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igm Shift〕코로나19 가 몰고올 건설산업 변화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백신 개발은 일러야 상반기, 상용화되려면 1년 이상 걸린다는 게 의료계 관측이다. 한마디로 팬데믹의 장기화다. 사스로부터 시작해 신종플루, 메르스, 에볼라, 코로나19로 진화한 감염병이 또다른 변종으로 창궐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다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접촉(contact) 기피 문화, 즉 불편한 ‘언택트(untact)’가 일상으로 확고히 뿌리내릴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선다
언택트는 신조어가 아니다. 백화점ㆍ쇼핑몰이 온라인몰로, 학교ㆍ학원 교육이 사이버 동영상으로, 식당ㆍ레스토랑이 배달앱으로, 영화관이 넷플릭스로 변화하는 흐름은 이미 있었다. 속도가 완만했을 따름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언택트화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생활 속의 인프라 공간들이 하나둘 축소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생생한 오프라인이 선호됐던 공연ㆍ콘서트ㆍ스포츠경기마저 무관객 TV중계용으로 바뀔 조짐이다. 건설산업계의 시각에서 보면 생활 속의 인프라 공간들이 하나둘 줄어든다는 의미다.
임박한 도쿄올림픽만 해도 4년 단위로 거대한 건설수요를 창출한 올림픽의 위용을 잃는 전환점이 될 조짐이다. 코로나가 잦아들지 않는다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질 지 모른다. 앞으로의 올림픽은 관중석 없는 멀티구장 몇 개 만으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 주요 도시별로 위용을 떨친 거대한 야외 축구ㆍ야구장이 관중석을 없앤 소형구장으로 해체되고 실내경기인 농구ㆍ배구 등은 스튜디오형 미니코트에서 진행될 수도 있다.
@재택근무로 오피스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가장 주목할 언택트는 재택근무다. 이미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는 오피스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배달앱에 밀린 상가수요 감소세도 만만치 않은 위협이다. 서울 강남에 개발 중인 거대한 영동지하공간의 상가만 해도 과연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주상복합이란 단어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롯데월드타워, GBC 등 마천루와 초고층 복합건축물이 상가ㆍ오피스 없이 주거공간으로 채워질 수 있다.
AR(증강현실)ㆍVR(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과 맞물리면 코로나발 공간혁명이 더 빨라질 것이다. 배송을 위한 물류시설과 도로ㆍ철도 등 인프라는 융성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드론이 변수다. 드론에 사람이 타는 순간부터는 도로ㆍ철도 이용률이 급감하는 게 시간 문제가 된다. 인프라 패러다임이 혁명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현장시공 방식이 공장제작식으로 급전환
건설 생산방식도 예외일 수 없다. 바이러스와 안전사고에 취약한 현장시공 방식이 공장제작식으로 급전환하고 이에 최적화된 PCㆍ모듈러 기술이 급성장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과 관련해 주요 건설사 연구소들마다 “아직 뜬구름 잡는 얘기”란 평가만 되풀이했지만 바이러스 하나가 뜬구름을 폭풍우로 바꾸고 있다.
건설산업계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로 돌아오지 못한 외국인 현장 기능공 부족과 이로 인한 공기지연, 그리고 주가 폭락 등 실물경제 위기가 건설산업에 몰고올 충격에 집중됐다. 조금만 거리를 두고 큰 그림도 보자. 코로나가 가속도를 붙인 뉴 노멀을 주목하고 미래 포트폴리오와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건설경제
2020-03-24
김국진 산업2부장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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