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차박, 캠핑食·캠핑카 시장도 들썩
◇시들던 캠핑산업 코로나로 부활
8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차박'을 검색하자 사진 12만9000여장이 떴다. 사람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뒤 트렁크에 누워 이불 밖으로 발가락을 빼꼼 내민 사진이 많았다. 이어서 '#불멍'을 검색했다. 어둑한 밤, 타오르는 모닥불 사진 17만6000여장이 나왔다.
'차박(車泊)'은 자동차를 타고 산·바다·계곡으로 떠나 차량에 연결하는 텐트를 치고 자는 것, '불멍'은 캠핑을 가서 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지난 4일 경기 가평으로 차박 캠핑을 떠나 불멍까지 즐기고 왔다는 최소민(38)씨는 "코로나 이후 탁 트인 야외 공간을 찾아 헤매다 캠핑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휴가철이 다가오자 국내 캠핑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호텔·리조트 같은 다중 밀집 시설을 꺼리는 사람들이 전국 캠핑장으로 몰리고 있다. 캠핑 전용 간편식이 등장하고, 자동차 업체들이 '차박족'을 겨냥해 SUV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캠핑 열풍이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까지 몰링족, 올해부턴 캠핑족
서울 잠실에 사는 워킹맘 이모(35)씨는 지난 두 달간 네 살배기 딸아이와 함께 경기 포천, 용인, 양평 등지로 캠핑을 4차례나 다녀왔다. 2주에 한 번꼴이다.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복합쇼핑몰이나 교외 아웃렛에서 쇼핑·놀이·공연을 즐겼던 '몰링족(族)' 이씨는 최근엔 캠핑족으로 변신했다. 이씨는 "일 년에 한두 번 가던 캠핑장을 코로나 확산 이후 쇼핑몰 가듯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캠핑장에는 아이와 함께 온 30~40대 부부가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멈춘 곳이 숙소 - 캠핑족 손주훈씨가 지난 5일 경북 경주 나정고운모래해변으로 ‘차박 캠핑’을 다녀와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사진. 손씨는 눈부신 햇살과 파도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는 글을 함께 남겼다.
멈춘 곳이 숙소 - 캠핑족 손주훈씨가 지난 5일 경북 경주 나정고운모래해변으로 ‘차박 캠핑’을 다녀와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사진. 손씨는 눈부신 햇살과 파도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는 글을 함께 남겼다.
강원도 영월에서 28개 캠핑 사이트를 운영하는 N캠핑장은 오는 8월 말까지 예약이 지난 6월 중순 마감됐다. 캠핑 유튜브 '반반한 캠핑' 운영자 천소현(29)씨는 "이전에는 유명 캠핑장도 2~3주 전이면 예약이 가능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두 달치 예약이 꽉 찼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3~5월 카드 사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캠핑장을 찾은 소비자는 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00명)에 비해 209% 증가했다. 영유아 자녀를 둔 가족과 싱글족이 각각 31%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5%, 40대와 20대가 각각 29%, 13%였다. 캠핑 용품 소비도 크게 늘었다. CJ대한통운에서는 지난 3~4월 '차박 매트' 택배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배 늘었다. 차박 매트는 차량 뒷좌석을 접어 잠자리를 마련할 때 '평탄화 작업'을 위해 까는 매트다.
◇'차박·혼캠족' 상품 봇물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캠핑 시장은 2014년 이후 쪼그라드는 추세였다. 지난해 세계 최대 캠핑 장비 업체 콜맨이 한국 법인을 14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그랬던 캠핑 시장이 코로나 사태로 반전의 기회를 맞자, 유통 업계도 재빠르게 캠핑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차박, 캠핑용품 매출 증가 표
이마트는 지난 5월 17일부터 9일간 북미 1위 차박 텐트 업체 '네이피어'의 39만9000원짜리 차량 텐트를 예약 판매했는데, 예상 매출보다 4배가 넘는 1억2000만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마트는 지난달 25일부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캠핑 의자 등 캠핑용품 8종을 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장비 구입에 적극적인 2030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소형 트럭 포터II를 변형한 4000만원대 캠핑카 '포레스트'를 출시했다. 기존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쏠라티 캠핑카까지 포함해 캠핑카를 3종으로 확대했다.
시트로앵은 '차박족'을 겨냥해 7월 한 달간 SUV 구매 고객에게 캠핑 용품과 대부도 캠핑장 2박 3일 이용권을 증정하는 캠핑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푸조는 지난 2일부터 나흘간 열린 2020 캠핑&피크닉페어에 참가해 SUV를 전시했다.
식품 업계에서는 캠핑장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맞춤용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캠핑용 밀키트 브랜드 '캠밀'을 출시했다. 썰거나 밑간을 할 필요 없이 굽기만 하면 되는 채끝살(500g) 등을 간이 테이블로 쓸 수 있는 우유 박스에 담아 8만9000원에 판다. 신세계푸드는 소고기 특수 부위를 소포장한 올반 소고기 구이 간편식 3종을 선보였다.
☞차박(車泊)
자동차를 타고 캠핑을 떠나 차량에 연결하는 텐트를 치고 차 안에서 자는 것.
2020.07.08 22:45
한경진 기자, 이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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