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CBRE운용, '롯데백화점 분당·롯데마트 구로' 매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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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리얼운용 인수 통해 2011년 편입, 주요 투자자 국민연금, 주관사 에비슨영
CBRE자산운용이 10년만에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롯데마트 구로점 매각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최근 에비슨영코리아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원매자 물색작업을 시작했다. 패키지 딜로 묶여 있지만, 상황에 따라 개별 매각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되면 CBRE자산운용은 롯데쇼핑으로부터 매입한 리테일 자산 펀드를 청산하게 된다. 해당 펀드가 CBRE자산운용에 편입된 것은 2011년이다. 당시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이하 ING운용)을 인수하면서 운용 중이던 펀드도 같이 편입됐다. ING리얼운용은 한 해 전인 2010년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5개 점포를 펀드에 담았다. 이후 2015년 롯데마트 4개 점포를 매각해 투자금 일부를 조기에 회수한 상태다.
◇패키지 매각 우선, 별도 매각도 가능
23일 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CBRE자산운용은 에비슨영코리아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만간 매도자 실사가 마무리되면 물건 정보를 담은 티저레터 발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다. 입찰은 6월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수의계약 형태로 투자금 회수를 타진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해 공개 매각 절차에 착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도자는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롯데마트 구로점이 한 펀드에 담긴 자산인 만큼 패키지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두 자산에 대한 원매자의 니즈가 다를 경우 개별 건으로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되면 CBRE자산운용은 10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번에 매각 중인 백화점과 마트는 당초 ING리얼운용이 펀드를 조성해 매입했다. 2010년 8월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 유동화를 진행했다. 이때 롯데백화점 분당점,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도봉점, 경기 수지점, 전북 익산점, 부산 사상점 등 총 6개 점포가 매물로 나왔다. 이를 인수한 곳이 ING그룹 계열 운용사인 ING리얼운용이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총액 6000억원을 들여 리테일 자산을 펀드에 담았다. 롯데쇼핑이 20년간 책임임차(Master Lease)하는 조건이었다. 국민연금의 출자액은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3000억원 수준이었다.
그 후 이듬해인 2011년 5월 CBRE자산운용이 ING그룹의 글로벌 부동산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해당 펀드의 운용주체가 변경됐다. ING그룹은 금융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부동산 사업을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ING리얼운용도 새 주인을 찾았다.
CBRE자산운용은 5년 뒤인 2015년 7월 펀드에 담긴 자산 중 일부를 조기에 회수했다. 서울 도봉점, 경기 수지점, 전북 익산점, 부산 사상점 등 4개 점포가 대상이 됐다. 당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거래 환경이 호기를 맞으면서 조기 회수를 결정했다. 흥행에 성공했고, 거래금액도 치솟았다. 시장 예상가격은 3000억원대 중반이었는데, 뚜겅을 열어보니 4300억원까지 상승했다. 최종 인수자는 NH투자증권·유경PSG자산운용이었다.
앞서 만족할만한 금액으로 조기 회수에 성공한 만큼 이번 매각만 잘 마친다면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물가지수' 연동 임대료 변수
다만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이 침체기라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건 자체만 보면 '롯데'라는 우량한 임차인은 강점이다. 롯데쇼핑과 맺은 잔여 임대차 기간은 10년이다. 하지만 임대료가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돼 있다는 점은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조건은 아니다.
IB업계 관계자는 "5년 전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했을 때는 경기가 상승국면이었던 덕분에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된 임대료 조건이 매수자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며 "하지만 그때와 달리 현재는 소비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경제성장률과는 차이가 있지만, 추세는 비슷하다. 소비자물가지수 추이를 보면 2010년 91.05에서 2019년 104.45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도 그만큼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지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탓에 실물경제가 얼어붙은 탓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해지기 전인 2020년 1월 105.9였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05.54로 떨어졌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언제 시장 경제가 정상화할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2020-04-24
이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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