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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리〕 의식과 무의식

Paul Ahn 2019. 5. 10. 08:55

의식과 무의식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60XX74200214

 

사람의 심리에 대해 잘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마음을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그도 나를 좋게 생각하는지, 겉으로만 웃는 건지 가끔 헷갈립니다.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요. 하긴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남의 마음까지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사람은 환경 속에서 더 잘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진화해왔습니다. 다른 사람과 협력함으로써 서로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으려 했고, 한정된 자원을 남보다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하기도 했죠. 때로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 상대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호작용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고, 사람들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행동을 미리 예측하고 적절히 대응하길 원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런 행동을 하게끔 만든 근본적인 동기’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심리’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사람의 심리를 알게 되면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앞으로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그와 더 잘 협력할 수도, 경쟁을 할 수도, 때론 그를 이길 수도 있게 됩니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이루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철학이나 종교 등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 대해 성찰하고 사색한 것은 오래 전부터이긴 하지만, 현대와 같이 논리적이고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사람의 심리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50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1900~1950년 사이에 꽃피운 프로이트 학파의 이론은 단순한 감금이나 막연한 치료가 이루어졌을 뿐인 그간의 정신과적 치료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오래된 개념이다 보니 실제와도 다르고 논리적으로도 빈틈이 많다고 평가되긴 하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학을 배우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또한 이런 표현을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합니다. “내가 약속에 늦을까 봐 무의식중에 빨간불인데 횡단보도를 건넌 거야”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때 무의식은 ‘나도 모르는 사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그 뜻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늘 모든 것을 신경 쓰며 ‘의식’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식’의 순간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다만 의식하지 않고 있으므로 무의식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무의식이라는 게 정말로 있는가’라는 의문은 프로이트가 사용한 독일어 ‘Unbewusst’가 영어의 ‘unconscious(무의식중의)’로 번역되면서 생겨난 오해에서 비롯된 면도 큽니다. 원래 프로이트가 의도한 의미는 ‘unaware(자각하지 못한)’에 더 적합하며, 그래서 요즘은 의식자각(Conscious Awarenes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식물인간처럼 잠든 듯 깨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할 때에도 ‘의식이 없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 경우와 구분하기 위해서죠. 따라서 일반인도 무의식이라는 용어를 다소 혼동할 수 있습니다.

 

모든 순간을 의식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의식하지 않은, 즉 의식적으로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행동과 생각들은 모두 무의식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여태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프로이트 혼자 발견해낸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발명해낸 건 더더욱 아닙니다.

 

인간에게는 늘 무의식의 영역이 있었고,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무의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프로이트가 처음으로 입증한 것일 뿐입니다.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나의 ‘의식’은 약속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지만, 나의 ‘무의식’은 사실 그 약속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프로이트는 사람심리에는 자기도 모르는 어떤 거대한 영역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심리에 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의식과 무의식 개념을 현대사회에 적용해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 컴퓨터를 사용합니다. 이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모니터에 나타난 화면입니다. 하지만 그런 화면이 나타나는 것은 본체에서 일어나는 작동 덕분입니다. 그렇게 보자면, 무의식은 하드디스크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기본적으로 장착된 기능뿐만 아니라 어렸을 적 기억들이 모두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필요할 때 해당 자료들을 꺼내 화면에 띄우면 이것을 우리는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런 상태가 바로 ‘의식’인 셈이죠.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심리학에서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있는 ‘전(前)의식’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완전히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의식처럼 저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정도는 아닌 상태가 바로 전의식입니다.

 

약속에 늦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의식이고 사실 그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무의식이라면, 전의식은 약속시간에 촉박하게 되기까지 다른 일을 하느라 분주했던 상황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집중해보면 스스로 ‘의식’할 수 있는 생각이나 기억, 동기 등이 전의식이며, 그래서 의식되기 전 단계라는 뜻에서 전의식이라고 부릅니다. 전의식을 컴퓨터에 비유하면 메모리(RAM)인 셈입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세계가 의식, 무의식, 전의식의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지형모형(Topographic Model)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프로이트 지형모형 

이후 프로이트는 여러 연구 끝에 인간 정신세계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더 정교해진 이론을 제시했는데, 이드(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이루어진 삼원적 구조모형(Structural Model)이 그것입니다. 이드는 오로지 욕구를 채우고 긴장을 해소하는 것만을 추구하는, 대부분이 무의식에 속하는 요소입니다.

 

 

 

프로이트 삼원적 구조모형   

자아에는 의식적인 부분과 무의식적인 부분이 모두 존재하는데, 환경을 탐색해서 입력된 정보를 기초로 판단을 내리고 최대한의 욕구 충족을 위해 실행 역할을 담당하는 의식적인 부분과, 성욕이나 공격성 같이 처리하기 곤란한 강력한 본능을 다루기 위해 발달된 다양한 방어기제인 무의식적인 부분이 그것입니다.

 

초자아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을 금지시키는 도덕적 양심과 해야 할 것들을 제시해주는 자아이상(Ego Ideal)으로 구성되며, 무의식적 부분과 의식적 부분 모두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