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경매〕이미지 경매, 미래 농산물 거래방식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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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경매방식은 상품의 생산과정, 상품의 품질과 형태, 생산자 정보, 브랜드 등 각종 정보만으로 경매전광판이나 인터넷상에 올려 현물을 직접 보지 않고 경매하는 방식이다. 경매참가자가 어디에 있든 인터넷상으로 경매 플랫폼에 접속하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경매장이 여러 군데에 있어도 어디에서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동시 경매가 가능하다.
정부는 농산물 유통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유통 거래제도의 다양화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도매시장에서 획일적인 경매방식으로는 산지 조직화를 통해 규모화된 대량농산물의 거래교섭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당일 출하, 당일 경매하는 경매방식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커 판매자, 구매자, 유통인이 좀 더 다양한 거래방식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도매시장의 경매제도를 ICT를 활용한 ‘발전된 경매(advanced auctioning)’ 방식으로 진화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적정한 수준의 기존 오프라인 경매제도 유지와 발전된 경매제도의 결합을 통한 도매시장 거래제도의 단계적 진화가 필요하다. 이는 현물 경매방식보다 경매시간이 단축되고 농산물의 상온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농산물 선도 유지와 도매시장 이용 효율을 증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화상경매’, ’이미지경매‘, ’온라인경매‘, ’동시경매‘, ’원격경매‘ 등 현물을 직접 보지 않고 상품의 각종 정보만으로 경매를 진행하는 상물분리 거래방식으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이미지 경매’
이미지 경매방식은 유럽의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원예작물과 화훼에 대해 널리 채택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화훼경매에서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연구용역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필자가 연구책임으로 2015~16년간 <농산물 유통 효율화를 위한 이미지 경매 기술 개발 및 실증연구>를 추진, 이미지 경매 시스템을 개발하여 일부 도매시장 도매법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최근에 가락동 도매시장의 일부 도매법인에서 시범적으로 이미지 경매를 실시하고 있는 정도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브레따뉴(Bretagne), 벨기에 벨로타(Belorta), 네덜란드 그리너리(Greenery) 등 주요 채소 산지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산지 경매장을 통해 대부분의 신선 채소, 과일이 경매를 통해 중간상인들에게 판매되고 있는데 출하농산물의 각종 상품정보와 이미지 정보만으로 화상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그리너리(Greenery)
네덜란드의 그리너리 협동조합에서는 5개의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인 BV에서 경매장을 통해 이미지 경매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계약 중개, 위탁판매, 매취사업 등 다양한 판매방식으로 농민들의 출하농산물을 공동판매하고 있다. 경매방식은 경매 시계를 이용한 하강식이다. 구매자는 최저가 이상으로 구매하고, 경매를 희망하는 구매자의 수요에 부응하고 경매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최저 의무상장률을 설정하고 있으며 생산자가 부담하는 상장수수료는 매출액의 8% 수준이다.
★프랑스 브레따뉴(Bretagne),
프랑스 브레따뉴는 북서부 유럽 최대의 채소 주산지로, 원예협동조합 연합판매조직(Cerafel)으로 판매창구 일원화와 3곳(팽폴 Paimpol, 생말로 Saint-Malo, 생폴드레옹 Saint-Pol-de-Leon)의 산지출하 경매시장을 통한 이미지 경매(동시경매)로 채소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경매되는 상품관리를 위해서 생산자들에게 작물 파종 이후 생산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는 무조건 협동조합으로 전송하도록 하고, 각 APC에서 품목, 품종, 품질, 규격, 옵션(GAP, 유기농), 출하 가능 일시 정보를 출하경매시장에 서류 전달, 각종 서류정보를 기반으로 이미지 경매 후 구매자에게 상품을 출하(선 서류경매, 후 물류)한다. 파렛트 단위를 최소로 경매하며 거래와 물류가 분리된 상물 분리 경매이다.
최저경매가격을 설정하여 그 이하 상품은 ‘유니언 유럽’의 농업 파트를 통해 기증하거나 사료용 또는 폐기처분을 하며 손실보전금을 지급한다. 경매참가자는 자격 있는 50여개 산지유통회사(구매자), 대형유통업체, 슈퍼마켓, 도매상, 소매상, 학교(급식)식자재 업체, 수출업자 등이다.
★벨기에 벨로타(Belorta),
벨기에의 벨로타 원예협동조합은 유럽 최대규모의 채소 출하 경매시스템을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출하경매장은 조합원 농가들이 생산한 채소를 주로 출하 판매하나 일부 과일, 화훼류, 유기농산물도 취급하고 있다.
출하경매장의 운영은 상품의 규격화, 품질관리, 포장화, 가격전략, 대금정산 등을 제도화하고, 출하경매장은 이미 1970년대부터 규격상자 등을 통한 규격화를 통해 발전했다. 1990년대부터 비현물 이미지경매를 도입하였다.
현재는 1/3 정도가 현장에서 이미지 경매하고, 전체 등록 매참인의 2/3 정도는 인터넷을 통해 경매에 참여하여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현장 직접경매 및 인터넷 경매를 하기때문에 보조 경매참가자는 없다.
경매는 토요일을 제외한 주 6일이고, 6개 경매전광판을 이용하여 품질, 재고량, 가격, 단량, 낙찰자, 출하자 신용 등을 표시하여 현물을 보지 않고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품질관리사가 사전에 경매 물품을 세밀하게 검수하고 세부 내역을 입력, 경매 스크린에 표기한다.
극장식 경매장의 전광판에는 재고량, 가격, 중량, 낙찰가, 출하자신용 등이 표기된다. 경매장에 직접 방문하여 경매에 참여하는 구매자는 150명 정도이며(전체 500명), 하향식 경매(Dutch Auction)이다. 전일 가격을 기준으로 최고가격이 설정되며 일정 가격 이하일 때 경매를 중단하고 불낙된 상품은 자선단체 기부, 가축사료용 처리, 폐기처분 등으로 처리된다.
★네덜란드 플로라 홀랜드 화훼경매장
네덜란드 플로라 홀랜드 화훼경매장’은 이미지 경매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현재는 경매 참여자들이 개별 모니터를 보고 이미지 경매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어느 곳에서도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동경 오타 화훼 전자경매
일본에서 동경 오타 도매시장의 화훼 도매시장인 오타 화훼에서는 일본 최초로 1990년도에 전자경매를 시작했다. 전자경매를 통해 물량 처리능력과 수작업 분류를 위한 인력을 축소하여 비용 절감효과를 크게 도모하고 있다.
경매는 현장 참여 경매(샘플경매)와 재택 인터넷 경매로 나누어진다. 인터넷 경매는 화훼 상품에 대한 정보와 이미지만으로 구매자가 경매에 참여하는 이미지 경매이며, 경매장에서 직접 현장 경매하는 샘플 경매도 전광판에 각종 정보가 표시되고 경매장에서 경매 보조가 형식적으로 실물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미지 경매가 강하다.
◇이미지 경매, 장소 불문 동시 경매 가능
이미지 경매방식은 첨단 경매방식으로 상품의 생산과정, 이력, 상품의 품질과 형태, 생산자 정보, 브랜드, 상품화과정 등 각종 정보만으로 경매전광판이나 인터넷상에 올려 현물을 직접 보지 않고 경매하는 방식이다.
경매참가자가 어디에 있든 인터넷상으로 경매 플랫폼에 접속하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고, 경매장이 여러 군데에 있어도 어디에서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동시 경매가 가능하다.
구매자 편리성이 매우 크며, 판매자가 상품정보에 대한 스스로 업로드할 수 있어 성품 정보의 정확성만 갖추어지면 경매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거래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산지의 APC를 통한 기계선별과 상품화과정의 정확성이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거래방법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와 지원 및 현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유럽 등 선진경제에서 채소, 과일, 화훼 등 농산물거래에서 현물을 직접 보지 않고 상품의 정보와 화상 이미지만으로 경매하는 이미지 경매가 정착되기까지는 경매에 올려지는 농산물의 생산자, 생산과정, 품질, 선별 규격 등 정보에 대한 평소 신뢰성이 있기때문에 가능하다.
◇선별 포장, 등급화, 브랜드화된 농산물 가능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정도에는 미치지 못해 거래하는 생산자조직이나 중간상인들이 현물을 직접 보고 손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중시해 지금까지 도매시장에서 현물경매를 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산지에서 산지유통센터를 중심으로 선별 기계에 의한 선별 포장과 등급화, 브랜드화가 생산자 조직도 수준이 높아지고 생산자들의 재배기술과 상품화 기술이 향상되어 일부 품목에서는 당장이라도 비현물 이미지 경매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과, 배, 감귤, 단감, 복숭아, 토마토, 파프리카 등 소위 청과부류는 기계선별이 일반화되어 있고 브랜드화가 잘 되어 있어 우선으로 추진할 수 있다. 산지의 유통시설(APC)에서 이미지 경매 정보를 미리 올려 경매 후 선별 포장 상품화하여 수요처에 직접 운송하는 사전예약경매, 상물분리 경매도 가능하다.
이제는 생산자조직과 농민들이 이미지 경매와 같은 첨단 거래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거래수준에 맞추어 농산물의 재배과정, 재배기술, 선별포장 상품화 기술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 중간유통인이나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김병률(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월간원예
2020.03.04
나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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