해 차별화를 뒀다. 캠프라는 이름에 맞춰 개성있는 인테리어·휴식공간 등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생명과 현대카드의 공유오피스는 입주사 액셀러레이팅이나 본사와의 협업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화생명은 여의도63스퀘어(구 63빌딩)와 서초사옥 등에 공유오피스 ‘★드림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63스퀘어에 위치한 핀테크센터점은 이름처럼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만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제휴·투자 등 협업으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은 물론 자사 보험상품 개발과도 협업한다는 취지다. 서초사옥에 있는 강남점은 스타트업은 물론 타 대기업 태스크포스(TF)팀 등을 입주시켰다. 다양한 기업군과의 개방형 혁신을 가능케 한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도 ‘★라이브러리’, ‘★언더스테이지’ 등 문화공간을 만들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블랙’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인 사람들을 길러낸다는 취지로 스타트업은 물론 1인 미디어 등도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핀테크 스타트업만을 위한 ‘핀베타’라는 공간도 별도로 운영한다.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 핀테크센터점처럼 향후 현대카드와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집중 발굴·육성하기 위한 공간이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사옥에 있다는 점 외에도 대기업 계열사들과의 협업·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잘 구성돼있다는 점이 대기업 공유오피스의 장점”이라며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얻을 수 있는 시너지 등을 잘 살펴 입주하면 스타트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 사옥으로 공유오피스 '2라운드' 연다"
⑤스타트UP스토리-목진건 스파크플러스 대표 인터뷰
"알맹이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시설도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좋은 시설에 맞춤한 콘텐츠를 기획해 가치있는 기업과 사람들이 모이도록 하는 게 공유오피스 사업입니다."
목진건 스파크플러스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중소·중견기업이나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들의 사옥을 대체하는 커스텀 오피스는 공유오피스 중에서도 가장 발전한 사업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스파크플러스는 2016년 11월 한국형 공유오피스를 표방하면서 설립됐다. 글로벌 창업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과 아주그룹이 손을 잡았다. 이후 한국 창업가와 중소·중견기업의 필요에 따라 사무공간을 달리 꾸미는 운영방식으로 2년여만에 '위워크'과 '패스트파이브'에 이어 국내 3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지점은 역삼1호점을 시작으로 이달 말 8호점 출점을 앞두고 있다. 전체 수용 가능 인원은 4000여명 수준이다.
후발주자인 스파크플러스의 강점은 '커스텀 오피스'(맞춤형 사무공간)와 창업·투자 연계 지원이 꼽힌다. 커스텀 오피스는 소규모 공간이 아니라 일반 기업 사옥처럼 사무공간을 통째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유오피스들이 주로 개인 이용자나 10인 미만 입주사에 사무공간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맞춤 사옥 제공이 주 사업이다. 입주사들은 서류 절차부터 사무용품·식음료(F&B)·인터넷까지 운영 관리 과정을 모두 맡길 수 있다. 사업적으로 필요한 금융·법무·인사(HR) 등 업무서비스도 지원한다. 세무·회계가 필요하면 제휴를 맺은 삼정KPMG에, 투자설명회가 필요할 때는 스파크랩에 연결해주는 식이다.
스파크플러 선릉점 라운지
국내 유명 스타트업들이 스파크플러스의 커스텀 오피스를 사옥으로 쓰고 있다. 여성 의류 쇼핑몰을 한 데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 '지그재그'(크로키닷컴), 온라인 영어 회화 강의 서비스 '야나두',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등이다. 사업 초창기 때 경기도 성남시에서 작은 사무실을 썼던 '베스핀 글로벌'은 직원이 5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커스텀 오피스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국내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목 대표는 "기업 사무실이 엇비슷해보이지만 구성 방식이나 체계가 전부 다르다"며 "입주사가 요구하는 형태에 더해 현실적인 효율성까지 고려해 공간을 제안하기 떄문에 실제 근무자들의 만족도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파크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지점을 15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수용 가능 인원은 1만명까지 늘린다. 상반기 중에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접목한 전문 공간도 선보일 예정이다. 목 대표는 "가치있는 기업과 인력들이 원하는 성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기존 공유오피스 같은 사무 공간뿐 아니라 상업·편의시설 다양한 형태의 운영 방식을 더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장만 15명 '공유상점'…
임대료·인건비 1/10로 '뚝'
⑥이태원 공유상점 '얼론투게더'
초보창업자 '테스트베드' 역할 톡톡
이태원은 서울 강북의 대표 상권으로 골목 곳곳에 수많은 가게들이 있다. 그중에서 이태원시장 쪽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가 내려가다 보면 지난해 8월 문을 연 새내기 상점이 있다. '초저가·초대박 아이템 집합소'라는 입간판을 세워 둔 한국형 공유상점 '★얼론투게더'다. 82㎡(약 25평) 크기의 작은 상점에는 직원은 없고 '사장님'만 15명이다.
공유상점은 공유경제의 한 형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유오피스·공유주택·공유주방에 이어 생겨났다.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인상, 인테리어 비용부담으로 소점포 창업·운영이 더 어려워지면서다. 지난해 5월 청년도시농업단체를 조직해 도심 속 옥상텃밭 사업을 했던 김나희 대표(사진)와 숙박공유업체 비앤비히어로를 세웠던 조민성 대표가 한국형 공유상점 프로젝트를 기획한 게 시작이었다.
'서로를 위해 함께 일하는 공유상점'이라는 콘셉트를 내걸었다. 월 이용료를 내고 매대를 나눠쓰는 방식이다. 가진 게 아이템뿐인 초보 창업자들도 하루 1만원이면 자신만의 가게를 열 수 있다.
얼론투게더는 개별 이용료를 걷어서 수익을 얻는 사업구조다. 입점 브랜드 15개 기준으로 하루 1만원씩 이용료를 받으면 월 매출은 450만원이다. 이중에서 절반 정도를 매장 임대·관리비용으로 내고 나머지는 인건비 등 사업 운영비용으로 지출한다. 현재는 운영비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초보 장사꾼들의 창업을 돕는 '테스트 베드' 기능에 초점을 맞춰서다. 대신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추가적인 사업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은 운영 초기 단계라 안정적인 수익구조보다 여러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후 공동기획 상품을 제작하거나 정기 판매장터 운영 등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유상점 안은 일반 가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림부터 수공예 악세서리, 가방, 병행수입·판매 상품까지 종류가 다양한 편이어서 단일 매장이 아닌 편집숍처럼 보였다. 벽면을 따라 설치한 1.5미터 길이의 독립 매대가 곧 1개 매장이었다. 매대 위에는 브랜드를 알리는 네온사인이나 푯말이 걸려있었다. 상품 가격이나 할인 등 판매방식은 제각각이다. 엊그제 사업을 처음 시작한 초보 사장부터 십수년째 장사를 해왔던 사장까지 경력도 다르고 판매 품목도 다 달라서다.
지난달 말 기준 입점 브랜드는 스트리트패션 의류 '언카인드카인드', 20~30대 여성캐쥬얼 의류 '썬플리즈', 수공예 액세서리 '마스터피스' 등 10개다. 지난해 15~18개까지 입점했던 브랜드들이 1~2월 비수기를 거치면서 재조정 중이다. 김 대표는 "소규모 개인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비용 부담없이 필요한 기간만 매장을 운영하고 또 빠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수시로 바뀌는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공유상점은 인력도 공유한다. 일손을 나누는 '품앗이' 형태로 매장을 운영한다. 입점 브랜드 사장들끼리 순번을 정해놓고 1명씩만 직접 나와 매장을 관리하는 식이다. 15명일 경우 한 달에 두 번씩 나오면 매장이 운영된다. 자기 브랜드가 아닌 다른 브랜드들의 제품 특징이나 가격, 할인폭은 사전에 공유한다.
이날 매장 관리 순번이었던 박진선 언카인드카인드 사장은 "사업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상점 내 다른 판매자들한테 판매 비결이나 브랜드 제작 조언 같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정해진 순번 때 외에도 종종 매장에 들러서 일을 돕거나 필요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얼론투게더는 공유상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점 공간 임대 외에도 작지만 협업 사무공간과 상품 촬영에 필요한 조명·소품까지 온·오프라인 브랜드에 필수적인 부분들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보증금·관리비·인건비 등은 최소화하고, 재고·회계·사무 관리 등 사업적인 부분도 업무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2019.03.26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유엄식 기자 usyoo@, 고석용 기자 gohsyng@
호텔·택시에서 주방까지 공유하는 시대
http://month.foodbank.co.kr/section/section_view.php?secIndex=5686&page2=1&page=§ion=001&back=S§ion_list=special.php
호텔(에어비앤비), 택시(우버)를 넘어 주방까지 공유하는 시대가 왔다.
공유경제 원리에 바탕을 두는 공유주방이란 주방시설이 구비된 공간을 여럿이 함께 사용함으로써 비용은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는 개념이다. 음식점을 창업하려면 물건부터 알아봐야 했던 기존의 창업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우버 창업자도 선택한 공유주방은 어떤 비즈니스?
전 세계적으로 ‘빌려주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숙박과 자동차를 넘어 주방에까지 공유경제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공유주방 비즈니스 ‘클라우드 키친’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공유주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세계적 트렌드인 공유경제, 주방으로 들어오다
공유주방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aT센터가 대학생 대상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에이토랑’ 운영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공유주방 개념을 선보였다. 이후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인큐베이팅 사업에 참여하면서 현재는 위너셰프(공공기관·대기업 공동 출자), 서울창업허브, 목포 LH 공유주방 등 10곳 이상의 인큐베이팅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임대료를 받고 주방을 임대해주는 공유주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오픈한 배민키친은 ‘전국 맛집 주방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복합키친’을 표방하며 배달메뉴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 올해 3월 오픈한 심플키친도 이와 유사한 형태다.
한편 우버 창업자가 설립한 미국의 공유주방 ‘클라우드 키친’이 한국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우버의 맛집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 또한 한국에서도 공유주방 실험을 본격화할 것을 밝힘에 따라 국내 공유주방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 시스템
공유주방의 장점은 생산과 판매라는 외식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위너셰프나 심플키친 등 공유주방에 입주해 영업 중인 이들은 각종 신고서류 작성이나 세금계산 등 번거로운 사무업무를 보지 않는다. 개인 사업자가 아닌 공유주방 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은 프리랜서 형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자 등록과 같은 각종 신고절차 없이도 계약만 체결되면 언제든지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매출 등 비용 정산도 공유주방 업체의 몫이다. 입주업체가 제품을 판매해 발생한 매출은 공유주방의 계좌로 일괄 입금되고, 여기서 각자 사용한 재료비와 수도광열비, 세금 등을 제한 나머지 금액(업체에 따라 수수료를 제하기도 한다)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정산이 이뤄진다.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한 달간의 공백이 생긴다는 점만 제한다면 불편할 것 없는 시스템이다.
시장 확대 발목 잡는 법적규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반면 각종 규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심플프로젝트 김기웅 대표는 “들어와서 영업하는 입장에서야 편하지만 우리(공유주방) 입장에서는 각종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며 “일례로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가 아닌 사업 주체인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제조업, 가공업을 비롯해 식품접객업을 하려는 자는 일정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공유주방을 이용할 경우 시설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지 않아 사업자 발급이 불가하다. 심플프로젝트 김기웅 대표는 “이러한 내용을 모른 채 공유주방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다”며 “공유주방을 둘러싸고 있는 각종 규제가 풀린다면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식품위생법 개정 촉구를 위해 준비 중이다.
CASE 01 인큐베이팅 공유주방
CASE 02 공유식당·식품제조업 공유주방
CASE 03 배달형 공유주방
CASE 04 공유주방으로 성공한 청년
2018-12-15
글 박선정 기자 sjpar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차장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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