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Win win

⊙지역 상점가 홍보하며 상생 노력하는 일본의 이온(Aeon)

Paul Ahn 2020. 7. 16. 10:08

⊙지역 상점가 홍보하며 상생 노력하는 일본의 이온(Aeon)

 

일본 편, 지역 상점가와 대립은 옛말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2988#

 

'이온몰' 유치로 상권 인구 확대

 

과거 이온몰이 진출한다는 소식은 지역 상점가와 대립을 야기했다. 그러나 '이온 vs 지역 상점가'라는 대립구도는 이제 옛날이야기다. 지자체는 이온이라는 매력적인 사회기반 시설을 유치해 인구 증과를 꾀한다. 이온도 상권 유입 인구를 늘리기 위해 지역 상생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일본 이시카와현 고마쓰시에 전국 150번째 이온몰이 문을 열었다. 이제 일본 전국 47개 도도부현(우리나라 도에 해당) 중 이온몰이 없는 유일한 곳은 이시카와현 옆의 후쿠이현뿐이다. 이에 많은 후쿠이현 주민들이 이시카와현 이온몰로 원정 쇼핑을 가기 시작했다. 인구 감소에 직면한 일본 각지에서이온을 거부한 지역과 이온을 받아들인 지역사이의 생존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시카와현 고마쓰시 이온몰 

 

이온을 받아들이자 중소상인 매출 향상

 

매출 8조 엔이 넘는 이온은이온’, ‘이온스타일’, ‘이온몰’, ‘이온쇼핑센터’, ‘이온타운등 일본 각지에 810개에 달하는 대형 매장을 운영한다.

 

일본에서는 이온을 두고구로 후네()’, 즉 검은색 배라고 부른다. 이는 에도시대 말 일본에 들어온 서양 배를 의미한다. 구로 후네는 당시 일본을 개방시킨 주역이었다. 이처럼 이온 입점이 해당 지역에 커다란 변화를 준다는 뜻에서 붙혀진 별명이다. 별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형 매장이 진출하기 전 지역 상권과 극심한 대립을 겪는다.

 

이시카와현의 고마쓰시도 처음에는 이온 진출을 반대했다. 특히 고마쓰시 지역 상점가 반대가 컸다. 현의회 의원으로 고마쓰시 지역 상점가 출신이던 후쿠무라 아키라 씨는 자신의 지지 기반 지역 상점가를 대변해 이온 진출 반대에앞장섰다.

 

그러나 지역 상점가 내 빈 점포가 늘어나자 그는 상점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이온이 출점을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자 후쿠무라 씨는 생각을 고쳤다. 어차피 다른 지역에 이온이 생기면 인구와 소비 유출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한 것이다. 그는 상공회와 주민들 집회에 참석해 이온 출점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했다. 이온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자 그의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 결과 이온몰 신고마쓰점이 들어섰다. 이온몰이 생긴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는 지역 상점은 없다. 오히려 외부로부터 찾아온 사람이 지역 상점가에 돈을 쓰고 있다.

 

 

인구 유출 현상 보이는 후쿠이현

 

후쿠이시에는에르파라고 하는 지역 쇼핑센터가 있다. 지역 상업조합과 슈퍼마켓 유니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에르파는 이온몰 신고마쓰점 출점에 대해생각보다 큰 타격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온몰에 주차된 자동차를 보면, 20%는 후쿠이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후쿠이현 주민들은 비록 차로 한 시간이나 걸리지만 이온몰 신고마쓰점이 생긴 이후로 에르파에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이온몰 신고마쓰점이 개점하고 반년 정도 흐른 지난해 8 7, 지역 후쿠이 신문에역시 후쿠이가 재미있다라는 광고가 실렸다. 에르파와 후쿠이역 인근 백화점 등이 공동으로 올린 광고로 외부로 유출된 지역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제작됐다. 10월에는 상점가 연합회가 손을 잡고(All) 후쿠이 실행 위원회가 설립됐다. 행정, 미디어, 상업연합이 나서서 이온에 대항하는 모양새다.

 

물론 이온도 후쿠이현 진출을 시도했었다. 2007~2008년경 후쿠이현 사바에시에 이온 출점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후쿠이시 상점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사바에시 방문객은 줄었고 지금까지 정차하던 특급 열차도 서지 않게 되었다.

 

사바에시 시장인 마키노 햐쿠오 시장은 지금이라도 이온 유치를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하지만 쉽지 않다. 대형 쇼핑몰 개발은 계획부터 개업까지 5, 길게는 10년이나 걸린다. 토지 용도 전환 같은 행정 절차와 주변 도로 정리도 필요하다. 지자체의 협력을 얻지 못하면 출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협의에 난항이 예상되는 지역은 점포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현재 일본에서 이온몰은 사회기반 시설로 자리매김했다. 이온몰은 병원, 영화관, 은행, 우체국, 볼링장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이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곳에서 이사를 오는 경우도 있다.

 

전국 47개 도도부현 중 유일하게 이온이 없는 후쿠이현은 인구 43위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다른 현으로 인구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생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가 사회기반 시설이 부족한 곳에 주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지역 상점가 홍보하며 상생 노력하는 이온

 

후쿠이현을 통해 과거 이온과 지역 상점가의 대립이 현재 지역과 지역 간 생존 경쟁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일본 국세조사에 따르면 전국 1,719개 지역 가운데 82.4%의 인구가 감소했다고 한다. 5% 이상 감소한 곳이 48.5%로 절반에 달했다. 현재 일본의 지방 도시는 옆 도시에 인구에서 밀리면 마을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이온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이온의 매출은 최근 5년 사이 1.5배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년 전과 변함이 없다. 이익이 나지 않는 지역에서 철수도 어렵다. 이온몰은 지역의 사회기반 시설이며 도로, 주택, 상업지 개발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온도 지역 단체와 손을 잡고 지역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주변 상점가가 살아날수록 그만큼 이온에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나서 이익이라는 계산이다.

 

하나의 예로 지역 상점가 홍보가 있다. 지난 7, 이온몰 신고바쓰점은 주변 상점가 여름 세일 광고를 고객 휴게실에 있는 전자 간판을 통해 대대적으로 방영했다. 당시 이온도 세일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계 행사도 진행했다. 이온몰에는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스크래치 카드가 있는데 주변 상점가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0년 중반 이온 출점으로 위기감에 휩싸였던 오카야마에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이온은 오카야마 지역 상점가와 손잡고 새로운 포인트 카드를 만들었다. 오카야마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피치를 이온몰 개점과 동시에 운영했다. 이온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쌓인 포인트는 지역 상점가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온 고객이 자연스럽게 지역 상점가로 유출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온은 셔틀버스도 상생을 염두에 두고 운행했다. 인근 역에서 이온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지역 상점가에도 정차하도록 했다.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셔틀버스 이용을 홍보해 고객이 지역 상점가로 유입되도록 했다.

 

이온은 전자화폐와온 카드도 지역 상생 전략으로 활용한다. 신규 출점시 와온 카드에 자사 캐릭터 이미지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홍보 캐릭터와 관광 명소를 함께 삽입하고 있다. 실제로 오사카 미노오시에 위치한 이온몰 와온 카드에는 미노오시 홍보 캐릭터인다키노미치 유즈루를 삽입했다. 또한 뒷면에는 미노오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미노오 폭포그림을 넣어 해당 지역만의 차별화된 와온 카드를 제작했다.

 

이온의 끊임없는 점포 확대, 지역 상점가와 대립은 하나의 세트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 이야기다. 인구 감소가 현실이 되면서 지자체에 위기가 찾아왔고, 인구 감소와 유입 인구 감소는 이온 사업에도 영향을 줬다. 이온과 지자체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매력적인 지역을 만들기 위해 공동으로 해결점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