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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일본의 디플레이션

Paul Ahn 2019. 12. 4. 09:11

디플레이션〕일본의 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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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이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을 했습니다. 목표치인 2% 물가 상승률에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침체일로였던 과거보다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얘기입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사례를 보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살펴 봅니다

 

 

 

최근 일본이 장기 불황이 끝났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장기 불황을 겪었는데요, 디플레이션이라고도 하죠.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도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 일본 등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크게 회복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그 동안 짧은 기간 안에 엄청난 경제 발전을 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과거만큼은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해 보일 수도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일본의 경제 절차를 밟을지, 아니면 천천히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 일본의 디플레이션에 대해서 준비해봤습니다.

 

◇맨큐의 경제학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인플레이션은 나쁘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은 그보다 더 나쁠 수 있다.”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하죠. 이와 반대말이 디플레이션입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디플레이션이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침체, 경기 불황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물가가 하락하는 건 좋은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활용품, 식료품 등을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가계 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전제로 하고 있어요. 경제가 성장하고 돈이 아닌 다른 재화의 가치, 상품의 가치가 올라야 돈을 다른 곳에도 투자를 하고 수익을 내고,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야 흔히 말하는 ‘경제가 돌아간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즉 물가가 하락하면 돈의 가치가 오르게 되는데요, 돈의 가치가 오르면 다른 재화에 투자할 매력, 소비의 매력은 떨어집니다. 무언가를 사는 것보다 돈으로 갖고 있는 것이 더 이익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돈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묵혀두기만 하겠죠. 이러면 경제가 멈춥니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입니다.

 

실물 경제에서 보면, 디플레이션은 기업 수익성 감소, 투자 및 고용 감소, 가계 소득 감소, 파산 위험 증가, 소비 감소, 또다시 기업 수익성 감소로 이어집니다.

 

결국 디플레이션은 경제 성장이 아닌, 경제가 퇴보됩니다. 경제활동이 전체적으로 하강하는 불황으로 이어지죠. 불황이 악화되면 공황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통계청이나 미국의 전국경제연구소에서는 공식적으로 공황에 대해 정의하거나 기간을 발표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현재 일본 경제 상황

장기간 디플레이션으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별명을 가진 일본인데요, 최근 일본 경제 상황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본 경제가 59개월째 호황기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1965년부터 57개월 동안 지속됐던 ‘이자나기’ 호황기를 넘어선 수준인데요,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죠.

 

일본은 2013년부터 경제 회복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일본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율 2.5% 였습니다. 2017년 10월부터 12월, 4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1.6%였습니다. 8분기 연속 성장세이며, 이는 29년만에 최장기간의 성장입니다.

 

일본 경제는 개선됐고, 기업 수익은 과거 최고 수준을 능가하고 노동 시장도 거의 완전 고용에 도달했습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달 초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은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장기 불황의 종식을 선언한 셈이죠.

일본은 지난 1월까지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6년까지만해도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0% 대나 마이너스를 기록해 디플레이션의 모습을 보여왔죠.

 

일본은행의 목표인 ‘2% 물가상승률’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일본 경제가 긍정적인 국면에 접어든 만큼 2% 물가상승률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8월에도 약 5년만에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탈피가 확실하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당시 디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있어 ‘탈피’라는 표현을 유보했었는데, 2009년에 다시 디플레이션을 겪게 됩니다.

 

◇일본의 과거 경기 흐름

최근이 굉장히 좋은 일본의 경기, 과거에는 어땠는지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은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까지 호황기를 맞이했습니다.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패전국으로 경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1950년 한국 전쟁 영향으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을 텐데요. 한국전쟁 당시 미국은 1951년 미일안전보장조약에 따라 일본 군수산업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군수산업 투자가 일본의 다른 산업으로도 영향이 이어져 1950년대 일본은 연평균 경제성장률 10%를 보였습니다. 이어 1964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일본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일본의 경제 호황은 1970년대까지 이어졌죠.

 

그 이후 1975년~1985년은 1, 2차 오일쇼크가 있었지만, 잘 버텼습니다. 1985년~1990년은 버블경제가 있었죠. 하지만 1991년 버블이 꺼지면서 2001년까지 침체를 겪습니다. 1991년 이후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많은 기업과 은행이 파산을 했습니다. 10년 넘게 성장률 0%를 기록했죠.

 

하지만 2006년 이후 잠시 회복하는 듯했으나 2009년~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지진 등을 겪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선언한 것은 2001년 3월, 2009년 11월입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 추이를 보면, 2000년 초반에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하다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회복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타격을 입으면서 2009년에 다시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출처: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근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실태와 전망(2009.12.17))

 

◇장기 디플레이션 원인

경제는 한 가지 원인으로만 현상이 발생하지 않듯이, 일본의 장기 불황에도 여러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불황의 계기가 된 부분이있죠.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인한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그리고 거품경제가 장기 불황의 시발점이 되었죠.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난 에피소드 ‘버블 이야기 첫편-일본 그리고 튤립’에서 자세하게 다뤘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009년부터 이어진 불황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발점이 되었죠.

일본의 장기 불황에는 일본 특성의 경제구조와 내수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인들은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우리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전제로 하고 있어요. 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 즉 물건의 가치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수요가 늘어야 합니다. 소비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소비가 있어야 경제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소비보다는 저축을 좋아합니다. 1980년대 경제 성장률을 평균 5%를 유지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었지만, 일본 국민들은 저축을 열심히 했어요. 저축을 억제하기 위해 저축 억제 정책으로 저금리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자금이 은행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게 또 거품의 시작이 된 건데요. 금융당국은 은행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막기 위해 대출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자금의 유동성은 풍부해지고, 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흘러가면서 거품이 된 거죠.

 

거품 붕괴 이후, 실물경제도 침체가 되자,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 일본 국민들은 더 소비를 줄이게 됩니다.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의 수익성이 더 떨어지고,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근로자들의 연봉도 높아지지 않으니 가계 재정이 악화되고 또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진거죠.

 

게다가 1990년 중반 이후부터 나타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경제 생산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 활력도 떨어졌죠.

또한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물가가 하락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1930년 미국 디플레이션은 짧은 기간에 물가 하락이 급격하게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16년동안 2% 안팎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완만한 디플레이션 상태를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도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과거 거품 붕괴 이후의 일본의 경제 정책도 지적을 받았습니다.

우선, 일본 정부는 경기 불황에 대한 판단을 잘못했습니다.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1990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일본 정부는 1992년 2월이 되어서야 1991년 5월 이후 경기가 후퇴하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후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그 사이 주식과 부동산 가치는 더욱 폭락하고, 세수가 감소해 재정적자도 확대됐죠. 그리고 일본 정부는 경기침체가 왔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일본 금융 당국은 지금 당장 부실 부채가 있더라도 경기 침체가 회복되고 기업 경영이 정상화가 된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좀비 기업이 있더라도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대출을 상환해주거나 추가 대출을 제공해줬습니다. 이러다보니 부실 부채가 더 늘어나게 된 거죠.

 

아마 일본 정부는, 과거 우리가 이만큼 잘살았는데, 라는 자신감을 넘어 자만감이 있었던 탓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장기간 경기불황이 이어졌다고 해도, 일본은 여전히 선진국이었고, 자국 기업들은 기술력이 있으니까 불황만 지나면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감이 있었던 거죠. 물론 그러한 기업들도 있었겠지만, 아닌 기업들도 있었는데 그걸 판단하지 못했던 겁니다.

 

2000년대 들어서 일본 금융당국은 정신을 차리고 구조개혁을 진행하면서 불황을 극복해나갔죠. 만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없었더라면 일본은 이 정도로 불황을 오래 이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디플레 극복노력〉

 

최근 일본이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을 했습니다. 목표치인 2% 물가 상승률에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침체일로였던 과거보다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얘기입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사례를 보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살펴 봅니다

 

◇아베노믹스

‘아베노믹스’라는 용어를 한번쯤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코노믹스를 합친 말이죠.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을 얘기합니다.

 

아베 총리가 당선되기 전 2012년 전까지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혹은 30년이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장기 불황을 겪게 되었죠. 일본 경제도 수출 비중이 높은데, 당시 일본은 엔고 등으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나날이 하락했구요.

 

불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베 총리는 임기를 시작하자 ‘아베노믹스’ 정책을 펼쳐나갔죠.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를 원활하게 집행하기 위해,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일본은행 총재를 구로다 하루히코로 교체했습니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양적완화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일본중앙은행의 역할이 크고, 이를 지원해줄 인물이었죠. 구로다 총재는 이번 3월에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어요.

 

아베노믹스의 정책 목표는 간단합니다. 디플레이션 탈출과 엔고 현상 완화였습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2%로 목표로 잡고,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엔저를 유도하고자 했어요.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에 총선에 승리해 그 다음해인 2013년 1월부터 아베노믹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합니다.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일본 경제에 성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였죠.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세 개의 화살’이라고 하죠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정책(양적완화) ▲정부의 재정정책 ▲민간 투자 촉진을 유도하는 성장전략 및 구조개혁 등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드리면,

매월 13 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을 실시,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로 상향 조정. ‘일본 경제재생을 위한 긴급경제대책’을 편성, 2013년도 예산에서 공공사업비를 15.6% 인상하는 재정정책 시행 등을 발표했습니다.

 

◇양적완화  -> 엔화 약세 –> 수출 경쟁력 향상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금융정책, 양적완화입니다.

국채 등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했어요. 엔화를 찍어 시중에 풀면, 엔화의 유통량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엔화 약세로 이어지죠.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내수 경제가 크지 않고 수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에요. 아베 총리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죠. 수출을 더 활성화하고자 했어요.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 약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유도했죠. 엔화 약세로 기업의 수출 드라이브에 나선 거죠.

 

물론 양적완화 방법 중 하나는 금리 인하도 있어요. 미국과 유럽에서는 양적완화 중 금리 인하 카드도 사용했었죠. 하지만 이미 당시 일본은 제로금리라서 금리 카드는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하긴 했지만 크게 효과는 못봤다고 합니다.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 규모는 연간 80조엔(약 800조원)이었어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량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죠.

 

동시에 일본 정부는 재정확대 카드를 사용했어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투자가 일어나야 하는데, 민간 투자가 활발하지 않으니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죠.

 

2013년에만 10조 엔의 추경예산을 편성했어요. 또 ‘국토 강인화’라는 이름으로 향후 10년간 200조엔을 투입해 사회 간접자본과 재해방지시설을 강화하겠다는 정책도 발표를 했죠. 사회 복지 투자도 강화를 하면서 재정 규모를 계속 확대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2013년과 2014년 경제가 회복되는 듯싶다가, 2015년 2분기와 3분기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죠. 이에 인상하기로 예정됐던 세율도 연기했어요. 2015년 10월 소비세율이 기존 8%에서 10%로 인상되기로 예정됐었는데, 이를 2017년 4월까지 1년 6개월 연기하기로 했어요. 소비세율을 인상하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죠.

 

금융 정책 외에도 일본 정부는 기업 부활을 위해 친기업 정책을 펼쳤습니다. 최고 37%였던 법인세율을 20%대로 내리고, 각종 규제를 폐지했어요. 덕분에 기업의 생산이 늘어나며 2013년 10위까지 떨어진 글로벌 제조업경쟁력지수는 4위까지 다시 올랐습니다.

 

일본 경제의 성장동력을 재정립하기 위해 여성과 노인인력 활용을 확대했어요.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최근에 보면, 일본 기업들이 다시 살아난 것처럼 보여요. 소니의 경우에도 이미지센서로 부활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구요.

정부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 계속 노력해왔어요. 기업 실적이 회복하고 수출도 늘어났던 것이 기업 스스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한 덕도 컸어요. 핵심 역량에 중점을 두는 식으로 사업을 재편했고,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린 덕분이죠.

 

소니는 한때 파산 우려도 있었죠. 하지만 2017 회계연도에 70년 역사상 최대인 8조5000억 엔(약 85조원)의 매출과 4800억 엔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당기순이익은 2012년의 11배가 넘는 수치에요.

 

소니는 부진한 LCD TV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수익이 높은 프리미엄TV 시장에 집중했어요. 또한 2015년에 조달한 자금 4000억 엔 대부분을 이미지 센서 부문에 투자하며 역량을 집중했어요. 여기에 제품 소형화·경량화 기술력이 시너지를 낸거죠.

 

◇아베노믹스 이후-여전히 불안한 내수

지금 일본 경제 상황은 좋긴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경제 회복이 됐다가 다시 침체되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죠.

 

10-20년 동안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이전 일본 정부도 ‘양적완화’와 ‘엔저’ 카드를 몰랐던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과감하게 펼치지 못했던 것이죠.

 

일본의 엔저는 일본 정부만 노력을 해서 유지되는 일은 아니에요. 엔화가 워낙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다보니, 경제가 좀만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이 엔화로 몰려 엔고 현상이 쉽게 나타나죠.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가 엔화 약세로 이어지고, 이게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고, 기업들 실적도 회복되고. 긍정적인 경제 상황인 건 맞는 거 같긴 한데, 아베노믹스 이후도 쉽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어마어마한 부채규모와 초고령화가 여전히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부채가 GDP 대비 200%가 넘습니다. 물론 일본은 경제 대강국이기 때문에 국가 부도가 날 일이 거의 없다고들 얘기합니다.

 

일본의 부채는 약 1경원 정도 되고, 부채를 제외한 자산은 2경원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정도 큰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가 이정도로 많은 부채를 보유한 적이 없어서, 정말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될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아마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그리고 고령화. 현재 일본의 노인 인구 비중은 높은 편입니다. 일본 정부는 노인들에게 연금을 제공해야 하다보니 현재 국채를 찍어서 준다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연금을 받은 노인들이 돈을 쓰지 않습니다.

 

그럼 젊은층이 쓰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일본 관련 뉴스를 보시면, 일본이 취업난이 아니라 고용난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셨을 겁니다. 여기에도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들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취업의 양극화죠. 취업률에는 정규직, 비정규직, 자영업이 다 포함이 되어 있으니까요.

 

지금의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그동안 아베 정부에서 막대한 규모의 양적완화와 수출 부양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 효과가 끝나게 되면 또다시 경제에 활기가 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죠.

 

사실,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 상황까지만 조사를 했을 때는 일본 경제가 굉장히 밝아보였어요. 근데 좀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아직 일본 경제는, 좀더 정확히 얘기해서 젊은 층들의 경제는 여전히 밝지는 않았습니다. 경제 수치들은 굉장히 좋아보이지만, 그 내막은 아직 어두운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죠.

 

2018.03.17.

경제 유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