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예” 하고 받아들이는 삶은 세상을 사는 지혜이다.
루카복음 1,26-38 / 들음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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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주님의 탄생을 예고했다.
마리아는 깜짝 놀라 대답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
그러나 이것이 하느님의 일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마리아는 또다시 대답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이것이야말로 철저한 순명이다.
하지만 이 순명은 믿음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하라고 기도한 것도 아버지에게 대한 철저한 믿음 때문이었다.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하고 기도한 것도 철저한 신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명하셨다.
서품식 때 사제로 임명될 사람을 부르면,
“Ad sum”(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한다.
이것은 주교님의 뜻에 순명하겠다는 외침이다.
무슨 일을 시키든 따르겠다는 다짐이다.
하느님에 뜻에 무조건 “예” 할 수 있는 삶,
예수님의 뜻에 무조건 “예” 할 수 있는 삶,
교회의 뜻에 무조건 “예” 할 수 있는 삶이
마리아께서 보여주신 모범이다.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힘들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뜻이 나에게 강요되었을 때 화도 나고 신경질이 날 때도 많다.
특히 윗사람이 그럴 때 그렇다.
그러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그 뜻을 주저 없이 받아드릴 때 누리는 자유도 상당하다.
모든 것을 “예” 하고 받아들이는 삶은 세상을 사는 지혜이다.
이러한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순종의 삶이다.
들음은 순종을 뜻한다.
순종은 하느님의 뜻과 말씀대로 사는 생활태도이다.
들음이 없이 어떻게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으며, 하느님의 뜻을 모르고서
어떻게 그 놀라운 초대에 맞갖게 응답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볼 때 말씀을 들음은 신앙생활의 중심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것이 율법이든 약속이든 처세훈이든, 또 과거나 현재나 미래의 일이든 그 무엇이나 겸손하고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는데서 시작하여 타인과의 대화와 이해, 협력과 공존을 영위할 수 있다.
[출처]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 들음의 신비|작성자 말씀과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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