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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4차 산업에 멈춘 당신에게 6차 산업 총정리

Paul Ahn 2019. 8. 29. 08:06

〔6차산업〕4차 산업에 멈춘 당신에게 6차 산업 총정리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7/04/282401/

 

세상은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1, 2, 3 차 산업을 겪어왔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 갑자기 4차, 5차, 6차, 7차 산업혁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융합, 조합, 플러스 알파와 같은 개념이지만 이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대화에서 소외될 수도 있는, 사실상 중요한 미래 개념이다. 그중 6차 산업은 우리의 먹거리와 직결되는 분야라, 제대로 알고 갈 필요가 있다.

 

 

 

 

 

 

▶미래엔 4차, 5차, 6차, 7차 산업혁명까지

 

1, 2, 3차 산업은 학창 시절에 실컷 듣고 배운 개념들이다. 1차 산업은 자연 의존적 산업이다. 농업, 축산업, 어업, 임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산업 혁명 이후 구시대 유물로 취급 당하기까지 했으나 이 분야는 7차 산업이 거론되는 지금까지 굳건하고, 오히려 주로 2차, 3차 산업에 종사하는 도시, 공업 단지의 직장인들을 비웃듯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도시 생활을 접고 귀농, 귀촌하는 인구 가운데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진화하는 1차, 6차 산업의 가능성을 이야기 해주는 근거다.

 

통계청과 농축수산부 2016년 자료를 보면 2001년에 880가구, 2010년에 1만503가구였던 귀촌 가구가 2014년에는 4만4586가구로 증가했다. 이 중 20, 30대 가구 비중이 2010년 600여 가구에서 2014년 7743가구로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 큰 변화는 이제 귀농을 무개념 ‘농사나 짓지’가 아닌, 도시에서의 직장 생활이나 자영업보다 훨씬 뛰어난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1차 산업으로서의 농업 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거기에 부가가치를 입힌 6차 산업의 산물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1차 산물에 부가가치를 입히다

 

 

★권명순효소포크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곳의 돼지농장은 특이하다. 일반적인 돼지농장의 주업무는 1주일에 한 번 수정 작업을 해서 암퇘지들이 수시로 새끼를 낳도록 하는 일이다. 잦은 임신은 엄마 돼지에게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고, 그렇게 생산된 돼지가 얼마나 자연친화적, 인간우호적 식품이 될 수 있을까 의심하는 게 요즘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권명순효소포크의 베이스캠프 격인 정읍 모래틈농장은 1개월 단위로, 그것도 그룹별 사양관리를 통해 출산 관리를 해서 한꺼번에 250마리의 새끼를 낳도록 조절하고 있다.

 

돼지농장 하면 소음과 악취, 더러운 장면을 연상하게 되지만 이곳은 다르다. 자동화 설비를 통해 온도,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공간을 넓게 해 돼지들의 활동이 자유롭다. 효소를 먹으며 살기 때문에 몸이 건강하고, 배설물 냄새도 한결 덜하다.

 

산업으로서의 돼지농장에서 준비할 수 있는 동물 복지의 모든 것을 갖춘 결과, 비록 식품을 향해 살아가는 돼지들이지만 생존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쾌적함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식품으로 변환된 이후에는 비싼 값에 팔리는 브랜드 고기가 되어 농장 가족들의 사업 성과를 높여준다.

 

 

★‘ICT농장 팜잇’이라는 곳도 둘러보자.

 

물고기 양식과 수경 재배를 조합한 의미인 아쿠아포닉스 농법에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시스템을 입혀 일반 노지에 비해 최소 1.2배에서 최고 15배 많은 생산성을 발휘하는 신농법 기업이다.

 

농장 시설비도 일반 하우스에 비해 1/5 수준이라 앞으로도 남고 뒤로도 버는 수익구조이다. 이렇게 생산된 채소는 ‘만나박스’라는 정기 배송을 통해 기업, 제약회사, 화장품 회사, 식당, 가정 등에 공급된다. 이 회사는 론칭 과정에서 크라우드 펀딩 기업 와디즈에 투자 프로젝트를 올렸는데, 목표액 7억원을 무난히 초과 달성, 6차 산업의 미래는 물론 공유 농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배당금이 지급되며 비슷한 기업끼리의 합병을 통한 상장 작업도 진행 중이다.

 

 

▶비즈니스 확대에서 공동체 회복까지

 

★‘스트롱에그’라는 계란 브랜드는 또 어떤가.

 

이 농장의 철학은 ‘행복한 닭이 건강한 계란을 낳는다’이다. 실천 도구는 케이지 프리, 즉 닭들을 공장식 케이지에 넣어 달걀을 생산하게 하는 방식 대신 넓직한 평계사에서 뛰어놀다 계란을 생산하게 하는 자연 방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닭들은 쾌적한 방사장에서 맘껏 뛰어놀고 날개짓도 해보고, 청초를 뜯어먹고 흙 목욕을 해가며 닭다운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생산된 유정란은 알이 더욱 튼실하고 맛있어서 정기 구매를 통해 받아먹는 소비자가 많이 있다.

 

스트롱에그는 협동조합이다. 계란 생산 전문 농가와 브랜드 전문가와 IT전문가와 디자인 전문가가 모여 만들었다. 충북 영동군 일대에 집중되어 있는 조합 농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계적이고 동물의 삶의 질까지 생각하는 이 농장의 달걀을 신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6차 산업은 농축산업의 1차 산물에 부가가치를 입혀 희소성과 경쟁력을 높이며 결국 고소득으로 이어지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연 비즈니스이다. 부가가치에는 2차산업(제조 가공), 유통과 판매, 문화, 체험, 관광 등 3차 산업이 연계된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식당, 지역 풍토와 먹거리가 제공되는 펜션이나 민박 등이 그런 형태다.

 

6차 산업은 공동체 회복이라는 인문학 담론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도시에서 공동체적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낮은 시골은 다르다. 이웃집 속사정까지 서로 알고 지내고, 협동농장 형태의 사업을 통해 이웃마을과의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고, 지역의 이익과 공유를 위한 논의의 활성화를 통해 시민에게 좋은 세상이 무엇인지 토론할 수 있는 공동체를 열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농업의 6차 산업화는 생물이나 자원을 다양한 처리 과정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며 그것은 고령화된 농업의 생산적 복지 확대, 농촌 공동체 회복이라는 농촌 내부의 비전을 만들어 주는 시스템인 것이다.

 

 

▶6차 산업의 유형

 

앞에서 6차 산업의 성공 사례 몇 가지를 짚어보았지만 사실은 더 많은 6차 산업이 우리의 삶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다. 농수산부 자료에 따른 6차 산업은 개별농가, 법인, 마을단위, 광역단위 등으로 나뉘며 각각의 그것들은 다시 가공 분야, 음식 분야, 유통 분야, 관광 분야로 세분화 된다.

 

★보령 돼지마블로즈, ★제주 청정원, ★문경 오미자, ★고창 복분자 등 지역 이름이 붙은 각종 특산물과 ★안동 화련, ★서산 소박한 밥상, ★남원 흥부 밥상, ★제천 약채락 등 음식, ★홍성풀무우유&평촌목장, ★파주 장단콩연구회, ★언니네 텃밭, ★상주 승곡마을 꾸러미, ★완주 로컬 푸드 협동조합 등 유통, ★여주 은아목장, ★예산 사과와인, ★창원 감미로운 마을, ★양평 농촌 나드리 등 관광 마을이 그것들이다.

 

6차 산업은 정부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다양한 지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사업 계획이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근거가 마련된다면 일정한 절차를 통해 농협에서 경영자금을, 중소기업청에서 기술보증기금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6차 산업 사업자 육성자금을,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자금 지원을, 농업정책자금단에서 농식품모태펀드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시설현대화, 원료 매입, 외식업체 육성 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6차 산업에 관심은 있지만 그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한 경우에는 컨설팅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육 지원 제도도 실시 중이다. 산림청에서는 산촌마을 주민 현장학교 운영지원을,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 창업학교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농산업, BT분야를 유통공사에서는 식품산업 전문 인력 양성 교육을 지원한다. 이 밖에 수출지원, 연구개발R&D, 출원 인증 및 평가 지원, 사업 및 시설 지원, 마케팅과 브랜드, 체험관광, 지역 개발 등 6차 산업과 관련된 전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누가 6차 산업을 시작할 것인가

 

농림식품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는 6차 산업에 도전할 만한 유형으로, 현업 농수산인 가운데 ‘시장 상황과 재배환경 등이 불확실하여 소득이 불안정한 사람’, ‘등외품이나 부산물 활용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 ‘폐자원, 폐연료 등의 재활용 부분을 고민하는 사람’, ‘차별화된 손재주와 기술이 있는 사람’, ‘농산물과 연관된 사업 확장을 놓고 생각 중인 사람’ 등을 꼽았다.

 

농산물 공급량이 5% 정도만 초과되어도 시장가격은 20% 하락하는 게 시장의 진리다. 풍년이 들면 걱정부터 하게 되는 게 농민인 이유가 그것이다. 이것은 1차 산업의 맥락이다. 만일 6차 산업으로 접근할 경우 과잉 생산된 농산물 처리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잉여 생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그것이 바로 6차 산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계절적 집중성을 갖고 있는 농산물의 특성상 공급이 과잉 집중되는 현상을 피하기 어려운데, 이것을 만회하고 연중 일정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가공, 보관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6차 산업의 유형이다.

 

현재 농수산 사업을 하는 사람이든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이든 1차 산업의 한계를 6차 산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김장철 배추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임배추로 1차 가공, 보관하고 있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수시로 김치를 담가야 하는 대가족, 식당 등에서 계획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등외품 가공 방식도 좋은 6차 산업 모범 사례로 꼽힌다. ‘등외품’이란 하자 있는 상품으로, 제값 받고 팔 수 없는 하품을 말한다. 알밤의 경우 하품 판매가가 kg 당 100원이다. 100kg 팔아봐야 1만원, 밥 한끼 값에 불과하다.

 

만일 하품 알밤 40kg을 Kg 당 500원에 판매하면 2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같은 양을 전분으로 가공하면 8만원의 수익이, 밤묵으로 가공하면 16만800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6차 산업이 나은 엄청난 부가가치인 것이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6차 산업 제품들

 

★제주시 구좌읍은 당근, 무 산지로 유명한데,

 

수확기에 밭에 나가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당근, 무가 수두룩하게 널려 있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이지만 상품으로 내놓을 수는 없기 때문에 버리는 것이다. 식당, 카페 주인들이 수확기 당근밭, 무밭에 출몰하는 이유는, 이른바 파치(부서지거나 흠이 나서 못 쓰게 된 물건:국어사전)를 줍기 위해서이다. 그것만 주워 가도 판매용이 아닌 개인용으로 마실 당근 주스 수십 잔을, 깍두기, 물김치를 충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평창 고랭지채소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모든 사람들이 파치를 주워갈 수는 없지만 이웃들은 파치만 갖고도 김장을 하고도 남을 정도다. 파치로 알뜰 살림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등외품 당근, 무, 배추 등에 6차 산업으로서의 가공 단계가 들어간다면 어렵게 지은 농산물이 헐값에 팔리거나 버려지는 낭비가 사라질 뿐 아니라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 사과주스’라는 브랜드가 있다.

 

젊은 엄마들이 열광한다는 이 주스는 등외품 사과를 6차 산업에 대입해 성공시킨 모범 사례이다. 파치 가운데 당도 13브릭스 이상 상품만 골라 사과주스를 만들어 사랑스러운 브랜드를 붙여 성공시킨 것이다.

 

★장흥의 헛개나무도 처음에는 헛개열매만을 활용하다가, 최근 헛개잎은 쌈채소로 공급하고, 헛개꽃은 밀원식물로 활용하는 사업 계획이 진행 중이다.

 

6차 산업을 키워줄 주체는 소비자들이다. 이제 농자천하지대본야라는 만장은 축제 때나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우리의 삶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볼 때 농업은 여전히 세상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임이 분명하다.

 

정부 선정 우수 6차산업 제품  정부에서 선정한 300가지의 우수 6차 산업 제품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품목들을 간략 정리해본다.

 

 

 

 

 

 

 

이가락흑마늘강산알마늘, 안동흑마진액, 이강순 오디와인, 추사애플아이스와인, 인산죽염비누, 박원표의 동백골드에센스, 편백경추목침, 매실효소수로 빚은 청국장환, 로운한방치약세트, 동충하초비로, 뽕잎가루, 누에가루, 6년근 도라지조청, 도라지홍삼, 프리덴하임흑돼지살라미, 제주맘소시지, 지리산 품은 남원추어탕, 곤드레로 비벼요, 무청건시래기, 동백기름 들기름세트, 매실식초, 땅끝간장이야기, 속깊은간장황후, 블루베리발효세트, 봄초여어간장, 맛있는 철학자 무농약청귤청, 지리산서리맞은 산수유진액, 거문도해풍쑥/쑥개떡, 치즈하임, 두마리목장요거트, 누나떡볶이

 

매일경제 Citylife 제576호

2017.05.02

글 아트만(텍스트씽크)

참조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사진 픽사베이, 스트롱에그 일러스트 포토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