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유통산업 전망 / 유통전망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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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변곡점의 해
혁신모델을 선점하라
2020년 유통업계 핵심 이슈와 현안은 무엇이며, 어떤 트렌드 키워드를 중심으로 내년도를 준비해야 할까.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리테일매거진이 지난 11월 6일 ‘2020, 리테일 빅뱅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0 유통 대전망 세미나에서는 기존 틀을 뒤바꾸는 ‘개혁’ 관련 키워드가 내년도 핵심 트렌드로 제시됐다.
‘유통시장의 분열과 재발명’, ‘에코 시스템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 ‘기술 융합 시대의 풀필먼트 물류’ 등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혁신 모델을 선점하는 기업만이 2020년 이후 유통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0년 유통업계를 관통할 키워드로 ‘Consumer’s PICK(소비자 선택)’이 선정되며 온·오프라인 경계 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처럼 격랑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매업계는 유통 변곡점의 해로 정의되는 내년부터 새로운 성공 방정식으로 버전업할 필요가 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세미나 현장을 밀착 취재하며, 2020년 유통업계 핵심 키워드와 이슈들을 공유해본다.
◇V커머스, 면세점 고성장 전망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소장이 세미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경희 소장은 내년에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은 무한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생존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PICK’을 내년 유통시장 키워드로 선정하는 한편, 업태별 동향 및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반적으로 수출 및 투자가 위축되면서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처음으로 물가가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소비를 미루거나 안 하는 성향이 나타난다. 이는 결국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으므로 유통업계는 주의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구구조 변화다.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23만 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5년간 감소세가 이어지면 대전광역시 인구만큼 사라진다. 이는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사상 최저치인 0.98명을 기록했다. 당초 2028년부터 우리나라 총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인구감소 시기가 5년 이내로 앞당겨질 수 있다.
고령화 현상 및 1~2인 가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는 30%로, 2인 가구와 합하면 60%에 육박해 싱글 또는 부부만 사는 가구가 보편적인 가구형태가 됐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쇼핑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전됐다면, 이제 세탁, 음식배달 같은 생활 편의서비스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이 온라인으로 이전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 사례를 볼 때 소비시장 감소뿐 아니라 인력난도 발생하므로 자동화 요소를 도입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야 한다. 또한 내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핵심층으로 부상한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른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소비패턴을 보이므로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ㅣ성장률 하락세 지속
전체 소매시장을 살펴보면 지난해는 5.1% 성장했는데 올해는 3.0%로 추정된다. 외국인 매출이 80~90% 달하는 면세점을 제외한 성장세는 1.6%, 오프라인 업태 성장세는 -1.6%로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대형마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부진, 온라인 경쟁 심화, 규제 강화라는 3중고로 역신장이 예상된다. 올 한해 대형마트 3사 공히 최저가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경쟁에 대응해 오프라인 매장 후방에 PP센터나 풀필먼트 센터를 확대했다.
내년에는 신규점 출점시 상권영향 평가가 더욱 강화될 예정이라 대한민국에서 대형마트가 출점할 수 있는 곳은 남산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부진점을 정리하면서 점포 자산을 통해 자금을 확보,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리뉴얼하고 자동화를 도입하면서 대응해야 한다. 한편 이마트는 미국, 베트남, 몽골에,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진출해 글로벌사업 포트폴리오 비중을 넓혀나가고 있다.
@슈퍼마켓
지난해까지 1%대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역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 시장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동네 소형 슈퍼마켓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 그룹인 독립형 체인 슈퍼마켓은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성장하고 있다. 세 번째 그룹은 대기업 슈퍼마켓인데 온라인유통 및 각종 규제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내년에도 동네 슈퍼마켓과 고성장하고 있는 식자재마트의 중형 슈퍼마켓 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식자재마트
식자재마트는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아 365일 24시간 영업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동네 슈퍼마켓들은 상당부분 폐점하거나 편의점으로 전환돼 전체 시장은 역신장할 것이다.
@편의점
작년까지 거의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했으나 최근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올해 들어 근접 출점 자율계약,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규 출점이 감소했다. 그럼 점당 매출이라도 증가해야 하는데 횡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편의점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전체 매출 증가도 하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 주요 이슈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재계약 기간이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점주들은 점당 매출을 보고 브랜드를 교체하는 경향이 있어 본사는 점당 매출을 높이고 점주 상생 지원금을 확대하는 한편,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무인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점포 수는 4만 4천여 개인데, 이 중 1만 개 정도가 내년부터 브랜드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업계 경쟁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
◇백화점·복합쇼핑몰 | 백화점은 명품 매출이 견인
@백화점
대형 포맷임에도 불구하고 2%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럭셔리 MD와 가전을 포함한 생활 MD가 고성장하고 있기 때문. 특히 명품 매출은 2017년 5%, 2018년 10%, 올해는 20%대로 해가 갈수록 신장폭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객수가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구매단가가 상승해 플러스 신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 업체들은 명품관, 생활관을 확장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사랑도 한몫하고 있는데, 밀레니얼을 더 유입시키기 위해 할인판매하는 오프프라이스 매장도 확대해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복합쇼핑몰
올 한해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티형 복합쇼핑몰을 출점했다. 신도시에는 2030세대가 많아 필라테스, 인문학 강좌 같은 콘텐츠로 라이프스타일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년에는 대형마트처럼 상권 영향 평가가 강화돼 출점이 까다로워질 것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기존점 매출을 높이기 위해 모든 연령대의 집객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테마파크, 공유 오피스를 접목, 지역민의 복합위락시설로 진화할 것이다.
◇온라인·홈쇼핑ㅣ2030세대는 V커머스로 이전
@온라인유통
계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이며, 내년에는 40%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시장 비중은 무난하게 50%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60%까지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절대강자가 없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시장 자체는 성장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하고 있어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온라인유통 시장은 인구구조 변화로 계속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 여성 경제활동이 격려될 수밖에 없어 현재 50%에 이르는 맞벌이 부부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1인 가구 비중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들은 쇼핑을 나들이로 인식하지 않는다. 장보기 및 생활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높아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 유통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유통 플랫폼 자체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정보 및 교육을 동영상으로 습득하는 2030세대는 쇼핑도 V커머스 쪽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업태 불문하고 V커머스가 확대되고 있는데 새로운 유형의 커머스가 등장하면서 당분간 온라인유통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다.
@홈쇼핑
모바일 채널이 고성장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TV홈쇼핑은 성장세가 낮은데 송출 수수료는 인상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V커머스를 확대하고 있다. 새벽배송도 도입해 물류기능을 강화했다. V커머스, 물류센터, 배송 서비스 확대 등 온라인유통과 홈쇼핑 업체의 전략적 방향은 유사하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온라인유통과 홈쇼핑 업태 간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다.
◇면세점ㅣ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시작
@면세점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아 타업태들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올해 성장률은 28%로, 내년도 26%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는 중국의 다이궁(보따리상), 인센티브 관광객(포상 단체 관광객)이 급속도로 회복돼 고성장했는데, 시내 면세점은 송객 수수료 인상으로 후발 업체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 이에 한화와 두산은 영업종료를 선언했다. 상위 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내년 8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12구역 중 8개 구역의 특허기간이 만료돼 올해 말부터 입찰이 시작된다. 입찰 결과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뀔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영업장이 확장되고 중국 입국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면세점 시장은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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