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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외식업계 대안될까

Paul Ahn 2019. 1. 27. 17:14

⊙공유주방, 외식업계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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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몇 기업이 ‘공유주방’이라는 개념을 활용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높은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몸살을 앓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공유주방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공유주방 = 주방임대 + 키친 인큐베이터

 

공유주방이란 한국에서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영어로는 ‘Co-Working Space For Food Business’, 즉 ‘음식업 비즈니스 전용 공동 공간’으로 번역할 수 있다. 공유주방은 그 개념이 점차 정립되고 있는 신조어로 여러 단계의 주방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주방만을 갖추고 임대하는 것도 공유주방으로 부른다. 거대 주방을 갖춰놓고 그 안에서 외식업 창업자들을 길러내는 시스템도 공유주방으로 부른다.

 

 

▲ 공유주방의 개념. 출처= 위쿡

 

전자는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의 식품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안에서 네트워킹이나 피드백,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레스토랑 인큐베이터로 볼 수 있는 후자는 사회공헌사업이나 지자체 등의 사업 모델에 가깝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와 유사하다.

 

공유주방을 활용하면 창업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업비용을 최대 10분의 1까지 줄여 ‘실패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공유주방 사업을 시작한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위쿡’ 서비스가 있다. 위쿡에서는 하나의 공유주방을 시간대별로 다른 사업자들이 임대해 그곳의 식기 등을 활용해 음식을 제조·개발한다.

 

위쿡은 제품 피드백과 유통 경로 개척, 마케팅, 재무 분석 등의 사업 관리와 특급호텔 요리사와의 일대일 요리 수업 등 백오피스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심플프로젝트는 주방 사용료와 유통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다.

 

위쿡은 음식업에 처음 도전하는 사업자들에게 ‘공간’과 ‘유통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자들은 음식을 제조하는 것 외의 실험비용을 대폭 줄여 ‘시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김기웅 심플프로젝트 대표는 지난 9월 한 포럼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맞는 것은 공유주방에 기반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외식업 폐업률 낮출까

 

2016년 음식점업 폐업률 23.8%로 서비스업(14.1%)이나 제조업(9.6%) 등 다른 산업을 크게 웃돈다. 준비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10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국회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외식업은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준비 안 된 자영업자는 도태돼야 한다”면서 “아무런 준비 없이 퇴직금 등을 털어넣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다소 오만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뼈를 때리는 지적이었다.

 

이미 자영업은 퇴직자들의 무덤이 돼버렸다. 자영업자들에게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공간을 임대하는 공유주방 서비스가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심플프로젝트 관계자는 “공유주방을 활용해서 창업하면 창업비용을 1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어 실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투자비용이 적은 만큼 손익 분기점도 낮아 자본 없이 노동력을 투입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키친과 공유주방

 

우버와 배달의민족 역시 맛집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와 ‘배민키친’ 서비스를 론칭해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클라우드키친은 단순히 공유주방 개념의 서비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클라우드 키친은 공유주방을 포함한 레스토랑 배달 서비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푸드플라이나 배민라이더스, 요기요플러스 등과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 국내 최초 배달 전문 공유 주방 심플키친 역삼점. 출처= 심플키친

 

우버는 승차공유 플랫폼으로 시작해 ‘우버이츠’를 통해 음식업으로 분야를 넓혔다. 우버이츠는 현재 ‘가상식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식당 서비스를 활용하면 오프라인 본점 없이 우버이츠 앱으로 배달 판매만 운영할 수 있다. 우버이츠 측은 향후 공유주방 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상식당은 인도와 호주를 중심으로 아태지역에 1년 새 1000개 이상 생겨났다. 공유주방은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전 대표가 최근 서울에서 비밀리에 사업설명회를 열어 화제가 된 방식이다.

 

베리 총괄은 “서울 같은 곳에서 자영업자들이 매달 비싼 임대료를 내며 식당을 운영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라면서 “온라인 배달이 대세인 상황에서 공간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더 이상 해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외식산업의 흐름 자체가 변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조만간 가상식당과 공유주방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역시 역삼동과 강남에 전국 유명 맛집의 주방을 한데 모은 ‘배민키친’ 서비스를 오픈했다. 배민키친을 활용하는 사업자들은 각 지역의 배민키친에 상주하는 셰프와 스태프를 따로 보낸다. 이렇게 하면 임대료를 부담해 체인점을 내지 않고도 그 지역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공유주방과 클라우드 키친을 완벽히 나누기는 어렵다. 다만 공유주방의 포인트는 주방 설비의 사용이다. 따라서 공유주방에는 배달 서비스가 꼭 포함될 필요는 없다. 반면 클라우드 키친은 온라인 전용 점포로 배달을 통한 판매를 전제로 한다. 두 단어가 혼용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공유주방 입점 업체의 수익모델이 배달판매이기 때문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외식업은 트렌트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데 비해 임대료나 장비 마련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 문턱이 높다”면서 “공유주방은 이러한 외식업 발전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필요한 주방 기기가 없거나 원하는 상태가 아닐 수 있다”면서 “이용자가 직접 주방 설비를 하지 않고 여럿이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공유주방의 설비나 이용 불편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코노믹리뷰

2018.11.25

견다희 기자  |  kyun@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