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of Operation/■ 가맹거래(Franchise)

⊙병의원에도 프랜차이즈 돌풍 거세다.

Paul Ahn 2010. 4. 1. 18:15

⊙병의원에도 프랜차이즈 돌풍 거세다.

http://www.miraesearch.co.kr/news.html?m_ma_code=board&mr_board=news&mMode=view&mr_no=286

 

의료시장 개방과 영리법인 도입, 치열한 경쟁과 의원간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등 급변하고 있는 의료시장 속에서 개원가의 가장 눈에 띄는 대응 방안 중 하나는 여러 병의원이 하나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형태의 개원이다.

 

프랜차이즈 병의원이라고도 불리는 네트워크 병원은

1992년 예치과가 처음으로 시작했으며,

이지함 피부과, 밝은세상안과, 아름다운 피부과, S&U 피부과,

NB 네트워크, 닥터포유 등

 

주로 비보험 중심과목 위주로 형성되었지만, 최근에는

속편한 내과, 프랜닥터 등 보험과에서도 확산되는 추세다.

 

네트워크병원은 잘 구축된 브랜드 파워만으로도 환자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아직까지 국내 의료 소비자들이 의료의 질보다는 이름이나 외관 등 외적인 요소를 가지고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잘 구축된 브랜드를 가지고 좀 더 높은 진료비 책정도 가능하다. 네트워크 병원의 또 다른 장점은 비용 절감 효과와 진료 외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 학술적 지원, 공동구매에 따른 절감 효과 등이 있다.

 

보험 과목으로도 네트워크 바람 확산

플러스클리닉에 따르면 2003년 6월 기준 국내 대표적인 네트워크 병원들의 현황은 치과의 경우 예치과가 전국 40개, 중국 2개, 모아치과의 경우 전국 35개, 안과의 경우 드림성모안과가 전국에 5개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중심인 내과의 경우도 속편한 내과가 전국 8개 지점, 프렌닥터 내과가 전국 5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아직도 현황파악이 불가능할 만큼 많은 네트워크 병원이 생겨나고 있고 신규 개원하는 의사의 대부분이 네트워크 병원을 염두해 둔 개원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 3월 강남구 도곡동에 개원한 예미원 피부과의 안상태 원장도 “네트워크 병원을 염두해 두고 네이밍에서부터 친절교육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네트워크화를 위해 진료에서부터 경영까지 모든 분야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네트워크 병원 붐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네트워크가 느슨해지거나 아예 네트워크 자체가 와해되는 등 실패하는 네트워크도 새로 생겨나는 네트워크의 수만큼 늘어나고 있다고 일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이유에 대해 엔비클리닉 네트워크 회장인 안경천 원장(서울 송파구 가락동 엔비클리닉 송파점)은 “네트워크 병원이 수익구조를 회원들로부터 찾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상명하복식 파트너쉽에 불만

경기도 군포에서 산부인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C원장은 최근 네트워크 병원 가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옆에 대형 산부인과가 들어서는 바람에 한달 200여건에 달하는 분만환자를 대부분 빼앗긴데다 외래환자도 점점 줄고 있어, 생존을 위해 뭔가 특별한 묘수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네트워크 또는 프랜차이즈 병원 가입을 통한 이미지 쇄신과 새로운 진료영역 창출이었다. 하지만 C원장은 최근 네트워크 병원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섣불리 가입여부를 결정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C원장의 경우처럼 네트워크 병원의 다양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첫번째 이유는 우선 네트워크 병원 가입에 따른 투자액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네트워크 병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맹비 3000만원을 받고 있다. 3000만원의 비용은 광고와 홍보비용, HI 비용 등으로 대부분 소진되고, 기타 운영은 월 마다 내는 회비로 충당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작지 않은 가맹비를 내고도 정기적으로 회비까지 지불해야 하는 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최근 경기침체의 여파로 비보험과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기대수익에 대한 불안감으로 작용해 원장들의 네트워크 병원 가입을 꺼리게 하고 있다.

 

사후관리 문제, 의사들 이해 부족

첫 번째 불안요인이 적지 않은 가맹비와 회비였다면 두 번째 문제는 사후관리의 문제다. 처음 네트워크 개원을 하게 되면 네트워크 본점에서 대대적인 홍보와 이벤트로 브랜드를 알리는데 앞장서지만 그 이후에는 딱히 네트워크에 속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지원이 없다.

 

탈모와 관련된 네트워크 병원에 가입했었던 K원장은 “월회비는 꾸준히 나가는데 중앙에서 해주는 일이 없다. 새로운 기술을 알려준다며 스터디를 주선하고는 특별회비를 받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애초 가맹비와 보증금을 낸 것은 이런 학술적 지원에 대한 개런티로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였다 하면 돈 타령이라 회의를 느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상명하복식의 전달체계와 리스크에 대한 대책 미비도 네트워크 병원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전했다.

 

“이는 네트워크 병원으로 확장을 꿈꾸는 의사들이 의사들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파트너쉽을 의사들은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 K원장은 현재 그동안 네트워크 병원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는 새로운 네트워크 가입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의료서비스 질’ 유지가 리스크 줄여

네트워크 병원에서 리스크 관리란 성공적인 브랜드 구축과 환자증가보다도 중요한 문제다. 의료서비스 질의 유지를 통한 신뢰획득의 문제라는 점에서 브랜드 구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도 소홀히 했을 경우 적지 않은 후과를 남기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한 브랜드의 병원을 가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네트워크 병원의 장점이지만, 반대로 한 군데라도 이 질을 유지하는데 저해되는 실수를 했을 경우 전체 네트워크가 휘청할 수 있다. 불친절함, 의료사고, 불결함 등 부정적인 요소로 인해 병원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도록 의료의 질 관리와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수립해야 한다.

 

네트워크 병의원 개원을 지원하고 있는 대흥트레이딩의 박영준 컨설턴트는 “우리나라는 서비스 질의 발전을 통한 브랜드구축의 과정이 아닌 브랜드 구축 후 서비스 질 고민의 형태가 많다. 다행이도 최근에는 학술적 토대를 충분히 마련해 놓고, 개원시 전담 변호사를 두는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려는 네트워크 병원이 많아졌다. 또한 자체 TF팀을 구성해 매주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토론하는 원장도 이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얘기한다.

 

네트워크 개원을 꿈꾸고 있는 원장들의 대부분은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를 모델로 삼고 있다. 어딜가도 똑같은 질과 똑같은 가격으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맥도널드와 같은 수준의 ‘질’ 유지가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물론 의료는 맥도널드 햄버거와 비교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이상실현은 힘들다.

 

여성배뇨장애라는 분야를 특화해 네트워크 병원을 계획하고 있는 일산 봄 여성병원 비뇨기과의 이유식 원장은 “앞으로는 개개병원의 홍보보다는 질환중심의 홍보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질환중심 홍보의 장점은 지역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않는 환자를 병원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병원의 브랜드는 함께 사용하는 것이지 결코 의료서비스의 질을 담보해낼 수 없다. 또한 브랜드는 수준 높은 진료와 서비스를 인정 받은 다음에야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미 모범사례로 뽑히는 예치과의 경우 의료서비스의 질을 인정받은 다음에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은 비용을 책정해도 환자들이 수긍한다고 한다. 환자의 증가와 수익의 증가가 동시에 가능케하는 것은 바로 ‘의료서비스 질의 발전과 유지’라는 점을 네트워크 병원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장점 살릴 수 있는 전략 필요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병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네트워크병원이 가진 다양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이다.

 

먼저 향후 전개될 의료시장의 이해, 의사의 특성,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네트워크 전체가 함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는 결국 의료시장 개방, 영리법인 허용에 따른 병의원의 생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도전과 척도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공동연구 강화를 통한 시너지다. 이를 위해서는 각 네트워크 회원 가입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네트워크 중앙에서 내려오는 정보만 취하겠다는 소극적인 사고는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홍보와 마케팅의 전문화다. 의사는 의료의 전문가지 홍보 마케팅의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적으로 할 수 없는 분야는 과감히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하는 용기와 투자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통한 질적 양적 성장이 대안

현재 개원가는 의료 시장 개방에 대비한 뚜렷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제도적 장치가 아직 미흡한데다 최초라는 프리미엄보다 리스크를 더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픈앤 서포트의 이우영 대표이사는 “해외의 대표적인 네트워크 병원의 사례를 통해 향후 국내 병의원의 운영방안에 대한 교훈을 얻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네트워크화를 통한 질적 양적 성장이 대안이 될 것이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준비가 많으므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의료시장개방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취약한 국내 개원가가 여러 가지 형태로 결합해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 고운미 피부과의 김동석 원장은 “네트워크에 소속되면 네트워크 차원의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대비가 가능할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통한 대비가 가장 현실적임을 강조했다.

 

<출처 : BIZ & ISSUE>

김병수 기자 sskbss@b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