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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산업〕ASML이 '슈퍼 乙'된 비결

Paul Ahn 2021. 3. 23. 09:42

〔반도체산업〕ASML '슈퍼 乙'된 비결

(naver.com)

 

네덜란드 ASML, 세계 유일 'EUV 노광장비' 생산

EUV 장비 1대 부품 협력사만 900

독일 칼자이스·아이멕·쇼세라 등과 긴밀히 협력

 

반도체 산업에서는슈퍼 을()’로 불리는 장비기업이 있다. 통상 납품 업체는 구조상의 위치에 있지만, 이 기업은 독점 생산을 통해 주문자인마저 고개 숙이게 한다.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대만의 TSMC 등 손꼽히는 반도체 회사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상황에서 더욱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제조하는 네덜란드의 ASML 이야기다.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사진=ASML 홈페이지)

 

22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ASML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억유로( 18 7000억원)로 전년(118억유로) 대비 18.6% 증가했다. 지난 2015 63억유로 수준에서 5년 만에 2.2배가 늘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26억유로)보다 38.5% 증가한 36억유로( 4 8000억원)에 달했다.

 

ASML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것은 바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EUV 노광장비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원판(웨이퍼)에 빛을 가해 회로를 새기는 작업에 필요하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데, ASML의 장비는 기존 장비 193(나노미터·10억 분의 1m) 14분의 1 수준인 EUV를 쓰기 때문에 초미세 공정이 가능하다. EUV 장비 한 대당 1500~200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수요 급증으로 3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의 초미세 공정 경쟁이 심화하면서 ASML은 진정한슈퍼 을이 됐다. EUV 10㎚ 이하 초미세 회로선폭 공정에서 핵심장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EUV 장비는 제조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한해 생산량이 30~40대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EUV 장비 확보를 위해 직접 ASML 본사를 방문해 주목받기도 했다.

 

ASML이 오래전부터 잘 나갔던 건 아니다. ASML 1984년 네덜란드 전자업체필립스와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ASM인터내셔널의 합작벤처로 탄생했다. 필립스의 아인트호벤 공장 내 목재창고에 둥지를 틀었을 정도로 초기엔 별 볼 일 없었다. 하지만 EUV 독점 생산을 통해 니콘·캐논 등 쟁쟁한 경쟁 업체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리며으로 올라섰다.

 

ASML이 노광장비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협력을 중시하는 풍토 덕분이다. ASML EUV 노광장비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사만 900개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한 협력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대표 협력사는 독일 광학 업체인 칼자이스다. 칼자이스는 노광장비 내에 들어가는 반사거울을 만든다. ASML은 칼자이스와 함께 지난 2003년 기존에 없던 액침(이멀전) 방식 노광장비를 출시, 이후 캐논과 니콘을 뛰어넘어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벨기에 첨단연구센터 아이멕(IMEC)과도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 모양을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는싱글 패터닝기술 등을 함께 개발했다. 아시아에선 교세라(KYOCERA), 마쓰이(MATSUI) 등 일본 기업이 ASML의 대표 협력사다.

 

업계 관계자는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발전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태라며 “ASML이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섰듯, 한국 장비업체들도 국내외 업체들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슈퍼 을로 거듭날 수 있을 정도로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2021.03.23.

신중섭 (dotori@edaily.co.kr)

 

 

반쪽짜리 반도체강국…장비 80% 수입

(naver.com) 

 

올해 반도체 4391억달러·장비 719억달러 예상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투자 사상 최대 36조 예상

노광장비·식각장비 등 외산에 전적으로 의존

"장비 국산화 미진하면 반도체 '불안한 1' 될 터"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을 맞아 올해 반도체에 사상 최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 전년 32 8915억원보다 9% 정도 늘어난 36조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반도체 2공장에 쓰일 장비 반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경기 평택 2공장 증설에도 나선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이천과 중국 우시 공장 등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역대급 투자를 예정하고 있지만, 정작 수혜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해외 업체들이 누릴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가 20%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내 반도체 장비 투자 총 157억달러 중 126억달러가 해외로 나갔다. 본딩장비와 몰딩장비 등 진입장벽이 낮은 후공정 장비는 어느 정도 국산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노광장비와 식각장비, 이온주입장비 등 전공정 핵심장비 상당수는 여전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는 반도체 강국 한국이 자칫 속 빈 강정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22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장비시장은 719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689억달러와 비교해 4.5% 늘어난 규모다. 내년에도 관련 시장은 761억달러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것으로,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전년 4391억달러보다 6.4% 늘어난 4883억달러로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장비업체들 사이에서도 분주한 모습이 감지된다. 김민현 한미반도체 사장은 국내외에서 반도체 장비 주문량이 밀려든다 현재 모든 공장이 풀가동 중이며, 늘어나는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장비업계가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게 중론이다. 안영기 대림대 교수는 “ASML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등은 연매출이 10조원 안팎이라며 반면 한국 장비업체들은 대부분 중소·중견 규모로 영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는 한국 반도체 장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국산 장비를 채용하고, 아울러 장비업체들과 보다 긴밀하게 R&D(연구·개발)를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해외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장비업체를 엄선해 집중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2021.03.23.

강경래 (butte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