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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할인점의 성공전략

Paul Ahn 2009. 2. 10. 10:17

⊙한국형 할인점의 성공전략

http://about.shinsegae.com/museum/MUMainM.asp

 

Ⅰ. 서론

 

’90년대 초반까지 백화점과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취약성을 면치 못했던 유통구조 속에서 할인점이라는 신업태의 등장은 새로운 쇼핑문화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세계적으로도 경제성장기에 유통업의 꽃으로 불리어온 백화점은 사회환경 및 소비 구매패턴의 변화에 따라 쇠퇴기를 걷고 있고 종합디스카운트 스토어와 소위 카테고리킬러, 수퍼센타등의 신업태들이 성장하여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신업태들은 획기적인 로코스트 운영 기법과 항시저가격, 철저한 셀프서비스를 표방하며, `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과 더불어 국내 본격 진출에 나선 까르푸, 코스코 홀세일, 월마트, 테스코등 외국계 다국적 유통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경영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전략으로 소매업태가 발달하는 것임에 비추어 볼 때 국내시장에 할인점 이라는 신업태도 선진 유통업체들의 본격진출이 계기가 되고 IMF 경제위기로 인한 가치중심, 가격중심의 소비패턴 변화등이 촉매제가 되어 가격파괴라는 사회적 신드롬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소매업태는 그 나라만의 역사문화, 가치관, 생활양식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고 발전되어 가는 것으로 서구식 창고형 매장에 철저한 로코스트를 지향하는 선진국형 할인점이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시장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 유통질서를 부정하고 새로운 경영기법과 시스템만을 내세운 결과, 다양한 운영 노하우와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 유통업계에 할인점을 최초로 도입했던 E-MART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국내 시장에 맞는 토종 할인점을 정착시키면서 외국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할인점 시장은 올해 매출 규모가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02년에는 백화점 매출규모를 상회하는 최대 소매업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는등 큰 성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유통업체도 현재까지의 시행착오를 개선하여 막강한 자본력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할인점 시장을 석권하려 하고 있어 노하우가 부족하며 재무구조가 취약한 토종기업의 대응전략이 어느때 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토착 할인점으로 정착에 성공한 E-MART와 외국계 할인점의 강점과 약점을 비교 분석하고 향후 전개될 치열한 유통 경쟁 시대에 경쟁력을 갖춰 이길 수 있는 한국형 할인점의 성공전략과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유통 구조 개혁에 조그만 도움이 되고자 한다.

 

 

Ⅱ. 할인 업태의 유형과 발전단계

 

2-1. 할인업태의 정의 및 유형소매업

그 나라만의 독특한 환경에 오랫동안 적응하면서 발전한 결과, 명확한 단일 분류기준은 없고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취급상품계열, 상대적 가격수준, 서비스 수준, 운영통제 방법, 점포 집적 유형등 몇가지 분류 기준을 가지고 업태 특성이 나뉘어진다.할인업태들은 대량구매, 대량진열, 저마진 고회전, 셀프서비스, 최저투자 등 생산·유통·판매구조를 합리화시켜 저가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 할인업태는 디스카운트스토어, 하이퍼마켓, 멤버십홀세일클럽, 슈퍼센터, 카테고리킬러, 아웃렛등이 있다.

 

 

[할인업태 유형]

 

(1) 디스카운트스토어(Discount Store)

- 비식품 위주의 생활필수품을 구비하고, 저비용 운영에 의해 20~30% 저가판매하는 업태인구 30~40만명을 상권으로 하며 셀프서비스 판매방식을 기본으로 중앙 집중매입방식으로 원가를 낮춰 저단가 상품의 고회전 실현. 월마트가 대표적 업체

 

(2) 하이퍼마켓(Hypermarket)

- 일반적인 슈퍼마켓에 비식품류를 강화한 업태.총 아이템수 4만5천~6만개 정도이고 식품이 전체 상품 구성의 30~50%를 차지 매출 구성비가 70%에 달할 정도로 식품 부문 경쟁력이 강한 것이 특징평균 점포면적 2천8백~6천평 규모이며, 광역상권을 목표로 교외 외곽에 출점 까르푸가 대표적 업체

 

(3) 멤버십홀세일클럽(MWC)

-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가격할인 업태가장 구매빈도가 높고 회전율이 높은 품목으로 압축해 가격 소구력이 강함.고객의 90% 이상이 차량 이용객으로 도로 접근성 중요프라이스클럽이 대표적 업체

 

(4) 슈퍼센타(Supercenter)

- 종합 디스카운트 스토어에 식품류를 강화한 형태매장면적 3~5천평 규모, 총 취급 품목수 7만여개로 생식품 비중 高월마트 슈퍼센타가 대표적 업체

 

(5) 카테고리킬러(Category killer)

- 특정 카테고리를 전문화하여 취급 품목이나 상품구색을 세분화. 대량구매 및 저가격로 판매. 동종 품목을 취급하는 경쟁 소매업체를 없앤다는(kill) 의미. 토이자러스가 대표적 업체

 

(6) 아웃렛스토어(Outlet store)

- 메이커나 소매업체에서 직영으로 자사 B급 제품이나 재고를 할인가격으로 판매주로 쇼핑몰을 형성하며 물류창고나 관광단지에 주로 입지. 저가격을 무기로 강력한 고객 흡인력 발휘. 우드베리 커먼 팩토리 아웃렛이 대표적

 

2-2. 한·미·일 할인점 발전단계

할인점은 각 나라별로 경제 발달 상황 및 사회여건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발달해왔다.

 

미국의 경우 `60년대부터 경제가 저성장기에 돌입하면서 절약구매와 가격파괴 현상이 시작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할인점의 성장배경이 되었다.

 

일본은 90년대까지 상당한 경제성장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가격파괴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91년 버블붕괴 이후부터 본격적인 가격파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난 `96년 유통시장 완전 개방을 전후로 하여 가격파괴 현상이 본격화되었고, IMF를 계기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40여년의 할인점 역사속에서 상당한 시차를 두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들이 꾸준히 발전해온 반면, 일본은 10여년, 한국은 7여년 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압축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할인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탄생하여 상호 경쟁을 하고 있다.

 

2-2-1. 미국 할인점 발전과정

경제성장의 부침과 소매업의 경쟁격화로 다양한 신업태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할인점은 ‘60~’70년대 종합 할인점의 전성기를 거쳐 ‘80년대 후반 이후 카테고리킬러, 창고형 도소매클럽, 홈센터, 콤비네이션스토어, 오프프라이스스토어, 수퍼센터등 다양한 업태가 발전되어 왔다.

 

이들 할인 신업태들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기존 백화점과 GMS, 슈퍼마켓이 소매 시장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향후 할인업태를 비롯한 미국 유통업 조류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슈퍼마켓, GMS, 드럭스토어, 종합할인점등 기존 종합업태가 성숙기에 있어 이들이 슈퍼센타등 신업태로 이행하고 있다.

 

둘째, 백화점과 기존 할인점에 대응하는 전문 할인점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나, 일부는 과당 경쟁 단계에 들어가 있다.

 

셋째, 엔터테인먼트 리테일러의 업태 개념이 도입되고 있으며, 전문 할인점의 경우 홈 엔터테인먼트, 정보제공, 멋진 쇼핑환경과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향후 슈퍼센터, 카테고리킬러등의 신업태들이 품질유지와 가격은 물론 고객의 생활 스타일에 밀착된 쇼핑환경의 연출과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이며, 슈퍼센타와 카테고리킬러와의 결합, 카테고리킬러간의 결합등 할인업태간 혹은 업태내 혁신도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호경기가 2000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저렴한 가격보다는 쇼핑의 편의성과 즐거움이 더 선호될 것으로 보는데 기인한다.

 

2-2-2. 일본 할인점 발전과정

일본의 가격 파괴형 신업태는 30여년 전부터 출현하였으나 일부 카테고리킬러를 제외한 대부분이 실패로 끝난 경험이 있다. 일본에서 이러한 신업태가 성장하지 못했던 배경에는 브랜드 지향이 강하고 품질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중간 도매업자가 강력하여 유통채널 단축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50년대 급성장하기 시작한 GMS의 마켓 포지셔닝이 강해 할인점이 침투할 여지가 없었으며, 고지가등으로 인해 용지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90년대 들어 GMS의 성장이 정체되고 버블 경기의 붕괴로 불황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신업태가 대두하였다. 일본의 할인 업태는 종합할인점 보다는 토이자러스, 도큐핸즈, 아오야마, 시마무라등 전문점형의 카테고리킬러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지난해에는 코스트코 홀세일이 종합할인점으로는 최초로 일본에 매장을 오픈하였으며, 올해는 까르푸의 출점이 예정되어 있어 본격적인 국내외 할인점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할인업태의 유형]

 

업태유형 대표적 업체 업태특징 비고

 

@종합할인점 Mr.Max

- 월마트를 벤치마킹한 종합 디스카운트 스토어

 

@메가마트

- 1차 식품이 없는 종합디스카운트 쟈스코 계열

 

@카테고리킬러 도큐핸즈

- 주생활, DIY관련 전문 할인점 도큐백화점 계열

 

@시마무라

- 의류 전문 할인점

 

@MWC Kou’s

-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다이에 계열

 

@컴비네이션스토아 푸드플러스

- Food&Drug와 홈센터를 복합한형태 세이유 계열

 

@더 콤보

-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 복합

 

@아웃렛 Q마트

- 리테일 아웃렛과 팩토리 아웃렛으로 나뉘며 주로 의류 아웃렛이 많음

 

@파워센타 파워시티

- 종합 할인점을 핵점포로 하여 여러개의 DS를 집적한 형태 대형주차장과 식당가등 부대시설 쟈스코 계열

 

@SPA 유니크로

- 모노톤의 기본 아이템에 합리적 가격 의 의류가 특징 퍼스트리테일링

 

2-2-3. 한국 할인점 발전과정

국내에 도입된 할인 신업태는 종합할인점으로 총칭되는 디스카운트스토어, 하이퍼마켓, 멤버십홀세일클럽, 아웃렛등이 있다. 국내에 할인점이 도입된 것은 `93년 창동에 오픈한 E-MART가 효시로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하이퍼마켓, 일본 다이에등 선진 유통업체를 벤치마킹하여 탄생된 것이다.

 

미국 디스카운트스토어가 비식품 위주인데 비해 국내 할인점은 식품 부문이 추가되었고 취급품목수도 1만5천~2만개 정도로 압축하여 낱개판매를 병행하는등 한국 실정에 맞는 할인점을 전개하였다.

 

그 이후 `94년 양평동에 프라이스 코스코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멤버십 홀세일클럽이라는 신업태를 도입해 초저가 실현에 나서기도 했다. 프라이스클럽은 개점당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 개점 9개월만에 10만명을 넘어섰지만 종합할인점과의 차별화가 명확하지 않고 회원제에 대한 메리트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2001 아웃렛으로 대표되는 아웃렛 업태는 미국의 정통 아웃렛에서 다소 변형된 형태로, 자사상품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브랜드 상품도 취급하고 있어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의 성격이 강하다. `94년 당산동에 1호점을 개점한 이후 현재 8개점이 출점한 상태이며, 문정동, 목동등 할인 의류 전문상가가 집적되어 있는 아웃렛 타운과 더불어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할인업태는 미국 및 일본에 비해 역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불과 6년 사이에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아직까지 할인업태의 다양성면에서는 부족하나 `96년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해외 선진유통업체들의 할인점 시장 본격진출과 IMF 경제위기로 인한 가격중심의 소비패턴 변화등으로 할인점은 국내 유통업계의 대표적 업태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할인점 업계는 연평균 51% 이상 성장하여 2000년 매출 규모는 10.3조원으로 전년비 39.9%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백화점 시장 규모인 14조 천억원의 약 70%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002년에는 할인점이 백화점 매출규모를 상회하여 국내 최대 업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한국 할인업태의 유형]업태유형 대표적 업체 업태특징 비고

 

@종합할인점 E-MART

- 근린형 소상권(20만)

- 번들&낱개 판매 병행

- 식품, 생활MD중심의 고회전 상품

 

@하이퍼마켓 까르푸

- 기존 할인점에 비해 식품 비중이 높음종합할인점과 업태특성 유사 한국 까르푸

 

@멤버십홀세일클럽 코스트코홀세일

- 번들판매 위주

- 회원제 기본이나 비회원도 이용가능 코스트코홀세일코리아

 

@아웃렛 2001아웃렛

- 철지난 재고·하자상품을 50% 이하의 할인가격에 판매 이랜드

 

 

Ⅲ. 외국 유통체의 해외진출 유형 및 전략

 

3-1. 외국 유통업체의 해외진출 현황

유통업은 본래 모든 산업 중에서 그 본질이 가장 토착적인 것으로 국제화 진전이 가장 더딘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유통산업에도 국제화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1990년대 중반이후 다국적 유통기업의 중남미, 유럽, 아시아 각국으로의 진출이 그 분명한 예이다.

 

유통기업의 국제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제조업체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 상황이 국제화 과정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아울러 진출시장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유통업체 국적과 무역 협정의 진전, 신흥시장의 소득증가와 개별 시장의 크기 및 각종 무역장벽의 철폐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인터넷과 케이블 TV, 위성TV의 발달과 관광 및 레저 목적의 여행 증가로 쇼핑문화가 서구화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이 서구의 유명 브랜드 제품과 유통 시스템을 별 저항없이 수용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유통기업의 국제화는 수요측면의 토대가 구축되었다. 1990년대 들어 공산권 국가들이 몰락한 이후, 다국적 유통기업의 해외진출 대상지역은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동아시아 세지역으로 나눠지고 있다.

 

그 가운데 동아시아 지역은 `90년대 중반이후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급부상하였다. 그 배경에는 이 지역 소비자의 소득향상으로 구매력이 높아진 중산층이 대폭 늘어났고 또 유통시장 개방이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등은 이미 완전 개방된 상태이며,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도 유통시장의 자유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본은 `75년 유통시장이 개방된 이후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대점법’ 실시로 대형점 및 외국 유통업체에 장벽으로 작용하였으나, 2000년 대점법이 폐지되고 대점입지법으로 전환되면서 유통外資의 對日진출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99년 4월 코스트코가 오픈하였으며 2000년 11월 까르푸가 오픈을 앞두고 있고 월마트, 메트로, 아홀드등도 시장조사를 마친 상태이다. 유통업체의 해외진출은 운영 효율성과 혁신성면에서는 미국계 유통업체들이 앞서고 있지만 세계 주요 선진 유통기업 중에서 국제화를 선도하는 기업은 단연 유럽계 유통업체라 할 수 있다. 유럽은 국가수가 많고 EU의 경제통합이 꾸준히 추진되어 오면서 지난 20여년간 국가간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져 온 결과 국제화에 관한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1990년대 들어 환경 친화적 유통정책의 결과로 도입된 대형점 신설에 대한 유럽 각국의 출점규제 강화와 시장 포화등은 유럽계 대형 유통업체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계 유통업체로는 종합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대표적이며 토이자러스, 오피스데포등의 전문 소매업체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는 프랑스의 까르푸와 네덜란드의 아홀드, 독일의 메트로등이 대표적 글로벌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들이 지향하는 점은 진출국의 마켓 리더 혹은 시장 점유율 3위 이내를 확보하는 것으로 이미 많은 나라에서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국제 소매업체는 다음과 같은 2가지 조건을 갖춘 소매업체를 의미한다.

 

첫째, 세계 20개국 이상에 진출해 점포를 전개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국경을 초월한 여러 나라의 상품 공급업체와 매입계약 교섭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이 두가지 조건을 갖춘 기업중 종합소매업체로는 프로모데스와 합병한 까르푸, 메트로가 있고 전문 소매업체로는 가구체인인 이케아와 완구업체인 토이자러스등이 있으며 이들을 추격하는 업체로 월마트, 아홀드, 코스트코등의 종합소매업체와 무점포 판매업체인 오또, 사무용품 전문점 오피스데포, DIY의 킹피셔등이 있다.

 

진출국수가 많은 순으로 세계 대형 소매업체를 20위까지 분류해 보면 20사 가운데 유럽 기업이 15개사로 압도적으로 많고 미국기업이 4개사, 아시아 기업은 1개사가 포함되어 있다. 유럽 유통업계에서는 국외에서의 매출액 비율을 국제화율로 부르고 있다. 이들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이케아, 마크로, 데레이즈, 아홀드, 데일리팜, 텐겔만의 6社이고 홍콩의 데일리팜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기업이다.

 

 

3-2. 외국 유통업체의 대표적 해외진출 사례

 

3-2-1. 월마트

월마트는 미국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 ‘91년 멕시코에 최초의 해외지점을 개설했다. 그 이후 국외로 세력을 확장한 결과 ‘98년 매출액 전체의 8.8%를 차지했던 해외 매출액이 ‘99년에는 전년대비 26% 신장한 9.5%에 이르며 해외진출에 성공한 대표적 업체이다. 월마트의 해외진출을 주관하는 월마트 인터네셔날은 향후 3년 이내에 연간이익의 3분의 1은 해외시장에서 올리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월마트의 해외 점포는 현재 966개로 주변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하여 할인점 시장을 평정하였으며 중남미 지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진출하여 까르푸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97년 독일 베르트카우프 하이퍼마켓 체인을 인수하면서 합리적 구매성향이 강한 독일 시장을 전진기지로 유럽에의 적극적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영국의 아스다를 인수하여 유럽 소매업의 재편성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월마트의 출점시 기본 전략은 독일, 캐나다등의 성숙된 시장은 인수합병을 통한 동시다발적 다점포를 전개하고 아시아, 남미등의 신규시장은 단계적 전략을 구사한다. 인수 합병시 해당국가내 1위 혹은 2위의 소매업체를 인수해 외국 진출시 가장 큰 애로점인 입지문제를 해결한다.

 

월마트는 현재 아시아를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투자를 추진하기 위해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에 인수할 대상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하여 현재 6개인 점포를 향후 더욱 확대할 예정이며, 한국시장을 전진기지로 일본 시장에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해외시장 진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장애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시장 개척에 더 오래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까르푸와 마크로등의 경쟁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는 까르푸, 마크로와 가격할인을 둘러싼 출혈경쟁으로 손실을 입기도 했으며, 중국시장에서는 인프라 미비로 월마트의 물류, 시스템등이 효율을 내지 못하고 매출부진 상태이며, 한국시장에서도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3-2-2. 메트로

유럽 최대, 세계 2위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메트로는 월마트의 유럽진출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진출을 위한 실행가능성 조사를 마친 상태이다. 메트로는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메트로 홀딩의 자회사로 본래 캐시 앤 캐리(cash&carry) 업태로서 성장해왔으나 `96년 백화점, 하이퍼마켓, 슈퍼마켓, 캐시 앤 캐리(C&C)를 갖는 4개의 회사가 합병하여 메트로 AG로 발족했다. 이 가운데 메트로가 자신을 갖는 부문은 메트로 AG의 핵심인 C&C로 코스코와 월마트가 전개하는 홀세일클럽과 비슷한 형태이다.

 

메트로는 오래전부터 국외진출에 역점을 두어 마크로의 점포가 없는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C&C의 점포를 전개해왔다. `97년 메트로 홀딩은 우호관계에 있는 네덜란드의 마크로로 부터 유럽에서 전개하고 있는 마크로의 86점을 매수하였다. 이로 인해 메트로 그룹의 해외 점포수는 일시에 증가하여 19개국 313점포가 되었다.

 

메트로는 `99년중 국외에서 20개의 C&C를 오픈했다. 2000년에는 41점을 개설할 계획이며, 이들의 대부분은 중국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미국 ,멕시코, 루마니아, 베트남, 일본등에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국에서의 충돌이 예상되는 미국의 월마트에 대해서는 메트로 주식의 20%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까르푸와 동맹관계를 맺어 맞설 구상이다.

 

 

Ⅳ. 국내진출 외국 할인업체의 강·약점 분석

 

4-1. 외국 소매업체 국내진출 현황

 

한국은 `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 이후, 외국 자본의 유치를 위한 점포설립·영업활동에 관한 각종 규제완화 및 `97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외국계 할인점이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99년 외국인 투자 기업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액중 소매업을 포함한 서비스업 비중은 48%에 달하고 있으며, 까르푸가 9억2,500만 달러로 다국적 기업중 우리나라에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업체로 조사되었다.

 

외국 할인점의 진출은 `94년 코스트코 홀세일이 신세계와의 합작으로 양평동에 1호점을 오픈한 것이 최초 출점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4개의 외국계 할인점이 영업중이다.코스트코는 향후 국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98년 신세계 백화점과 분리되면서 국내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국내에서 유일한 회원제 할인점으로 양평점, 대구점, 대전점등 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평균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까르푸는 `96년 7월 중동점을 개점하면서 영업을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할인점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자리잡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4월 현재 15개점으로 연평균 5개점을 출점하면서 가장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까르푸는 프로모데스와의 합병으로 세계 2위의 유통업체로 자리잡았으며 국내에서도 프로모데스의 부산점포와 3개 부지를 확보하는등 강력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내 외국계 할인점은 까르푸와 같은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하이퍼마켓형 유럽계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월마트는 `98년 마크로의 3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세계 1위 업체의 한국 진출은 그 명성만큼 국내 유통업체들을 긴장시켰으나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외곽지역에 위치한 구 마크로 점포의 입지조건이 열악하여 다른 할인점에 비해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다.현재 월마트는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뉴코아 킴스클럽 점포 인수를 통해 점포 확장을 꾀하고 있어 국내 할인점 업계의 다크호스로 여겨지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삼성물산 유통사업부의 홈플러스를 인수한 영국의 테스코도 최근 빠른 속도로 한국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테스코의 주력 업체는 슈퍼마켓과 수퍼센타로 할인점이면서도 식품부문이 강하고 상품의 품질과 서비스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대구점과 서부산점등 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대구점은 하루 평균 매출이 7억원으로 할인점 단일 점포로는 한국에서 가장 매출이 많다. 2000년내 5개 점포를 추가 개점할 예정으로 적극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진출 외국 할인점 현황 ]

 

(99년 현재)

까르푸 : 한국 까르푸(株) 하이퍼마켓 7,666억원 `96년

홈플러스 : 삼성테스코(株) 하이퍼마켓 4,312억원 ‘99년월마트 : 월마트 코리아(株) 수퍼센타 3,020억원 `98년코스트코 : 코스트코홀세일코리아(株) MWC 2,500억원 `94년

 

 

4-2. 외국 할인점의 장단점

 

거대한 자본력과 뛰어난 선진 경영기법, 시스템등으로 무장한 세계적 할인점들은 적극적 출점으로 토종 할인점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나 국내 시장 및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토착화의 실패로 예상외로 고전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4-2-1. 외국 할인점의 장점

 

① 풍부한 자금력 외국 기업의 최대 강점은 거대한 자본력에 있다. 외국 업체는 자체 자금 조달능력이 우수하고 3%도 안되는 저금리로 융자가 가능하여 시장 환경에 따라 일시에 전국적인 다점포망을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 저마진 업태인 할인점 손익 측면에서 보면 차입경영으로 이자부담이 높은 국내 기업과 부채 없이 자기자본으로 운영하는 해외 유통업체간 경쟁은 영업을 하면 할수록 차이가 나고 안정된 수익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국내 업체는 30대 그룹까지는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 유통업체들의 시장 탐색 기간이 끝나면 이제까지의 단계적 출점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동시다발적 다점포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월마트는 독일 진출시 베르트카우프를, 영국 진출시 아스다를 인수하여 일시에 유럽 시장을 공략한 출점 패턴을 보인바 있어 한국내에서의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인수합병의 형태든 독자출점이든 풍부한 자금력은 외국 업체들이 다점포화 하는데 충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첨단시스템 월마트가 세계적인 유통업체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전세계 어느 매장에서든 가장 싸게 판다는 ‘항시 저가 정책(Everyday Low Price)과 ‘고객은 항상 옳다(Customer is always right)는 서비스 정신 때문이다. 월마트가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은 세계에서 가장 싼 원료와 인건비를 찾아 상품을 제조,공급하는 글로벌 소싱 능력과 제조업체를 하나로 묶는 제판동맹 협력 관계를 유지해가는 것이다.

 

인공위성 3대를 이용해 전세계 3천5백의 점포를 연결하고 날씨에서 농산물 작황까지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글로벌 정보 네트워크 시스템도 한몫하고 있다. 전세계 가격동향을 24시간 감시하고 고객 소비행태에 대한 자료를 분석, 판촉에 연결시키는 데이터웨어하우징 시스템(Data Warehousing System)은 월마트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는 든든한 배경이다.

 

월마트가 P&G와 연계해 `87년부터 시작한 보충발주 방식과 상품공급 방식은 유명하다. 월마트의 종합 할인점에서는 패션상품을 제외한 70%의 상품에 대해 이 벤더 위탁 자동 보충 공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상품의 결품 발생율을 줄이고, P&G측에서도 재고가 거의 제로가 되어 제조·판매 모두 win-win이 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③ 글로벌 소싱력 해외 유통업체들은 세계적인 다점포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소싱력이 우수하다. MD소싱 능력이뛰어나고 대규모 거래에 따른 협상력이 강하여 다양한 MD와 PB개발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글로벌 소싱을 통한 규격상품이 공급될 경우 NB 및 국내 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테스코나 까르푸등의 유럽 업체들은 식품과 생활용품등 PB의 비중이 높아 인지도가 높은 외국 브랜드를 적극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스트코와 까르푸는 해외에서 월마트에 대응하여 코닥 필름 이나 커피등을 전략적으로 공동구매한 경우도 있어 생존을 위한 제휴가 어떠한 형태로든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월마트가 본격적으로 다점포화에 나서고 전략적으로 국내 제조업체에 대해 수출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면 국내 업체는 규격상품의 구매력에서 우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 월마트는 이미 국내기업인 아가방과 월마트에 연간 1,200만불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네슬레, 존슨&존슨, P&G등 외국 유수의 제조업체들과 보다 효율적인 해외 수출을 위해 물류시스템, 마케팅 전략등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④ 정부의 외국인 투자 촉진 유통시장 완전 개방과 IMF이후 외국 자본의 유치를 위한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로 외국업체의 투자환경이 대폭 개선되었다. 외환거래와 외국인 토지 취득 자유화 및 외국인 투자 촉진법 제정으로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외국업체 투자 지원센타를 설치하는등 해외업체들에 대한 국내 투자 환경개선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잇따라 해외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촉진법 제13조에 의거 국·공유재산의 임대 및 매각시 외국투자기업에 한하여 수의계약으로 가능하여 입찰 방식으로 투자하는 국내 업체에 비해 출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제14조에는 지방자치 단체가 외국인 투자 유치 활동을 할 경우 소요되는 자금을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국내업체들이 지방 중소도시 상권에 출점할 경우 지역의 영세상인 및 운수업자들과의 마찰로 인허가시 어려움을 겪는데 비해 외국 업체들은 국내관행과는 상관없이 통상외교 차원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점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4-2-2. 외국 할인점의 단점

 

① 현지화 부적응외국계 할인점들은 자국내에서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공략의 실적은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해외 출점은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고 소비자들의 정서와 소비패턴에 맞는 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MART에 이어 가장 활발한 출점을 보이고 있는 까르푸는 수도권과 지방점포에서 무료납품 및 판촉장려금 요구등을 둘러싸고 납품업체들과 갈등을 빚어 부당거래행위에 대해 공정거래 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국내 조직문화에 익숙치 않아 단기 성과에 치중하고 관리자층을 자국인 위주로 임명해 인력의 이탈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산층의 이용이 많은 할인점의 특성상 신용카드 결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진출 초기 신용카드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신선식품과 낱개 구매가 많은 소비 패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월마트는 북미시장에서 성공적 출점을 하고 있는데 비해 남미나 아시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에는 3개 점포를 운영중이나 인프라의 미비로 월마트의 물류 시스템등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발휘치 못하고 매출부진 상태이며, 인도네시아는 3개점을 오픈했으나 합작사와의 갈등, 최악의 경제상황, 구매성향과 문화적 차이, 제조업체의 가격할인 불참등을 극복치 못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까르푸가 현지화 전략으로 급성장하고 있던데 반해 월마트는 아르헨티나인들의 선호 상품분석 미스로 MD전략에 실패해 고전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진출 초기에는 외곽지역에 입지해 소비자와의 접촉이 어려웠으며, 비식품 위주의 창고형 회원제 매장으로 국내 소비자의 구매 행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다.

 

② 마케팅 전략의 부재미국이나 유럽은 다양한 인종과 소득 구조로 각 소매업태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특성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한국에서 할인점의 역사는 불과 7여년에 불과하며 그 만큼 할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층이 기존의 백화점 이용고객과 세분화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과 재래시장으로 양분되어온 소매 업태에 익숙한 소비자는 재래시장의 싸고 시끌벅적한 느낌과 백화점의 친절한 서비스를 동시에 요구하는 이율배반적인 소비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할인점 업체들이 이와 같은 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외국계 할인점들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토종 할인점들은 셔틀버스와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고객 만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마케팅을 전개하는데 비해 구미의 할인점들은 외곽 입지에 창고형의 단층매장과 높은 집기, 넓직한 동선의 하드웨어에 저렴한 가격을 갖춘 시스템적 접근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적 접근외에도 외국계 할인점에 배타적 성향을 갖는 소비자의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적극적 마케팅 전략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좁은 면적으로 인해 일정 파이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할인점 시장에서 지역 사회와의 친화 전략, 소비자를 찾아나서는 마케팅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③ 환리스크 국제 비즈니스의 경우 예상치 못한 외환시세의 변동으로 기업이 손실을 입는 환리스크는 상존한다. 국내 외국인 투자액중 까르푸와 같은 유통업체의 투자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로 금융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게 될 경우 평가손에 따라 본국통화 기준의 자산가치가 대폭 감소하는등 투자 리스크가 높아지게 된다. IMF 구제금융이 시작되면서 IMF전 1달러당 900원대의 환율이 IMF이후 1300원 이상 오르면서 국내 신규 투자비용은 절감되는 반면, 기 투자된 자산에 대한 본국 통화기준의 이익규모는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에 따라 환율변동폭이 커질수록 외국 업체는 투자에 부담을 안게 된다.

 

 

[ 외국계 할인점의 장·단점 비교]

 

장 점 단 점1 풍부한 자금력 외국 유통업체에 대한 국민의 반감2 국제적인 구매력과 공급선 기존 유통업체의 다각적 저항3 다양한 MD와 PB개발 가능 아시아 진출 경험의 부족4 선진 정보·물류시스템 국내 인프라의 미발달5 세계 선두 소매업체로서의 프리미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6 선진 유통 노하우 소극적 마케팅7 정부의 외국인 투자 촉진 여건 환리스크 상존

 

 

Ⅴ. 국내 토종 할인점의 성공전략

 

5-1. 국내 할인점의 강·약점 분석

 

`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외국계 할인점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짧은 시간내 급성장한 국내 할인점 업체들은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오랜 할인점의 역사를 갖는 외국계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Ⅳ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외국계 할인점들은 국내 관습과 소비문화등에 이해 부족으로 예상만큼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는 못하나 거대한 자본력과 신업태 운영에 대한 노하우등으로 국내 업체에 대해 위협적인 존재임은 부정할 수 없다. 국내 토종 할인점은 외국할인점에 비해 배후 입지면에서 접근성이 양호하고 풍부한 신선식품 구색 및 다양한 서비스로 이미지 구축에서 외국 업체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자금력 및 신업태 운영에 대한 경험 부족, 선진시스템 미비, 바잉 시스템 체계 구축등에서 외국 할인점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할인점들의 가장 큰 단점은

 

첫째, 자금력의 열세에 있다.저마진 업태인 할인점 손익측면에서 보면 금융 비용의 차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나 국내 업체들은 신규출점을 위한 투자의 대부분을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어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 업체가 3% 미만의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해 국내 기업의 경우 금융비용이 IMF 구제금융 시기에는 15~25% 까지 치솟아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으며, 최근에는 10~15%의 금리로 투자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저비용의 합리적 경영과 이에 따른 이익실현이 어렵고 결국은 은행 이자 갚기에 급급한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다양한 신업태 운영 노하우의 부족이다.재래시장, 구멍가게, 백화점으로 대별되어온 국내 유통업계가 신업태인 할인점을 도입한 것이 불과 7여년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에 양적 성장을 이루긴 했으나 백화점 운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직과 관리로 업의 컨셉이 다른 할인점을 운영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다. 지나치게 많은 본부인원과 할인점의 특성을 고려치 못한 조직운영으로 로코스트 운영에 장애가 되고 있으며, 전문 바이어와 매니저가 부족해 다양한 직매입·PB 상품등의 개발이 늦어져 현재는 OEM(주문자 상표부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선진 시스템 미비를 들 수 있다.

할인점은 체인 오퍼레이션의 구축을 위해 물류센터와 정보전산화, 점포표준화가 기본바탕이 되어야 한다. 점포개설전 물류센터 거점을 구축해 물류센타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상품 배송횟수를 최대한 확대하여 상품공급의 원활한 보충과 품절을 방지해야함에도 국내 할인점들은 물류센타, 정보시스템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소흘이 하고 있다. 월마트가 K마트를 누루고 세계 최고의 유통업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주5회 배송의 물류시스템, 즉 상품배송의 신속화였다. 점포표준화도 다점포 할인점을 전개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이나 한국내 대부분의 할인점은 할인점 하드웨어 개발에 노하우가 부족하여 점포당 고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할인점의 장·단점 비교]

 

장 점 단 점1 접근성이 양호한 입지 자금력의 열세2 고객 지향적 서비스 신업태 운영 노하우 부족 3 지역친화적 마케팅 활동 물류 및 정보시스템 구축 미흡4 다양한 신선식품 MD 전문 바이어 및 매니저 부재5 친숙한 이미지 매장 직영화 미흡6 신속한 출점으로 지역 선점 점포 표준화등 체인오퍼레이션노하우 부족

 

 

5-2. E-MART의 성공전략

 

외국계 업체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을 잠식하는 중에도 이러한 외풍에 끄떡없이 선전하고 있는 토종 할인점도 있다. 그 중에서도 E-MART는 적극적 출점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토종 할인점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대표적 업체이다.기업 신용평가 기관인 한국신용정보와 미국계 증권회사인 CSFB는 최근 ‘할인점 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실제보다 과대 포장되어 있으며 E-MART등 한국업체들이 무난히 시장을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이들 보고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잘 알고 있는 한국형 할인점의 영업전략이 적중하고 있고 외국 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큰 위협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MART의 사례를 통해 국내 토종 할인점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 본다.

 

5-2-1. 입지선점

 

소매업은 입지산업이다. 어떤 소매업태를 막론하고 좋은 입지를 선점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할인점의 급성장은 신규 점포의 개설에 따른 시장확대가 그 견인차의 역할을 하며 효율적인 체인운영을 위해서는 다점포화가 관건이다.E-MART는 93년 서울의 창동점을 시작으로 수도권, 충청권, 영·호남, 기타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2000년 6월 현재 24개 점포를 오픈하여 업계 최대의 전국적 체인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선점을 통해 할인점의 업태특성인 저코스트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고 바잉파워가 커짐으로써 제조업체에 대한 구매교섭력이 높아져 타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의 상품공급이 가능했던 것이다. 최근들어 까르푸나 마그넷등 2,3위 업체가 다점포화에 나서고 있으나 E-MART와 2배 이상의 큰 차이를 보여 단기간에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E-MART는 2002년까지 60여개 점포를 목표로 출점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어 입지 선점의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5-2-2. MD차별화

 

백화점의 MD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할인점에서도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상품과 만나길 원한다. E-MART는 할인점 초기의 1만 5천 품목에 불과했던 상품 품목수(SKU)를 3만개까지 확대해 다양한 소비자의 니드에 부응하고 있다. 기존의 생활용품과 신선식품 MD 위주에서 의류, 반조리 식품, 문화용품등을 강화한 전생활 MD로 확대·개편하고 있다.IMF 이후 브랜드보다 실속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 패턴변화에 맞춰 E-MART는 유명 의류 제조회사와 협력하여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신상품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93년 창동점 오픈당시 5%에 불과했던 의류 매출 비중을 99년 이후 20%까지 확대하는등 의류 상품 구성비를 높이고 의류 매장을 섹션매장으로 만들어 조명, 집기, 디스플레이를 강화했으며 판매사원인 패션스토커를 채용해 소비자의 의류선택이나 코디를 조언할 수 있게 했다.

 

E-MART는 또한 한국 할인점 업계 최초로 PB 상품을 개발하여 전 유통업체에 PB개발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PB상품의 원가 인하를 직접 관리해 소비자, 판매자, 제조업자의 공동이익을 창출했다. 우유, 기저귀, 화장지, 라면, 계란등 필수 소비용품의 가격 인하로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도 했다.

 

고품질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자체 개발된 PB상품은 현재 E-PLUS, 그린피아, 투모로우, 키즈랜드, 자연주의등 3백개 제품을 판매중 이며 식품 위주에서 의류, 공산품으로 품목을 확대하여 PB상품 매출은 99년 13%에서 2003년 45%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 대형 유통업체로는 최초로 조리식품 코너를 직영화하여 간편한 식사대용품 개발을 통해 주부의 식생활 해결에 나서고 있다.

 

E-MART의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27%의 높은 신장율을 보이는등 할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즉석 식품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E-MART는 튀김, 어묵, 김밥등을 비롯한 20여개 품목을 직영화하고 그 가운데 김밥, 스시, 영양밥, 도시락등은 광주 유통센타에서 가공해 점포에 직접 공급하고 있으며 새로운 메뉴개발에 나서는등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5-2-3. 고객 지향적 마케팅

 

할인점의 출점 상권이 점점 좁아지면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따라서 할인점은 이제 싼 가격만을 내세우는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E-MART는 저렴한 가격에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고객 니즈에 따라 더 좋은 상품, 더욱 쾌적한 쇼핑환경,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하드웨어를 기존의 창고형 매장에서 백화점 수준의 쾌적한 매장으로 변경하고, 상품진열대를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낮춰 표준화하였다. 미국이나 유럽등 외국계 할인점의 높은 집기는 상품선택에 부담이 되고 매장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비좁고 답답해보이는 기존의 단점을 보완해 낮은 집기와 치밀한 상품진열로 고객이 매장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친근감을 갖게 하는 고객 친화적 쇼핑환경을 조성하였다.

 

또한 매장조명의 밝기를 기존의 1천 룩스에서 1천3백~1천5백 룩스 까지 높이고 계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섹션계산대를 병행하여 고객만족을 최우선 하는 한국적 할인점의 새로운 모델인 뉴E-MART를 확립했다. 이외에도 패밀리 레스토랑인 E-together, 어린이 놀이방, 자전거 보관실, 시청 민원실 출장소등의 각종 편의시설을 보강해 고객이 심적 부담없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공간 창조에 노력하였다.광고, 판촉의 기회가 적은 업태 성격상 할인점은 소비자들의 구전에 의한 판촉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지역내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존재하기 힘들게 된다. E-MART는 총영수증 금액의 0.5%를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지역단체 마일리지제, 동일상권의 소매점보다 가격이 비쌀 경우 2배로 보상해주는 최저가격 2배 보상제, 계산착오시 5천원 보상제, 신선식품 리콜제등 고객만족을 보장하는 각종 서비스로 고객 서비스를 한단계 레벨업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역민 위주의 인력선발로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특산품의 전국 판매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문화행사를 지원하는등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의 공존공영을 실천하고 있다.이러한 고객 지향적 마케팅은 새로운 매장분위기와 함께 E-MART의 점포 로열티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5-2-4. 선진시스템

 

할인점들이 본격적 다점포를 추진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기술이 필요불가결하다. 또한 국내 할인점들이 외국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취약한 부문이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E-MART는 물류시스템과 정보시스템등 로코스트 오퍼레이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E-MART는 업계 최고의 POS시스템을 통해 상품의 판매시점에서 단품의 재고량 및 판매액 추이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제조업체와 연결된 컴퓨터로 자동발주하는 EDI(Electric Data Interchange)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합 EDI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1500여개 전협력업체와 판매정보 공류, 납품 확인서 및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전 거래과정을 웹상에서 처리하는 기업간 전자상거래 (B to B)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가 정보공유를 통한 정확한 납품으로 재고 및 결품율을 최소화하는등 물류비도 절감할 수 있어 연간 20억원 정도의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E-MART는 물류 비용의 최소화 및 JIT(Just In Time)상품공급을 위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경기도 용인지역에 E-MART 전용 물류센터를 96년 건립해 E-MART 상품 납품에 따른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광주지역에 식품 유통센타를 보유해 매일 수만톤의 1차 신선식품을 보관, 분류, 가공을 통해 각 점과 소비자들에게 당일 공급하고 있다.

 

2000년 4월 오픈한 대구 물류센타는 영호남 지역 점포의 거점으로서 공산품 DRY 부문을 먼저 가동하고 있고 8월말에는 신선식품 WET 센터까지 전부문을 오픈하게 되면 2003년까지 영호남 지역 오픈예정인 20개 점포를 대상으로 상품배송을 담당하여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하고 저렴한 상품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2-5. 건축표준화

 

고지가, 과다한 시설 투자 비용은 로코스트로 운영되는 할인점에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된다. 때문에 적정 입지에 표준화된 점포 출점은 다점포 할인점 전개를 위해 필요불가결한 사항이다. E-MART는 자체적으로 유통 시설을 전문으로 건축하는 건설회사를 설립하여 설계 및 자재를 표준화하고 工期를 단축함으로서 투자비를 대폭 절감하고 있다.

 

부지 면적별로 매장 구성 형태를 표준화하고 그에 따른 설계를 함으로써 시간과 오류를 줄이고 집기와 조명, 건축 부자재를 표준화 함으로서 코스트를 절감하고 있다. 또한 건축구조를 PC(조립식)공법을 사용함으로써 특히 고층일 경우 공기단축 및 건축 품질을 제고시키는등 토지 매입부터 기본 설계, 건축 전 부문에 걸쳐 로코스트 운영에 힘쓰고 있다.

 

 

Ⅵ. 결론

 

E-MART는 순수 국내 기업으로 외국 유통업체와 경쟁하며 IMF 상황에서도 국내 시장을 성공적으로 지켜왔다. 한국인의 의식과 식생활에 맞는 상품운영, 한국형 할인점 구축, 어떤 경쟁상황에서도 가장 싼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EDLP전략은 E-MART 제1의 경쟁력 우위요소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지역친화를 위한 각종 서비스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역시 E-MART는 다르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선두주자로서의 이러한 차별화된 노력에 힘입어 E-MART는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유통업계의 생산성 지표인 상품회전율등 모든 영업효율 지표에서 외국 할인점 업체를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99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계 할인점인 까르푸와 월마트는 각각 4억원, 98억원의 적자를 낸 반면 E-MART는 17개 매장에서 1조 2,752억원을 팔아 247억의 경상이익을 냈다.

 

할인점의 장사수완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상품회전율의 경우 E-MART가 월마트와 까르푸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아 E-MART는 37.2회로 매장에 물건을 갖다 놓은지 10일 만에 다 팔리는데 비해, 월마트는 15.25회로 24일, 까르푸는 13.4회로 27일씩이나 걸리고 있다.

 

또 영업효율을 보여주는 매장면적당 매출에서도 외국계 할인점의 2배 이상 실적을 보였고 할인점의 경쟁력과 최저가격 유지를 가늠하는 척도인 순매출액 대비 점포 운영 경비비율도 E-MART가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순매출액 대비 13.2%, 까르푸는 16.4%를 점포운영 비용에 사용한 반면 E-MART는 1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E-MART가 실질적인 Low Cost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거대한 자본력과 신업태 운영에 대한 경험, 시스템을 갖춘 세계 최대의 할인점이라 할지라도 한국시장에서 공략이 수월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오랜 세월동안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위를 지켜온 E-MART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할인점 시장은 2003년에는 16조8천억원에 이르며 백화점 매출규모를 상회하는 최대 소매업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는등 큰 성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외자계 소매업체들이 신규 점포개설을 위한 부지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등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 활발하게 점포를 전개중인 까르푸, 월마트, 코스트코 홀세일, 테스코의 `99년말 할인점 시장 점유율은 27.8%로 `98년 22.5%에 비해 5.3% 높아진 상황에서 2000년 하반기에만 11개점을 추가 출점하고 18개의 부지를 확보하는등 국내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외자계 할인점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새로운 21세기는 경쟁력을 갖춘 상위 1~3위 이내의 소수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유통 경쟁 시대에 국내 토종 할인점들이 경쟁력을 갖춰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글로벌 소싱력과 상품개발력을 갖춘 능력있는 바이어와 훈련된 매니저에 대한 장기육성 계획과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타점과의 차별화에 힘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다른 할인점과의 차별화는 중요하다. 할인점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다양한 상품과 질 높은 서비스를 갖춘 곳이라면 단골 점포를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산지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한 신선식품 차별화 및 생활잡화부터 의류등 다양한 양품저가의 PB상품을 개발하는 상품력을 갖추고 플라워숍, 패스트푸드점, 사진관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각종 테난트를 유치함으로서 타점과 차별화된 점포 이미지를 부각시키도록 한다.

 

셋째, 선진 관리 시스템 조기 구축이 필요하다.

할인점 운영은 셀프서비스등으로 관리상 헛점이 많고 판매관리 및 서비스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항시저가를 위해 직매입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상품과 재고관리 시스템등을 조기 구축하여 관리부재에 따른 기회손실을 방지하고 영업성과가 손익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넷째, 철저한 로코스트 오퍼레이션을 지향해야 한다.

점포의 운영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경비를 구조적으로 재점검하고 필요없는 코스트를 잘라내 상품가격 인하와 연결시킨다. 경쟁점에 대항하기 위해 적자를 각오한 가격경쟁의 관행을 고쳐 조직력과 시스템에 의해 항시저가격을 실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도록 한다.

 

다섯째, 적정규모를 설정해 전략적으로 출점한다.

적정규모란 효율이 높고 경쟁력이 있으며 상품도 풍부하고 고객이 이용하기 쉽게 편리한 면적의 크기를 말한다. 최근들어 경쟁격화로 할인점의 매장도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점포규모가 적정 이상이면 투자비가 커지고 투자회수 기간도 길어진다. 상품의 과다재고와 회전율이 저하되고 특히 생식품 비중이 높은 한국형 할인점의 경우 신선식품의 선도가 떨어지고 로스율이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무조건적인 점포의 대형화는 하드측면의 경쟁력은 높아보일지 모르나 효율과 이익측면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여섯째, 저가격 일변도에서 ‘ 서비스를 결합시키는 노력 ’ 이 필요하다.

백화점의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것만으로 할인점을 찾지 않는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로 할인점이 타업태의 가격을 보완하는 싸구려 업태로서가 아니라 생활의 주가 되는 업태로 만들어 가야 한다. 외국 소매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적 상황에 맞는 현지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매시장에서 단순한 양적 팽창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토종 할인점으로서 소비자의 정서를 파고드는 섬세한 마케팅과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노력들이 지속되는한 외국계 소매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약화되고 국내 할인점은 소비자와 더불어 공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