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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죄종(七罪宗)

Paul Ahn 2021. 2. 10. 11:18

칠죄종(七罪宗)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 / 히에로니무스 보스, 1480년경,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https://blog.naver.com/sonyh252/220416501953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는 상상력이 풍부한 화가로, 그의 작품은 인간의 선과 악, 기괴한 상상의 짐승, 비현실적인 풍경 등의 묘사로 가득 차 있다.

 

그가 1480년경에 그린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 역시 환상적 이미지로 인간의 죄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히에로니무스_보스,_일곱_가지_근본이_되는_,_1480년경,_유화,_120_x_150_cm,_프라도_미술관,_마드리드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칠죄종, 七罪宗)는 그 자체가 죄이며, 인간이 자기 뜻에 따라 범하는 모든 죄의 뿌리가 되는 죄로서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를 일컫는다.

 

스페인 출신 예수회 신부 판토하(D. Pantoja, 1571-1618)는 칠극에서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를 이렇게 표현했다.

 

첫째는 탐욕이다. 남의 것을 욕심내서 탐하는 마음이 죄악의 뿌리다.

둘째는 교만이다. 자기만 잘났다고 거만하게 행동하는 것이 죄악의 뿌리다.

셋째는 음욕이다. 음란하게 생각하고 방탕하게 행동하는 것이 죄악의 뿌리다.

넷째는 나태다. 게으르게 행동하는 것이 죄악이 뿌리다.

다섯째는 시기이다. 다른 사람을 질투하고 깎아내리는 마음이 죄악의 뿌리다.

여섯째는 분노다. 분개하여 몹시 화를 내고 성을 내는 것이 죄악의 뿌리다.

일곱째는 인색이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돌보지 않는 것이 죄악의 뿌리다.

 

보스는 죄의 근원을 당시의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자세히 묘사하여 생생하게 전한다.

 

 

가운데 커다란 원은 홍채 모양의 금띠로 둘러싸인 눈동자이다.

바로 하느님의 눈이다.

 

그 안에 무덤에서 부활한 예수님께서 창에 찔리셨던 옆구리를 보이고 계신다.

예수님 아래는 라틴어로주의하라, 주의하라, 하느님께서 보고 계신다.’고 적혀 있다.

 

세상의 어떤 죄도 하느님의 눈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눈동자 주위는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를 칸을 나누어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 중에서 첫 번째 장면은 남을 업신여기는교만’(Superbia)이다.

 

 

상류층 가정의 고급스러운 실내로 허영에 찬 부인이 마귀가 내민 거울에 자신을 비추고 감탄하고 있다.

 

방안에는 온갖 사치스런 장신구와 물품들로 가득하다. 중세에 마녀가 변신한 악마로 여겨진 고양이가 방 밖에서 그녀를 지켜본다.

 

 

@두 번째 장면은분노’(Ira)이다.

 

두 이웃이 술을 마시던 중 화를 삭이지 못하고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모자와 겉옷이 던져져 있고, 식탁이 쓰러져 있으며, 한 여인이 싸움을 말리려 해도 막무가내다.

 

두 사람은 복수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서로 죽이려 칼을 휘두르며 난투를 벌인다.

 

 

@세 번째 장면이시기’(Invidia)이다.

 

각각의 사람들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남자와 여자, 집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얘기한다.

 

그런데 그들 한 가운데에서 두 마리의 개가 한 개의 뼈다귀를 보고 짖는다.

네덜란드 속담에한 개의 뼈다귀는 두 마리 개가 나눌 수 없다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질투하여 탐하는 인간의 죄를 의미한다.

 

결국 곡식 자루를 차지하는 것은 한 사람뿐이다.

그 사람은 새를 손에 잡고 뒷주머니에 돈을 챙기고 있다.

 

 

@네 번째 장면이인색’(Avaricia)이다.

 

부자가 재판관을 매수하여 가난한 사람의 돈을 갈취하고 있다.

재판관은 돈을 챙기며 가난한 이에게서 얼굴을 돌려 부자와 얘기한다.

뒤의 배심원들은 서로 득실을 따지며 이를 묵인한다.

 

 

@예수님 머리 위에 있는 다섯 번째 장면은탐욕’(Gula)이다.

 

뚱뚱한 남자는 곁에 어린아이도 무시한 채 커다란 칠면조 요리를 먹으며 자신의 배만 채우며식탐을 즐기고 있다.

 

여인은 요리를 또 들여오고, 군불에는 소시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검은 솥에는 스프가 있다. 마른 남자도 뚱뚱한 사람 맞은편에서 술을 들이마시고 폭음을 즐기고 있다.

 

 

@그 다음에 있는 여섯 번째 장면은나태’(Accidia)이다.

 

교회에 가려고 옷을 잘 차려입고 묵주와 성경을 든 여자가 깊이 잠든 남자에게 교회에 가자고 깨우는 모습이다.

 

남자의 옆에는 따듯한 벽난로가 있고, 그의 앞에서 졸고 있는 개가 있다.

이는 게으름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장면은음욕’(Luxuria)이다.

 

두 쌍의 남녀가 붉은 천막에서 쾌락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닥에 뒹구는 악기들은 무질서한 쾌락을 말하며, 광대들은 유희를 부추긴다.

 

사각형 모퉁이의 네 개 원형에는 죽음, 심판, 천국, 지옥이라는 사말교리가 그려져 있는데,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최후의 심판을 통해 천국과 지옥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큰 원 위의 띠에는 이런 말씀이 적혔다.

 

 

“정녕 그들은 소견이 없는 백성이며 슬기가 없는 자들이다.

그들이 지혜롭다면 이것을 이해하고 자기들의 끝이 어떠할지 깨달을 터인데.”(신명 32,28-29)

 

그리고 아래 띠에는 이런 말씀이 적혔다.

“나는 그들에게서 나의 얼굴을 감추고 그들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리라.”(신명 32,20)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에 이르는 일곱 가지 죄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려면 일곱 가지 덕행을 쌓아야 한다.

 

첫째는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

둘째는 자기를 낮추고 겸손해야 한다.

셋째는 지나치지 않고 절제해야 한다.

넷째는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

다섯째는 너그럽게 용서해야 한다.

여섯째는 어려움을 참고 견디어야 한다.

일곱째는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꾸준히 행해야 한다.

 

오늘날 마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와 멀어지게 하고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만 온 세상을 뒤덮게 하고 있다.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돈이란 더러운 세력을 쫓아내고, 앓는 이들을 찾아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에게 회개의 선포와 마귀의 추방과 병자들의 치유가 절실히 요구된다.

 

[출처] 일곱 가지 근본이 되는 죄 - 히에로니무스 보스|작성자 말씀과 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